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도의 아픈 역사가 우리의 IT미래인 이유는

Global View 2009.12.22 07:33

연변 조선족이라는 말은 오래 전부터 많이 들어왔지만 중국의 연길 지역을 방문할 인연이 닿으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었다. 마침 연변과학기술대학 총장님의 초청으로 이 대학에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김진경 총장과 함께 본부 입구에서

학교 내력을 설명 들으면서..

 
이 대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약 3개월 전이다. 우리가 악성코드 대응센터 (ASEC)를 강화하는 일환으로 상하이에서 베이징으로 사무실을 옮기게 되었다. 베이징이 IT 기술자를 뽑기가 더 수월한 점도 있고 제품 특성상 공안 인증을 텐진 지역에서 받아야 하는데 1시간 거리인 베이징이 유리했다. 이전된 사무실을 둘러보고자 베이징에 갔을 때 직원들과 저녁 식사를 하는데 마침 연변 과기대 출신들 직원들과 자리를 같이 하게 되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중 이 대학의 교육 프로그램이 독특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후 한국을 방문 중인 김진경 총장님 일행이 방문을 했고, 보다 체계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산학 협력 MOU를 체결했다. 이어 총창님의 초청으로 이 대학 학생들과 만남을 가질 기회가 마련되었다. 우수 인력들을 위해서라면 지구 어디라도 갈 판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었다.


대학에 들어서는 길목이 푹 꺼져 있어 물어보니 사격장이었다고 한다. 말이 사격장이지 총살형이 집행되던 언덕이라고 한다. 15년 전에 아무 것도 없었던 이 척박한 땅에 학교를 설립하고 그 앞에 큰 길이 난 것을 보니, 그시절 개척 정신으로 도전했던 총장님의 혜안과 열정이 존경스러웠다.

모두 연결된 건물들

대학 전자도서관


건물이 모두 연결된 대학 건물

대학을 들어서면서 눈에 띄는 점은 대학 건물이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날씨가 워낙 추워서 강의실과 기숙사, 교수 사무실을 이동하는데 특별한 배려가 필요했다. 부수적인 효과로 교수와 학생들 간에 소통하기가 쉬워서 더욱 친밀감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통로를 이용해 건물들을 오가는데 학생들이 깎듯이 인사를 한다. 옆에 계신 교수님께 여쭈어 보니 여기서는 인성 교육을 강조해서 모두가 인사를 하도록 교육한다고 한다. 중국에서 이런 예의 바른 문화를 체험하니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보안 제품을 기증하며

대학 본부 차원에서 주관하는 특강이라 그런지 강당은 많은 학생들로 가득했다
. 한국에서 교환 학생으로 온 경우도 적지 않았다. 열심히 필기하면서 경청하는 진지함에 나도 빠져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IT의 글로벌 동향과 인터넷 서비스 현황에 대해서는 깊은 관심을 보였다. 순수함과 젊음, 그리고 배움에 대한 열정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학교를 나와 연길 지역을 둘러보았다. 
대학 시절 가장 즐겨 불렀던 선구자에 등장한 '일송정', '해란강'이 저 멀리 있다고 한다. 윤동주 시인의 고향인 용정(龍井)도 3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다. 백두산, 두만강 등 북한 경계선이 지척 거리에 있었지만 시간이 충분치 않은 게 못내 아쉬웠다.

간도를 둘러싼 한민족의 역사 


국사 시간에 이 지역을
간도라고 배웠던 기억이 난다. 19세기 간도로 이주한 한인들 이야기와 간도를 둘러싼 강대국간의 영유권 분쟁이 되었던 곳이다.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는 독립군의 활동 무대였다. 대하소설 토지에서 주인공 서희와 그 가족이 하동으로부터 이주한 배경이기도 하다. 훨씬 이전에는 고조선, 고구려, 발해 등 우리의 뿌리가 발원한 곳이다.

중국에서도 이 지역을 길조가 있는 곳이라고 여긴다고 한다. 청나라를 만든 누르하치가 이 부근에서 창궐했고, 백두산(중국 이름으로 장백산)은 오래 전부터 좋은 징조를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한국에서 직선 거리로는 얼마 되지 않은데 북한 영공을 통과할 수 없어 서쪽으로 돌아와야 했다
.  창 밖으로 드넓은 산악 대지가 펼쳐져 있었다. 이 곳이 고구려 시절 우리 선조들이 헤치고 다녔던 만주 벌판인가? 역사의 살아있는 숨결을 느끼는 듯했다.

드넓은 만주 벌판


언젠가 KTX가 놓이면 몇 시간에 올 수 있지 않을까? 오늘의 젊은이들은 훗날 이 땅을 굳게 딛고 대륙과의 연결된 세계를 실현해 갈 것이다. 이 곳은 한국이 세계로 뻗어가는 길목의 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물론 그렇게 되면 잊혀져 있는 우리 조상의 아픈 과거 역사를 살려내는 숙제도 남아 있다. 이러한 미래를 위해 꿈을 키우고 연구하는 준비는 하고 있는지?


짧은 기간이었지만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게 한 여행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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