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벤처시대 창업열기 비교 신중한 이유

경영 이야기 2010.07.22 06:55
창업이 활기를 띈다고 한다. 이것이 벤처 산업으로 다시 연결될 지는 잘 모르겠다. 생계형 창업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의 환경 변화는 벤처의 재도약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과거 벤처 광풍과 비교한 변화에 대해 MBC "뉴스초점"에서 인터뷰를 했다. 그 내용을 바탕으로 블로그에 맞게 편집한 글을 포스팅한다


활기띠는 벤처업계2벤처시대 오나

 

사회자: 최근 들어 3D와 스마트폰, 녹색바이오 같은 산업들이 주목 받으면서 새로 창업하는 벤처기업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투자와 정부 지원책도 이어지면서 바람을 일으키는 모양세를 갖추고 있는 거죠. 때문에 제2의 벤처시대가 온다며 한껏 기대를 부풀리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거품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성공한 국내 대표 벤처기업 중 한 곳이죠,안철수연구소의 김홍선 대표와 함께 최근의 상황 또 필요한 대책들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새로 창업하는 벤처기업 수가 근래 무척 많이 늘고 있는 모양입니다. 주가가 급등한 업체들도 있고 이래서 벤처기업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르네상스가 왔다, 이런 말들도 있는 모양인데 요즘 분위기는 어떤가요?

 

김홍선: 과거에 벤처가 막 창업되고 붐을 일으킬 때처럼 피부로 느끼지는 못하지만 창업이 꾸준하게 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그 배경은 3가지 경우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첫째, 스마트폰이나 녹색산업과 같은 패러다임 변화

둘째, 과거 벤처를 창업해서 기술개발하며 준비해 온 것들이 실적화

셋째, 벤처직원으로 일하면서 배운 경험으로 스스로 창업에 나서는 젊은이들

과거 벤처기업이 성공했든 실패했든 10년 이상의 고생은 값진 경험입니다. 비록 경영에 대해 준비가 덜 되어 있었지만 시행착오 끝에 터득한 경영마인드와 실력은 값진 것입니다. 그런 정신으로 내실 경영을 기하는 것은 긍정적 측면입니다.

  

사회자: 조금 전에 그래프가 나가는 걸 보면 3년 전하고 지금하고 비교해 봤을 때 한 6000여 개 정도가 더 는 걸로 집계가 돼 있는 상황인데 이렇게 벤처기업들이 는 것 좀더 구체적으로 말씀을 해 주신다면요?

  

김홍선: 무엇보다 최근에 스마트폰, 3D, 바이오, 소셜네트워크와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이 두드러집니다. 이는 지축을 흔드는 큰 변화이고 전 산업의 구도가 바뀌는 겁니다. 이 변화의 열쇠는 혁신과 창의적인 아이디어입니다. 따라서, 1인 기업이든 벤처기업이든 간에 소규모 창업을 통해 열심히 노력함으로써 꿈을 실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2000년도 벤처 광풍과 차이점은?
 

사회자: 지난 2000년 앞서도 말씀을 좀 해 주셨는데 좀더 강한 표현을 빌면 2000년도에는 벤처광풍이 불었다,이런 말도 있었지 않습니까? 그때와 지금 상황,좀더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라졌다고 볼 수 있을까요?


김홍선:
우선 그 당시 국내와 해외의 시대적 상황을 돌이켜 볼 필요가 있습니다
. 물론 한국에도 벤처성 중소기업이 80년대부터 있었지만 그 전환점은 90년대 후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IMF 시기에 대기업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있었습니다
. 대기업이 아예 무너진 곳도 있지요. 그러한 대기업에서 나온 분들이 많이 창업을 많이 하거나 벤처 기업에 참여했습니다. 한편 미국에서는 기존의 벤처 생태계가 닷컴 열풍을 통해 급속도로 불어 났고 그 바람은 한국에도 거품성의 벤처가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난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미 창업된 벤처 기업과 어우러져 소위 열풍이 불었고, 여기에 투자자가 달려 들었지요.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대학생 창업까지 나오면서 과열 현상을 보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중심을 잡지 못하고 광풍처럼 몰려왔다 지나간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장성이라든가 기술성을 신중하게 보기 보다는 들뜬 분위기가 어느 정도 있었습니다.

  

사회자: 당시에는 좀 그랬던 것 같다는 말씀이시죠. 그렇다면 지금 활기를 띠고 또 기대가 많이 되고 있는 벤처산업의 분야들 성공 가능성이 어느 정도나 된다고 보시는지요.

MBC 뉴스초점 인터뷰


김홍선: 벤처는 항상 리스크가 있기 마련이지요. 문제는 변화의 키워드를 읽어 내어 새로운 시장과 기회를 창출해 내는 능력에 있습니다.

최근의 키워드는 융합과 모바일이고 세부적으로는 스마트폰, 소셜네트워크, 클라우드가 있습니다. 이 환경에서 중요한 것은 어플리케이션과 콘텐츠인데 소규모 기업에 적합한 분야이지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산업의 변화가 발빠르고 창의력을 갖춘 소규모 벤처가 잘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요. 사회적으로 봤을 때도 모바일 분야가 활성화되면서 업무형태나 라이프스타일이 바뀌게 됩니다. 사회 문화적으로 큰 상황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의 벤처열풍이 IT나 특정 분야에 머물러 있었다면 제2 벤처는 사회적 현상에 IT가 접목되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개념도 다르고 성공 가능성도 다릅니다
. 또한
과거의 시행착오로 인해 사업적 안목에 있어서 성숙해졌기 때문에 여러 모로 과거와 차이가 있습니다.

 
사회자:
성공한 벤처기업들도 분명히 많이 있기는 합니다마는 그렇게 성공하기까지에는 수많은 다른 벤처기업들이 실패를 하는 이런 게 통상적인 벤처산업계의 일이라고들 하는데요.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벤처들, 어떤 이유 때문에 사라진다고 보시는지요 

 

뉴스타임 스튜디오 생방송에 앞서 잠시 질문지를 보고 있는 장면


김홍선:
일단 경영자의 문제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
경영자나 직원들이 충실하게 기술개발을 하고 아이디어를 사업화해서 시장을 접근하기보다 얼른 투자를 받아서 회사를 빨리 키우는 데만 주력했던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관리라든가 투명적인 부분들이 많이 결여되게 되지요.

또한 이것에 편승해서 거품적으로 돈만 가지고 달려드는, 무늬만 벤처인 기업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무엇보다 벤처산업의 생태계가 형성되기도 전에 무너진 것이 아쉽습니다. 성공과 실패를 통해 좋은 사업가들이 생겨나는 토양을 마련했어야 하는데, 사회적으로도 인내심이 부족하진 않았었나

15주년의 안랩 (장기근속자와 함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부가 벤처 지원책은?

