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취업을 준비하는 젊은이들에게(1) - 커리어를 먼저 생각해야

CEO 칼럼 2009.09.27 13:08

CEO가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1) - 커리어를 먼저 생각해야

취업을 위해 많은 젊은이들이 준비하고 있다
. 청년 실업난이라서 취업이 힘든 상황이기는 하지만, 오히려 기업 입장에서는 필요한 인력을 구하는데

취업 이벤트 현황

구인난을 겪고 있다. 특히 엔지니어를 구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이러한 괴리는 기술 인력의 수요는 큰데 비해 이공계를 기피하고, 이공계를 선택했더라도 소명감을 가지고 준비를 하지 않은 데 기인한다.

어쨌든 어떤 자세로 어떤 직장을 선택해서 첫 발을 내딛는가는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전기(轉機)
. 환경도 틀리고 시대도 다른 상황에서, 각자 인생은 다르게 전개될 수 밖에 없다. 절대로 남의 것을 모방할 수 없는 게 자신의 인생이다. 
 

필자도 공부를 마치고 사회에 나선지 어느덧 20년째다. 그래서, 여러 모로 부족한 사람이지만, 직장을 선택해야 하는 예비 사회인들에게 Tip이 될만한 몇 가지 생각을 시리즈 형태로 적어 본다. 혹 사회 예비생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더없이 큰 기쁨이다.

 

인생의 모멘텀을 돌아보게 한 TV 인터뷰

 

켄자TV 홈페이지

얼마 전 일본 켄자 TV와 인터뷰를 했다. 일본의 20대 젊은이들에게 CEO가 줄 수 있는 지표를 소개하기 위한 탐방 시리즈라고 한다. 영예롭게도 인터뷰를 하는 한국 CEO 10인 중의 한 명으로 선정되었다. 일요일 저녁 시간으로 스케줄을 잡을 수 밖에 없어서 모처럼의 휴식 시간을 놓쳤지만, 이웃 나라 젊은이를 대상으로 한다는 호기심에 흔쾌히 임했다.

인터뷰는 필자의 사회 경험을 단계적으로 설명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 주로 어떤 계기가 전환점이었고, 영향을 준 사람은 누구였는지, 그런 결정을 하게 되기까지의 고민 등이 관심의 대상이었다. 이를테면, 첫 직장을 선택한 배경, 정보 보안 초창기에 사업에 뛰어든 이유, 안랩의 CEO가 된 후의 고민과 결정 등등.

 

미리 작가가 정리한 내용에 답변하는 일상적인 인터뷰 방식이 아니었다. 준비된 스크립트는 있었지만 수시로 질문의 틀을 벗어났다. 특히 그 당시의 결정을 하게 된 배경과 이를 통해 어떻게 인생의 방향이 바뀌었는지를 집요하게 질문해 왔다. 일본인 특유의 꼼꼼함과 끈질김을 느낄 수 있었다. 밤 늦은 시간까지 진행되어 거의 탈진 상태가 되었지만, 타인의 질문을 통해 내가 걸어 온 커리어(career)를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결국 과거의 나의 이력이 현재의 나의 가치(value)를 입증한다.

 

국문과 영문 이력서가 표현하는 방식의 차이는?

 

국문과 영문은 이력서(resume)의 형태가 반대다. 잘 알다시피 국문은 출신학교, 자격증, 수상경력 그리고 나서 경력을 연도순으로 나열한다. 영문은 최근 이력부터 시작해서 연도의 역순으로 설명을 하면서, 스킬셋(skill set)을 강조해야 한다. 학력은 맨 마지막에 나온다. 최근에는 영문식을 가미한 형태도 종종 보게 되지만, 아직 국문 형식이 많이 사용된다. 자기 소개서를 설명할 때에도 태어날 때부터 자라온 환경, 학교를 선택한 배경을 설명하고 나서 경력을 설명한다. 아마도 한국에서는 학교와 자격증 위주로 보는 문화가 있어서 그런가 보다.

 

그래서, 입사 면접을 할 때마다 국문 이력서에 기술된 내용과 반대 방향으로 질문하게 된다. 또는 서술되어 있지 않은 내용, 이를테면 그 사람의 기술과 경험, 업무적 경험을 구체적으로 알기 위해서 면접자와 씨름을 한다. 나는 그 사람의 커리어를 이해하고 잠재 역량을 판단하기에는 영문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가장 최근의 경력이 현재의 일자리에 적합한지 여부를 판별하는 중요한 기준이 아닌가? 현재의 본인이 있기까지 축적된 경력이 그 사람의 커리어다. 왜 10년 전에 졸업한 학교가 중요한가?

 

면접을 해 보면 그 사람의 경력이 플러스(+)의 삶으로 구성되었는지, 단지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팔러 다니기 위해 살았는지가 드러난다. 물론 인생이 애당초 설정한 목표대로 흘러가지는 않는다. 또한 한 분야에만 집중한다고 해서 플러스의 삶인 것만도 아니다. 전혀 다른 분야로 바뀌는 대전환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의사에서 CEO, 또한 교수로 직업을 바꾼 안철수 박사만 보아도, 그의 말마따나 효율성에 의해 볼 수 없는 게 인생이다.

5년, 10년 뒤 당신의 모습은?

문제는 어떠한 자세로 임하느냐에 달려 있다
. 입사 면접을 할 때마다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5, 10년 뒤의 자신의 모습을 어떻게 그리고 있습니까?” 회사의 간부나 임원이 되고 싶다든지, 경험을 쌓아 자신의 사업을 하고 싶다든지, 개발자로서 성공하고 싶다든지, 대답은 다양하다. 그런데, 의외로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어떤 전략으로 자신을 만들어갈 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경우는 드물다.

 

목표가 진정성이 있어야,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자신의 부족한 면을 보강하고, 강점을 더욱 신장시킬까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고, 이를 통해 계획의 틀이 마련된다. 안타까운 것은 사회의 통념이나 주위 사람 (부모, 친구)의 말만 듣고 방향을 정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혹은 돈 몇 푼에 직장을 옮기거나, 살기 편하니까 도전을 기피한다. 이러한 모든 것이 결국에는 자신의 잠재적 역량(potential)을 사장시키게 된다. 자신의 표출된 역량이 하나씩 축적되어 커리어로 반영되고, 이를 사회가 얼마나 인정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몸값(연봉)은 결정된다.

 

일자리 구하기 어려운데 배부른 타령이라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의외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때로는 전공과 전혀 관련 없는 업무를 하면서 깨달음을 얻는 경우도 많다. 별볼 일 없는 잡일을 하면서도 큰 사업을 일구어낸 기업가들의 스토리를 많이 본다. 문제는 목표와 자세(Attitude)다. 성공의 지름길만 걸어가는 왕도는 없다. 오히려 외도(?)를 하면서도, 전혀 다른 커뮤니티에 참여하면서 기회를 포착하기도 한다. 도전을 통해 얻는 시행착오와 처절한 좌절도 커리어에는 오히려 큰 도움이 된다
 

일자리 창출이라는 정책은 단순한 일자리(Job)가 아니라 커리어(Career)를 키울 수 있는 방향에서 고려해야 진정한 의미가 있다. 커리어는 개인의 잠재적 역량을 기반으로 실용적 현장 기술(hands-on skill), 다양한 경험, 그리고 진지하게 임하는 자세에 따라 결정된다. 젊은 나이일수록 자신의 커리어를 진지하게 생각한 선택이 중요하다. 나이가 들면 점점 옵션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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