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vs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전쟁 시작됐다

IT와 세상 2009.11.27 06:01

PC 전쟁이 재현되는 스마트폰 경쟁의 감상 포인트

벌써
20년이 다 되어가는 이야기다. 삼성전자에서 워크스테이션을 만드는 사업을 과감하게 추진하고 있었다. HP에서 기술을 사오는 조건으로 제휴가 이루어졌고 연구소에서는 고급 컴퓨터에 들어가는 기술 개발에 매진했다. PC 개발과는 차원이 달라서 도전 의식으로 하루 하루를 보냈던 기억이 난다.

 

ISV의 어플리케이션

아쉽게도 R&D(연구개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사업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소프트웨어 때문이다. 컴퓨터 플랫폼에서 동작하는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업체를 ISV(Independent Software Vendor)라고 한다. 하드웨어 성능이나 기능보다 중요한 것이 하나라도 더 ISV 를 유치해야 한다. 썬(Sun)이나 HP같이 잘 알려진 플랫폼이라면 모를까 알려지지 않은 플랫폼에 대해서는 ISV가 배짱으로 나온다. 웃돈을 얹어 주고라도 애플리케이션을 유치해야 하는 설움(?)을 톡톡하게 느낄 수 밖에 없다.

반도체 같은 부품 소재나 TV, VCR 같은 독립 완성품만 사업하던 입장에서는 엄청난 진입 장벽을 체험하는 계기가 되었다. PC는 호환 기종이라 소프트웨어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지만 (결국 그 수익의 대부분은 OS를 제공하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차지하지만), 신규 컴퓨터 사업은 소프트웨어 플랫폼에 대한 투자가 상상을 초월하게 된다.


스마트폰에서 벌어지는 애플리케이션 전쟁
 

그런데, 스마트폰 시장에서 비슷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iPhone)을 시작으로 구글이 안드로이드(Android)로 모바일 플랫폼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모바일 통신 기기를 소프트웨어 산업으로 바꾸어 놓고 있다.

 

현재의 스마트폰 시장은 유럽을 중심으로 노키아(Nokia)가 주도하는 심비안(Symbian), 기업용에 주력하는 블랙베리(BlackBerry)가 선두층을 형성한다. 최근 아이폰(iPhone)이 무서운 기세로 성장해 윈도우모바일(WM)을 앞질렀다. (아래 그림 참조)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불행히도 시장 점유율
1-3위 제품, 무려 8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이루는 제품이 한국에서는 찾기가 어렵다. 최근 블랙베리가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사용자는 극히 드물다. 한국에 없다는 것은 사업 측면에서는 여러 모로 장애가 된다.

이를 테면 안철수연구소의 모바일 백신은 심비안, 윈도우모바일에 이어 블랙베리를 지원하고 있다. 해외 고객을 위해서다
한국에서 사용되지 않는 환경에서 제대로 검증하고 테스트하기가 어려움은 불 보듯 뻔하다. 기능 테스트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사용자가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세밀한 이해와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 IT 강국을 자랑하는 한국에서 모바일 인터넷이 세계의 흐름과 거꾸로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장이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의 양대 산맥으로 재편될 스마트폰

 

향후 스마트폰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양대 산맥으로 편성될 것으로 예측한다.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안드로이드 속에 내장한 여러 기능의 잠재력이 놀랍고 참신하며, 최근 안드로이드를 채택하는 기업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윈도우모바일 진영에서는 반박을 하겠지만 '아이폰 vs 안드로이드'가 보편적으로 예상하는 시나리오다.

결국 애플은 자신들의 독보적 플랫폼과 자신들의 앱스토어로, 안드로이드는 오픈 플랫폼(다양한 단말기)과 다양한 어플리케이션 시장으로 승부할 것이다. 마치 80년대 PC 시장에서 매킨토시(Mac)와 윈텔(Win-Tel) 기반의 IBM 호환 기종 싸움의 재판(再版)을 보는 느낌이다.

