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트위터의 매력에 빠져든 이유는?

IT와 세상 2010.03.15 07:43

트위터에 대한 관심은 약 1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느 미국 회사에 방문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던 중 앞으로 트위터(Twitter)를 적극 활용하려는 마케팅 계획을 듣게 되었다.

 

미국 시장에서 톱 블로거의 지지(endorsement)가 중요하다는 것은 현지 전문가들을 통해 익히 알고 있었다. 신제품이나 신기술을 시장에 선보일 때 커뮤니케이션PR의 첫 번째 목표가 블로그 커뮤니티, 그 다음이 가트너와 같은 시장 분석기관이다. 전문지나 언론은 그 다음이다. 그래도 트위터(Twitter)는 아직 생소했다. 트위터에 대한 책도 사 보면서 개념을 깨우쳤지만 동조하는 이들이 주위에 적어서 직접 활동하지는 않았다.

100억 Tweet의 돌파 (2010. 3. 5)

최근 급증하는 트윗 숫자

 

한국에서도 언제부터인가 얼리어답터와 일부 언론인, 정치인들이 트위터를 사용한다는 뉴스를 접하게 되었다. 마침 나는 작년 초부터 시작한 개인 블로그에 한참 재미를 붙이고 있었다. 업무를 마친 밤 늦은 시간이나 새벽에 블로그를 하다 보니 별도로 시간을 낸다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게다가 한국에서 트위터는 일상적인 채팅이나 협소한 분야에 머무르는 것 같았다. 물론 그것도 의미가 있는 활동이지만, 그러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그러던 중 내부 보고 자료가 빠르고 정확하게 업데이트 되는 것을 보고 비결을 묻자 트위터 덕택이라고 하는 것 아닌가? 가벼운 메시지 위주로 시작하던 트위터가 전문 콘텐츠의 소통과 담론으로 분화되어 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전 세계의 수많은 자료가 빠른 속도로 공유되고 있었다.

 

아이폰 출시후 급성장한 트위터 사용자수

특히 스마트폰의 도입은 트위터 성장에 영향을 주었다. 10만 정도에서 소강 상태를 보이던 트위터 인구는 아이폰의 출시를 계기로 증가폭이 커졌다. 내 느낌으로는 이 통계 이상으로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시간과 장소에 제한없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서
, 혹은 순간순간 느꼈던 생각들을 알리기에는 트위터가 제격이다. 스마트폰으로 교체할 때 이미 나는 트위터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트위터 세계로 들어간 과정

그러나
, 기업에서 4사분기 말과 1사분기 초는 가장 바쁜 기간이다. 사업 전략 및 계획 준비하랴, 전직원 교육하랴 정신 없는 기간을 보냈다. 그 후 더 미룰 수 없다는 생각에 2월 말에 조용히 트위터 세상에 발을 들여 놓았다 (@hongsunkim).

초반에는 트윗
(Tweet)을 보내지 않고 그냥 팔로우(follow)만 하려고 했다. 그런데 1시간이 채 되지 않아 평소 블로그로 알고 지내던 광파리(http://blog.hankyung.com/kim215) 님께서 내가 트위터에 들어온 것을 공표해 버렸다. 순간 수십 명의 팔로워가 붙어 당황스러웠다. 이렇게 된 이상 숨어 지낼 수 없어서 인사의 메시지를 트윗(Tweet)으로 날려 보았다. 그러자 반응이 오기 시작했고, 여러 지인들로부터 격려의 메시지가 쇄도했다. 예전에 알고 지냈던 이들, 옛 직원들도 팔로워로 들어 왔다. 소통의 스피드는 짜릿했다.

그렇게 나는 트위터 세상에 몸담게 되었다. 트위터는 블로그와는 다른 차원의, 그러면서도 보완적(complimentary)인 수단이다. 아직 나는 초보 단계다. 시간이 모자람도 절감한다. 왜 이리도 세상은 빨리 변하고 있는가? 지금 이 시간에도 온 세상 정보를 트위터와 블로그로 알리는 이들의 열정이 놀랍다. 그래서, 트위터의 매력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첫째, 글로벌 커뮤니티 속에서 입체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진다. 비록 140자 이내라는 짧은 글이지만, 오히려 단편의 문장 속에서 그 사람의 진정한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손정의 사장의 메시지를 어디에서 이렇게 생생하게 읽을 수 있겠는가? 사실 짧은 글 속에 중요한 요지가 더 함축되어 잘 담아질 수 있다. (아래 cartoon 참조)

