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충격 후 한국 배우려는 일본의 단상

CEO 칼럼 2010.03.11 06:58

한국을 배우려는 일본의 모습을 바라보며

김연아 선수의 올림픽 경기는 짜릿했다
. 우리 나라가 이기기를 소망하는 것은 한결 같지만, 그래도 다른 경기와는 차원이 달랐다.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스타이고, 체력과 기술, 예술이 어우러진 스포츠이기에 한국의 멋과 역량을 만천하에 입증하는 계기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연아 선수가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여 주기를 원하는 바램은 절실했다. 결과는 너무나도 만족스러웠고 이어 나온 경쟁자 아사다 마오는 실수를 연발했다.

 

밴쿠버 올림픽을 마치고 노 골드의 일본이 충격에 휩싸였고, 스피드 스케이팅과 피겨스케이팅을 석권한 한국은 최고의 성적을 냈다.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느끼지 않은 국민은 하나도 없었을 것이다.

 

충격에 휩싸인 일본 열도

 

반면 일본은 충격에 휩싸여 의회에서도 한국을 배우자는 구호가 나온다. 한국의 비결을 알기 위해 태릉 선수촌을 방문한다고 하고, 이 참에 산업은 왜 한국에 뒤지는지 심층 분석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도요타 사태는 일본을 더욱 곤경에 빠뜨리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 기업 도요타의 이미지 실추는 일본인들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주었다.

태릉선수촌의 모습


일본은 산업화 시대를 구가하던 성공 스토리에 심취해 있었다. 정부 주도의 산업 정책 덕택에 일본이 도약하였다는 확신에 찼다. 2001년 동경에서 근무하던 미국 증권사의 애널리스트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그녀가 지적한 일본의 문제점은 명확했다. “뛰어난 젊은이들이 지금도 관료가 되기 위해 고시 공부에 매달린다. 기업에서 자기 역량을 발휘하려는 도전 의지가 없다. 이런 나라가 어떻게 나아질 수 있겠는가?”

특히 글로벌 사회가 형성되면서 국가적 폐쇄성은 경제 성장에 독이 되고 있다. 어느 지인이 일본은 자만심에 빠져 더 이상 미국에서 배울 게 없다는 생각에 80년대부터 미국에 가지 않았다. 유학으로든 산업 연수로든일본적인 모델로 성공하던 스토리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라며 문제점을 꼬집었다.

 

일본의 저력은 신용과 장인 정신

 

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런 일본을 우습게 볼 자격이 있을까? 지금 이 순간도 우리 나라 전자 제품의 많은 핵심 부품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고, 로열티로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어느 화장품 회사의 사장님 말씀으로는 “100년이 넘은 어떤 중소기업이 있다. 150명 규모인데 평균 연령이 40대가 넘는다. 그런데, 세계 유수의 화장품 회사들은 이 회사의 원천 특허를 피해갈 수가 없다.”라며 무서운 장인 정신의 저력에 대해 혀를 찬다.

 

일본이 진취성과 혁신력에 있어서 한국인보다 정적(靜的)이고 한심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아시아에서 가장 투명하고 정직한 산업 구조를 가지고 있다. 소프트웨어, 콘텐츠와 같은 무형 자산도 공정 거래가 받쳐 주기에 한국보다 10-20배의 시장 규모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그렇게 외치는 공정 거래가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체화되어 있다.

 

감염된 사이트 분포 (googleonlinesecurity.blogspot.com)

일본에서 기업이 생존하는 기반은 신용(信用)이다. 어느 나라이든 범법자도 있고 사기꾼도 있다. 문제는 이런 이들이 사회에서 어떤 취급을 받느냐 하는 거다. 한국 회사에서 일본으로 파견나갔던 어떤 임원의 얘기가 일본은 사기를 친 사람들이 사회에서 쓰레기 취급 받는 구조다. 다시는 사업을 할 수가 없다라며 한국과의 극단적인 차이를 얘기한 적이 있다.

사이버 범죄도 가장 적다. 구글에서 전 세계의 악성코드와 해킹 동향을 분석하면서 감염된 웹 사이트 분포를 나타낸 지도를 보면 일본은 선진국 중에서는 드물게 그린(Green)”으로 표시된다.


대기업
, 한류, 올림픽의 성공에 도취해서는 안 되는 이유

 

한국이 동계 올림픽에서 승리하고, 일부 대기업이 약진하고, 한류가 퍼져 나가는 것을 보고 우리의 위상에 대해 착각하는 이들이 꽤 있다. 과거에 IT 벤처 거품 시절 어떤 고위급 공무원이 일본에 가서 일본은 IT와 벤처에 대해 한국에서 배워야 한다라며 훈수를 두고 왔다고 자랑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일본 젊은이들의 의지가 약하다는 일본인 스스로의 지적을 지켜 보는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이공계를 기피하고 평생 편하게 일할 직장만 찾는다. 끈기를 가지고 과학 기술에 빠져드는 인내심도 부족하다. 부와 가난이 세습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부모 유산이 있으면 힘든 일을 하지 않고, 정작 돈을 벌어야 하는 젊은이들은 취직하기가 힘들다.

 

몇몇 대기업과 한류 스타, 운동 선수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국의 모습과 실제 국민 경제는 괴리감이 생기고 있다. 물론 이들의 도약이 우리의 자긍심을 일깨우고 우리 산업에도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여기에 도취해서는 안 된다. GDP가 성장하고 국가 브랜드가 성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정하고 균형잡힌 사회를 이루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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