스마트폰의 Application 경쟁 (http://www.billshrink.com/blog/)


PC
시장에서는 애플이 실패했다. 폐쇄적 정책을 고집했던 경영진의 실책과 변화에 게을렀던 애플의 기업 문화가 문제로 지적된다. 맥 운영 체제(Mac OS)는 정체되었고 개발자들의 사기는 저하되고 신제품은 본연의 혁신 정신을 상실했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가 컴백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그가 애플에서 쫓겨나서 도전했던 넥스트(NeXT)의 기술을 접목해서 소프트웨어는 다시 힘을 얻었다. 오히려 엔터테인먼트라는 전혀 새로운 영역을 가져 와서 훌륭하게 접목했다. 애플은 구태여 시장 점유율 1위를 노릴 필요가 없다. 오히려 자신의 플랫폼 기반으로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구축하고 그곳에서 높은 수익률을 가져간다. 예를 들어 출판, 교육 시장에서 애플에 대한 충성도는 아주 높다.

IBM
기반의 제품을 취급하는 업체들은 낮은 마진을 울며 겨자 먹기로 나누어 가져야만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외하고는. 오픈성을 보이는 안드로이드도 IBM 호환 기종과 비슷한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차이점은 구글이 안드로이드 자체에서 수익을 찾지 않는 개방적 사고를 유지하고 있어 마이크로소프트와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

IBM 호환기종

애플 매킨토시


IT의 표준 장악은 목숨을 건 전쟁


IT
는 고상한 전문직으로 비추어지지만 경쟁의 현장은 결코 그렇지 않다. IT의 발전사는 무협지를 방불케 하는 전쟁의 역사다. 시장에서 실질적 표준(De Factor Standard) 위치를 장악하기 위해 어떻게든 상대방을 죽이려고 혈안이 된다.  피아(彼我)가 뚜렷하며 우군을 확보하기 위해 돈을 쏟아붓는다.

PC
에서의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CPU에서 인텔과 모토롤라, 브라우저에서 넷스케이프와 익스플로러, 워크스테이션에서 Sun HP의 전쟁이 그러했다. 때로는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는다.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전쟁과 더불어, 기술자들은 각종 표준 위원회와 컨퍼런스에서 회사를 대표해서 싸운다. 겉으로는 웃으면서 평화로운 것처럼 보이지만 틈만 나면 대놓고 상대방을 비난하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에서 조직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의 플랫폼 전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기업들이 어디에 자원을 집중할까 하고 고민을 해야 하는 시점이다. 단지 이번 게임의 특징은 소프트웨어 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휴대폰 제조업체, 통신사업자, 소프트웨어 기업, 콘텐츠 제작 업체, 인터넷 서비스 기업이 한데 엉켜서 돌아가고 있다. 5-10년 뒤에 어떤 형태로 시장이 전개되어 있을까? 과연 독보적인 승자가 나올까?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구독+해 주세요

신고

소프트웨어는 비용이 아니고 가치다 - SW 인력 시리즈 2

IT와 세상 2009.11.12 07:36

"소프트웨어는 비용(cost)이 아니고 가치(value)다"

 

국내 대기업에 근무할 당시 컴퓨터 사업에 관여했다. 컴퓨터 제품이다 보니 연구개발(R&D) 부서에는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하드웨어 인력보다 더 많았다. 그런데, 그 곳에서 오래 근무한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바람은 매우 단순했다. ! 메인(Main) 프로그램 한번 만들어 보고, 직접 설계해 봤으면…” 메인 모듈은 전체 소프트웨어의 중심이 되는 프로그램이다. 건물에 비유하면 기초 공사를 정의하고 중심 기둥을 놓는 것과 같다. 그러면, 메인 프로그램을 만들 기회가 없는 것일까?

 

하드웨어 사업의 초점은 하드웨어 박스 자체이다. 제품 기획은 하드웨어 사양(specification)을 정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CPU 채택, 메모리 용량, 목표 성능, I/O 포트 숫자, 외장 기구 형태, MTBF 등등. 나도 전자공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이런 기술이 개발하기 어렵고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안다. 하드웨어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으면 얼마나 난감한가? 그러나 궁극적으로 사용자가 진정 원하는 것이 이 박스 자체일까?

