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필요한 인력, 대학과 산업 시각차는?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력은? - 대학과 산업의 시각차
‘IT 인력 양성 방안’이라는 주제의 어떤 모임에 참석한 적이 있다. 대학교수, 기업임원, 정부관계자가 한 자리에 모였는데, 인력의 수요 공급의 시각차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루었다. 이런 형태의 모임이 한두 번이 아니었고, 논의가 진전되더라도 실행된 기억이 별로 없었기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보통 발언 기회가 주어지면 한마디씩 하고 끝나는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어느 대학교수의 볼멘 소리
그런데, 그날 모임에서 어느 교수님의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기업에서 원하는 인력의 요건을 보면 현실성이 없어요. 수학과 과학에 충실해야 하고, 컴퓨터 프로그래밍 잘 해야 하고, 영어 잘해야 하고, 중국어나 다른 외국어 중 하나를 잘하면 좋겠고,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좋아야 하고, 창의력이 있고.. 여기에 더 나아가 요즈음은 인문학적 소양과 상상력을 요구합니다. 이런 인력 있습니까? 그런 교육을 모두 시킬만한 대학은 없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기보다는 현실적인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고려대에서 강의하던 시절
우리는 대학이 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배출하던 산업화 시대의 방식에 익숙하다. 우리 나라의 비약적인 성장의 배경에는 지속적으로 배출되는 고급 인력이 있었다. 대학 졸업장은 좋은 직장에 취직해서 출세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었고, 그렇기에 입시 경쟁도 나날이 치열해졌다.
그러나, 정보화를 거쳐 지식 기반 사회로 가면서 상황은 바뀌고 있다. 기업의 변신이 다반사로 이루어지고 있고 사업 모델은 수시로 바뀐다. 잘 훈련된 조직 문화보다 개인의 창의력과 아이디어, 모티베이션(동기부여)이 개인의 기업에 대한 공헌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 경영학자 게리 해멀의 주장으로는 열정, 창의성, 추진력이 기업에 공헌하는 개인의 능력의 80%를 차지한다. 반면 지식과 근면함은 그다지 기업에 큰 가치를 주지 않는다. (http://ceo.ahnlab.com/103) 그렇기에 기업에서는 창의력있는 인력을 애타게 찾고 있지 않은가?
사회인을 양성한다는 관점에서의 대학 교육의 목표는 더 이상 스펙에 머무르면 안된다. 전공 지식과 우수한 성적, 자격증, 토익 점수가 반드시 기업이 원하는 인력이 된다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학이 단순히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양성하는 곳도 아니지 않은가? 끊임없는 진리 탐구와 교육이 본연의 모습이다. 그런 점에서 스킬셋을 가르치는 사교육 컴퓨터 학원과는 엄연히 다르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는?
대학생기자들과 만나는 안철수교수
또한 대학은 교수의 강의만으로 구성되어 있는 게 아니다. 대학 문화와 커뮤니티는 또 다른 배움의 장이다. 이를테면, 프로그래밍 같은 기초는 소프트웨어 전문가와 철저한 훈련의 장을 통해 더 효과적으로 배울 수 있다. 한편 이론적 틀은 전문 교수에 의해서만 제대로 갖출 수 있다. 창의력과 도전성을 갖춘 인력이 사회에 배출될 수 있는 방향으로 논의의 초점을 맞추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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