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과 남자의 자격에서 느낀 한국인의 코드는?

CEO 칼럼 2010.10.03 06:31

지루하면서도 길고 변덕스러웠던 여름을 보내면서, 신선한 2개의 TV 프로그램이 눈길을 끌었다. 장기 프로젝트로 진행되었던 무한도전 레슬링남자의 자격 하모니편이었다. 평소 TV를 많이 접하지는 않지만, 주말 프로나 늦은 시간 프로는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부담없이 보는 편이다.

 

충격적으로 진지했던 '무한도전 레슬링'
 

무한도전은 이런 종류의 프로그램 중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는 것 같다. ‘1 2이나 패밀리가 떴다' 와 같은 프로도 무한도전에서 파생된 것이 아닌가 싶다. 다 보지는 못했지만 씽크커피(Think Coffee)’, ‘댄스스포츠’, ‘에어로빅과 같은 프로그램은 인상 깊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레슬링! 평소 레슬링을 그다지 즐기지 않는 나로서는 구태여 열심히 찾아 볼 이유는 없었다.

무한도전의 한 장면 (imbc)

레슬링 경기를 마치고

 

허나 이미 이 프로를 시청했던 가족의 성화(?)로 레슬링편 최종회를 추석 연휴 재방송에서 보았다. 예상했던 것보다 신선함은 컸다. ‘, 연예인들의 부상투혼으로 이런 프로도 만들어 지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진지함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1년을 준비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매트에서 프로 선수들의 어려운 스킬을 할 수 있을까? 다칠 위험도 커서 엄두가 나지 않았을텐데.

 

The Rock

오프닝 때부터 장내를 사로잡는 말싸움은 흥을 돋구기에 충분했다. 미국에서 오프닝의 기싸움을 제일 잘 하는 선수가 그 유명한 “The Rock”이라는 프로 레슬러(본명: Dwayne Douglas Johnson). 그는 수려한 외모에 강렬한 스피치로 청중의 분위기를 이끄는데 탁월했다. 물론 그는 레슬링 기술도 좋았지만.. 레슬링의 엔터테인먼트를 한차원 끌어올린 그의 공로로 당시 미국에서 레슬링의 인기는 치솟았던 적이 있다.

그러나, 무한도전의 선수들은 연예인들. 그런 이들이 용어도 생소한 동작들을 수행하는 과정, 또한 그것을 위한 훈련 장면을 보면서 정말 대단한 일을 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인기와 부를 추구하는 연예인들과는 사뭇 달랐다.

 

합창의 묘미를 잘 표현한 '남자의 자격 - 하모니'

 

또 하나의 프로는 남자의 자격 하모니’. 워낙 이 프로에 대해 많은 분들이 좋은 글과 소감을 올려 주셨기에 그 감동을 재차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무한도전의 경우와 달리 이 프로는 초기부터 오디션, 연습 과정을 흥미있게 지켜 본적이 있어 기대감이 컸다. 특히 아내와 성가대를 했던 경험으로 합창의 하모니의 매력을 알고 있던 터라 이 프로에는 애당초 애정이 있었다.

 

박칼린 선생이 지도하는 중에 원하는 음을 내는데 왜 그리 힘들게 끌어 올리는가? 바로 가라는 지적은 음을 곱게 내려는 나 같은 평범한 이들이 빠지기 쉬운 오류다. 다해-지우의 솔로 경쟁, 액션을 가미한 합창 트렌드의 반영, 예상외로 어울러지는 만화 주제가의 곡 선정 등. 하나하나가 재미를 느끼게 해 주는 요소였다.


'남자의 자격' 연습 장면 (한경닷컴)

박칼린 선생


직업도 다르고 연령도 다르고, 노래 실력도 다른 여러 음색의 이들이 어우러지는 하모니야 말로 합창의 묘미다. 그런 합창의 본연의 정체성을 이 프로는 잘 살렸다. 합창을 마치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짜맞추기가 절대로 아닌, 그 순간에 터져 나온 눈물이었다. 격투기 선수가 꿈에도 그리던소망을 이루었으니 벅찬 감정이 들지 않겠는가?

 

진지함도전

 

이 두 프로그램에서 느낀 단어는 진지함도전이었다. 우리가 잘 아는 연예인들이 계급장 띄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같이 그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루었다는 성취감, 또한 이를 충분히 즐겼다는 만족감을 시청자로서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이 프로들을 보면서 한국적인 힘이 느껴졌다. 잘은 모르겠지만 이런 프로가 다른 나라에도 있을까? 적어도 미국에는 없다. 연예인들이 이런 고생을 절대로 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일본이라면? 설사 유사 프로그램이 있더라도 우리처럼 진심으로 100% 도전하는 프로를 만들지는 못했을 것 같다.

 

어쨌든 이 프로는 진지함과 의지, 그리고 팀 정신을 잘 표현했다. 한국인의 강점을 잘 드러내었다. 어떤 목적이 주어지면 그곳을 향해 진지하게 다가가는 자세, 열심히 노력하는 것을 권장하는 사회, 같이 고생하면서 웃음과 눈물을 나누는 팀웍 등. 한국인으로서의 동질감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을 주시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제작자와 참가자 여러분께 고맙다는 얘기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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