 

새로운 하드웨어가 정의되면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업무는 라이센스된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활용해서 개발된 하드웨어를 구동할 소프트웨어, 디바이스 드라이버(Device Driver)를 만들고 튜닝(tuning)하는 게 대부분의 일이었다. 그래서 소프트웨어는 개발이 아니라 포팅(porting)이라고 불렀다. 한 마디로 하드웨어 스펙이 먼저 정해진 다음, 그 하드웨어에서 어떤 소프트웨어가 동작할지 찾는 게 일이었다.


컴퓨터를 구매하는 기준은?
 

그러나, 컴퓨터를 구매할 때 중요한 기준 중의 하나는 내가 원하는 소프트웨어가 돌아가느냐이다. 아무리 멋있고 내구성이 좋은 제품이라 하더라도 소프트웨어가 없으면 왜 사용하겠는가? 당연히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유통업체(ISV; Independent Software Vendor)들은 잘 알려진 플랫폼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MS-DOS

Sun Micro의 워크스테이션


초창기 PC의 운영체제(OS) 플랫폼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워크스테이션 분야에서는 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오픈 컴퓨팅 환경을 통해 수많은 응용 소프트웨어가 돌아가게 하는데 주력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선마이크로가 독보적 위치를 가지진 것이 제품의 성능과 스펙 때문이었는가? 그 플랫폼에서 사용가능한 소프트웨어의 양과 질에 의해 승부가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같이 미국 기업들이 IT를 이끌게 된 비결은 OS와 소프트웨어의 플랫폼을 장악해 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나 대만에서 PC나 서버의 호환 기종의 하드웨어를 만드는 데만 급급한 사이에 실익은 소프트웨어가 챙기고 있었던 것이다. 현재 스마트폰의 플랫폼을 아이폰(iPhone), 안드로이드(Android) 가 장악해 가고 있는 현실은 PC 플랫폼 전쟁의 재판()이다.


각종 기기에서 커지는 소프트웨어의 역할

소프트웨어가 중요해지는 각종 제품들

이제 소프트웨어는 범용 컴퓨터뿐 아니라 정보 기기, 통신 시스템, 가전 제품에도 들어간다. 이런 장비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는 일반 컴퓨터용 소프트웨어와 완전히 다를까? 최근 이런 제품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는 웬만한 컴퓨터에서 사용되는 수준과 맞먹는다. 임베디드 시스템이라고 불리는 시스템 소프트웨어의 구조는  대동소이하다.

관건은 얼마나 소프트웨어를 잘 설계하고 사용해서 소프트웨어 원가를 줄이고 전체 제품의 이익률을 높이느냐에 달려있다
. 그런데, 하드웨어 사업만 영위해 온 이들은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드웨어 원가에 들어가는 비용 정도로만 산정한다. 비용의 항목은 투입된 인건비와 개발 장비다. 결국 창의력과 고급 전문성이 필요한 지식 산업을 시간당 계산하는 노동 집약적 산업으로 격하시킨 꼴이다. 게다가 소프트웨어의 기본 사상과 특성을 모르고 있다. 이를 테면,


  • 소프트웨어의 장점은 재사용(reuse)에 있다. 여러 장비에 걸쳐서 비슷한 기술을 사용하면, 필요한 부분을 패키지화해서 적절히 재사용함으로써 원가를 몇 분의 일로 절감할 수 있다. 더욱이 검증된 코드를 재사용할 경우 품질 수준도 크게 높일 수 있다. 
  •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 제품의 품격을 높인다. 사용자가 결국 사용하는 것은 콘텐츠와 소프트웨어다. 제품의 디자인이 예쁘고 가격이 싼 것도 중요하지만, 융합 즉 컨버전스 시대에는 개인 위주로 서비스가 특화(personalized service)되기 마련이다. 이 모두가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소프트웨어가 결정한다.

 

시대가 바뀌었다 - 하드웨어 마인드에 젖어 있는 경영 방식

대기업에서 같이 근무했던 후배를 만난 적이 있다
. 그 기업에서 여전히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하던 그는 이제는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은 좀 달라졌지?”라는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여전히 소프트웨어 개발은 하드웨어의 로드맵 이후에 고려된다는 것이다. 그는 “경영진에서는 소프트웨어의 특성을 모르기 때문에 실적은 하드웨어 제품을 얼마나 팔았느냐에만 연연한다.”라고 푸념했다.