사회자: 내실이 결과만을 따려고 하는 그런 상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현 정부 들어서 지난 정부 시절에 있었던 정보통신부가 분산이 되어서 특히 IT 분야에 있어서 집중적 지원이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 않습니까? 그런데 요즘 들어서는 정부가 다시 IT 분야에 대한 지원책을 많이 내놓고 있는 상황인데 현장에서는 어떻게 보는가요? 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도 있는 것 같던데요.

김홍선: 사실상 실리콘 밸리는 정부의 지원이나 규제가 전혀 없는 것을 성공의 요인으로 봅니다. 그런 측면에서는 정부의 아무런 간섭이 없는게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상황은 대기업의 시장 지배력이 상당히 크고 글로벌 환경에 비해 폐쇄적입니다. 글로벌 환경과 맞지 않은 작은 시장에서 벤처기업들이 스스로 먹고 살 수 있는 규모나 환경이 척박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이 실제로 먹고 살 수 있는 생태계를 형성하는 것과 글로벌 표준 환경을 조성하는게 벤처 육성의 최우선입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정부가 어느 정도 신경을 써주는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사회자: 좀전에 말씀해 주신 생태계라는 측면을 언급을 해 주셨는데요. 구체적으로 정부가 어떤 지원을 하는 게 낫겠다,이렇게 보시는 건지요.

 

김홍선: 과거에도 있었고 지금도 가장 애로사항이 공정한 거래, 하청구조화 되는 사업 관계입니다. 이런 산업구조에서는 중소기업이 제대로 값을 받아서 발전된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여력이 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최근에 스마트폰이나 앱스토어가 생겨나면서 산업구조가 상생할 수 있는 수평적인 모델로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아이폰 사태에서 본 것처럼 글로벌 환경에 발빠르게 접목해 가지 않으면 도태됩니다. 많은 경험과 아이디어를 실험할 수 있는 장이 있어야, 아이디어가 실현되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를 치고 나갈 수 있는 창의적 사업이 피어날 수 있습니다.

 

결국 공정한 거래의 개방형 환경의 구축이야 말로 벤처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는 최소 요건입니다. 대기업도 이러한 생태계가 궁극적으로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는 확신을 가졌으면 합니다.

 

사회자: 작은 벤처기업들 입장에서는 대기업들의 측면에 있어서 무리한 요구들, 이런 것들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얘기 많이 하던데 결국 그런 말씀을 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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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벤처시대 창업열기 비교 신중한 이유

경영 이야기 2010.07.22 06:55
창업이 활기를 띈다고 한다. 이것이 벤처 산업으로 다시 연결될 지는 잘 모르겠다. 생계형 창업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의 환경 변화는 벤처의 재도약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과거 벤처 광풍과 비교한 변화에 대해 MBC "뉴스초점"에서 인터뷰를 했다. 그 내용을 바탕으로 블로그에 맞게 편집한 글을 포스팅한다


활기띠는 벤처업계2벤처시대 오나

 

사회자: 최근 들어 3D와 스마트폰, 녹색바이오 같은 산업들이 주목 받으면서 새로 창업하는 벤처기업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투자와 정부 지원책도 이어지면서 바람을 일으키는 모양세를 갖추고 있는 거죠. 때문에 제2의 벤처시대가 온다며 한껏 기대를 부풀리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거품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성공한 국내 대표 벤처기업 중 한 곳이죠,안철수연구소의 김홍선 대표와 함께 최근의 상황 또 필요한 대책들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반갑습니다. 새로 창업하는 벤처기업 수가 근래 무척 많이 늘고 있는 모양입니다. 주가가 급등한 업체들도 있고 이래서 벤처기업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르네상스가 왔다, 이런 말들도 있는 모양인데 요즘 분위기는 어떤가요?

 

김홍선: 과거에 벤처가 막 창업되고 붐을 일으킬 때처럼 피부로 느끼지는 못하지만 창업이 꾸준하게 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선 그 배경은 3가지 경우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첫째, 스마트폰이나 녹색산업과 같은 패러다임 변화

둘째, 과거 벤처를 창업해서 기술개발하며 준비해 온 것들이 실적화

셋째, 벤처직원으로 일하면서 배운 경험으로 스스로 창업에 나서는 젊은이들

과거 벤처기업이 성공했든 실패했든 10년 이상의 고생은 값진 경험입니다. 비록 경영에 대해 준비가 덜 되어 있었지만 시행착오 끝에 터득한 경영마인드와 실력은 값진 것입니다. 그런 정신으로 내실 경영을 기하는 것은 긍정적 측면입니다.

  

사회자: 조금 전에 그래프가 나가는 걸 보면 3년 전하고 지금하고 비교해 봤을 때 한 6000여 개 정도가 더 는 걸로 집계가 돼 있는 상황인데 이렇게 벤처기업들이 는 것 좀더 구체적으로 말씀을 해 주신다면요?

  

김홍선: 무엇보다 최근에 스마트폰, 3D, 바이오, 소셜네트워크와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이 두드러집니다. 이는 지축을 흔드는 큰 변화이고 전 산업의 구도가 바뀌는 겁니다. 이 변화의 열쇠는 혁신과 창의적인 아이디어입니다. 따라서, 1인 기업이든 벤처기업이든 간에 소규모 창업을 통해 열심히 노력함으로써 꿈을 실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2000년도 벤처 광풍과 차이점은?
 

사회자: 지난 2000년 앞서도 말씀을 좀 해 주셨는데 좀더 강한 표현을 빌면 2000년도에는 벤처광풍이 불었다,이런 말도 있었지 않습니까? 그때와 지금 상황,좀더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라졌다고 볼 수 있을까요?


김홍선:
우선 그 당시 국내와 해외의 시대적 상황을 돌이켜 볼 필요가 있습니다
. 물론 한국에도 벤처성 중소기업이 80년대부터 있었지만 그 전환점은 90년대 후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IMF 시기에 대기업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있었습니다
. 대기업이 아예 무너진 곳도 있지요. 그러한 대기업에서 나온 분들이 많이 창업을 많이 하거나 벤처 기업에 참여했습니다. 한편 미국에서는 기존의 벤처 생태계가 닷컴 열풍을 통해 급속도로 불어 났고 그 바람은 한국에도 거품성의 벤처가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난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미 창업된 벤처 기업과 어우러져 소위 열풍이 불었고, 여기에 투자자가 달려 들었지요.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대학생 창업까지 나오면서 과열 현상을 보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중심을 잡지 못하고 광풍처럼 몰려왔다 지나간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장성이라든가 기술성을 신중하게 보기 보다는 들뜬 분위기가 어느 정도 있었습니다.

