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제러미 린, 꿈을 추구하는 젊은이의 모습

CEO 칼럼 2012.02.24 08:55
꿈을 포기한 대가

“왜 어린아이가 운동선수를 좋아하는지 아십니까?”

“잘 모르겠네요. 란제리 모델들과 어울리기 때문인가?”
“아니요. 그건 우리가 좋아하는 이유이구요, 아이들은 그들이 꿈을 추구하기 때문에 좋아합니다.”
“그렇다고 제가 덩크슛을 배울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렇지만 당신은 요리를 할 수 있잖습니까? 당신은 요리를 하고 싶어 했지만, 대학을 졸업한 후 줄곧 이 직장에서만 일해 왔습니다. 그렇게 당신의 꿈을 포기한 대가로 도대체 얼마나 벌었습니까?”

영화 "Up in the air"

 영화 ‘업 인 디 에어(Up in the air)’에서 해고 전문가인 라이언 빙햄(조지 클루니)이 구조조정 대상자인 중견 간부에게 던진 대사다. 평생 한 직장에 충성을 다했고 자녀를 위해 최선을 다했던 사람에게 잔인한 통보를 하는 순간이다. 가슴 아픈 장면이다.

특히 ‘자신의 꿈을 포기한 대가’라는 표현이 뇌리에 남는다. 우월한 스펙과 안정된 직장을 성공의 잣대로 삼는 환경 속에서 개인의 꿈을 실현한다는 것은 교과서 속의 얘기일 뿐인가? 혹은 일부 ‘튀는 인물’에게나 가능한 드문 일인가? 개인이 꿈을 추구할 수 없다면, 그 사회의 비전은 도대체 무엇인가?


NBA 제러미 린 열풍

 

최근 미국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는 미국프로농구(NBA)에서 활약하는 대만계 미국인 선수 ‘제러미 린(Jeremy Lin)’이 화제다. 스포츠 뉴스는 물론 포털과 언론에서도 이 선수의 활약상이 연일 톱뉴스로 등장한다. 농구는 미국의 자존심으로서 키와 체격이 큰 선수들이 주를 이룬다. 따라서 동양계는 철저히 소외당할 수밖에 없다. 그런 미국프로농구 세계에서 그는 ‘황색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제러미 린. 1988년생. 대만계 미국인. 하버드대 경제학과 졸업. 독실한 크리스찬.
                
현재 미국 NBA의 뉴욕 닉스 소속 포인트가드.

프로필만 보면 그는 모범생으로서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는 영락없는 소위 ‘엄친아’다.


 그러나 그 이면의 기록을 보면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고등학교 졸업 후 농구 명문 대학 진학을 희망했지만 그의 꿈은 좌절되었다. 어느 곳에서도 운동 장학생으로 그를 원하지 않았고, 그는 자력으로 하버드대에 갈 수밖에 없었다. 졸업 후에 기대했던 프로선수 드래프트에서도 그는 철저히 외면당했다. 간신히 계약선수로 전전하다가 방출되어 뉴욕 닉스에 후보선수로 들어간다.

제러미 린 vs. 코비 브라이언트

그나마 방출 대상에 올랐다가 주전선수의 부상을 계기로 선발 기회를 얻는다. 감독도 별 기대를 하지 않았고, 교체 출전한 첫 게임에서도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연패로 침체되었던 팀을 연승의 기록으로 반등시킨 일등공신이 된다. 작은 키에도 활발한 플레이와 레이업슛, 빠른 침투 공격, 완벽한 수비, 정확한 중거리 슛 등을 선보이며 그의 활약은 매 게임 이어진다. 지난 10일(현지시간) 경기에서는 NBA 간판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의 LA 레이커스를 상대로 38득점을 하는 경이적인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그는 명문 대학 출신으로서 좋은 직장을 얻어서 편안하게 사는 데 별 어려움이 없었지만, 보통 사람들의 상식을 뒤엎었다. 자신을 인정해 주는 코스를 포기하고 자신을 무시하는 세계를 선택했다. 무자비하게 방출당하면서, 언제 방출당할지 모르는 불안한 상태에서 후보 생활을 전전했다. 그럼에도 그는 농구에 대한 꿈과 도전을 포기하지 않았다. 불굴의 노력은 한순간 주어진 기회를 거머쥐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꾸준한 연습으로 다져진 충실한 기본기와 장대 숲을 헤집고 다니는 그의 스피드는 많은 이들을 열광시켰다. ‘프로 농구는 흑인 스포츠’라는 인식을 불식하며 열등감을 가졌던 많은 동양계 미국인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꿈을 위해 도전하는 기업가들