그러고 보니, 외람된 얘기지만 대기업 고위층에서 소프트웨어에 대한 통찰력을 가진 분을 찾기가 힘들다. 여전히 하드웨어 박스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심지어는 동일한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데, 하드웨어 사업 부문별로 별도의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고 있다고 한다. 재사용(reuse)이라는 소프트웨어의 사상을 전혀 모르니 소프트웨어가 가치(value) 창출이 아닌 단순 비용(cost) 처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

 

생각이 바뀌는 데는 시간이 걸리게 마련이다. 몇 십 년을 고수해온 사업 방식을 바꾼다는 게 쉬운 일인가? 아무리 애플, 구글의 스토리를 책이나 강의로 접해도 직접 체험하지 않는 한 사용자에게 미묘한 변화를 일으키는 소프트웨어의 특성을 이해하기란 어렵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세상은 급변하고
, 이런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면 차별화라는 기업의 영원한 숙제를 해결할 수 없다. 차별화를 해야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하드웨어 원가 절감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당연히 수익을 높이는 소프트웨어와 창의적 서비스로 중심축을 옮겨야 한다.

(아이뉴스24에 기고한 칼럼을 보완한 글입니다)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구독+해 주세요
신고

안철수연구소 CTO로서의 첫 당부사항 공개 (2)

경영 이야기 2009.06.21 13:37
(전회에 이어)
지난 2008년 2월 CTO가 된 후에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입니다. 그 동안 많은 변화가 이루어졌고 아직도 연구개발, 조직문화, 해외사업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CEO이지만 당시 CTO 시기에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가 다른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공개해 드립니다.

안철수연구소 CTO가 된 후 첫 메시지 공개 (1) [첫편 링크]

3. 당부사항

 

저는 개인적으로 "꿈을 꿀 수 있고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춘 하드워커(hard-worker)"를 좋아합니다. Hard-worker라 함은 회사에 오래 앉아 있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열정적으로 일에 몰입할 수 있는, 끊임없이 의지를 불태우는 사람을 말합니다. 물론 여러분이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되기를 강요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제 오랜 경험으로는 이런 분들이 보람과 행복을 많이 가져가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젊음, 결코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이 시간을 소중하고 값지게 보냅시다. 실패도 훈련이고 좌절도 훈련입니다. 그러나, 시도도 해 보지 않은 시간은 무의미할 뿐입니다. 구글(Google)에서는 나이스(nice)하게 실패하는 것을 장려한다고 합니다 (Google encourages to fail nicely). 그만큼 창의적인 노력을 최대의 가치로 둔다는 점입니다. 꿈을 이루어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몇 가지 첨언하면,

1) 스스로 일류가 되도록
 
노력합시다

 

우리의 영역을 국경이 지켜주지 못합니다. 글로벌하게 하나의 시장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경쟁 상대는 한국 내의 다른 기업에 있는 친구나 선후배들이 아닙니다. 구글(Google), 시만텍(Symantec),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에서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인도에서, 중국에서, 러시아에서 우리의 경쟁자들은 꿈을 불태우고 실력을 연마하고 있습니다. 저도 그 회사의 CTO와 경쟁해야 하고, 팀장들은 그 회사의 팀장들과기술자들은 그 회사의 기술자들과, 마케터는 그 회사의 마케터를 경쟁 상대로 삼아야 합니다여러분 각자가 일류가 되어야 안철수연구소가 일류기업이 됩니다. 일류가 되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 안철수연구소의 동료들로부터 배웁시다. 저도 여러분들의 경험과 전문성을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2) 자기의 제품과 서비스에 자신감(confidence)을 가집시다.

 

저는 지는 것을 아주 싫어합니다. 안철수연구소의 제품과 서비스가 타사보다 못하다는 얘기는 듣고 싶지 않습니다. 프라이드(Pride)가 없는 제품을 만들 생각을 하지 마십시오. 과거에 어떻게 했든 모두 잊어 버리고, 이제부터 우리가 만드는 제품과 서비스는 '명품'을 만든다는 각오로 정성을 기울여야 합니다. 남들이 하는 것 흉내내지 말고, 고객이 찡할 수 있는 가치를 전달(delivery)합시다.