  

사회자: 당시에는 좀 그랬던 것 같다는 말씀이시죠. 그렇다면 지금 활기를 띠고 또 기대가 많이 되고 있는 벤처산업의 분야들 성공 가능성이 어느 정도나 된다고 보시는지요.

MBC 뉴스초점 인터뷰


김홍선: 벤처는 항상 리스크가 있기 마련이지요. 문제는 변화의 키워드를 읽어 내어 새로운 시장과 기회를 창출해 내는 능력에 있습니다.

최근의 키워드는 융합과 모바일이고 세부적으로는 스마트폰, 소셜네트워크, 클라우드가 있습니다. 이 환경에서 중요한 것은 어플리케이션과 콘텐츠인데 소규모 기업에 적합한 분야이지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산업의 변화가 발빠르고 창의력을 갖춘 소규모 벤처가 잘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요. 사회적으로 봤을 때도 모바일 분야가 활성화되면서 업무형태나 라이프스타일이 바뀌게 됩니다. 사회 문화적으로 큰 상황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의 벤처열풍이 IT나 특정 분야에 머물러 있었다면 제2 벤처는 사회적 현상에 IT가 접목되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개념도 다르고 성공 가능성도 다릅니다
. 또한
과거의 시행착오로 인해 사업적 안목에 있어서 성숙해졌기 때문에 여러 모로 과거와 차이가 있습니다.

 
사회자:
성공한 벤처기업들도 분명히 많이 있기는 합니다마는 그렇게 성공하기까지에는 수많은 다른 벤처기업들이 실패를 하는 이런 게 통상적인 벤처산업계의 일이라고들 하는데요.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벤처들, 어떤 이유 때문에 사라진다고 보시는지요 

 

뉴스타임 스튜디오 생방송에 앞서 잠시 질문지를 보고 있는 장면


김홍선:
일단 경영자의 문제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
경영자나 직원들이 충실하게 기술개발을 하고 아이디어를 사업화해서 시장을 접근하기보다 얼른 투자를 받아서 회사를 빨리 키우는 데만 주력했던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관리라든가 투명적인 부분들이 많이 결여되게 되지요.

또한 이것에 편승해서 거품적으로 돈만 가지고 달려드는, 무늬만 벤처인 기업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무엇보다 벤처산업의 생태계가 형성되기도 전에 무너진 것이 아쉽습니다. 성공과 실패를 통해 좋은 사업가들이 생겨나는 토양을 마련했어야 하는데, 사회적으로도 인내심이 부족하진 않았었나

15주년의 안랩 (장기근속자와 함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부가 벤처 지원책은?

사회자: 내실이 결과만을 따려고 하는 그런 상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현 정부 들어서 지난 정부 시절에 있었던 정보통신부가 분산이 되어서 특히 IT 분야에 있어서 집중적 지원이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 않습니까? 그런데 요즘 들어서는 정부가 다시 IT 분야에 대한 지원책을 많이 내놓고 있는 상황인데 현장에서는 어떻게 보는가요? 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도 있는 것 같던데요.

김홍선: 사실상 실리콘 밸리는 정부의 지원이나 규제가 전혀 없는 것을 성공의 요인으로 봅니다. 그런 측면에서는 정부의 아무런 간섭이 없는게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상황은 대기업의 시장 지배력이 상당히 크고 글로벌 환경에 비해 폐쇄적입니다. 글로벌 환경과 맞지 않은 작은 시장에서 벤처기업들이 스스로 먹고 살 수 있는 규모나 환경이 척박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이 실제로 먹고 살 수 있는 생태계를 형성하는 것과 글로벌 표준 환경을 조성하는게 벤처 육성의 최우선입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정부가 어느 정도 신경을 써주는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사회자: 좀전에 말씀해 주신 생태계라는 측면을 언급을 해 주셨는데요. 구체적으로 정부가 어떤 지원을 하는 게 낫겠다,이렇게 보시는 건지요.

 

김홍선: 과거에도 있었고 지금도 가장 애로사항이 공정한 거래, 하청구조화 되는 사업 관계입니다. 이런 산업구조에서는 중소기업이 제대로 값을 받아서 발전된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여력이 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최근에 스마트폰이나 앱스토어가 생겨나면서 산업구조가 상생할 수 있는 수평적인 모델로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아이폰 사태에서 본 것처럼 글로벌 환경에 발빠르게 접목해 가지 않으면 도태됩니다. 많은 경험과 아이디어를 실험할 수 있는 장이 있어야, 아이디어가 실현되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를 치고 나갈 수 있는 창의적 사업이 피어날 수 있습니다.

 

결국 공정한 거래의 개방형 환경의 구축이야 말로 벤처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는 최소 요건입니다. 대기업도 이러한 생태계가 궁극적으로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는 확신을 가졌으면 합니다.

 

사회자: 작은 벤처기업들 입장에서는 대기업들의 측면에 있어서 무리한 요구들, 이런 것들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얘기 많이 하던데 결국 그런 말씀을 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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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언론사 CEO의 스마트폰 충격 반응은?

경영 이야기 2010.04.12 11:57
금요일 저녁 걸려온 한통의 전화




각종 스마트폰 세미나

지난 금요일 저녁 8시경, 퇴근하려고 준비 중인데 휴대폰이 울렸다. "금요일 이 시간에는 보통 연락이 없는데.." 하면서 번호를 보니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어느 언론사 대표였다. 오랫만의 전화라서 혹시 무슨 일이 있나 했는데 그냥 안부 전화였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어수선한 최근의 심경을 털어 놓았다. "너무 정신없네요. 내부적으로 스마트폰 신규 사업 준비하느라 정신없는데,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요.. 이번 주만 해도 아이패드 발표 소식에 트위터나 블로그에서 난리가 났던데요. 스마트폰이나 소프트웨어 이슈 때문에 여기저기서 강의 부탁이나 문의도 많고, 위원회다 협의회다 해서 부르는 곳도 많고. 그런데, 모두 안절부절하는 느낌이예요. 한마디로 카오스(chaos 혼돈) 같습니다."

언론사 대표의 즉각적인 답변은, "지금 다 그래요. 뭐를 해야 하는데, 불안하기도 하고 그런 것 같아요".
"글로벌 기업은 좀 낫지 않아요? 아이폰이 어제 오늘 얘기인가? 우리 나라나 늦게 들어왔지."
"이 정도일 줄 몰랐나봐요. 휴대폰 제조 대기업도 크게 당황하고 있어요"
"통신사는 더 고민이 많겠네요?"
"그 10배쯤 되어 보입니다."

