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어메이징' 한국 칭찬 받아보니

Global View 2009.11.15 09:52

필라델피아의 날씨는 을씨년스러웠다. 6년 전 왔을 때에도 그랬던 것 같다. 경기가 안 좋아서인지 거리의 표정도 밝지는 않아 보인다. 나의 지나친 느낌일까? 그래도 미국 역사의 시작이 이루어졌고 정가의 중심인 지역이라 그런지 정장을 한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솔직히 이번 출장에는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비록 파트너 사와 오랜 기간 제품 평가에 이은 협상 과정을 진행하고 있었지만 미국이라는 시장이 그렇게 만만치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기업 중에는 말만 앞서고 신뢰하지 못할 기업들도 많다.


IT 본고장에서의 조심스런 시장 접근
 

파트너 서명식 현장

8월에 미국에서 시장 진입을 발표하자 많은 이들이 우려를 표시했다. 우리가 어떻게 거대 업체들을 상대로 IT의 본고장에서 승부하려고 한다는 것인가? 당시 나는 틈새 시장(niche market)을  중심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이미 몇 개의 파트너 사와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 중 하나는 캘리포니아를 기반으로 개인 고객 중심의 판매망을 가진 양판점으로 10월에 본격적인 영업 활동이 시작되었다.

또 다른 하나가 동부에서 공공 시장을 상대로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업체인 사이버소프트였다
. 이번 출장의 주요 목적은 이 회사와의 계약을 마무리하는 것이었다. 

경제적 불황기에는 정부가 가장 안정적인 고객이다. 특히 사이버 보안은 늦출 수 없는 분야라서 오바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예산이 늘었다고 한다. 부시 정부에서도 사이버 보안은 우선 순위가 높았지만 워낙 전쟁 비용에 돈이 많이 들어가다 보니 예산이 부족했다고 한다.


신뢰 구축은 글로벌 사업의 기반 


나는 글로벌 사업에서 터놓는 대화로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그래서, 비록 나로서는 처음 방문이었지만 이 회사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CEO 및 임원들과 저녁 늦게까지 하루 종일 대화를 나누었다. 사업적인 얘기부터 회사의 성장 과정, 사업 전략, 시장의 요구 사항은 물론 개인적인 얘기까지 오고 갔다. 20년 가까이 보안을 가지고 정부를 상대로 한 경험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고객의 애로 사항과 원하는 것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

 

실제의 사이버 위협 상황과 보안 업체들의 동향에 대한 정보도 값진 성과였다. 확실히 직접 필드를 뛰는 사람들의 얘기는 생생하다. 비록 작은 기업이지만 기술적 전문성과 보안에 대한 애착과 진지함을 가진 모습을 보면서 현란한 세일즈 언어로 무장한 전형적인 미국의 기업과는 다른 느낌을 가진다. 서로 간의 진정성과 철학이 비슷함을 공감할 수 있었다.

 

사업의 결과에 대해서 속단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좋은 팀웍으로 재미있게 같이 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지가 있어야 설사 어려움에 부닥치더라도 같이 극복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로펌에서의 조촐한 서명 행사
 

계약서 서명 행사는 법률 사무소(law firm)에서 이루어졌다. 나는 공증이 필요해서 다운타운까지 가야 하나 보다 했다. 그런데, 법률 사무소에 들어서니 우리를 위한 조촐한 파티가 준비되어 있었다. 나름대로 지역의 유력 지도자들이 모여 들었다. 이런 모임이 우리의 파트너쉽을 공표하면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효율적 수단이라고 귀띔한다.


VIP와 함께

리셉션에서 환담하는 모습


참석한 사람 중에는 주 상원의원(Anthony Williams), 대표 변호사들, 언론사 오너, 기업 CEO, 대기업 임원, 정치인 참모, 대학 교수 등 다양했다. 적은 인원이지만 오피니언 리더와 지역의 유지, 잠재 고객이 모두 어우러져 네트워킹이 되는 자리다. 서로 간에는 이미 오래 알고 지낸 사이로 보였다.