 

3) 완벽을 기합시다.

 

안철수연구소의 최대 가치는 믿음과 신뢰입니다. '보안'업체이기 때문에 고객들이 믿는 것이고, 깨끗하고 투명한 기업 문화 덕택에 신뢰를 받습니다. 우리는 그에 보답하는 치밀함과 섬세함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사소한 문제라도 남에게 던지지 마십시오. 누군가 챙기겠지 하지 마시고, 여러분의 손끝에서 고객이 사용할 제품과 서비스가 탄생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한번 더 파이널 터치(final touch)를 하십시오. 여러분의 노력 덕택에 고객은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고, 그 모습에서 희열을 느끼십시오. 

 

다시 한번 같이 일하게 된 계기를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저와 언제라도 대화를 원하시면 제 문은 항상 열려 있고, 이메일이든 메신저이든 환영합니다. 여러분이 신나게 일할 수 있는 것이라면, 최선을 다해서 돕겠습니다.

 

일부 부서는 오늘부터 주말 기간에 이사를 준비하느라 바쁘시겠습니다. 편안한 주말 보내시고 월요일 아침부터는 새로운 각오로 재미있게 일해 봅시다. 10층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김홍선


이 메시지 하나로 기업 문화가 하루 아침에 바뀌기는 힘들겠지만, 적어도 나는 이런 변화가 필요하다고 확신했고, 현재도 그런 원칙으로 경영에 임해왔다. 나는 조직의 관료화는 반드시 도려내야 할 암적인 존재라고 생각한다.

회의 문화가 첫번째 개혁 대상이었다. 우선 내가 주재하는 회의 시간을 30분으로 조정하고, 준비 자료는 3 페이지가 넘지 않도록 했다. 절대로 파워포인트 잘 만드느라 시간 낭비하지 않도록 당부하며.. 그 후 안철수연구소에는 회의실마다 다음 그림과 같은 표어와 시계가 비치되어 있다. 


굳이 여러 부서가 다함께 모여야 하는 안건을 제외하고는 직원들의 자리에서 선 채로 바로바로 결정이 되도록 유도했다. 나는 직원들을 사무실로 불러서 보고받는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사무실에 돌아다니면서 실무자의 자리에서 서서 결정하는게 가장 정확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항상 모자랐던 회의실이 지금은 여유가 있다. 점차 회의실 공간을 더 효율적인 방안으로 활용하고 있다. 

안철수연구소는 고객으로부터 외면을 받고 불평을 들었던 이유를 처절하게 깨달아야 했다. 나는 고객을 모르는 엔지니어는 프로가 아니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직장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만들어 자족하는, 그런 취미 생활하는 곳이 아니다. 

한편 연구개발(R&D) 직원들도 현장의 고객 사이트로 나가도록 독려했다. 영업부에서는 R&D의 반발이 클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지만, '자신이 만든 제품이나 기술을 다른 사람이 사용하는 것을 보았을 때의 기쁨' [관련 블로그 링크]을 느낄 줄 알아야 진정한 엔지니어라는 내 소신을 바꾸지 않았다. 내가 만난 톱클래스 엔지니어들은 모두가 고객의 목소리에 적극 귀를 기울이는 자세를 가졌다.


아직도 안철수연구소의 개혁은 진행형이며, 앞으로 영원한 미래형이 될 것이다. 안랩의 핵심가치를 직원들이 체화(體化)시키면서 세계 시장에서 실력으로 승부하겠다는, 아니 해야만 한다는 현실을 철저히 깨달을 깨닫도록 계속 매진해야 한다. 

내가 얼마나 안철수연구소의 CEO로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CEO로 있는 동안 CTO로서 보낸 첫 메시지를 간직하며 살 것이다. 안랩을 글로벌하게 성공한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는 나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


신고

대한민국은 껍데기 뿐인 IT강국인가?

IT와 세상 2009.06.10 07:40

IT 선진국으로 가는 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에 달려있다.