"인터넷 혁명 때와 틀리네요? 지금 포털, 게임 등 대형업체로 성장한 사람들 많이 만나곤 했잖아요? 그래도 지금처럼 혼란스럽지는 않았었던 것 같은데.."
"그렇지요. 그때에 비하면 마치 쓰나미가 몰려온 느낌이지요"
"한 5년 뒤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되어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걸리겠어요? 1-2년 내에 엄청난 변화가 예상됩니다"

"산업 구조, 시장 지배력, 사업 모델 등 모두가 바뀌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비즈니스 권력의 변화 아닐까요? 안주해 왔던 권한과 영역을 뺏기는 것에 대한 불안감은 있겠지만, 사업 기회도 있지 않겠어요? 사장님도 고민이 많으시지요."
"그래서, 답답한 마음에 이 시간에 전화하는 것 아닙니까? 언제 소주나 한잔 하시지요."


지축을 흔드는 변화

'지축을 흔드는 변화'는 전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3-5년 뒤의 세계가 크게 바뀌어 있을 것은 명약관화하다. 그 변화가 한참 진행형이라서 지금 분주하고 어수선할 뿐이다. PC와 인터넷 혁명 시기와는 규모나 질적으로 차원이 다르다. 전화를 마치고 현재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서 곰곰히 몇 가지 키워드를 생각해 보았다.


첫째, 산업 전반의 사업 모델을 흔들고 있다. 2009년도 언론사 매출은 온라인 오프라인 합쳐서 2008년도 대비 27% 감소했다고 한다. 모든 미디어의 수익 모델인 광고의 방향이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 시대에는 바뀌고 있다. IT는 어떠한가? 하드웨어와 통신 비용은 급속히 떨어지는 반면 에너지 비용에 더 신경써야 한다. 클라우드가 인기를 끄는 이유다. 개성을 존중한 개인화(Personalization)에 맞추지 못한 대량(Mass-*)에만 익숙한 기업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이런 변신을 위해서 경영자 관점에서는 기존 조직은 끊임없는 개혁의 대상이 될 것이다.

둘째, 과거의 축적된 기술적, 문화적 자원들이 응집력을 발휘하고 있다.
컴퓨터가 정보 기기로 진화하면서 인터넷, 통신 기술은 보통 사람들의 생활 속에 자리 잡았다. 디지털화된 세상 속에 살면서 수많은 정보와 콘텐츠를 우리는 이미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스마트폰, 모바일 인터넷, 3D 디스플레이, 클라우드, 소셜네트워크 등의 연구 개발된 기술들이 폭발적 모멘텀을 발휘하고 있다. 마치 마그마가 응집되어 폭발하는 것처럼 별개로 준비된 과정들이 한꺼번에 폭발하는 느낌이다.  

셋째, 사회 전반적으로 입체적으로 영향을 준다.
지금의 문제는 IT 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다.기업 경영의 전략, 개인의 라이프스타일, 시민 서비스 등 각 개인이 먹고 사는 문제와 삶의 질 측면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개인의 지식과 정보력과 힘이 강해지면서 기업과 정부의 역할도 재조명되고 있다. 경제적 위기와 환경이 중요해진 시대에 정부의 역할은 커졌지만, 실질적 영향력을 받쳐 주기 위한 재정 건전성과 투명성은 많은 감시에 시달리게 된다. 산업 시대에 적합했던 교육 체제도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이와 같이 클라우드, 스마트폰, 소셜네트워크, 인터넷 등이 만들어 내는 혁명의 현장은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기존에 지배하던 인프라와 정보력을 통해 편안하게 사업하던 시기는 끝나고 있다. 사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편리하게 플랫폼과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 민간이든 정부이든 개인이든 상관이 없다.

얼리어답터들이 정신없이 쏟아내는 정보에 어리둥절하게 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차분하게 개인이나 기업이나 중심을 잡는 것이다. 기업은 자신의 업(業)의 본질과 사업 모델을 고민해야 하고, 개인은 이런 변화 코드에 자신의 역량을 맞추어 기회로 바꾸어야 한다. 정부는 글로벌 사회 변화에 한국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역할 재조명을 해야 한다.

주말에 이런저런 생각해 본 결과, CEO로서의 나의 역할은 중심을 잃지 않는 마음가짐이라고 다짐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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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연구소 CTO로서의 첫 당부사항 공개 (2)

경영 이야기 2009.06.21 13:37
(전회에 이어)
지난 2008년 2월 CTO가 된 후에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입니다. 그 동안 많은 변화가 이루어졌고 아직도 연구개발, 조직문화, 해외사업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CEO이지만 당시 CTO 시기에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가 다른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공개해 드립니다.

안철수연구소 CTO가 된 후 첫 메시지 공개 (1) [첫편 링크]

3. 당부사항

 

저는 개인적으로 "꿈을 꿀 수 있고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춘 하드워커(hard-worker)"를 좋아합니다. Hard-worker라 함은 회사에 오래 앉아 있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열정적으로 일에 몰입할 수 있는, 끊임없이 의지를 불태우는 사람을 말합니다. 물론 여러분이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되기를 강요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제 오랜 경험으로는 이런 분들이 보람과 행복을 많이 가져가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젊음, 결코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이 시간을 소중하고 값지게 보냅시다. 실패도 훈련이고 좌절도 훈련입니다. 그러나, 시도도 해 보지 않은 시간은 무의미할 뿐입니다. 구글(Google)에서는 나이스(nice)하게 실패하는 것을 장려한다고 합니다 (Google encourages to fail nicely). 그만큼 창의적인 노력을 최대의 가치로 둔다는 점입니다. 꿈을 이루어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몇 가지 첨언하면,

1) 스스로 일류가 되도록
 
노력합시다

 

우리의 영역을 국경이 지켜주지 못합니다. 글로벌하게 하나의 시장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경쟁 상대는 한국 내의 다른 기업에 있는 친구나 선후배들이 아닙니다. 구글(Google), 시만텍(Symantec),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에서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인도에서, 중국에서, 러시아에서 우리의 경쟁자들은 꿈을 불태우고 실력을 연마하고 있습니다. 저도 그 회사의 CTO와 경쟁해야 하고, 팀장들은 그 회사의 팀장들과기술자들은 그 회사의 기술자들과, 마케터는 그 회사의 마케터를 경쟁 상대로 삼아야 합니다여러분 각자가 일류가 되어야 안철수연구소가 일류기업이 됩니다. 일류가 되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 안철수연구소의 동료들로부터 배웁시다. 저도 여러분들의 경험과 전문성을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2) 자기의 제품과 서비스에 자신감(confidence)을 가집시다.

