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취임식에 한국 IT CEO가 초대받았던 이유

Global View 2009.06.16 11:55

IT 벤처기업인이 취임식에 초대받은 이유

대만의 천슈이베 총통의 취임 축하연에 참석한 적이 있다. 당시 한국의 IT 벤처가 주목을 받았기에 IT 벤처 기업인 몇 명이 초대받았다. 물론 정계, 문화계, 예술계 인사들도 많았지만, 한국의 젊은 IT CEO 기업인들이 리스트에 올랐다는 의미는 컸다.

대만은 우리 나라보다 제조형 중소기업이 주도하는 국가라서, 세계를 뒤흔든 인터넷 버블과 한국에서 IT 발전을 주도하는 벤처 기업들에 대해 궁금해했다. 특히 천슈이베 총통은 대만 최초로 정권 교체를 한 경우라서, 이전 정권보다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방향을 추구하고자 했다.

대만 총통 취임식 행사에 참석한 필자(맨 왼쪽)

특히 중국과의 관계에서 그는 강한 정치성을 공표했다. 당시 한국은 중국과의 관계에 더 신경쓰던 시점이라 우리 나라 국적기가 운행하지 않을 정도였다. 그만큼 2000년도에는 중국을 둘러싼 정치적 기운이 불확실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외교관 커뮤니티를 접한 소감

난생 처음으로 각국 외교 사절들이 많이 참석한 광경을 경험할 수 있었는데 예상대로 전혀 다른 세계였다. 오랜 지기(知己)로서 서로간에 탄탄한 우정과 인간 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외교관들을 보면서, "아, 이래서 신뢰(trust)라는 단어가 국가간 외교에서 중요하구나. 결국 국가간의 민감한 이슈를 이렇게 직업 외교관들의 신뢰로 풀어 가는구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국가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신뢰를 유지하는 외교의 속성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현장에서 보니 외교야 말로 평생 바쳐서 전문가가 되게 하는 환경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여러 나라의 외교관들과 인사를 나누다 보니 국제결혼한 커플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이를테면 프랑스 대사의 부인은 중국인, 이런 식이다. 하도 궁금해서 물어 보았더니 외교관의 경우 세계를 돌아 다니다 보니 자신의 배우자를 타국에서 찾을 확률이 많다고 한다. 또한 그런 경우를 본국 정부에서도 더 선호한다고 한다. 왜냐 하면, 자연스럽게 다른 문화를 접할 수 있고, 열린 글로벌 마인드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우리 나라는 그 반대라고 한다. (사실인지 모르지만) 국제결혼하면 외교관의 승진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국제 결혼을 조장하자는 의도로 말하는게 아니다. 단지, 이와 같이 배우자를 만나는 과정도 글로벌화 되어 가는 현실을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패밀리가 되어 가는 한국의 가정

미녀들의 수다 (www.ohmynews.com)

산업 현장과 문화의 변화는 우리의 의식도 바꾸고 있다. 민족적 배타성에 있어서 남 못지 않았던 우리나라도 학교나 직장에서 외국인이 낯설지 않다. 그래도 가정으로 보편화되기에는 아직 격차가 있나 보다.

'미녀들의 수다'에서 출연자들이 "아직 한국에서는 외국인과의 결혼까지는 벽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하는 것을 보았다. 자신들은 한국이 적성에 맞아서 평생 살 생각도 있는데, 친구는 되면서도 인생의 반려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그래도 출연자 중에 한국인과 결혼하는 커플들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국제결혼(國際結婚)이라는 단어는 우리 나라와 일본에만 있는 용어라고 한다. 사실 결혼은 개인간의 문제인데 여기에 국가의 개념이 들어간다는 자체가 어폐가 있다. 그만큼 배타성이 강하다는 얘기다. 그런데, 점점 국제 결혼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아마 앞으로 국제결혼이 희소가치가 없어지면 그 단어가 사라질지 모른다. 
 결코 국제결혼을 장려하자는 의도가 아니다. 현실을 무시하지 말고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내가 자라난 동네에서 대(代)를 이어 하는 유명한 떡집이 있다. 이 가게의 며느리 두 명 모두가 필리핀 출신이다. 떡집의 특성상 며느리의 책임감과 솜씨는 아주 중요하다. 특별한 비법도 며느리들을 통해 전수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집의 며느리들은 아주 훌륭하게 유창한 한국말로 가업(家業)을 이어가고 있다. 오랜 단골 고객들의 칭찬과 사랑을 받으며...

다문화(多文化)에 맞는 열린 마음을 이루어야

다민족 다문화 가정이 대세를 이루는 것은 우리 나라 역사상 큰 전환점이다. 특히 유교가 국가적 정신이었던 500년 조선 시대를 거친 우리사회는 일제 강제 점령기를 통해 단일민족의 정신이 더욱 투철했다. 따라서, 현재의 변화는 커다란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선진국으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고 선진 문물을 배워서 수출 주도형의 산업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제 밖으로만 나가던 아웃바운드(outbound) 형태에서 확장해서 인바운드(inbound) 형태로 글로벌  정신을 국내로 충분히 포용해 올 수 있다. 

어떻게 열린 마음으로 우리의 전통과 문화를 접목시킬 것인지, 그에 걸맞는 법과 제도를 어떻게 실체화시켜야 할지 많은 토론과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다. 특히 인권 유린, 부적응의 문제 등 역기능에 대한 논의를 더 이상 미루면 안 된다. 우리의 삶과 문화가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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