방송통신위원장이
IPTV 서비스를 구성하는 제품 안에 한국 기업의 기술이 별로 없는 것을 보고 장탄식을 했다고 한다. IT 강국이라고 자랑하는 우리의 참모습을 발견하게 되어 씁쓰레하다. 그러나, 실망하기보다는 두 가지 관점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IPTV 전시회 (etnews.co.kr)


1. 핵심적인 부품과 기술이 부족하다는 것은 허약해진 중소기업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


대기업은 브랜드와 시스템으로
, 중소기업은 요소 기술과 집중력으로 승부를 한다.
각각 집중하는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수평적인 윈윈 관계를 이루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직적 종속 관계가 심화되면서 중소기업 층은 더욱 엷어졌다

중소기업이 가능성을 제시한 분야에 대기업이 진정으로 관심이 있으면 M&A를 하면 된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 그러한 M&A(인수합병) 사례는 아주 적다. 오히려 대기업은 경쟁 제품을 만들어 중소기업과 경쟁하니, 중소기업은 First-Mover의 장점을 살릴 수가 없을 뿐더러 국내에서 마저 대기업과의 불공정 거래와 출혈 경쟁에 힘이 부친다. 그러니, 어느 세월에 세계에 나가 경쟁하겠는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비중이 높은 것은 어느 나라나 공통적이다. 문제는 중소기업이 어떤 경쟁력과 위상을 지니고 있느냐이다. 일본과 대만이 탄탄한 부품 기술을 보유하게 된 것은 기술에 확고한 뿌리를 내리고 있는 중소기업 덕택이다. 반면에 우리는 대기업에만 집중하고 중소기업을 육성하지 못해 결국 수많은 부품과 요소 기술을 일본과 대만에서 수입해야 하는 냉혹한 현실에 처했다.

소프트웨어 분야는 더 심각하다. 소프트웨어는 인건비 장사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어서, 아이디어나 기술력에 대한 가치가 들어갈 틈이 없다. 그러니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는 하청업체로 전락하게 되었다. 혁신과 창의력을 생명으로 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이런 대접을 받으니 글로벌 기업으로 커 나갈 여력이 없다.
이제라도 과오를 반성하고 중소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

2. IPTV와 같은 비즈니스 플랫폼을 보유한다는 계획 자체에서 희망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플랫폼에서 돌아가는 소프트웨어와 콘텐츠가 결국 핵심 부가가치다. 애플사의 아이포드(iPod)가 성공한 이유는 아이튠스(iTunes)라는 음악 서비스와 직관적인 디자인을 갖춘 단말기의 절묘한 결합에 있다. 어떤 국내 대기업 임원이 애플 제품의 디자인만 놓고 얘기하는 것을 보고 딱해 보인 적이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진행되는 서비스 플랫폼과 풍부한 콘텐츠 제공 모델을 간과해서는 절대로 애플을 뛰어넘을 수 없다.

이 제품이 진화한 아이폰(iPhone)이라는 결합 서비스 상품으로 애플사는 통신사와 단말기 업체가 절대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이동통신 시장을 관통했다. 그 결과 출시된지 2년만에 스마트폰 시장에서 윈도우 모바일을 제치고 심비안(Symbian), 블랙베리(Blackberry) 다음으로 3위를 차지했다. 출사표를 내고 쫓아오는 구글의 앤드로이드(Android), 잠시 시장에서 밀리는 형태를 보이지만 무시할 수 없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모바일이 스마트폰 플랫폼 장악을 위해 필사적인 전쟁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이미 애플 매니어와 풍부한 협력업체로 아성을 구축한 아이폰의 위상은  확고하다. 닌텐도도 가정용 오락 플랫폼의 절대적 위상을 차지한 전형적 예다.

Symbian(노키아)

BlackBerry

아이폰



비즈니스 플랫폼은 전략적 요소

이와 같이, 비즈니스 플랫폼을 가진다는 것은 엄청난 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적 리더쉽을 보유하고 있음을 입증한다. 역사적으로 새로운
IT 패러다임 변화는 신기술을 개발하고 창의력을 불태우는 모멘텀을 제시해 왔다. 만일 우리 플랫폼이 세계적으로 앞선다면, 여기에서 입증된 기술은 세계적으로 뻗어갈 기회를 선점할 수 있다.