 

저는 지는 것을 아주 싫어합니다. 안철수연구소의 제품과 서비스가 타사보다 못하다는 얘기는 듣고 싶지 않습니다. 프라이드(Pride)가 없는 제품을 만들 생각을 하지 마십시오. 과거에 어떻게 했든 모두 잊어 버리고, 이제부터 우리가 만드는 제품과 서비스는 '명품'을 만든다는 각오로 정성을 기울여야 합니다. 남들이 하는 것 흉내내지 말고, 고객이 찡할 수 있는 가치를 전달(delivery)합시다.

 

3) 완벽을 기합시다.

 

안철수연구소의 최대 가치는 믿음과 신뢰입니다. '보안'업체이기 때문에 고객들이 믿는 것이고, 깨끗하고 투명한 기업 문화 덕택에 신뢰를 받습니다. 우리는 그에 보답하는 치밀함과 섬세함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사소한 문제라도 남에게 던지지 마십시오. 누군가 챙기겠지 하지 마시고, 여러분의 손끝에서 고객이 사용할 제품과 서비스가 탄생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한번 더 파이널 터치(final touch)를 하십시오. 여러분의 노력 덕택에 고객은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고, 그 모습에서 희열을 느끼십시오. 

 

다시 한번 같이 일하게 된 계기를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저와 언제라도 대화를 원하시면 제 문은 항상 열려 있고, 이메일이든 메신저이든 환영합니다. 여러분이 신나게 일할 수 있는 것이라면, 최선을 다해서 돕겠습니다.

 

일부 부서는 오늘부터 주말 기간에 이사를 준비하느라 바쁘시겠습니다. 편안한 주말 보내시고 월요일 아침부터는 새로운 각오로 재미있게 일해 봅시다. 10층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김홍선


이 메시지 하나로 기업 문화가 하루 아침에 바뀌기는 힘들겠지만, 적어도 나는 이런 변화가 필요하다고 확신했고, 현재도 그런 원칙으로 경영에 임해왔다. 나는 조직의 관료화는 반드시 도려내야 할 암적인 존재라고 생각한다.

회의 문화가 첫번째 개혁 대상이었다. 우선 내가 주재하는 회의 시간을 30분으로 조정하고, 준비 자료는 3 페이지가 넘지 않도록 했다. 절대로 파워포인트 잘 만드느라 시간 낭비하지 않도록 당부하며.. 그 후 안철수연구소에는 회의실마다 다음 그림과 같은 표어와 시계가 비치되어 있다. 


굳이 여러 부서가 다함께 모여야 하는 안건을 제외하고는 직원들의 자리에서 선 채로 바로바로 결정이 되도록 유도했다. 나는 직원들을 사무실로 불러서 보고받는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사무실에 돌아다니면서 실무자의 자리에서 서서 결정하는게 가장 정확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항상 모자랐던 회의실이 지금은 여유가 있다. 점차 회의실 공간을 더 효율적인 방안으로 활용하고 있다. 

안철수연구소는 고객으로부터 외면을 받고 불평을 들었던 이유를 처절하게 깨달아야 했다. 나는 고객을 모르는 엔지니어는 프로가 아니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직장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만들어 자족하는, 그런 취미 생활하는 곳이 아니다. 

한편 연구개발(R&D) 직원들도 현장의 고객 사이트로 나가도록 독려했다. 영업부에서는 R&D의 반발이 클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지만, '자신이 만든 제품이나 기술을 다른 사람이 사용하는 것을 보았을 때의 기쁨' [관련 블로그 링크]을 느낄 줄 알아야 진정한 엔지니어라는 내 소신을 바꾸지 않았다. 내가 만난 톱클래스 엔지니어들은 모두가 고객의 목소리에 적극 귀를 기울이는 자세를 가졌다.


아직도 안철수연구소의 개혁은 진행형이며, 앞으로 영원한 미래형이 될 것이다. 안랩의 핵심가치를 직원들이 체화(體化)시키면서 세계 시장에서 실력으로 승부하겠다는, 아니 해야만 한다는 현실을 철저히 깨달을 깨닫도록 계속 매진해야 한다. 

내가 얼마나 안철수연구소의 CEO로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CEO로 있는 동안 CTO로서 보낸 첫 메시지를 간직하며 살 것이다. 안랩을 글로벌하게 성공한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는 나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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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연구소 CTO가 된 후 첫 메시지 공개 (1)

경영 이야기 2009.06.20 15:39

내가 안철수연구소에서 임원진으로 선임된 것은 작년(2008년) 2월이다. 안철수연구소는 조직이 커지면서 비대화, 관료화의 성장통을 앓고 있었다. 매출 구조는 V3 위주에 머물러 있는 상황에서 신제품 사업과 새로운 수익원 발굴이 부진했고, 대표 제품 V3의 경쟁력도 흔들리고 있었다. 특히 고객이 많아지면서 고객과 멀어지게 되는 심각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바로 외국산 엔진을 수입해 한글 포장만 해서 무료로 무차별하게 배포하는 새로운 풍속도가 나오면서, 혼란에 빠진 V3 사업도 재정립이 필요했다. 해킹과 악성코드는 급증하는 상황에서, 정작 중요한 정보 보안이 본질을 벗어나 마케팅 용도로 전락해갔다. 안철수 박사가 지적한 바와 같이 정보 보안의 생명인 '사명감'보다 돈벌이로 비추어지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어쨌든 정보 보안 기업의 대표로서 책임감있는 실력을 보여 줌과 동시에 성장 엔진을 만들어야 할 과제가 눈 앞에 있었다.

(그 이후 연구개발에 집중한 결과 V3 경쟁력 전반에서 변화와 발전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고객과 시장의 요구에 맞는 신개념의 V3 신제품의 연구 개발에 주력한 결과,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계속적인 신제품 출시를 하고 있다. 아울러 신기술 개발, 조직문화, 해외수출 등 전반에 큰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올해 4월말 세계 최경량 신개념의 통합백신 V3 IS 8.0 발표


무엇보다 내부적으로 혁신적인 변화와 신속한 실행 문화가 절실했다. 지난해 초반 당시에 백신 위주 사업에 안주해왔던 기업 분위기는 위기 상태였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10월 CEO가 된 이후에도 지금까지 위기경영의 기조는 계속 유지되고 있다. 내 기준에는 여전히 위기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영 속도와 체질 개선을 위해 경영체제를 CEO / CTO / CLO 구조로 바꾸고, 전체 조직을 5 계층(tier) 구조에서 3 계층(tier) 구조의 신속한 의사결정 체제로 바꾸었다. 또한 스태프 조직은 과감히 제거하거나 군살을 크게 줄이는  큰 수술이 시작되었다.

