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이민자의 급증과 문제점 세가지

보안 이야기 2009.05.19 12:13

발단(Trigger) IV-(5): 정보의 디지털화와 정보 보안

(전회에 이어서)

디지털 이민자
(Digital Immigrant)
계층이 사회적 다수가 되고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가 사회로 진출해 가면서 많은 변화와 활기를 주고 있다. 예를 들어 오픈 마켓의 성장이나 소셜 네트워킹은 이들에 의해 폭발적으로 성장한 분야이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많은 변화와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


컴퓨터, 인터넷, MP3와 같은 디지털 환경을 태어나면서부터 생활처럼 사용하는 세대(generation)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혹은 디지털로 태어난 세대(Born Digital)라고 부른다. 이와 대비해서 후천적으로 디지털 기술에 적응해 간 세대를 디지털 이민자(Digital Immigrant)라고 부른다. 또한 디지털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세대를 아날로그(Analog) 세대라고 분류한다.



개인정보보호(privacy), 불법 복제, 유해 정보 등과 같은 문제들이 이미 부각되어 있는 상황이지만, 디지털 네이티브의 속성이 사회의 보편적 현상이 되면서 더욱 복잡한 문제들이 야기될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개인으로서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이루어가는 덕목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몇 가지 현저한 이슈들을 짚어 본다.

 

냅스터에서 아이튠스로 진화한 디지털 콘텐츠의 유통

 

첫째, 디지털 콘텐츠의 유통 문제다. 디지털 음악에 쉽게 접근하기를 원했던 한 대학생의 흥미가 냅스터(Napster)라는 P2P를 만들어 내었다. N냅스터는 순식간에 MP3 파일 유통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켰고, 음악 CD 판매는 급강하했다. 급기야 음반 제작업체들은 법적 제재에 나서기 시작했다.

사실상 음악을 업로드
(upload)한 주체들은 일반 사용자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또한 음반을 구매하는 고객이기도 했다. 따라서, 그들을 모두 적으로 만들기에 부담을 느낀 제작업체들은 이러한 인프라를 제공한 냅스터로 소송 대상을 압축했다
. 예상되었듯이 연방 법원의 최종 판결에서 냅스터는 완전 패소였고, 그 결과 냅스터는 파산했다.

 

그 이후에도 음반 업체들은 불법 유통을 하는 인프라를 제공한 업체와 심지어는 업로드한 사용자들을 상대로 법적 제재를 가했다. 그러나, 변호사들만 돈을 벌었지 새로운 시대에 맞는 사회적 공감대를 이루어 내지 못했다. 예상치도 않게 해결의 실마리는 하드웨어 제조업체인 애플(Apple)이 제시했다.

아이튠스
(iTunes) 서비스와 결합한 아이포드(iPod)는 실질적인 MP3 플레이어의 표준이 되었고, 곡당 $0.99를 받는 아이튠스는 최대의 음악 유통업체가 되었다.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질서와 사업 모델을 만들어 낸 것이다.

 

둘째, 사이버 공간의 문화 정착이다. 여배우가 자살한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인터넷 공간에서의 비방과 근거 없는 소문 때문이라고 한다. 가뜩이나 스트레스를 받는 공인의 위치인 사람들에게는 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수원대 언론정보학과 김유정 교수는 저서
디지털 촌수, 변화하는 인간관계에서 비언어적 요소가 배제되고 참여자의 정체가 불명확한 사이버 공간의 특성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신분이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편안한 상태에서 사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거리낌 없이 표현할 수 있는 반면, 익명성을 가면으로 잘못 인식하여 무책임한 비방과 험담을 하여 긍정적인 관계를 훼손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우리 나라는 인터넷을 지식 노동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보다 엔터테인먼트와 비업무 목적으로 사용하는 편향성이 있다. 물론 사이버 커뮤니티를 통해 특정 목적을 중심으로 빠른 시일 내에 공감대를 형성해 가는 효과가 여러 번 입증된 바 있다. 그러나, 끼리끼리 모여서 남의 얘기나 하는 험담 문화가 인터넷 공간에서 지나치게 활성화된 듯하다.
 