The Evolution of Communication, Mike Keefe, The Denvor Post, March 27, 2009


둘째
, 타임라인(Timeline)
이라는 시간적 차원이 추가되었다. 정보는 더 이상 저장(store)되고 관리(manage)되는 정적인 요소에 그치니 않는다. 방대한 정보가 떠 돌아 다니며 타임라인이라는 시간축과 팔로워라는 소셜 네트워크 축을 통해 입체적으로 퍼져간다. 이 정보를 어떻게 잡아내어 자신의 가치(value)로 만드느냐가 열쇠다. 끊임없이 고급 정보는 역동적으로 생성되어 흘러가며, 이는 실시간(real-time)으로 소통되고 있다.

셋째, 트위터는 컨버전스 시대에 판단 기준을 삼을 수 있는 도구다. 각종 기술과 콘텐츠, 아이디어가 융합되어 가고 있다. 기존의 생각과 틀이 바뀌고 있고, 그 변화 속도는 너무나도 빠르다. 경험적이고 학구적인 이론이나 기존의 사업 모델이 적용되지도 않는다. 그럴 수록 전문가(Guru)의 통찰력과 감각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트위터에서 논의되는 전문가의 의견은 상식 수준의 정보와 차원이 다르고 맥을 잘 잡는다.

 

여러 장점 중에서 전문가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점이 나에게는 큰 매력이다. 우리가 현재 경험하고 있는 변화는 패러다임 이동 수준이 아니다. 지축이 흔들리는 구조적 탈바꿈이다. 사업 모델의 충돌, 기술과 콘텐츠의 집합(aggregation), 여기에 소셜 미디어와 문화 코드의 복합성이 뒤엉켜 있다. 산업화 시대의 규율과 통제의 기업 문화와 훈련된 역량으로는 풀어갈 수가 없다.

 

창의력과 혁신성이 중요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역량을 필요로 한다. 홍수처럼 떠돌아 다니는 정보와 지식의 구름 속에서 전문가와 리더의 생각을 읽는 것이야말로 아주 중요하다. 또한 스스로 전문가가 되어 세상과 소통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그런 시대에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 미디어는 입체적으로 우리를 도와 주고 있다.

 

미래의 IT비전을 이끈 오명 총장 만나보니

책으로 보는 세상 2009.11.02 06:38

어느 조찬 모임에서 오명 건국대 총장의 초정 강연이 있었다. 오명 총장은 많은 존경을 받는 분이다. 80년대 초 대학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전자산업과 IT에 종사해 온 나로서는 한국이 이 분야에서 강국으로 발전한 과정이 각별하다. 그런데, 이러한 성장 과정에서 중요한 고비에는 항상 오명 박사가 있었다. 비록 당시에는 그 분을 직접 뵐 위치는 아니었지만 그의 존재를 익히 알고 있었다.


IT 한국을 만드는 중심에서...

대학원시절 현 ETRI인 전자통신연구소에 잠깐 근무한 적이 있다. 당시 단군 이래 최대의 R&D 프로젝트라던 TDX 교환기 국산화 현장에서 밤을 지새우는 선배들의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

TDX 이외에도
컬러 방송에 대한 과감한 실현, 우리 기술로 해외에 입증한 88올림픽의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 DRAM을 통한 반도체 산업의 발판 마련, 초고속통신망의 기반이 된 데이터 통신 인프라, 국산 주전산기 개발, 대전 엑스포, 월드 베스트로 인정받는 인천 공항 건설 등 우리에게는 수많은 마일스톤(milestone)이 있었다.

한국의 IT는 어느 날 갑자기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인재들에 대한 끊임없는 육성과 그들을 바탕으로 도전적인 프로젝트 수행, 이를 통해 점프하는 기술 경쟁력이 주효했다. 그런데, 그런 과정에는 오명 박사의 이름이 어김없이 등장한다. 그런 점에서 그 분의 실질적 공헌을 우리는 인정해야 한다. 그날 모임에서는 오명 총장이 직접 사인해 주신 “30년 후의 코리아를 꿈꿔라를 선물로 받았다. 강연 중에도 이 책의 내용을 중심으로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설명했다.