당시 연구소, 악성코드 분석센터(ASEC), 제품 기획, 인터넷 사업을 포함해서 12개 팀, 300명 이상의 인원을 담당한 CTO의 중책을 맡은 나로서는, 이 변화를 이끌기 위해 어떻게 직원들과의 소통해야 할  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다음 메시지는 2008년 2월 22일 CTO로서 직원들에게 보낸 첫 메일로서 당시 변화의 당위성을 설득하고자 하는 나의 고민을 담고 있다
. 그 이후 안철수연구소의 변화 과정과 앞으로의 행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까하여 여기에 게재한다. (내용이 길어서 2회에 걸쳐서 내 보낸다.)

직원 여러분,

 

CTO로서 여러분들과 같이 꿈을 이루어나갈 김홍선입니다. 여러분과 같이 일하게 된 것을 무척 기쁘게 생각합니다. 저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앞으로 같이 생활하면서 알게 될 기회가 많을 겁니다. 몇 가지 저의 생각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1. 운영 철학

       

1) Fun - '재미있게 일하자'입니다. 비즈니스 마인드(Business mind)로 일할 때, 오너쉽을 가지고 일할 때 가장 재미 있습니다즐겁게 일을 찾아서 하는 태도(attitude)로 일 자체에서 재미를 만끽하는 문화를 만들어 갑시다.

2) Creativity - 창의력은 기업과 개인을 위해서 가장 가치가 큰 일입니다. 꿈을 꾸는데 제한을 두지 마십시오. 우리의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방법이 있습니다. (자체 구현, M&A, Alliance ). '보안'으로만 국한하지도 마십시오. 꿈을 만들어가는데 우리의 비젼이 있습니다.

3) Innovation - 모든 것은 혁신(innovation)의 대상입니다. 제품 혁신(Product innovation), 기술 혁신(Technology innovation), 프로세스 혁신(Process innovation) 등. 프로세스와 규정은 우리가 합리적으로 일하기 위한 도구일 뿐입니다. 시대에 안 맞고, 우리 환경에 안 맞고, 우리가 일하는데 방해가 되면 과감히 개혁해야 합니다.  혁신(innovation) 창의성(creativity)이 합쳐질 때 차별화의 길이 보입니다.

 

2. 조직 변화에 대해

 

이번 조직 변화에 어떤 분들은 너무 성급하게 추진해서 부작용이 있지 않을까 우려를 하더군요. 본래 이런 구조적 개혁은 전광석화처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본래의 정신에 맞게 정착할 수 있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치밀한 업무 분석과 자원 배치가 고려되었습니다. 그리고, 시장 변화에 맞추어, 여러분들의 니즈에 맞추어 유연(flexible)하게 운영할 겁니다. 절대로 고정된 개념으로 받아들이지 마십시오.

 

금번 조직의 정신은 역동적인 변화 의지입니다. 외부 시장은 크게 요동치고 있고 환경 변화가 극심합니다. 개방화되는 사회, 글로벌 대기업의 무차별 확장, 개인화로 인한 고객 니즈의 다양성 등. 사회 어느 위치에 있든지 빨리 변화할 수 있고 적응할 수 없으면 도태될 수 밖에 없습니다. 항상 위기는 기회가 같이 옵니다. 우리에게는 무한한 가능성도 열리는 시대인 것입니다. 안철수연구소가 앞서 이런 변화를 추진한다고 생각하십시오.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이런 변화를 앞서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조직 변화를 통해 슬림화된 구조를 느끼실 겁니다. 무엇보다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급격하게 줄었습니다. 바꾸어 생각하면 여러분 각자의 업무가 회사의 결과(output)에 직결되는 것을 체험하게 될 겁니다. 한편 수평적 구조가 되었기 때문에 여러분이 어느 위치에 있든지 책임있게 일을 처리해 주어야 회사가 제대로 돌아갑니다. 따라서, 여러분 개개인의 의식의 변화를 부탁 드립니다.

 

1) 커뮤니케이션 시간 단축

 

모든 내부 커뮤니케이션(internal communication)과 정보 공유는 극대화하되 그 절차와 형식은 최대한 줄여서 효율의 극대화를 꾀합시다. 회의 시간 줄이고, 회의 자체를 줄이고, 회의 기다리는 시간도 줄이고, 회의를 위한 과도한 준비도 줄이십시오. 저는 내부 보고서를 작성하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예쁘게 준비된 자료, 즉 pretty graphics보다 내용 자체가 중요합니다. 물론 고객에게 제공하는 자료는 최대한 정성을 해서 준비해야 하지만, 우리 내부에서는 서로가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한 도구일 뿐인데 지나친 정성은 낭비입니다.

 

2) 실무자의 목소리 적극 반영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판단하는 기준은, 즉 제품과 사업 방향에 대한 정확한 판단은 실무자들이 누구보다 잘 압니다. 여러분들의 목소리가 적극 반영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꾸겠습니다. 팀장(관리자)는 이를 사업화시키는 주체이지, 단순히 각 직원의 업무를 관리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관리'보다 고객을 향하는 가치를 창출하는 '시스템' '의지'에 의해 움직일 수 있도록 합시다.

 

3) Transparency(투명성)

 

이슈(Issue)가 없는 회사가 없고, 이슈가 없는 프로젝트가 없습니다. 문제는 이런 이슈들을 피하고 정확하게 사실 공개(fact-finding)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누구든지 실수는 하게 마련입니다. 그런 경우에도 항상 솔직하게 사실들(facts)를 전부 공개해야, 해결책이 나옵니다. 먼저 이슈를 밝히는데 있어서 빠르면 빠를수록 해결책이 빨리 나오고 문제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투명한(transparent) 업무 진행, 투명 커뮤니케이션의 정착이 회사 업무에서 중요한 것입니다.

 

4) Flexibility(유연성)

 

수직적 문화에서 플랫(flat)한 구조로 갈 때 가장 힘들어하는 변화가 유연성(flexibility)에 대한 적응입니다. 회의 시간 줄이라고 커뮤니케이션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활발한 정보 공유를 하되 그 틀을 바꾸라는 것입니다. 자리에서 얘기할 수 있고, 메신저로 상의할 수 있고, 커피마시면서도 중요한 결정을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인력 구조, 업무 조정, 모두 유연한 사고로 움직이기 바랍니다. 어떤 업무가 특정 부서에서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회사에 도움이 된다면 어느 위치에 있든지 아이디어를 내고 실현하고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유연한 사고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살아날 수 있는 기업 문화, 저희가 우선적으로 바꾸어 나가야 할 자세입니다.