우리가 껍데기뿐인 인터넷 강국이라고 자조의 목소리가 있다. 하드웨어 장비, 그것도 알맹이는 외산 장비가 장악한 현실에서 허울뿐인 표어라는 것이다. 그러나,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앞선 인터넷 환경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실험할 수 있는 중요한 플랫폼이다. 인터넷 뱅킹, 온라인 거래, 모바일 인터넷, 정보 보안, 온라인 게임에서 개발된 기술은 세계적으로 독보적이며 이는 우리의 IT 환경과 문화 턱을 톡톡히 보았다.

단순히 기술력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는 이런 IT 서비스를 생활과 문화 속으로 정착시킨 하이테크의 선진국이다. 충분히 자부심을 갖추고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사실이다. 이와 같이, 우리가 하드웨어적 시각에서 소프트적 마인드로 시선과 발상을 바꾸면 우리의 엄청난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기에 새로운 IT 플랫폼에 시선을 고정하고, 그 뿌리 위에서 꽃을 피울 준비를 해야 한다. 플랫폼의 방향을 정확하게 잡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역할 분담을 통해 윈윈(Win-Win)하는 환경이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다. 특히 글로벌 진출의 선봉을 집중력과 차별적 기술로 발 빠르게 움직이는 중소 IT 기업이 담당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중소기업이 제 역할을 하려면 역동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결국 공정한 거래가 핵심이다. 그래야 젊은 기업가들이 원대한 꿈을 가지고 달려들 것이며, 열정을 가지고 해외로 마음껏 뻗어나갈 수 있게 된다.

(한국일보 컬럼에서)
신고

중소기업과 상생없이 한국의 미래는 없다

경영 이야기 2009.04.04 13:54

"공정한 시장과 산업의 생태계" 

역사적으로 급격한 사회 발전의 기폭제가 되고 국민에게 혜택을 극대화한 견인차는 혁신의 정신이었다. 그리고, 항상 이러한 혁신의 중심에는 뛰어난 지도자가 있었다. 조선왕조 500년 동안 세종 대왕이 이룩한 업적이 나머지 왕들의 치세를 합친 것보다 위대하다. 세계적으로 가장 과학적이라고 인정 받는 문자를 창제하고 각종 과학 기술을 발전시킨 것은 백성을 긍휼히 생각하는 세종 대왕의 인간성과 천재성이 만들어 낸 작품이다.

비록 현재 미국 자동차 산업의 불꽃이 꺼져가는 형국이지만, 100년 전부터 전설적인 기업가들이 미국을 자동차 강국으로 만들었다.

헨리 포드는
T 모델을 통해 자동차의 보편화를 실현했고, 알프레드 슬론(Alfred Sloan)은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 구성과 고객 중심 경영(그는 회사로 가기 전  대리점으로 직접 출근해서 그곳에서 업무를 지시한 것으로 유명하다. 고객의 목소리를 회사 내로 전파하는 소위 '현장경영'을 몸소 실천한 것이다)으로 포드를 꺾고 70GM 왕국을 열었다. 혁신을 게을리한 현 경영진 때문에 이러한 선구자들의 업적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또한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기업의 창업자들은 근면함과 열정으로 굴지의 기업으로 키웠다
. 모두가 기업가 정신에 투철했고 불굴의 정신으로 아프리카보다 인정을 못 받던 나라를 세계에서 존경 받는 국가로 만드는데 크게 기여했다. 그 외에도 많은 선각자들이 곳곳에서 공헌한 덕택에 압축 성장이라는 키워드로 상징되는 한국의 산업화는 성공했다.

IT와 벤처 모델은 미국에서 직수입

정보화 시대에 들어서면서 중소 벤처 기업이 이런 정신을 이어 받는 것처럼 보였다
. 한국의 역동적인 기질에 힘을 받아 IT 강국이라는 한국 브랜드가 탄생하는데 기여했다. 한국의 재벌 구조는 일본의 게레츠(
系列)와 맥을 같이 하지만, 벤처 기업은 미국에서 직수입한 모델이다. 마치 전통 산업은 일본의 기술과 노하우 덕을 보았지만, 정보화 시대를 이끄는 IT는 미국에서 직접 들여온 것처럼 우리는 패러다임 변화를 능동적으로 수용했다.