오늘의 한국을 만들어 온 지도자들
 

김재익 수석

강연 중에 오늘의 한국을 위해 조용하게 공헌한 많은 리더들이 언급되었다. 특히 그는 인생의 멘토(mentor)인 김재익 박사와의 인연에 대해 강연의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잘 알려져 있듯이 김재익 박사는 당시 대통령이 경제는 당신이 대통령이야라고 전적으로 신뢰했던 수재 공무원이다. 오늘날 정보통신 산업으로 먹고 살 거리를 만든 것은 그의 의지와 공헌이 컸다.

이제는 20대 재벌 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을 앙심 먹고 철수하려 한다. 1500배에 달하는 3만여 개의 중소기업이 뛰놀 마당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 들어도 미래를 보는 통찰력을 엿볼 수 있지 않은가? 아웅산 사태로 젊은 나이에 비명에 간 것이 대한민국으로서는 안타까울 뿐이다.

 

그 외에도 TDX 개발을 총괄한 양승택 박사, 검소하고 소박한 공무원의 표상인 김성진 장관 등 존경받는 인물들이 책에 나온다. 정치와 언론에서 온갖 트집 잡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선배들의 희생적인 정신이 오늘날 자랑스런 한국의 위상을 만들어 내었응은 자명하다.

 

그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소신은 연설 내내 느낄 수 있다. “역사적으로 우리 나라는 가난하고 침략당하는 비운을 겪어왔다. 유사 이래 국운(國運)이 이처럼 융성한 적은 일찍이 없었다. 60년도에 국민소득 100불도 안 되던 나라가 세계 13 GDP의 나라가 된 것은 이를 입증한다.

 

TDX 개통 (dt.co.kr)

80년대에는 전화 한 대 놓는 기간이 몇 달이 걸렸고 그 비용도 자동차 한 대 값과 맘먹었다. 5000억 원에 달하는 교환기 수입이 그 원인이었다. 기술자들도 자신이 없었던 교환기를 국산화한 것은 국가 프로젝트(National Project)의 쾌거였다. 개발자들이 직접 작성한 ‘TDX 혈서라는 서약서가 나올 정도로 비장한 각오였다. 이러한 국가 프로젝트는 설사 실패하더라도 수많은 인력들이 배출되고 인식이 바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자신이 운이 좋다는 생각을 해야...' 


그는
40대 초반 차관을 시작으로 직업이 장관이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정권을 초월한 대표적 엘리트 관료로 인정받는다. 한편 경영인으로서 대학 총장으로서 해외 국가의 자문으로서 맡은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그러한 성공에 대한 자신의 해석은 아주 담담하다.

 

나는 운이 아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주위의 사람들도 그렇게 얘기를 한다. 하는 일마다 잘 되었으니까. 아무리 열심히 해도 운이 따르지 않으면 일이 되지를 않는다.” 다소 의외였다. 자신이 한 많은 일을 운으로 돌리다니! 그런데, 그 다음 말이 그의 본심이었다.

 

그런데, 운은 자기가 (본인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돌아온다. 다시 말해서 긍정적 사고로 사는 사람이 결과를 달성할 수 있다. 나는 내가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왔다

 

참으로 인생의 귀감이 되는 말이다. 긍정적 사고의 삶은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그런데, 그의 삶의 궤적 속에 담겨있었던 인생관이기에 더욱 설득력이 있고 마음에 새겨진다. 경험으로 우러난 그의 메시지들은 진솔하다.


  • 리더라면 비전(Vision)을 가져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 ‘비전’. 통찰력 혹은 미래에 대한 탁월한 예지력을 뜻하는 말인데, 이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나는 비전을 가지라는 말은 공부하라라는 말을 더 그럴싸하게 표현해놓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 똑똑하고 부지런한 리더보다는 똑똑하면서도 조금은 게을러서 아랫사람이 앞장설 수 있는 기회를 줄 줄 아는 여유 있는 리더가 바람직하다. 그러나, 결정적인 문제에서는 책임지고 판단을 내릴 줄 알아야 한다.


조찬 모임을 끝내고 나오면서 모처럼 포만감을 만끽할 수 있었다. 출근길을 서두르는 이들의 모습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아침이다.

학벌과 간판보다 기본 소양이 중요한 이유 : 사교육 논의를 바라보는 시각(3)

CEO 칼럼 2009.05.21 06:35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은 누구나 똑같다. 자식이 좋은 학교에 가는게 잘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사교육 열풍이 부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자식을 진정으로 위한 것인지, 자식을 통해 부모로서의 자신의 성공 여부를 인정받고 싶어서인지는 엄밀히 구분해야 한다. 이나미 정신과전문의의 지적(칼럼)은 자뭇 통렬하다.