안철수연구소 CTO로서의 첫 당부사항 공개 (2) [다음 회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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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박사와 10년전 만남을 생각하니

경영 이야기 2009.06.19 16:03

"나는 술 잘 마셨었는데 억울해요"

무릎팍 도사에서 술 얘기가 나오면서 안철수 박사가 한 얘기다. 회사 CEO를 하는 과정에서 크게 아프게 되었고, 그래서 술을 완전히 끊게 되었된 과정을 설명하면서였다. 그래서, 자신은 본래 전혀 술을 안 하는 줄로 사람들이 인식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말은 맞다. 나는 안철수 박사와 술을 해 본 증인(?)이다. 초창기에 내가 운영하던 회사와 안철수연구소는 공동 제품을 만들었다. 우리의 네트워크 보안 기술과 안철수연구소의 백신을 결합한 'V3 바이러스월'이었다. 이 제품은 새로운 개념을 열었고, 장영실상도 받는 영광을 차지했다.

▲안철수 박사와 공동으로 장영실상을 수상한 후 기념사진


공동 개발을 마치고 성공을 기원하는 회식 자리에서였다. 10년도 넘는 일이라 기억은 희미하지만, 근처 통닭집에서 생맥주를 같이 한 적이 있다. 그리고 안철수 박사가 "나는 술을 먹으면 더 또렷해지는 스타일이다. 술을 밤새워 마시고 나서 항상 내가 모든 사람 택시태워 보내고 멀쩡하게 집으로 들어간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다른 이들에게도 같은 증언을 들은 바 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안철수 박사가 과로로 인한 간염으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얘기를 접하고 삼성의료원에 급히 달려갔다. 하긴 7년 동안 4~5시간밖에 안 자고 백신을 만들고, CEO가 된 후에는 유학(이때가 1차 유학으로 펜실베이니아대학 공대 공학석사를 받았다.)을 가서 공부와 경영을 병행하느라 이틀에 한 번 꼴로 밤을 새웠으니, 체력이 어떻게 버티겠는가. 그 이후로 안 박사는 술을 완전히 끊었다. 

안철수연구소의 건물에 관한 스토리

다음은 회사 사무실의 역사에 관해서다. 회사 행사에서 직원들 대상으로 퀴즈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다
. 문제 중의 하나가 안철수연구소가 창업부터 몇 번 이사를 다녔느냐였다. 최근에 들어온 직원들이 많아서인지 잘 맞추지 못했다. 나는 지금이 6번째인 것을 아는데..

 

첫 사무실이 있던 한판빌딩

그제서야 안철수 박사를 만난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바뀐 건물에 적어도 한 번 이상은 가 보았으니 정확히 기억할 수밖에 없다. 체험을 통한 기억이 오래 간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한편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났구나하는 생각에 내 나이를 돌아보게 된다. 안철수 박사와 같은 시점에 정보 보안 사업에 뛰어든 지 어느덧 올해로 14년째가 된다.


안철수연구소의 실질적 초석이 된 오영 빌딩

내가 안철수 박사를 처음 만났던
2번째 위치는 남부 터미널 근처 건물이었다. 지금도 그 위치를 정확히 기억하는 이유는 건물 주위가 온통 모텔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서울 시내에 모텔이 그렇게 밀집해있는 지역을 처음보았다. 지금도 모텔이 상당히 많은 타운이라고 알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 모텔이라면 생각나는 부정적 인식, 그리고 그와 연관된 어두운 서비스 간판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도저히 사무실이 있는 곳 같지가 않았다.

모텔 타운 한복판에 있던 오영빌딩

그런데, 이 건물은 안철수연구소의 중요한 초석이 된다. 안철수 사장이 미국 유학을 마치고 복귀한 시점이었다. 또한 대주주인 한글과컴퓨터에 마케팅을 의존하고 있던 사업 모델에서 탈피해서, 비로소 안철수연구소 (당시 이름으로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가 독자적으로 영업 조직을 갖추고 회사의 모양을 갖추었다. 현재 안철수연구소의 권영찬 차장이 1호 영업 사원이었다. 비록 직원들 월급주기 빠듯한 상황이었지만

 

규모가 20명도 채 안 되었던 것 같다. 내가 하던 회사도 20명 내외였으니까 비슷한 규모여서 동병상련의 처지를 얘기했던 기억이 난다. 정보 보안사업을 한다고 하면 돈이 되겠느냐?’며 주위에서 한심하다는 눈길을 받을 정도였으니.. 벤처 기업이라는 개념도 없었고, 중소기업은 대기업 계열사의 하청업체 정도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였다. 게다가 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한 인식은 지금보다도 훨씬 열악했다. 그 곳에서 안철수연구소의 주춧돌이 탄탄하게 놓여진다.


미국 기업의 거액 인수 제안을 거절한 시점이 이때이며, 인간 안철수가 TV를 타게 된 계기인 '성공시대'가 바로 여기에서 촬영된다. (나도 동종업계 기업인으로 인터뷰를 하면서 TV에 최초로 출연하는 영광을 얻었다)

도약의 발판 우영 벤처 타워

CIH 바이러스 대란을 통해 도약한 우영 벤처 타워

그 다음 옮긴 곳이 강남역에서 양재역 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우성아파트 근처에 있던 건물이었다. 내가 찾아가려고 하니까 안 사장이 찾기 쉬울 거예요. 바나나클럽이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 없대요.”라며 설명해주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건물은 술집 네온사인이 휘황찬란한 그 가운데 있었다. 지나쳐 보기는 한 지역인데 정말 부근에서 바나나클럽을 물어보니 바로 가르쳐 준다.

그 건물이 안철수연구소가 본격적으로 도약하는 공간이 된다. CIH 바이러스가 터지고 망가진 PC를 들고서 번호표 들고 기다리던 곳이 바로 그 곳이다. 마침 나도 길 건너편에 있었기에 같이 만나서 식사를 한 적이 있는데, 과거보다 훨씬 여유가 생기고 CEO다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와 같이 모텔 타운에서 기초를 만든 2번째 건물을 거쳐 술집 한가운데 있는 우영 벤처 타워에서 보안 업계 처음으로 매출(수주액) 100억원을 돌파했.


그 후에서야
IT 기업들이 주로 있던 강남 테헤란로 부근과 수서 시대를 거쳐 지금 여의도에 위치하게 되었다. 모텔 타운에서 초석을 다지고, 술집 타운에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후, 벤처 타운에서 코스닥 상장을 이루었다. 그리고 나서 지금은 순복음교회 부근의 교회 타운이다.

이 곳을 우리가 글로벌하게 도약하는 계기로 삼고 싶은게 안철수연구소 CEO인 나의 꿈이다. 2년 뒤에는 판교 사옥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 때에는 세계에서 인정받는, 세계 각지의 파트너와 고객을 상대로 하는 진정한 글로벌 기업의 위상으로 입주하고 싶다. 그래서, 영혼이 있는 기업, 정직하고 투명한 기업의 철학을 이어 갈 것이다.


