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는 SW와 콘텐츠의 중요성 경고였다

IT와 세상 2010.04.03 07:55

컨버전스 시대를 사는 지혜


아바타를 제작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트위터의 공동 설립자 비즈 스톤과 한 대담에서 불법 복제에 대한 견해를 피력했다. “사람들이 복제물을 보지 않고 극장에 가는 이유를 제공해야 한다. 동일한 콘텐츠라 하더라도 사람들은 3D 초대형 스크린에 기꺼이 10불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라며 이노베이션을 강조했다.

오래 전 나온 3D 기술은 이미 70-80년대에 영화로 선을 보였다. 그러나, 신기함은 있을지언정 뭔가 허접하고 불편한 느낌이었다. 그러면, 2010년의 3D 영화 아바타는 무엇이 다르기에 성공했는가? 이유는 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영화 제작은 점점 리얼한 영상미를 실현하고 있다. 대부분의 작업이 컴퓨터로 이루어지니 가격이나 기술적 접근성도 뛰어나다. 머리 속에서 상상한 장면을 거의 그대로 CG로 실현할 수 있다. 이렇게 성숙한 CG 환경에 3D 기술이 접목되니 엄청난 상승 효과가 작용했다. 봇물 터지듯 나오는 3D 애니메이션의 출시는 이를 입증한다.

아이폰이 성공하고 스마트폰이 돌풍을 일으킨 배경에도 환경적 성숙함이 한몫 했다. 애플은 뉴튼이라는 PDA를 만들었지만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다. 모뎀과 텍스트 중심의 개인용 기기로는 PDA가 전자수첩의 범주를 벗어나기 힘들었다.

애플사의 Newton

Email을 모바일화한 블랙베리

디지털 음반 판매시장 iTunes


그러나, 상황이 바뀌었다. 성숙해진 인터넷 덕택에 이메일과 웹 검색이 보통 사람들의 생활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RIM사의 블랙베리는 이메일을 손안으로 가져다 주었다. 또한 광범위하게 구축된 무선랜 환경은 통화료에 대한 부담을 떨어 버렸다. 아이튠스는 최대의 디지털 음악 유통 시장이 되었고 유튜브에서는 전세계인들의 동영상이 소통된다.

소셜네트워크와 스마트폰의 시너지

여기에 화룡점정을 한 것이 소셜 네트워크다. 우리 나라에서도 정체 상태를 보이던 트위터 가입자가 아이폰 출시를 계기로 성장세를 탄 것만 봐도 소셜 네트워크와 스마트폰의 연관 관계를 엿볼 수 있다. 사용자의 위치를 감지할 수 있는 스마트폰에서 소셜 네트워크와 연관된 애플리케이션이 속속 나온다. 각종 기술과 콘텐츠가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하는 현장인 것이다.

향후 5-10년은 컨버전스 시대다. 컨버전스는 스마트폰에 국한되지 않는다. 오히려 거대 사업 영역인 유무선 전화와 TV가 일개 인터넷 서비스 정도로 위축되는 양상이다. 고정 통신 채널을 장악한 인프라만으로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던 시대는 종언을 고하고 있다. 이제는 양질의 콘텐츠를 누가 어떤 형태로 제공하느냐가 사업의 승부처가 되었다.


이런 변화를 논의하면서 기술력이 뒤진 것만 한탄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산업 시대에는 기술이 격차를 일으키는 주요 요소였기에 그런 생각을 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설사 R&D에 집중 투자해서 기술을 따라갔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비교적 목표가 명확하고 기술 극복이 열쇠인 반도체나 제약같은 분야는 가능하다.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것은

그러나, 소프트웨어는 다르다. 한마디로 소프트웨어는 역동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하드웨어 마인드로 접근하면 기술적 포인트도 파악하기도 어렵다. 이를테면 앞으로 5년 뒤에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가? 기술이 좋다고 해서만 결정되는게 아니지 않은가? 좋은 기술을 개발하는 것과 더불어 자신의 생태계를 구성하기 위해 부지런히 소통하고 같은 편을 확보해야 한다. 아울러 여기에 창의적 서비스를 엮어낼 수 있는 아이디어와 소프트 마인드가 없다면 헛수고할 수 있다.

또한 주위를 보면 의외로 좋은 기술이 오래 전부터 많이 준비된 것임을 발견하게 된다. 이를테면 패턴 인식, 인공지능, 감지 기술 등이다. 이미 이런 기술들이 유기적으로 연동이 되어 유용한 애플리케이션이 많이 나오는 것을 우리는 현장에서 목격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기술을 어떻게 적용해서 가치를 만들어 내느냐가 관건이다. 

정작 우리가 심각하게 걱정해야 하는 것은 뒤떨어진 비즈니스 플랫폼이다. 클라우드, 소셜 네트워크, 스마트폰과 같은 패러다임은 이미 전세계에서 통용되는 대표적 패러다임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 기반이 되는 소프트웨어 생태계부터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창의적인 사업 모델이 장려되고 소규모 기업이 대등하게 사업할 수 있는 기본 환경부터 차근차근 조성해야 한다. 그런 기반이 갖추어져야 소프트웨어와 콘텐츠가 융성할 수 있다. 우리의 문화 코드와 라이프 스타일에 적합한 참신한 아이디어가 꽃을 피울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


                                                                       (전자신문 미래포럼 기고를 일부 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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