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대통령의 연인'과 오바마 리더십 교훈
우리가 자부심을 가져야 할 것과 배워야 할 교훈
영화 "The American President"
주인공인 앤드류 셰퍼드(마이클 더글러스 역)는 정치 생명을 걸고 2가지 법안을 추진한다. 로비스트인 그의 애인 (시드니 엘렌 웨이드, 아네트 베닝 역)은 그 중 하나의 법안 통과를 위해 전력을 다해 의원들을 설득하고, 그와 백악관 스태프는 다른 법안에 주력한다. 때로는 논쟁도 하고 사정도 하며 국회의원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장면은 인상적이다.
지난 주 미국 출장 중에 미국 내 최대의 현안인 건강보험개혁 법안의 처리 과정을 볼 기회가 있었다. 연일 뉴스에서 관심이 대단했고, 오바마 대통령은 모든 해외 순방 계획을 포기하면서 의원을 설득했다. 자신의 전용기까지 활용하며 최선을 다한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100년 만의 개혁이라는 말에 걸맞는 치열한 정치적 전투였다.
한국과 미국의 의료 서비스 현장
사실 미국에서 의료 서비스 사정은 아주 심각하다. 보험비는 천정 부지로 올라간 반면 혜택은 크게 줄었다. 과거에 의사와 병원, 약국이 과도하게 청구한 것이 의료비의 인플레를 나은 측면이 있다. 자기 아들의 머리에 뭐가 돋아 나서 의사를 찾았더니 의사가 한번 들여다 보고 처방 하나 써 주는데 85불(약 10만원)을 받더라고 투덜대는 어떤 미국인을 본 적이 있다.
무료건강검진 받는 모습
(health.chosun.com)
게다가 오늘날 병을 발견하고 고치는 것은 고가의 장비와 많은 시술 경험에 의해 좌우된다. 그런 측면에서 전국민 의료 보험과 각종 검진 프로그램이 보편화되어 있는 우리의 체계는 아주 뛰어나다. 사보험과 자비로 그런 치료를 받기에는 부담이 크다. 환자도 많지 않는 병원에서 그런 장비를 도입하는데 부담이 있다 보니, 미국에서는 의사들이 하루씩 빌려 가며 사용하기도 한다. 일정 규모 이상의 병원만 가도 검진을 받을 수 있는 우리 나라 병원에 비하면 아주 낙후된 모습이다.
미국 병원에서 연수를 하고 온 한국 의사와 만난 적이 있는데 “미국의 의료술은 아주 고난이도의 희귀병에 대한 연구와 치료는 월등하다. 반면 보통 사람들을 위한 검진 시설과 저렴한 의료 행위가 취약하다” 라며 구조적인 문제점을 지적한다. 오죽하면 미국 교포 들을 대상으로 한국용 비행기표와 건강 검진을 패키지로 하는 여행 상품이 나올 정도이겠는가?
금번 의료 개혁이 사회주의적 색채가 강하다느니 재정 부담이 크다고 해서 반대한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못 살던 시절부터 돈 없어서 병원 문턱이 높고 제대로 치료를 못 하는 것이 얼마나 서럽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기에 우리 나라는 최고의 의료 보험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나 보다. 건강보험 재정적자가 심하게 악화되었고 고령화 사회로 갈수록 적자폭은 눈덩이처럼 불어 낳을 것이라고 우려가 크다. 그러나, 어떤 형태로든 휴머니즘 적인 우리의 정신은 이어 나갔으면 한다. 국가로서 우선 순위가 국민의 건강과 안위가 아니겠는가?
건강보험개혁 법안에 사인하는 오바마 대통령
무엇보다 이번 법안의 처리 과정에서 인내를 가지고 문제를 해결해 가는 오바마 대통령의 소통하는 모습을 보며 미국 민주주의의 성숙함이 부러웠다. 의료보험 개혁은 의사, 병원, 보험 회사 등이 어우러진 아주 시끄러운 사건이었다. 공화당은 100% 반대했고 다음 선거에서 승리해서 뒤집겠다고 벼르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리적으로 논의해서 어떤 형태로든 결론을 내리는 소통의 과정은 본 받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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