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껍데기 뿐인 IT강국인가?

IT와 세상 2009.06.10 07:40

IT 선진국으로 가는 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에 달려있다.

방송통신위원장이
IPTV 서비스를 구성하는 제품 안에 한국 기업의 기술이 별로 없는 것을 보고 장탄식을 했다고 한다. IT 강국이라고 자랑하는 우리의 참모습을 발견하게 되어 씁쓰레하다. 그러나, 실망하기보다는 두 가지 관점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IPTV 전시회 (etnews.co.kr)


1. 핵심적인 부품과 기술이 부족하다는 것은 허약해진 중소기업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


대기업은 브랜드와 시스템으로
, 중소기업은 요소 기술과 집중력으로 승부를 한다.
각각 집중하는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수평적인 윈윈 관계를 이루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직적 종속 관계가 심화되면서 중소기업 층은 더욱 엷어졌다

중소기업이 가능성을 제시한 분야에 대기업이 진정으로 관심이 있으면 M&A를 하면 된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 그러한 M&A(인수합병) 사례는 아주 적다. 오히려 대기업은 경쟁 제품을 만들어 중소기업과 경쟁하니, 중소기업은 First-Mover의 장점을 살릴 수가 없을 뿐더러 국내에서 마저 대기업과의 불공정 거래와 출혈 경쟁에 힘이 부친다. 그러니, 어느 세월에 세계에 나가 경쟁하겠는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비중이 높은 것은 어느 나라나 공통적이다. 문제는 중소기업이 어떤 경쟁력과 위상을 지니고 있느냐이다. 일본과 대만이 탄탄한 부품 기술을 보유하게 된 것은 기술에 확고한 뿌리를 내리고 있는 중소기업 덕택이다. 반면에 우리는 대기업에만 집중하고 중소기업을 육성하지 못해 결국 수많은 부품과 요소 기술을 일본과 대만에서 수입해야 하는 냉혹한 현실에 처했다.

소프트웨어 분야는 더 심각하다. 소프트웨어는 인건비 장사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어서, 아이디어나 기술력에 대한 가치가 들어갈 틈이 없다. 그러니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는 하청업체로 전락하게 되었다. 혁신과 창의력을 생명으로 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이런 대접을 받으니 글로벌 기업으로 커 나갈 여력이 없다.
이제라도 과오를 반성하고 중소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

2. IPTV와 같은 비즈니스 플랫폼을 보유한다는 계획 자체에서 희망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플랫폼에서 돌아가는 소프트웨어와 콘텐츠가 결국 핵심 부가가치다. 애플사의 아이포드(iPod)가 성공한 이유는 아이튠스(iTunes)라는 음악 서비스와 직관적인 디자인을 갖춘 단말기의 절묘한 결합에 있다. 어떤 국내 대기업 임원이 애플 제품의 디자인만 놓고 얘기하는 것을 보고 딱해 보인 적이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진행되는 서비스 플랫폼과 풍부한 콘텐츠 제공 모델을 간과해서는 절대로 애플을 뛰어넘을 수 없다.

이 제품이 진화한 아이폰(iPhone)이라는 결합 서비스 상품으로 애플사는 통신사와 단말기 업체가 절대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이동통신 시장을 관통했다. 그 결과 출시된지 2년만에 스마트폰 시장에서 윈도우 모바일을 제치고 심비안(Symbian), 블랙베리(Blackberry) 다음으로 3위를 차지했다. 출사표를 내고 쫓아오는 구글의 앤드로이드(Android), 잠시 시장에서 밀리는 형태를 보이지만 무시할 수 없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모바일이 스마트폰 플랫폼 장악을 위해 필사적인 전쟁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이미 애플 매니어와 풍부한 협력업체로 아성을 구축한 아이폰의 위상은  확고하다. 닌텐도도 가정용 오락 플랫폼의 절대적 위상을 차지한 전형적 예다.

Symbian(노키아)

BlackBerry

아이폰



비즈니스 플랫폼은 전략적 요소

이와 같이, 비즈니스 플랫폼을 가진다는 것은 엄청난 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적 리더쉽을 보유하고 있음을 입증한다. 역사적으로 새로운
IT 패러다임 변화는 신기술을 개발하고 창의력을 불태우는 모멘텀을 제시해 왔다. 만일 우리 플랫폼이 세계적으로 앞선다면, 여기에서 입증된 기술은 세계적으로 뻗어갈 기회를 선점할 수 있다.

우리가 껍데기뿐인 인터넷 강국이라고 자조의 목소리가 있다. 하드웨어 장비, 그것도 알맹이는 외산 장비가 장악한 현실에서 허울뿐인 표어라는 것이다. 그러나,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앞선 인터넷 환경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실험할 수 있는 중요한 플랫폼이다. 인터넷 뱅킹, 온라인 거래, 모바일 인터넷, 정보 보안, 온라인 게임에서 개발된 기술은 세계적으로 독보적이며 이는 우리의 IT 환경과 문화 턱을 톡톡히 보았다.

단순히 기술력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는 이런 IT 서비스를 생활과 문화 속으로 정착시킨 하이테크의 선진국이다. 충분히 자부심을 갖추고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사실이다. 이와 같이, 우리가 하드웨어적 시각에서 소프트적 마인드로 시선과 발상을 바꾸면 우리의 엄청난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기에 새로운 IT 플랫폼에 시선을 고정하고, 그 뿌리 위에서 꽃을 피울 준비를 해야 한다. 플랫폼의 방향을 정확하게 잡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역할 분담을 통해 윈윈(Win-Win)하는 환경이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다. 특히 글로벌 진출의 선봉을 집중력과 차별적 기술로 발 빠르게 움직이는 중소 IT 기업이 담당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중소기업이 제 역할을 하려면 역동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결국 공정한 거래가 핵심이다. 그래야 젊은 기업가들이 원대한 꿈을 가지고 달려들 것이며, 열정을 가지고 해외로 마음껏 뻗어나갈 수 있게 된다.

(한국일보 컬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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