물론 인터넷 공간은 다양해야 한다. 지적 담론도 있어야 하고 재미를 추구하는 창의적 문화도 필요하다. 그러나, 무절제한 언어와 반지성적 행태로 인해 퇴행하지 않도록 바람직한 문화를 같이 만들어 가야 한다.

 

개인정보보호와 문화적 변화

 

셋째, 개인정보보호 유출의 문제다. 디지털 정보가 무분별하게 저장되고 재활용되면서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일이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에게 맞고 적합한 개인정보보호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지켜갈 필요가 있다. 우리의 개인정보는 이미 어느 정도 노출이 되어 있다고 가정해야 한다. 실제로 특정 정보를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나 기업에 제공하는 것에 거부감이 없는 경우도 흔하다.

 

브루스 슈나이어(www.schneier.com)

문제는 어떤 사람의 정보가 저장되어 활용되는 범위에 대해서 그 사람이 관여할 권한이 없다는 점이다. 보안 전문가인 브루스 슈나이어(Bruce Schneier) 문제는 비밀(secrecy)이 아니라 제어(control)이다. 정부 기관이나 사기업이 각 개인에 관한 디지털 조서(Digital Dossier)를 구축한 후에 각 개인은 모르는 상태에서 자신들 마음대로 정보를 판단하고 분류하는 행태에 문제의 심각함이 있다고 설명한다.

 

프라이버시를 활용한 페이스북의 역전 전략

때로는 약간의 프라이버시 제공은 장점으로 부각될 수도 있다
. 소셜 네트워크 분야에서
페이스북(FaceBook)이 마이스페이스(MySpace)보다 늦게 출발했으면서도 더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원인 중의 하나가 여기에 있다. 페이스북은 인터넷에서 아무나 자신에게 접근해 오는 것은 거부감이 들 수 있기에, 회원들에게 자신이 속한 그룹을 한정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 대학생이라면 자신의 대학 도메인 내에 속한 사람만이 자신에게 접근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 자그마한 정책이 대학가에서 페이스북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한 비결이었다.
런 규칙은 1차로 검증된 그룹에게만 자신을 공개하겠다는 지극히 작은 발상이었다. 지금은 대부분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정책이 대동소이하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개화하던 초창기에 작은 프라이버시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큰 효과를 거둔 예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디지털 네이티브는 어떤 목적을 위해서라면, (그것이 온라인 콘텐츠를 받는 것이든 사이버 친구와 메시지를 교환하기 위한 것이든), 자신의 개인 정보를 주는 데 별 주의를 하지 않는다. 또한 자신이 얼마나 많은 사이트에 등록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 과정에 자신이나 심지어는 자신의 가족들의 정보도 쉽게 등록한다.

이렇게 등록된 정보들은 제공한 사람의 의지와 관련 없이 사용될 수가 있다
. 더욱이 정보가 일단 등록되면 잘 소멸되지 않는 속성도 이미 설명한 바 있다. 따라서, 개인 정보에 대한 문제는 우리 사회에 가장 적합한 형태가 무엇인지 규정하는 데에서 시작해야 한다.

 
사이버 공간의 신뢰를 저버리는 불법적 행위

한편, 위에 언급한 세 가지 이슈 외에도 사이버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 예를 들어, 온라인 게임 산업의 규모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여기에서 거래되는 가상 무기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도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이를 해킹하는 집단은 거의 기업화했으며, 공격 기술도 메모리 해킹과 같은 고도의 기법을 사용한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정체(Identification)와 자원이 오프라인과는 별도로 사용되면서 강력한 금융 대체 수단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정보 보안의 범위를 좀더 폭넓게 보면, 사이버 공간의 신뢰를 훼손하는 문제들이 모두 해당된다.

 

끊임없이 기술이 발전하고, 그러한 기술들이 혁신적으로 사업화되면서, 디지털 세대와 아날로그 세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법 체계, 개인 심리, 유통 구조, 교육 등 다각적인 면에서 이 변화에 대해 중심을 가지고 대처해 나가야 한다. 기존의 틀을 바꾸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이루어가는 자기 혁신(innovation)의 마인드가 디지털 세대를 살아가는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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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네이티브와 오바마 리더십 살펴보니

보안 이야기 2009.05.18 07:43

 발단(Trigger) IV-(4): 정보의 디지털화와 정보 보안


디지털 네이티브가 사회의 주도 세력이 된다

우리는 타국으로 이민을 간 1 세대를 이민자(immigrant)라고 하고, 이민을 가서 현지에서 태어난 자녀들을 2세라고 한다. 2세들은 그 나라에서 태어나서 그 나라의 언어와 환경에 더 익숙하기 때문에 원어민(native)이라고 한다. 

