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차 안비켜 주는 부끄러운 우리의 모습

CEO 칼럼 2010.08.10 06:57

공동체의 신뢰는 원칙 준수부터

얼마 전 퇴근 길에 있었던 일이다
. 사이렌 소리가 들려서 백미러를 보니 응급차가 저 뒤에서 오고 있었다. 그래서, 차를 황급히 옆으로 대고 비켜섰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뒤의 차가 나를 추월해 가는 게 아닌가? 계속해서 그 뒤에 오는 차들을 보는데, 어떤 승용차가 비켜주지 않아서 응급차가 답답해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응급차가 좌회전해서 병원으로 들어가면서 상황은 종료되었다.


차를 다시 출발하면서 한동안 몇 가지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만일 긴급 처치를 해야 하는 환자가 그 차에 타고 있었다면? 인간은 몇 초만 산소가 부족해도 생명이 끊어지는 연약한 존재가 아닌가? 사람의 목숨보다 자기가 몇 분 먼저 가는 게 그리도 중요한가?

국가적 경사인 G-20의 개최를 앞두고 우리 나라는 존경받는 선진 국가로 도약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바로 그런 우리 나라 도심 한복판에서 버젓이 벌어진 광경이다. 응급차가 길이 막혀서 못 가는 뉴스는 하도 많이 들어서 새롭지도 않다. 더 한심한 것은 환자도 없는데 가짜로 사이렌을 울리면서 달리는 응급차도 많다는 것이다.

존경받는 국가가 되기 위한 요건

우리는 단순히 돈이 많은 부자라고 해서 존경하지는 않는다
. 돈을 번 과정과, 그 돈을 어떻게 사용하는가 하는 그 행위를 존경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번지르르한 빌딩에 하이테크를 즐기는 삶을 산다고 해서 존경받는 국가가 되지는 않는다. 사회 구성원이 공통 규범을 따르고 원칙이 있는 공동체를 이룰 때매력있는 국민과 살기 좋은 국가로 인정을 받는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 단순히 이익을 많이 내고 멋진 사무실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존경받지는 않는다. 투명한 과정과 진지한 노력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주목을 받는다. 경영적 관점에서 지속적인 성장은 좋은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꾸준히 이노베이션을 추구해야 가능하다. 더 나아가 그 기업을 중심으로 관계를 형성하는 종업원, 투자가, 고객, 협력사가 합리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기업 경영에는 수많은 결정 과정이 동반된다. 다양한 자료와 통계가 동원되지만, 결국 결정을 내리는 것은 인간이다. 기업의 비전과 방향을 정하는 것도 인간이다. 인간은 얼마든지 주관적 오류에 빠질 수 있고, 인간적 편견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그래서, 좋은 기업들의 공통 요소가  ‘원칙에 따른 경영이다.

대부분 기업들이 좋은 경영 철학과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직원에게 교육을 시킨다 한들, 그 조직의 리더와 직원들이 진심으로 이 원칙을 따르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기업의 철학과 원칙이 흔들리면 불신감으로 그 조직은 깨지게 마련이다.

경제가 발전하고 사회가 복잡다단해지면서 수많은 법과 정책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사회 구성원하나하나가 진정으로 그 뜻을 이해해서 준수하지 않는 한 아무리 좋은 원칙도 탁상공론에 그치게 마련이다. 권력을 가졌다고, 지위가 높다고, 시장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고, 돈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해서 원칙을 무너뜨린다면 공동체의 신뢰성도 함께 무너진다.

 

국가나, 사회단체나, 기업이나 예외가 없다. 구성원들의 원칙 준수와 지도자의 투명함이 있어야 신뢰가 생기고, 그러한 신뢰가 조직의 건강함과 발전을 보장하는 열쇠다.

          (한국일보에 기고한 컬럼에서)
신고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