 우리 사회에도 자신의 꿈과 비전을 성취하기 위해 도전하는 이들이 있다. 산업 현장에서 세계를 상대로 열정을 불태우는 기업가들이 있다. 자금도 부족하고 세간의 주목도 받지 못한다. 잘 알려진 직장에서 편안하게 살기를 바라는 주위의 시선도 있다. 그러나 작지만 세계를 꿈꾸기에 강하고 즐겁다.

정보화와 세계화 시대에 힘의 축은 개인에게로 옮겨가고 있다. 따라서 개인의 역량과 열정은 사회 발전의 중요한 요소다. 기업도 종업원 하나하나가 어떠한 리더십과 창의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성과의 차이가 크다. 세계를 품고 도전하는 기업가 정신은 현재 한국 사회가 가장 절실하게 요구하는 시대정신이다. 따라서 이를 실현할 수 있도록 공정한 기회를 주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리 공동의 목표가 돼야 한다. 그랬을 때 제러미 린처럼 기존의 인식과 장벽을 두려워하지 않고 진지하게 꿈을 추구하는 이가 많아질 것이고, 우리 사회의 각 분야에서 꿈과 도전이 큰 성과로 꽃필 기회도 더욱 늘어날 것이다.

* 이 블로그는 2012. 2. 13일자 중앙일보 게재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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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와 권력이 세습되는 사회는 경쟁력없다 : 사교육 논의를 바라보는 시각 (1)

CEO 칼럼 2009.05.05 08:34

최근 사교육 문제를 놓고 시끄럽다. 공교육과 사교육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정부 내부에서도 서로의 영역 싸움과 갑론을박으로 요란하다.

 

어느 나라에서나 교육 문제는 또렷한 방안이 만들어지기 힘든 것 같다. 다양한 스펙트럼의 인력 수요에 맞추어 절대적인 교육 제도를 만드는 것이 어렵고,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결과가 워낙 주관적인 판단에 의해 좌우되기 때문이다. 민이라면 모두가 교육의 대상이라서

영어마을(pungnap.sev.go.kr)

교육자, 정치인, 관료 모두가 조심스럽게 마련이다. 특히 지식 기반 사회에서는 창의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가 절실하기에 산업 시대의 교육 체계가 적합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또한 글로벌 사회가 되면서 교육은 국가에서만 관리되던 단계를 벗어났다. 기러기 아빠, 영어 마을, 연수 캠프와 같은 다양한 글로벌 교육 옵션은 부모의 재산과 정보력이 자식의 장래에 영향을 주는 요소임을 여실히 보여 준다. 이는 우리가 간직했던 습속과 문화에 영향을 줄 뿐더러 가정을 해체하는 위기의 상황마저 발생시키고 있다. 그런 점에서 교육은 사회적, 심리적, 산업적으로 가장 큰 충격을 주는 요소다.


공정한 경쟁과 실력이 보장되는 사회를 위해 


우리 나라의 사교육이 기형적이고 궁극적으로 학생들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 무엇보다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고 있다. 아이 둘의 엄마인 어느 직원이 아이가 좋은 학교를 가는 요건이, 첫째가 부모의 정보력, 둘째가 부모의 경제력, 그리고 나서 다음이 아이의 실력이라는 요즘 회자되는 얘기를 하면서 맞벌이를 하는 주부의 애환을 토로한 적이 있다.