그러나
, 불행히도 오늘날 중소 벤처 기업은 한국에서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이라는 측면에서는 일본이나 대만에 비해 층이 두텁지 못하고, 벤처 라는 관점에서는 미국의 성공 모델이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벤처 기업의 경쟁력에도 문제가 있지만, 본질적으로 기업의 생태계가 형성되지 못한 원인이 크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로 탄생한 벤처 기업이 성공으로 마무리되는 길은 크게 두 가지다. 증권 시장에 상장하는 것과 M&A가 되는 경우다. 물론 꿈을 이루지 못하고 좌절하는 경우는 더 많다. 이러한 벤처 기업의 생명 주기를 통해 벤처 캐피탈은 투자 자금을 회수하고 연구한 기술은 더 크게 사회에 공헌하는 계기를 가진다. 특히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IT 산업은 M&A를 통해 불연속적인 성장의 모멘텀을 마련해 왔다. 수십 개의 기업을 사 들인 시스코를 비롯한, IBM, HP, 구글 등 IT 리더들에게 있어서 M&A는 중요한 성장 전략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는 중소 벤처 기업이 발전적 흡수가 되는 경우를 발견하기 어렵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M&A한 사례가 몇 개나 되는가? 그러면 벤처 기업들이 그렇게도 실력이 없거나 시장이 매력이 없어서 그랬는가? 그렇다고만 볼 수 없는 것이 벤처 기업이 형성한 시장에 대기업이 뛰어든 것을 우리는 많이 목격한다. 결국 생태계가 형성되지 않고 있는 것을 반증한다.


산업 생태계에 대한 아쉬움

아쉬운 것은 벤처 열풍이 꺼진 후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더욱 수직적 관계로 심화되었다는 점이다
. 수직적 관계에서 상생이니 시너지란 말은 추상적 구호일 뿐이다. 대기업의 영업 이익의 확대는 바로 협력사인 중소 기업의 이익 감소로 나타날 수 밖에 없는 제로섬 게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글로벌한 옵션이 많이 생긴 대기업에 있어서 인정과 사명만으로 사업을 할 수는 없는 현실이다.

자원 동원 능력 측면에서 대기업과 중소 기업은 엄연히 격차가 존재한다. 계약 과정에서의 협상력, 법적 대응 능력, 금력, 고급 인력을 끌어들이는 매력 측면에서 중소기업은 허약할 수 밖에 없다.

역사적으로 돌이켜 보면 혁신적으로 성장한 주도 세력이 나타나고 이들이 공정 거래를 유지하는 가를 감시하기 위해 강자를 견제하는 과정의 반복이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데오도르 루스벨트 대통령은 세계 최고의 부자인 록펠러의 독점 체제를 무너뜨렸다.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IT 업체들의 견제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이들은 모두 뛰어난 기업가 정신으로 성공의 상징이었지만 시장의 공정성을 원하는 미국의 법 정신은 균형과 견제를 이루는 잣대가 되었다.


전문기술과 사업적 집중력을 가진 중소기업 없이 우리 나라의 미래는 없다
. 특성상 창의력과 도전 정신이 가장 활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나카와 같은 노벨상 수상자가 일본의 중소기업에서 나왔다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90년 대에 대기업들이 구조 조정을 벌일 때에 클린턴 대통령은 소기업 창업 프로그램을 통해서 산업 구조를 재편했다.

공정한 시장 경쟁이 생태계를 만드는 필요조건

중소 기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 정책이 논의되고 있다
. 그러나, 정책이 효과가 있으려면 건강하고 투명한 시장 질서를 만드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한다. 부채만 더해 주는 지원보다 R&D가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공정한 시장 경쟁이 보장되는 것이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필요조건이다.

게다가 지금은 개방성에 기반한 네트워크 경제 체제이다. 다시 말해 전문성에 기반을 둔 수평적 관계가 세계적 추세다. 창의력과 혁신의 정신을 갖춘 전문 중소기업이 더욱 절실하며, 공정한 시장 환경 속에 기업가 정신은 살아날 수 있다.


신고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