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vs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전쟁 시작됐다

IT와 세상 2009.11.27 06:01

PC 전쟁이 재현되는 스마트폰 경쟁의 감상 포인트

벌써
20년이 다 되어가는 이야기다. 삼성전자에서 워크스테이션을 만드는 사업을 과감하게 추진하고 있었다. HP에서 기술을 사오는 조건으로 제휴가 이루어졌고 연구소에서는 고급 컴퓨터에 들어가는 기술 개발에 매진했다. PC 개발과는 차원이 달라서 도전 의식으로 하루 하루를 보냈던 기억이 난다.

 

ISV의 어플리케이션

아쉽게도 R&D(연구개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사업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소프트웨어 때문이다. 컴퓨터 플랫폼에서 동작하는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업체를 ISV(Independent Software Vendor)라고 한다. 하드웨어 성능이나 기능보다 중요한 것이 하나라도 더 ISV 를 유치해야 한다. 썬(Sun)이나 HP같이 잘 알려진 플랫폼이라면 모를까 알려지지 않은 플랫폼에 대해서는 ISV가 배짱으로 나온다. 웃돈을 얹어 주고라도 애플리케이션을 유치해야 하는 설움(?)을 톡톡하게 느낄 수 밖에 없다.

반도체 같은 부품 소재나 TV, VCR 같은 독립 완성품만 사업하던 입장에서는 엄청난 진입 장벽을 체험하는 계기가 되었다. PC는 호환 기종이라 소프트웨어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지만 (결국 그 수익의 대부분은 OS를 제공하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차지하지만), 신규 컴퓨터 사업은 소프트웨어 플랫폼에 대한 투자가 상상을 초월하게 된다.


스마트폰에서 벌어지는 애플리케이션 전쟁
 

그런데, 스마트폰 시장에서 비슷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iPhone)을 시작으로 구글이 안드로이드(Android)로 모바일 플랫폼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모바일 통신 기기를 소프트웨어 산업으로 바꾸어 놓고 있다.

 

현재의 스마트폰 시장은 유럽을 중심으로 노키아(Nokia)가 주도하는 심비안(Symbian), 기업용에 주력하는 블랙베리(BlackBerry)가 선두층을 형성한다. 최근 아이폰(iPhone)이 무서운 기세로 성장해 윈도우모바일(WM)을 앞질렀다. (아래 그림 참조)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불행히도 시장 점유율
1-3위 제품, 무려 8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이루는 제품이 한국에서는 찾기가 어렵다. 최근 블랙베리가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사용자는 극히 드물다. 한국에 없다는 것은 사업 측면에서는 여러 모로 장애가 된다.

이를 테면 안철수연구소의 모바일 백신은 심비안, 윈도우모바일에 이어 블랙베리를 지원하고 있다. 해외 고객을 위해서다
한국에서 사용되지 않는 환경에서 제대로 검증하고 테스트하기가 어려움은 불 보듯 뻔하다. 기능 테스트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사용자가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세밀한 이해와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 IT 강국을 자랑하는 한국에서 모바일 인터넷이 세계의 흐름과 거꾸로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장이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의 양대 산맥으로 재편될 스마트폰

 

향후 스마트폰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양대 산맥으로 편성될 것으로 예측한다.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안드로이드 속에 내장한 여러 기능의 잠재력이 놀랍고 참신하며, 최근 안드로이드를 채택하는 기업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윈도우모바일 진영에서는 반박을 하겠지만 '아이폰 vs 안드로이드'가 보편적으로 예상하는 시나리오다.

결국 애플은 자신들의 독보적 플랫폼과 자신들의 앱스토어로, 안드로이드는 오픈 플랫폼(다양한 단말기)과 다양한 어플리케이션 시장으로 승부할 것이다. 마치 80년대 PC 시장에서 매킨토시(Mac)와 윈텔(Win-Tel) 기반의 IBM 호환 기종 싸움의 재판(再版)을 보는 느낌이다.

스마트폰의 Application 경쟁 (http://www.billshrink.com/blog/)


PC
시장에서는 애플이 실패했다. 폐쇄적 정책을 고집했던 경영진의 실책과 변화에 게을렀던 애플의 기업 문화가 문제로 지적된다. 맥 운영 체제(Mac OS)는 정체되었고 개발자들의 사기는 저하되고 신제품은 본연의 혁신 정신을 상실했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가 컴백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그가 애플에서 쫓겨나서 도전했던 넥스트(NeXT)의 기술을 접목해서 소프트웨어는 다시 힘을 얻었다. 오히려 엔터테인먼트라는 전혀 새로운 영역을 가져 와서 훌륭하게 접목했다. 애플은 구태여 시장 점유율 1위를 노릴 필요가 없다. 오히려 자신의 플랫폼 기반으로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구축하고 그곳에서 높은 수익률을 가져간다. 예를 들어 출판, 교육 시장에서 애플에 대한 충성도는 아주 높다.

IBM
기반의 제품을 취급하는 업체들은 낮은 마진을 울며 겨자 먹기로 나누어 가져야만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외하고는. 오픈성을 보이는 안드로이드도 IBM 호환 기종과 비슷한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차이점은 구글이 안드로이드 자체에서 수익을 찾지 않는 개방적 사고를 유지하고 있어 마이크로소프트와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

IBM 호환기종

애플 매킨토시


IT의 표준 장악은 목숨을 건 전쟁


IT
는 고상한 전문직으로 비추어지지만 경쟁의 현장은 결코 그렇지 않다. IT의 발전사는 무협지를 방불케 하는 전쟁의 역사다. 시장에서 실질적 표준(De Factor Standard) 위치를 장악하기 위해 어떻게든 상대방을 죽이려고 혈안이 된다.  피아(彼我)가 뚜렷하며 우군을 확보하기 위해 돈을 쏟아붓는다.

PC
에서의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CPU에서 인텔과 모토롤라, 브라우저에서 넷스케이프와 익스플로러, 워크스테이션에서 Sun HP의 전쟁이 그러했다. 때로는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는다.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전쟁과 더불어, 기술자들은 각종 표준 위원회와 컨퍼런스에서 회사를 대표해서 싸운다. 겉으로는 웃으면서 평화로운 것처럼 보이지만 틈만 나면 대놓고 상대방을 비난하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에서 조직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플랫폼 전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기업들이 어디에 자원을 집중할까 하고 고민을 해야 하는 시점이다. 단지 이번 게임의 특징은 소프트웨어 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휴대폰 제조업체, 통신사업자, 소프트웨어 기업, 콘텐츠 제작 업체, 인터넷 서비스 기업이 한데 엉켜서 돌아가고 있다. 5-10년 뒤에 어떤 형태로 시장이 전개되어 있을까? 과연 독보적인 승자가 나올까?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구독+해 주세요

신고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