 

벌써부터 기업체에서는 부모의 재산이 많고 강남 출신이거나, 전적이 불확실한 유학생들은 채용을 꺼리는 분위기다. 매뉴얼 달라면서 과외 받으러 착각해 시키는 일이나 간신히 하는, 학벌은 좋은데 추진력이 부족한 부잣집 자제들 때문에 상사들은 골치가 아프다. (중략) 학벌은 좋은데 혼자 생각은 애초에 없는 젊은이가 너무 많다.

 

이나미 정신과전문의 (article.joins.com)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를 좋은 대학에 입학시킨 부모들을 성공적 인물로 미화하는 매스컴도 우습다.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낸 어머니들에 대한 찬사 뒤에는, 학벌이 앞으로의 자녀 인생을 좌우할 것이고 자녀 인생은 어머니가 결정한다는 집단 최면이 숨어 있다. 곱게 자라 좋은 간판 자녀들이 사회에 적응 못하고 부모를 함부로 대하는 뒷얘기들을 정말 그리 모르는지.”

 

자식에 대한 부모의 교육열은 비단 우리 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한국 부모들이 유난을 떤다고 비하할 일은 아니다. 오히려 소 팔아서 대학 보내는 교육에 대한 열정이 이 나라를 발전시킨 원동력이기도 했으니까. 미국에서도 중국인, 베트남인들의 교육열은 한국 부모보다 더 열성적이다. 미국인 부모들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미국의 텍사스 주에서 연구원으로 있을 당시였다. 우리 가족이 살던 곳은 백인들이 주로 거주하던 동네였다. 그런데, 근처 유치원 (Kindergarten)이 유명하다고 들었다. 그래서인지 내년도 입학생을 선착순으로 뽑는다고 하니까 백인 부모들이 밤새 밖에서 진을 치고 줄 서 있는 것이 아닌가? 아예 비치(Beach) 의자를 놓고 온 가족이 자는 것도 보았다. 우리 아이는 적령기가 아니어서 이 광경을 방관자의 입장에서만 보았지만, 미국 백인 사회에서도 자식 교육에 대한 열정이 결코 약하지 않다는 것을 내 눈으로 처음 확인했다.

 

교육이 지향하는 최종 목적은

이와 같이 자식이 좋은 삶을 살기를 원하는 부모의 마음은 세계 어느 곳이나 똑같다
. 그러나, 교육열이 지향하는 최종 목적에 대해서는 차이가 있다. 자식의 장래를 진정으로 생각하는 것인지, 부모의 어깨를 으쓱하게 해 주는 자식의 간판 즉 학벌을 원하느냐 하는 것인지다. 자식이 자신의 적성을 찾아서 노동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 주고, 자신의 공헌을 통해 보람을 느끼게 하고, 이 사회에 즐겁게 적응해 가는 게 옳다는 것은 평범한 진리다. 이를 알면서도 자식의 간판에 대한 미련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

 

현재의 부모 세대는 스스로 대학 입시라는 과정을 경험해 보았다. 그것이 어떤 결과이었든 간에 마치 이제 2세들을 통해 2차전을 진행하고 있는 것과 같다. 1차전과 다른 점은 이미 스스로 경험해 보았기에, 자식들을 더 효율적으로 몰아 부치는 방법을 안다. 1차전에서 우리 부모 세대가 이해하지 못했던 것 (예를 들면 어떻게 공부하는 척하면서 다른 짓을 하는지) 을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기에, 우리의 아이들은 더욱 숨이 막힌다.

 

대학은 삶의 과정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 더욱이 글로벌 지식 기반 사회에서 4년이라는 짧은 대학 생활에서 배운 지식으로 인생이 결정된다면 그건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 이러한 내용을 인정하면서도 오늘도 대입이라는 전쟁에 말려들고 있다. 간판이 아직도 우선시되고, 일을 하는 것보다 일을 시키는 사람이 존경받는 전근대적인 한국 사회의 풍토도 한몫 한다.

 

우리 나라의 입시 제도를 들여다 보면 일류 대학 위주다. 새로운 입시 제도에 대한 갑론을박도 SKY 대학의 총장이나 사무총장의 목소리가 우선적으로 매스컴을 장식한다. 또한 6-70년대에는 대학별로 어느 정도 특성과 차별점이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전공에 관계 없이 모든 대학이 서열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기만의 색깔이 크게 퇴색했다. 건물은 현대화되고 강의장은 최신 시설이 되었지만, 다양성과 개성, 전통이 없어진 대학의 모습은 무미건조한(dry) 느낌이다.


