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본 중국 비행기에서 본 문화 차이는?

Global View 2009.12.24 07:30

일본 출장을 다녀올 때 김포-하네다 스케줄이 다양해서 현지 스케줄에 맞추어 적절한 시간대의 비행기를 선택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일본 국적기인 JAL이나 ANA을 종종 이용하게 된다. 최근에는 일본 항공기가 가격이 더 저렴한 경우도 있다.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는 메시지

한국 여행객들이 일본 승무원에게 가장 많이 제지 당하는 것이 기내에서의 휴대폰 사용이다. 비행기에서는 항법 장치에 이상을 줄 수 있어서 이착륙 시에 전자 장치를 꺼야 한다. 그러나, 그러한 제재를 적용하는 강도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일본 비행기에서는 기내에서 바로 휴대폰을 꺼야 한다
. 나도 무심코 문자를 보다가 승무원이 놀라서 달려와서 제발 꺼달라고 한 적이 있다. 한국 비행기에서는 이륙 전에 대기할 때는 어느 정도 봐 주는데 비해 일본은 규칙대로 철저하게 시행한다.

일본을 다녀오고 나서 바로 다음 주에 중국 출장을 간 적이 있는데, 상하이에서 베이징으로 가는 중국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 그런데, 바로 옆에 앉은 어떤 중국인이 비행기가 게이트를 빠져 나와 활주로로 진입하고 있는 데도 문자를 보내고 있지 않은가? 마침 지나가는 승무원이 보면서도 전혀 제재를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의아했던 적이 있다.


첼로를 가지고 비행기를 타려면? 


그러고 보니 몇 년 전에 중국 비행기를 탔을 때의 황당한 사건이 생각났다
. 한국의 오케스트라 단원들로 보이는 인원이 단체로 탔다. 그 중에는 첼로를 가진 사람들이 있었는데 당연히 첼로는 비행기 내의 공간에 집어 넣을 수가 없다. 승무원이 이 악기는 짐칸에 넣어야 한다고 하니 그 단원의 리더로 보이는 분이 세상에 악기를 짐칸에 넣는 법이 어디 있느냐며 버럭 화를 낸다. 서로 10여분 정도 언쟁이 있더니 결국 첼로를 어정쩡하게 복도에 놓은 채 이륙했다.

 

무릎팍 도사에서의 장한나씨

내가 알고 있기로는 첼로는 별도의 자리를 구매해야 한다. ‘무릎팍 도사에 나온 첼리스트 장한나 씨가 그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말한 적이 있다. 첼로의 티켓에 뭐라고 쓰여 있는지 친절하게 설명하면서 "왜 똑 같은 돈을 내는데 첼로는 기내식도 안 주고 마일리지도 안 주느냐"며 불평하던 장면을 재미있게 본 적이 있다.

앞의 예에서 본 것처럼 비행기가 어느 국가에 속하느냐에 따라 서비스의 가이드라인도 다소 차이가 있다. 일본은 철저하게 FM대로 한다. 중국은 가장 느슨한 것 같고, 한국은 그 중간 정도다. 비행기에서의 규정은 전세계적으로 통일되어 있지만, 이와 같이 국가별로 실제 현장에서 적용하는 정도는 다르다. 그 차이는 그 국민들의 의식이 어떠한지, 법 체계가 잘 정리되어 있고 법 적용은 엄격한지에 달려 있다.

 

법과 규정을 얼마나 잘 수용하고 따르느냐 하는 척도는 산업에도 영향을 준다. 일본에서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로 돈을 벌 수 있는 이유는 소프트웨어는 제 값 주고 사야 한다는 평범한 인식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에서 개발된 새로운 게임의 베타 버전을 중국 업체에는 안 보여주려는 이유는 중국에서 바로 베끼기 때문이다. 불행히도 한국은 지적 재산권에 대한 인식과 규칙을 따른다는 측면에서는 여러모로 부족하다. 영화 해운대가 복사되어 배포된 것이나 배우는 학생들이 라이센스없는 소프트웨어를 버젓이 사용하도록 방치하는 것이 우리의 실상이다.

 

정보보안의 컴플라이언스가 지켜지려면..

우리 나라가 보안이 취약한 이유는 이런 문화에도 원인이 있다. 보안 정책을 설정해서 잘 준수하도록 하는 컴플라이언스 (Regulation Compliance)는 정보 보안의 기본 명제다. 컴플라이언스는 정보 보안 뿐만 아니라 IT, 재무, 금융 등 기업의 중요한 리스크를 관리 하는데 있어서 중심이 되는 개념이다. 그러나, 아무리 보안 정책을 잘 만들어도 이를 실행하는데 있어서 구성원이 잘 따르지 않고 예외가 많아지면 정책이 설 땅을 잃게 된다. 따라서, 컴플라이언스는 구성원의 준수 여부가 중요한 기준이다.

 

법과 규정을 치밀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두가 예외없이 그런 규칙과 정책을 따르는 문화를 형성해야 한다. 일본은 보안 사고가 상대적으로 적어서 그린 국가(Green Country)로 분류된다. 그 기반에는 규칙을 철저하게 준수하는 문화가 한 몫하고 있다.

정보 보안은 정책을 제대로 따르겠다는 인식에서 시작한다
. 비행기 안에서의 작은 차이를 경험하면서 우리 사회의 보안 인식 수준을 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직업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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