한편 이민을 간 경우도 언제 갔느냐에 따라 구분하기도 한다. 초등학교나 청소년 시절에 이민간 사람들은 1.5세, 성인이 되어 이민간 사람들은 1세로 분류한다. 세대를 분류해서 보는 이유는 어느 쪽 문화와 언어에 더 중심이 있느냐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어가 네이티브면 영어가 먼저 생각날 것이고, 1세대에게는 모국어가 훨씬 자연스럽다. 1세대나 2세대는 아니더라도 1.5세대는 양쪽 언어를 비슷하게 구사한다.

이런 분류 방식을 디지털 세계에 적용해 보는 것은 흥미롭다. 컴퓨터, 인터넷, MP3와 같은 디지털 환경을 태어나면서부터 생활처럼 사용하는 세대(generation)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혹은 디지털로 태어난 세대(Born Digital)라고 부른다. 이와 대비해서 후천적으로 디지털 기술에 적응해 간 세대를 디지털 이민자(Digital Immigrant)라고 부른다. 또한 디지털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세대를 아날로그(Analog) 세대라고 분류한다.


디지털 네이티브, Born Digital의 개념은 톱 블로거인 Josh Spear나 교육학자인 Marc Prensky에 의해 제시되었고, 이미 가트너에서도 모델의 틀로 이용하고 있다. 한편 "디지털로 태어나서(Born Digital)"와같은 책을 통해 의미있는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만큼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기술로 바뀌는 것은 마치 역사와 문화가 전혀 틀린 타국에 이민 간 것과 같은 충격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집만 해도 나는 디지털 이민 세대에 속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디지털 네이티브고,부모님은 아날로그 세대다. 아마 이런 가정이나 공동체가 상당히 많을 것이다.

 

디지털 네이티브를 어느 연령대라고 규정하기는 힘들다. 그들이 자라난 환경, 부모가 디지털 세계를 받아들인 시점, 국가적 IT 수준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동일한 20세 연령이라고 해도 IT가 발달한 한국에서 자라났느냐, IT가 뒤떨어진 국가에서 자라났느냐에 따라 세대 구분은 틀릴 수 밖에 없다.

또한 개인별로도 디지털을 받아들인 수준에 따라 차이가 있다. 단지 컴퓨터를 게임 용도로만 사용한다면, 디지털 기술을 이해하고 있다가 보다 별도의 게임기를 가지고 있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디지털 커뮤니티를 창의적이고 합리적인 논의의 장으로 삼는게 아니라 남을 비방하는 악플로 스트레스 푸는데 전념한다면 IT를 아날로그적 행위로 사용할 뿐이다. 반면 MP3, 온라인게임에는 서툴러도, 스스로 컴퓨터 정보를 체계화해서 관리하는데 익숙하다면 디지털 세대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디지털 네이티브 (Digital Native) 세대

 

“디지털로 태어나서(Born Digital, John Palfrey & Urs Gasser)”에서 디지털 네이티브의 속성을 설명한 것을 몇 가지만 열거해 본다.

창의적이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구별하지 않고, 자신들과 동질감을 가지는 어떤 이들과도 메신저를 통해 음악이나 사진을 공유한다. 그들은 신문을 사지 않지만, 신문의 정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어떤 주제에 대해 연구 도서관에서 책을 찾는 것보다 구글과 위키피디어를 검색하는 것을 더 자연스럽게 생각한다. 그들에게 있어서 디지털 콘텐츠는 비디오, 사진, 음악을 막론하고 자기 맘대로 변형해서 새롭게 창조해 갈 수 있는 대상이다.