대학 입시 설명회 사진(출처 : 연합뉴스)


인력의 전반적 포트폴리오에 대해 우선 고민해야 

일부 뛰어난 리더(leader) 10000명을 먹여 살린다라고 엘리트 교육을 강조한다. 전혀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이 시대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력의 포트폴리오에 대해 먼저 고민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첫째, 뛰어난 리더가 누구인지를 명확하게 정의해야 한다. 리더가 일류 학교를 나온, 수능 시험에서 거의 만점을 맞은 사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외국어만 잘하면 엘리트인가? 외국어를 잘 하는 것은 리더의 요건이 아니라 기본 소양일 뿐이다.

리더는 창의력과 실력, 그리고 자기 원칙에 충실한 마음가짐에서 나온다.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제대로 된 인격이 형성이 안 되어 있을 경우, 또는 그런 의지가 약할 경우 10,000명을 먹여 살릴 지도력은 나오지 않는다.

 

또한 우리 교육 제도의 맹점은 주어진 정답을 잘 풀어가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점이다. 한 문제라도 실수하면 급전직하하는 교육 시스템으로는 창의적인 인물이 발굴되기는 힘들다. 풀리지 않는 수학 문제 하나를 가지고 밤새 씨름도 해 보고, 책을 통해 여러 선인들의 지혜와 고민을 자기 입장해서 반문하는 고민의 훈련 과정이 리더를 만든다. 또한 삶의 현장 속에서의 진정한 체험, 도전과 좌절을 격려하는 문화 속에서 진정한 리더가 나온다. 역사상 위대한 지도자들은 좋은 교육을 받은 양가집 환경보다 고뇌하는 치열한 삶을 살은 사람들, 특히 좌절을 겪었던 이들 속에서 탄생했다. 


둘째
, 뛰어난 한 사람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나머지 인력들의 역량이다.
적어도 교육 정책의 관심사는 뛰어난 천재 1명보다 나머지 9999명의 교육에 맞추어져야 하는 것 아닌가? 설사 몇 명의 실력있는 천재가 양성되었다고 하자. 그런데, 그 사람이 다른 나라 일류 기업에 스카우트 되어가면 이를 위해 희생한 나머지 인력은 무엇인가? 오히려 천재는 수입해올 수 있지만 이 사회의 기반이 되는 저변 인력을 탄탄하게 갖추는게 국가의 우선 순위가 아닐까?

 

관점을 바꾸어 생각하면 리더가 나머지 인력과 환경의 도움없이 혼자서 나올 수 있을까? 수많은 과학 기술은 주어진 환경과 조력자, 같이 고민하는 분위기 속에서 탄생했다. 그래서, 오히려 몇 명의 리더, 그것도 간판만 원하는 기능적 우등생보다 사회 전반적인 인력의 실력과 소양이 업그레이드 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초중등 교육이 밑바탕이 되어야 이 사회의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유명한 Junior college (www.buyusa.gov)

미국 사회의 저력은 얼마든지 무료로 다닐 수 있는 전문대학(Junior College)에 있다. 여기에는 부족한 기술을 보충하려는 직장인, 커리어를 바꾸어 보려는 사람, 또한 자신의 적성을 찾기 위해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는 젊은이, 혹은 대학에 갈 등록금이 없어서 다니는 사람 등 다양한 부류가 있다. 심지어는 종합대학에 다니다가 몇 과목을 보강하기 위해서 전문 대학에서 학점을 이수하기도 한다.


일류대학 출신 금융 엘리트들이 망가뜨린 미국을 지탱하는 것은 이렇게 전문대학에서 필요한 기술을 배워서 열심히 노력하는 보통 사람들에게 있다. 바로 이 순간에도 자신의 가족을 위해
,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무엇보다 먹고 살기 위해 새로운 교육을 받고, 산업 현장에 뛰어드는 소시민들이 국가의 중요한 바탕이다. 

 

학벌 위주의 사고는 우리 사회를 위해 바람직한 인력 포트폴리오의 방향을 왜곡시킨다. 일류 대학보다 중요한 것은 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기본 소양과 전문 기술을 지속적으로 훈련시킬 탄탄한 중등 교육 기관이다. 우리 나라 대다수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양질의 교육에 더 많은 신경과 예산이 배정되어야 한다. 보통 사람들을 충실히 재교육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져야, 양질의 일자리도 역동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