무릎팍 도사에서 안철수연구소의 역사를 설명하는 녹화 과정에서 건물 얘기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최종 방영에서는 제외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안철수연구소의 역사에 대해
 몇 자 적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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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과 상생없이 한국의 미래는 없다

경영 이야기 2009.04.04 13:54

"공정한 시장과 산업의 생태계" 

역사적으로 급격한 사회 발전의 기폭제가 되고 국민에게 혜택을 극대화한 견인차는 혁신의 정신이었다. 그리고, 항상 이러한 혁신의 중심에는 뛰어난 지도자가 있었다. 조선왕조 500년 동안 세종 대왕이 이룩한 업적이 나머지 왕들의 치세를 합친 것보다 위대하다. 세계적으로 가장 과학적이라고 인정 받는 문자를 창제하고 각종 과학 기술을 발전시킨 것은 백성을 긍휼히 생각하는 세종 대왕의 인간성과 천재성이 만들어 낸 작품이다.

비록 현재 미국 자동차 산업의 불꽃이 꺼져가는 형국이지만, 100년 전부터 전설적인 기업가들이 미국을 자동차 강국으로 만들었다.

헨리 포드는
T 모델을 통해 자동차의 보편화를 실현했고, 알프레드 슬론(Alfred Sloan)은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 구성과 고객 중심 경영(그는 회사로 가기 전  대리점으로 직접 출근해서 그곳에서 업무를 지시한 것으로 유명하다. 고객의 목소리를 회사 내로 전파하는 소위 '현장경영'을 몸소 실천한 것이다)으로 포드를 꺾고 70GM 왕국을 열었다. 혁신을 게을리한 현 경영진 때문에 이러한 선구자들의 업적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또한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기업의 창업자들은 근면함과 열정으로 굴지의 기업으로 키웠다
. 모두가 기업가 정신에 투철했고 불굴의 정신으로 아프리카보다 인정을 못 받던 나라를 세계에서 존경 받는 국가로 만드는데 크게 기여했다. 그 외에도 많은 선각자들이 곳곳에서 공헌한 덕택에 압축 성장이라는 키워드로 상징되는 한국의 산업화는 성공했다.

IT와 벤처 모델은 미국에서 직수입

정보화 시대에 들어서면서 중소 벤처 기업이 이런 정신을 이어 받는 것처럼 보였다
. 한국의 역동적인 기질에 힘을 받아 IT 강국이라는 한국 브랜드가 탄생하는데 기여했다. 한국의 재벌 구조는 일본의 게레츠(
系列)와 맥을 같이 하지만, 벤처 기업은 미국에서 직수입한 모델이다. 마치 전통 산업은 일본의 기술과 노하우 덕을 보았지만, 정보화 시대를 이끄는 IT는 미국에서 직접 들여온 것처럼 우리는 패러다임 변화를 능동적으로 수용했다.


그러나
, 불행히도 오늘날 중소 벤처 기업은 한국에서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이라는 측면에서는 일본이나 대만에 비해 층이 두텁지 못하고, 벤처 라는 관점에서는 미국의 성공 모델이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벤처 기업의 경쟁력에도 문제가 있지만, 본질적으로 기업의 생태계가 형성되지 못한 원인이 크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로 탄생한 벤처 기업이 성공으로 마무리되는 길은 크게 두 가지다. 증권 시장에 상장하는 것과 M&A가 되는 경우다. 물론 꿈을 이루지 못하고 좌절하는 경우는 더 많다. 이러한 벤처 기업의 생명 주기를 통해 벤처 캐피탈은 투자 자금을 회수하고 연구한 기술은 더 크게 사회에 공헌하는 계기를 가진다. 특히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IT 산업은 M&A를 통해 불연속적인 성장의 모멘텀을 마련해 왔다. 수십 개의 기업을 사 들인 시스코를 비롯한, IBM, HP, 구글 등 IT 리더들에게 있어서 M&A는 중요한 성장 전략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는 중소 벤처 기업이 발전적 흡수가 되는 경우를 발견하기 어렵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M&A한 사례가 몇 개나 되는가? 그러면 벤처 기업들이 그렇게도 실력이 없거나 시장이 매력이 없어서 그랬는가? 그렇다고만 볼 수 없는 것이 벤처 기업이 형성한 시장에 대기업이 뛰어든 것을 우리는 많이 목격한다. 결국 생태계가 형성되지 않고 있는 것을 반증한다.


산업 생태계에 대한 아쉬움

아쉬운 것은 벤처 열풍이 꺼진 후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더욱 수직적 관계로 심화되었다는 점이다
. 수직적 관계에서 상생이니 시너지란 말은 추상적 구호일 뿐이다. 대기업의 영업 이익의 확대는 바로 협력사인 중소 기업의 이익 감소로 나타날 수 밖에 없는 제로섬 게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글로벌한 옵션이 많이 생긴 대기업에 있어서 인정과 사명만으로 사업을 할 수는 없는 현실이다.

자원 동원 능력 측면에서 대기업과 중소 기업은 엄연히 격차가 존재한다. 계약 과정에서의 협상력, 법적 대응 능력, 금력, 고급 인력을 끌어들이는 매력 측면에서 중소기업은 허약할 수 밖에 없다.

역사적으로 돌이켜 보면 혁신적으로 성장한 주도 세력이 나타나고 이들이 공정 거래를 유지하는 가를 감시하기 위해 강자를 견제하는 과정의 반복이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데오도르 루스벨트 대통령은 세계 최고의 부자인 록펠러의 독점 체제를 무너뜨렸다.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IT 업체들의 견제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이들은 모두 뛰어난 기업가 정신으로 성공의 상징이었지만 시장의 공정성을 원하는 미국의 법 정신은 균형과 견제를 이루는 잣대가 되었다.


전문기술과 사업적 집중력을 가진 중소기업 없이 우리 나라의 미래는 없다
. 특성상 창의력과 도전 정신이 가장 활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나카와 같은 노벨상 수상자가 일본의 중소기업에서 나왔다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90년 대에 대기업들이 구조 조정을 벌일 때에 클린턴 대통령은 소기업 창업 프로그램을 통해서 산업 구조를 재편했다.

공정한 시장 경쟁이 생태계를 만드는 필요조건

중소 기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 정책이 논의되고 있다
. 그러나, 정책이 효과가 있으려면 건강하고 투명한 시장 질서를 만드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한다. 부채만 더해 주는 지원보다 R&D가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공정한 시장 경쟁이 보장되는 것이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필요조건이다.

게다가 지금은 개방성에 기반한 네트워크 경제 체제이다. 다시 말해 전문성에 기반을 둔 수평적 관계가 세계적 추세다. 창의력과 혁신의 정신을 갖춘 전문 중소기업이 더욱 절실하며, 공정한 시장 환경 속에 기업가 정신은 살아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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