 

우리 사회는 아날로그 세대, 디지털 이민 세대, 디지털 네이티브가 어울려 살고 있다. 확실한 것은 디지털 네이티브가 생각하는 방식과 행동 양식은 그 전 세대, 심지어는 컴퓨터와 인터넷을 잘 사용하는 디지털 이민 세대와도 확연하게 다르다는 점이다. 이미 디지털 네이티브는 사회의 주도 세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앞으로 디지털 기술은 더욱 급속도로 발전할 것이고, 디지털 네이티브적 사고가 사회의 지배적 개념이 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디지털 네이티브의 심리와 생각을 적극 수용해야 바람직한 사회의 틀로 유지 발전시킬 수 있다.

직접 체험하지 않으면 이해가 되지 않는 디지털 문화

특히 디지털 환경은 직접 체험하고 즐기지 않으면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다. 미국의 대통령으로 선출된 오바마 당선자가 블랙베리(BlackBerry)의 마니아이고 웹 2.0을 즐기는 사람이라는 점이 젊은 층과 호흡할 수 있는 비결이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이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은 책이나 교육을 통해 익힐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블랙베리를 사용중인 오바마대통령(www.gadgetroundup.com)

따라서, 산업 시대를 이끌었다고 할 수 있는 아날로그 세대가 디지털 시대와 IT의 역할을 이해하는 것은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설사 노력해서 디지털의 개념을 깨닫고 열심히 배운다고 해도 디지털 네이티브의 심리를 이해하기에 한계가 있다.

그렇기에 이러한 격차는 기존의 법 체계나 사회문화와 상충이 될 수 있고, 기득권과의 세대 차로 인한 사회적 긴장감을 조성할 수 있다.
특히 농경 사회, 산업 사회, 정보화 사회, 지식 기반 사회를 한 세대에 경험한 우리 나라의 경우 이런 가치관의 혼란은 더욱 극심할 수 밖에 없다. 

열린 마음의 리더십 필요

또한 분야별로 디지털 개념에 대한 격차가 나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정치지도층은 대부분 아날로그적 사고에 머무르고 있다. 관료화된 조직들도 그 속성상 디지털 사고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정부가 정책적으로 추진중인 유비쿼터스, 그린 IT와 같은 성장 동력은 모두 디지털 세대의 마인드로 추진할 사항이다. 만일 법과 정책을 결정하는 이들이 디지털 세대를 무시하고 과거의 경험에만 의존해서 추진할 경우, 혼란과 갈등의 원인이 된다. 

게다가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20세기에 가장 큰 영향력을 구축한 언론과 미디어의 개념도 바꾸고 있다. 이미 미국에서는 PR을 수행할때 가장 영향력이 있는 사람으로 전문 블로거와 가트너와 같은 분석가가 꼽힌다. 언론 매체는 그 다음 순위다. 그만큼 종이로 전달되는 신문과 잡지, 일방향으로 전달되는 TV의 영향력은 소통 수단으로서의 위력이 크게 쇠퇴하고 있다. IPTV가 무엇인가? 콘텐츠를 사용자가 선택하는 세상 아닌가? 그러면 TV 프로그램 중간에 넣어서 효과를 얻었던 광고의 개념도 바뀌는 것은 당연하다. 바로 디지털 네이티브가 만들어 가는 세상이다.

이런 사회적 변화에 대해 통찰력을 가질 수 있어야 아날로그, 디지털 이민, 디지털 네이티브를 아우르는 리더십을 가질 수 있다. 앞으로 우리 나라의 인문학자들이 이런 중요한 이슈를 심도있게 연구했으면 한다. 사회학적, 심리학적, 역사적 요소가 모두 가미된 심층있는 연구가 되어야 이러한 세대적 변환 과정을 잘 극복할 수 있는 지혜가 생긴다. 또한, 지도층이 이 역사적 세대 교체의 기회를 열린 마음으로 이끌어 주었으면 한다.