이날의 주인공은 단연 우리였고 주 상원의원의 축사에 이어 나도 스피치를 요청받았다. 무엇을 얘기할까 고민하던 중 보안은 신뢰와 관계를 바탕으로 합니다. 안철수연구소는 단순히 제품을 팔고 돈을 받아가는 벤더가 아닙니다. 15년 간 고객과의 소통하는 채널이 우리의 사업의 존재 근거이고 고객의 신뢰가 우리 사업의 철학입니다. 미국에서도 그런 정신을 이어갈 겁니다라는 주제로 몇 마디 얘기했다.


연설을 경청하는 모습

주 상원의원의 축사

연설하는 모습


한국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

여러 사람들과 얘기를 하면서 한국 업체에 대한 불신이 별로 없고 오히려 기대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단순히 내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치켜 세우는 것은 아니었다. 법률 사무소의 대표 변호사 중의 한 분은(Harris Baum) 한국을 광적으로 좋아한다. 그의 사무실에 들어가니 한국 국기가 놓여 있었다. 한국인들의 밝고 친절한 모습이 너무나도 좋다고 한다. 50대의 나이에 태권도 검은 벨트를 땄다

정치의 본고장답게 펜실베니아를 중심으로 한 이곳 지역에서 80만부 가량이 배포되는 'The Public Record'라는 정치 전문 신문이 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정치적 영향력이 크다고 한다. 이 언론사의
 회장은 자신이 6.25 당시 직접 목격한 한국의 모습을 얘기하면서 한국의 발전상이 “어메이징(Amazing)”하다면서 방문할 때마다 놀라고 자랑스럽다고 한다. (이 신문은 우리 기사를 1면에 다루어서 우리에게도 큰 홍보 효과가 되었다.)

'The Public Record' 1면에 실린 모습

양사의 협력을 기대하는 기사


IT를 통해 빠르게 도약한 한국에서 배워야 한다는 분위기도 있었다. 오히려 말로만 고객을 위한다고 하면서 이익만 추구하는 미국의 IT 기업들에 대해서 실망해 하는 얘기들도 나왔다. 몇 년 전에는 전혀 인정하지 않던 한국의 IT가 이제는 미국에서도 호기심으로 바라보고 있다. 서비스 품질(quality of service)이 관건이라는 점에는 의견이 일치했다.

한국의 음식에 대해서도 모두들 잘 알고 있었고 문화와 역사에 대해서도 많은 질문을 받았다. 한편 나는 미국 역사가 시작한 필라델피아와 동부의 지역 문화 및 역사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글로벌 사업의 묘미는 이런 재미에 있다. 서로 간의 다른 문화와 성격을 깨달으면서 이해해 가야 진정한 사업이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2010년은 이번 파트너쉽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 무거운 숙제를 안고 오면서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러나, 새로운 사업 개척에 대한 즐거움 속에 피곤함이 힘들지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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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양판점에 한국 TV를 찾기 힘든 이유는?

Global View 2009.09.13 09:29

미국과 멕시코 출장에서 돌아온 지 채 2주가 안 되어서 일본 출장을 가게 되었다. 일본에 갈 때마다 가능하면 아키하바라의 요도바시 카메라에 들른다. 최신 전자 제품 양판점에서 IT 제품의 판매 현장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우리 일본 법인이 가까이 있어서, 짬을 내서 갈 수 있다는 편리함도 있다. 미국에 가도 베스트바이(Best Buy)라는 IT 양판점에 잠깐이라도 들르려고 노력한다. 마침 미국과 일본의 양판점을 2주의 시차를 두고 보게 되어 생생하게 비교할 기회가 생겼다.


미국과 일본 양판점의 공통점과 차이점
 

매장 전경(요도바시카메라 홈페이지)

컴퓨터 매장에 가 보면 미국이나 일본에서 공통으로 느끼는 것이 많다. 최근에는 미니 노트북(Mini Notebook), 소위 넷북(NetBook)이 진열장에서 눈에 띄게 포진했다. 일반 노트북과 스마트폰의 경계선을 묘하게 파고 드는 느낌이다. 하드웨어, 통신의 번들 판매도 눈에 띈다. 