 

개인의 실력과 노력보다 부모의 물질적 능력이 우선되는 우리의 사회 모습은 아주 심각하다. 교육이야말로 돈이 많고 적고를 막론하고 노력과 실력에 의해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는 이 사회의 근간(根幹)이기 때문이다. 부와 권력이 세습되는 사회는 건강하지도 않고 경쟁력도 없다. 개인이 국가를 선택할 수 있는 현실에서 그러한 국가는 경직된 기득권층에 의해 성장 동력을 상실한 채 정체될 뿐이다. 한 마디로 희망이 없는 사회다.

 

그런 점에서 교육이 국가의 대계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결국 사람이 있으면 모든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변변한 자원 하나 없는 대한민국의 자랑은 사람이다. 나는 국가 지도자들의 국정 최고 우선 순위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최근의 논의를 지켜 보면 정작 본질적인 문제는 제쳐 두고 지엽적 방법론에 대해서만 왈가왈부하는 느낌이다

 

donga.com

ohmynews.com



교육의 목표는 국민들이 이 시대에 적응해서 살아가기 위한 방편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다
.
적절한 전문 실력도 갖추어야 하지만,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한 인성과 능력, 지식을 양성해야 한다. 또 하나의 변수는 현재와 미래 사회의 변화 속도다. 그렇기에 미래 산업과 사회의 모습을 예측하고 그에 필요한 인력이 양성하는데 교육의 목표가 정조준되어야 한다.

 

그러나, 정작 미래의 우리 사회의 미래 모습에 대해서는 아직 공감대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다. 설사 목표가 있더라도 추상적이고 선언적이라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은 없이 구호적인 탁상공론에 그치는 양상이다. 그래서인지 현실성을 느낄 수가 없고 구성원들이 확신을 가지기 어렵다. 그러니, 교육 프로그램은 필요한 인력을 어떻게, 얼마나 양성해야 할 지 대한 본질적 고민은 빠진 채, 기존 제도와 규제에 대한 논의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니, 인력의 수요 공급에 관한 한 산업과 학교의 괴리는 깊어만 간다.

 

핵심이 빠진 미래 산업에 대한 논의

이를 테면
, BT(Biotechnology), NT(Nacotechnology), IT(Information Technology)가 융합을 이루는 산업이 미래의 성장 엔진이라고 한다. 다양한 사업 모델과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한다. 산업의 트렌드를 볼 때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이런 융합을 만드는 근본적 요소에 대한 진지한 성찰은 찾기가 힘들다. 결국 모든 것이 사람이 하는 일인데, 정작 일을 수행할 사람이 없다면 이 목표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그러면 그 융합의 원천은 무엇인가? 이 세 단어에 공통적으로 들어간 ‘T’, Technology(테크놀러지)는 과학과 기술, 그리고 탄탄한 엔지니어링을 의미한다. 3가지를 담을 그릇은 다양한 사업 모델이지만, 이들의 결합을 가능하게 하고 부가 가치를 창출해 내는 핵심 요소는 기술(Technology)이다. 투자 자금, , 규제, 사업 모델은 기술을 만들 사람이 있고 나서의 문제다.



그런데, 오늘날 공교육, 사교육을 막론하고 과학과 기술은 소외되고 있다. 숫자 측면에서도 과학과 기술을 전공하겠다는 소위 이과(理科) 인력이 법대, 경영대, 인문계열과 같은 문과(文科) 인력보다 적다. 어떤 이는 이과, 문과의 구분이 적절하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광범위한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지, 개인의 전공적 자질과 적성을 무시해도 된다는 것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보다 전문가(Specialist)가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덕목이다.

 

오늘날 기술(Technology)과 실력을 갖추지 못하면 제대로 대접받지 못한다. 아예 대화에 끼지도 못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한다.


그런데
, 우리는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 사농공상(
士農工商)의 망령이 살아나서 공(工)과 상(商)이 무시되는 사회 분위기다.

이 시대의 선수는 과학과 기술 전문가

www.hiddink.com

우리가 직면한 여러 가지 문제를 극복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선수들은 과학과 기술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이다. 변호사, 의사, 공무원은 모두 스태프다. 운동 경기에서 감독과 스태프의 영향력은 중요하다. 그러나, 정작 풍부한 선수 자원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게임 자체가 되지를 않는다.