디지털 세대가 주력이 되는 사회를 만드는 과정

디지털 이민자(Digital Immigrant) 계층이 사회적 다수가 되고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가 사회로 진출해 가면서 많은 변화와 활기를 주고 있다. 예를 들어 오픈 마켓의 성장이나 소셜 네트워킹은 이들에 의해 폭발적으로 성장한 분야이다. 앱스토어(AppStore), 블로거, Web 2.0과 같은 개방적 글로벌 라이프스타일은 디지털 주도 세력이 이끌어가는 세상의 단면이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많은 변화와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privacy), 불법 복제, 유해 정보 등과 같은 문제들이 이미 부각되어 있는 상황이지만, 디지털 네이티브의 속성이 사회의 보편적 현상이 되면서 더욱 복잡한 문제들이 야기될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개인으로서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이루어가는 덕목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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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무가 정보의 디지털화로 재조명받다?

보안 이야기 2009.05.12 07:36

발단(Trigger) IV-(2): 정보의 디지털화와 정보 보안

학부 시절 (전자공학과)에 수강 신청을 하려고 하는데 '아날로그 전자 회로'와 '디지털 정보 시스템'의 두 과목이 있었다. 친구들하고 얘기해도 뭐가 뭔지 감이 잡히지를 않았다.

마침 옆에 있던 과 선배에게 물었더니, "아날로그는 파동 곡선처럼 이어지는 모양이고, 디지털은 0, 1로 딱딱 떨어지는 거야"라고 설명하지 않는가? 지금 생각해 보면 우습지만 약 30년 전에 우리 수준이 그랬다. 그만큼 디지털이 막 개념적으로 대두되던 시절이다.

전자공학에서는 아날로그와 디지털로 과목과 전공이 나뉘게 된다. 반도체나 통신을 한 사람들은 아날로그를, 컴퓨터나 논리 설계를 한 사람들은 디지털로 구분된다. 학창 시절 친구들과 이 두 가지 개념을 구분하는 기준은비교적 단순했다.

"아날로그는 지저분한 것이고, 디지털은 깨끗한 것". 왜냐 하면 아날로그는 자연 현상 속의 시그널(signal)이라서 환경과 고유 특성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반면 디지털은 0,1 이라는 단순한 논리에 의해 설명된다. 디지털은 이론도 깔끔하고 실험 결과가 절대적인 반면, 아날로그 실험은 신경도 많이 써야 되고 결과도 틀린 경우가 생긴다. 

어쨌든 컴퓨터의 보급은 정보의 디지털화를 가속화시켰다. 정보의 디지털화, 이로 인한 디지털 정보의 간편한 저장과 통신의 기술은 우리 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그러한 변화를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다.

첫째, 기록 문화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오늘날 대부분의 기록은 디지털화되어 저장된다. 오래된 문서도 광 파일의 형태로 스캔(scan)해서 볼 수 있다. 구글이 세계의 모든 도서를 스캔해서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야심을 보인 것도 그러한 기술이 존재하고 저장 비용도 저렴해졌기 때문이다. 디지털 정보가 기록 문화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요인은 데이터베이스의 보편화, 강력한 검색 엔진, 문외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유저 인터페이스(UI) 등이었다.


용의 눈물과 역사 속 조영무의 재조명

그러다 보니 예전에 발견할 수 없었던 정보가 가치있는 것으로 재조명되기도 한다
. 한때 조선왕조실록이 CD-ROM에 들어가면서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하는 TV 프로를 본 적이 있다. 조선 시대가 창건되는 과정을 그린 TV 드라마 ‘용의 눈물’에는 예전에 역사책에서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하던 인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태조부터 태종에 이르기까지 권력의 획득과 좌천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역사의 조역이다 보니 일반 문서로는 눈에 띄지 않는 인물들이 많다. 그런데, 잘 발견되지 않았던 인물들이 CD-ROM에 저장된 디지털 정보에서 키워드로 검색해 보면 상당히 많이 역사의 무대에 등장한 것을 발견하게 된다

조선왕조실록

조선왕조실록(CD-ROM)



그 대표적 예로 '조영무'라는 인물을 예로 들고 있다. 조영무는 포은 정몽주를 선죽교에서 살해한 이방원의 오른팔 중의 하나다. 그는 공신으로 포상도 많이 받았고 때로는 권직에서 밀려나기도 했다. 어쨌든 그의 이름을 검색해 보면 여러 번 관직에 오른 것을 알 수 있다. 높은 정승을 한 적이 없어서인지 역사에서는 거의 무시되고 있지만, 디지털 정보의 검색 덕택에 그 인물이 얼마나 그 시대를 풍미했는지를 찾아보는 것이 가능했다.

