탐욕의 '게코' 경제, 과학기술이 중요한 이유

CEO 칼럼 2009.04.06 11:31

올리버 스톤 감독의 영화 ‘월스트리트(Wall Street)에서 주인공 고든 게코(Gordon Gekko, 마이클 더글라스)는 피도 눈물도 없는 기업 사냥꾼이다. 그는 "탐욕이 옳다(Greed is right). 탐욕이 이 세상의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게 하고, 결국 현재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는 미국이라는 주식회사를 살릴 수 있다"며 탐욕론을 주장한다. 이 영화 후 이런 부류의 인간들을 '게코'라고 명명하는 신조어가 되었다. 결국 게코(Gekko)같이 비윤리적이고 탐욕스러운 금융가들에 의해 세계 경제가 어려움을 겪게 되었지만...

게코는 뉴욕 증권가에서 성공하려는 야망에 찬 버드 폭스
(Bud Fox, 찰리 쉰)에게 내부 거래와 음모, 불법적 행위로 돈을 버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게코는 "이것은 제로섬 게임이다. 누가 얻으면 누구는 잃게 된다. 돈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이쪽에서 저쪽으로 옮겨갈(transfer) 뿐"이라는 궤변으로 남의 돈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책략에만 열중한다.

게코(우)와 폭스 (outnow.ch에서 인용)

조언하는 직장 선배 (outnow.ch에서 인용)


반면 이제 거의 퇴물이 되어 가는 주인공 버드의 증권 회사 선배는 "돈을 통해 연구 개발을 할 수 있고, 그것이 새로운 부(富)를 만들어 낸다. 우리는 그들을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을 한다. 같은 증권업계에 종사하고 있지만 돈에 대해 어떠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가를 극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탐욕에 물들은 금융 엘리트에 의해 경제 위기가 자초되고, 불법 정치 자금과 주가 조작과 같은 우울한 소식으로 오늘의 뉴스는 점철되어 있다. 경제 활동에서 돈은 피와 같은 존재다. 그런데, 돈이 부와 가치를 창출하는 목적이 아니라, 돈 자체가 목적이 되고 있다. 당연히 그런 목적을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희생을 바탕으로 하게 된다. 특히 우리 나라에서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여지없이 권력 주위를 서성거리던 이들이다.

아이비리그 출신 MBA들 중에 실업자가 많다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가뜩이나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기업에서 구조 조정으로 실직한 경력자들이 사회로 쏟아져 나오고 있으니, 대학을 갓 졸업한 신출내기들이 경쟁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도 최근 미국에서 일자리를 지원이라도 할 수 있는 전공은 이공계밖에 없다고 한다기업의 가치를 증대시키는 원천은 끊임없는 과학 기술의 연구와 개발에 있다는 인식에는 변함이 없는 것 같아 다행이다. 오히려 더 나아가 오바마 정부는 어떻게 하면 인도나 중국으로 아웃소싱되는 엔지니어링 일자리를 미국으로 다시 가져올 가를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대한민국 부(富)의 성장은 누구의 공(功)인가?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주목을 받는 국가로 성장한 배경에는 각 분야에서 기술자들과 산업 인력들의 정진과 노력이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그런데, 정작 단물은 엉뚱한 이들이 차지한 경향이 있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떤 형태로든 합법적으로 돈을 벌고 불린 것은 인정되고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불로소득과 돈 놀이로 부를 얻은 이들이 우리 나라의 발전을 위해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가의 판단은 별도의 문제다.

어떤 이공계 교수를 만났는데 그가 "이공계 교수는 실험실에서 연구하고 프로젝트 하느라 소위 재테크를 할 줄도 모르고 시간도 없다. 그런데, 다른 전공의 교수들은 외부 활동을 잘 하면서 정보도 얻고 해서 부동산으로 많은 돈을 모으더라"고 푸념하는 것을 들었다. 물론 그런 방식으로 돈을 번 사람은 극히 일부일 것이다. 그러나, 만일 그들이 인맥과 배경을 통해 부를 축적했다면, 우리 나라를 위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들은 아무리 좋은 학교를 나오고 경험이 많더라도 지도자로서 자격이 없다.
 
국가가 이만큼 경제가 성장하게 되기까지, 과학과 기술 발전을 위해 밤을 지새우거나 산업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린 많은 이들이 주역인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 발전 덕택에 부동산 가치도 올랐고 주식 가치도 오르게 되지 않았는가? 그런데, 이들이 상실감에 젖어 있다면 무언가 공평성이 깨진거다. 
사회의 발전과 성장에 기여한 데 비례해서 인정받아야 공정하고 건전한 사회다.

R&D는 비용이 아니고 투자다

부강하게 되고자 하는 것은 모든 사람과 공동체의 바램이다
. 그런데, 과학 기술의 경쟁력이 국가와 기업을 강하게 만든다는 것은 역사의 교훈이다. 오늘날 IT와 과학 기술이 경쟁력을 갖추어야 부가 창출되고, 이를 바탕으로 경제는 돌아간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렇기에 우리의 성장 엔진은 추상적 구호나 테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진정한 과학과 기술력에서 나온다. 과학과 기술을 모르는 사람들이 이래라 저래라 해서는 탁상공론에서 벗어나올 수가 없다. R&D
는 비용이 아니고 투자라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겨볼 시점이다.

한국일보 'IT 프리즘 (12월 17일)' 기고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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