히딩크 감독이 첼시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배경에는 그의 출중한 능력도 있지만
, 세계 각지에서 뽑은 탄탄한 선수층이 있기에 가능하다. 그의 강점이라는 용병술(
用兵術)은 일단 선수들이 있을 때 가능한 용어다.

 

또한, 훌륭한 감독과 스태프도 선수 출신들이 많다. 비록 선수로서 성공할 수는 없었더라도 명장(名將)이 된 이들을 많이 본다. 그러나, 선수 생활을 전혀 해 보지 않은 명장을 보기는 힘들다. 왜냐 하면, 선수들과 같이 호흡해 보았어야 그들의 고민과 생각을 이해할 수 있고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과학과 기술을 잘 아는 선수들이 좋은 지도자나 스태프도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기술을 알아야 기업, 정부, 학계 각 분야에서 휼륭한 지도자가 될 수 있다. 그래서,
교육의 목표는 선수들의 저변을 확대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과학 기술의 저변 확대가 교육의 초점이 되어야

BT, NT, IT
산업은 공히 기초 과학과 광범위한 R&D가 든든하게 받쳐 주어야 한다. 그런데, 장미빛 그림과 장대한 기획 속에서 기술 인력, 즉 선수들을 양성할 방안에 대해서는 정작 심각하게 고민하는 흔적을 보기 어렵다
. 전략적으로 인재를 양성하는 국가적인 어젠다와 컨센서스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똑 같은 대학입시 제도에 지식을 습득하는 교육 콘텐츠에만 매달리고 있다.

 

수능 과목을 위해 필요한 수학은 아주 기초적인 내용일 뿐이다. 단순히 답을 산출해 내는 정보력에 의존한 수학/과학 교육으로는, 어른이 되어서 창의적 돌파구를 찾아낼 수 없다. 공대 교수들이 하소연하는 말이, “요즘 들어오는 학생들은 미적분과 초월함수를 결합하면 전혀 손을 못 대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전자공학, 기계공학, 재료공학과 같은 공학에서 고급 수학은 전공을 하기 위한 기초중의 기초다. 평소에 수학과 과학 문제를 푸는 것을 즐기고 탐구하는 지적 호기심이 바팅이 되어야 과학 기술을 궤도에 올릴 수 있다.

 

구글(Google)의 뛰어난 검색 엔진은 뛰어난 수학과 알고리즘 덕분이다. 하이테크 기업들이 수학과 과학자를 스카우트하는 배경을 주목해야 한다. 실리콘 밸리에서는 차별있는 기술과 아이디어가 없으면 아예 만나 주지도 않는다. 우리 회사(안철수연구소)에서도 기술(Technology)이 모든 논의의 중심이다. 좋은 아이디어와 기회가 있더라도 이를 실현하는 Enabler의 역할은 기술(Technology)이 담당하기 때문이다. 경쟁력있는 기업의 CEO들은 기술에 대한 아쉬움과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안다.


어느 시점부터 공대를 나온 우수 인력들이 고시를 봐서 변호사나 공무원이 되려고 하고
, 순수 과학을 전공하더라도 의대나 한의대로 가려고 한다. 물론 그것이 자신의 적성에 맞을 수도 있고 그런 전문가도 많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두터운 선수층을 형성된 차후의 문제다. 기술이 많아야 특허 전문 변호사도 많이 필요할 거고, 생명 과학이 발전해야 새로운 의료 기술을 의사들이 적용하지 않겠는가?

선수들 없이는 그 팀이 경기장에 아예 들어설 수도 없다. 감독과 스태프 없이 경기를 할 수 있어도, 선수들 없이는 경기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선수들도 충분히 예비 인력까지 갖추어야 한다. 선수보다 코치가 많으면 비정상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이런 현실을 모르는 것인가 아니면 무시하는 것인가?


(다음 회에 "창의력과 콘텐츠"에 대한 논의를 중심으로 이어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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