활자와 문자의 발명으로 시작된 기록 문화는 디지털화된 정보를 통해 차원이 다른 시대를 맞이했다. 그 동안 잊혀졌고 찾기 힘들었던 정보가 저장되고 검색되면서, 모든 정보가 만천하에 발가벗겨질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둘째, 인쇄와 출판 산업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되었다. 정보의 디지털화로 각 개인이 습득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도서와 정보가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 그 많은 책의 전체를 읽기를 기대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 결국 훑어보는 와중에 눈에 띄게 하는 테마를 시각화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그런 경향은 90년대 초반부터 잡지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잡지의 모습은 
지면에 빽빽하게 들어선 글자 위주에서, 독자의 시선을 잡기 위해 과감한 레이아웃(Layout)을 보이기 시작했다. 어떤 잡지는 1/3 이상 여백을 비워놓는 파격을 연출했고 큼직큼직한 폰트 크기의의 키워드 중심으로 전개했다. 독자들에게 충격(impact)과 영향력을 주기 위함이다. 그동안 문서 형태로 되어 있는 책이나 잡지도 독자의 수요를 반영해서 전략을 바꾸게 되었다. 한 마디로 ‘읽는’ 것에서 ‘보는’ 쪽으로 활자물의 편집 방향도 바뀌게 되었다.

물론 DTP(Desktop Publishing), CTS(Computerized Typesetting System)과 같은 기술이 뒷받침되었다. 더 나아가 인터넷과 통신의 발달은 정보의 유통 구조도 혁신적으로 만들었다. 지금 작성하고 있는 이 블로그도 21세기에 등장한 Web 2.0의 패러다임을 대변하고 있지 않는가?

셋째, 아날로그 산업을 대체해 갔다. 오늘날 영화의 시각 효과를 구성하는 시각화(visualization) 기술의 선구자는 실리콘 그래픽스(Silicon Graphics)라는 컴퓨터 제조 업체다. SG는 워크스테이션이 컴퓨터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오를 때 썬마이크로시스템즈나 HP와 달리 영화 시장에 주목했다. 당시 영화의 시각 효과는 아날로그 장비를 통한 일종의 믹스 형태가 그 한계였다.

영화 Abyss의 그래픽(www.solarnavigator.net)

그러나, 디지털로 처리되는 3D 그래픽 소프트웨어는 상상력을 영상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 컴퓨터 문외한이던 영화 제작 업체들이 컴퓨터를 활용하면서 어비스(Abyss), 터미네이터2(Terminator 2)와 같은 영화가 대성공을 거두었다. 잘 알다시피 현재 CG(컴퓨터그래픽)는 영화나 드라마 제작에 광범위하게 적용되고 있다.

오늘날 모든 영화는 디지털로 제작되고 있다. 아직 대부분의 영화관이 아날로그 영사기를 사용하고 있어서 디지털 영화를 아날로그로 다운그레이드해 상영하긴 하지만 디지털 영화관이 점점 늘어나고는 추세다. 병원의 진료 기록, 영상 차트, 초음파 영상 데이터 등 모두가 디지털로 저장된다. 또한 우리 나라 법원의 모든 기록과 판례도 주민등록번호로 조회가 가능하다.

과거에 문서를 들고 다니는 모습을 보는 것이 흔치 않다.
업무를 하는 모습만 보면 그 사람이 판사인지, 의사인지, 기술자인지, PD인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왜냐하면 컴퓨터 앞에 앉아서 디지털로 저장된 정보를 통해 판단을 하고 업무 처리를 하는 모습은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디지털 정보로 인해 편의성이 커진 것은 명약관화하다. 그러나, 그러한 혜택의 이면에는 정보가 남용되고 탈취될 가능성이 극도로 증대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디지털화가 된 정보는 복사도 쉽고, 조작도 가능하다. 이제 누가 정보를 생성하고 소멸할 책임을 지느냐는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되었다. 이것이 정보의 디지털화로 인해 정보 보안이 화두가 된 이유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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