여전히 노트북은 각종 할인 프로그램으로 디스카운트를 해 주지만, 소프트웨어는 정가대로 구매한다. 소프트웨어는 제대로 돈 주고 사야 한다는 인식이 형성되어 있는 것이 부럽다. 미국의 노트북 양판점 CEO에 따르면 영업 사원이 판매할 때마다 가져 가는 인센티브만 보면, 소프트웨어가 노트북보다 더 크다고 한다. 회사 차원에서도 소프트웨어 제품의 수익률이 더 좋고

 

디지털 카메라 매장에 가 보면 캐논, 소니와 같은 일본 제품이 주류를 이루는 것도 양국이 비슷하다. 역시 렌즈 기술이 발달한 일본의 위상을 느낄 수 있다. 오디오의 경우 애플의 아이포드 계열의 제품과 각종 액세서리 매장이 붐빈다. 애플의 아이팟, 아이터치는 MP3 시장을 독식해 가고 있다. 오디오 제품에 아이팟을 꽂는 슬롯은 거의 기본 기능이 되어 간다.

 

iPod 슬롯이 있는 오디오

휴대전화에서는 아이폰이 초창기에 버그(bug)가 많아서 품질에 대해 까다로운 일본인들에게 외면을 받아서 미국만큼 선풍적이지는 않다. 일본 휴대폰 업체들이 해외에서는 잘 못해도 일본 시장에서는 잘 먹히고 있는 것도 원인이 될 것이다. 그래도 꾸준히 아이폰 사용자가 늘어나는 추세는 있다. 미국 대학에 가 보면 아이폰(iPhone), 페이스북(FaceBook)이 캠퍼스 생활의 중요한 도구다.


그런데
,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던 곳은 가전 제품 매장이다. 미국의 베스트바이(Best Buy)에 가 보면 LCD TV중에 5-60%가 한국 제품이다. 10년 전에 한국 제품을 찾아볼 수가 없어서 안타까워 했던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당시 삼성전자에서 해외 영업을 담당하던 분으로부터 미국 양판점에 진열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하소연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지금은 한국 제품이 주도한다. LED TV는 아예 한국 제품밖에 없다.


Best Buy 영업 사원의 한국 기업에 대한 지식
 

베스트바이의 판매원에게 삼성과 LG 제품 중에 어떤 것이 좋으냐?”고 물으니, “두 회사가 사실 같은 회사다라고 하는 게 아닌가? 한술 더 떠서 삼성이 LG를 조만간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다라고 한다. 어이가 없기도 했지만, 한편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회사에 대해 외국인은 이 정도로 무관심한가라는 생각에 씁쓸했다. 그나마 그 판매원은 삼성과 LG가 한국 회사라는 것을 아는 게 다행이었다. 일전에 유럽에 가니 일본 회사라는 이들도 있고 대만 회사라는 이들도 있었으니까..

 

일본 요도바시 카메라 매장에서의 풍경은 확연히 달랐다. 일본의 유통망인 전자제품 양판점에서는 한국 제품이 안 보인다. 반면에 이름도 모르는 일본 자국 브랜드가 아주 많다. AQUOS, DIGA, VARDIA. TV에 그다지 열광하지 않는 나에게는 생소한 브랜드다. 그런데, 이런 제품들이 앞에 진열되어 있었다. 워낙 상가가 복잡해서 다 돌아 볼 수는 없었지만, 세계 어느 곳에 가도 가장 많이 진열되어 있는 한국 TV가 여기 일본 양판점에는 드물다. 세탁기, 건조기도 미국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인기에 비하면 여기에서는 천대받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는 자국 전자제품을 최고라고 생각하고 외산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한다.

 

Best Buy

요도바시 카메라

일본 제품이 고립되어 가는 이유

TV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분과 얘기한 적이 있다. 그의 얘기에 의하면, 일본은 고객들이 아주 까다롭고 고급 사양 위주로 찾다 보니, 일반 사용자에 맞춘 보급형 제품 시장에서 근거를 잃고 있다고 한다. 일본 제품에 대한 자부심과 일본식이 세계 표준이 된다는 자만심도 작용했다. 그 위치를 삼성과 LG와 같은 한국 업체들이 파고 들어서 성공했다. 소니가 그나마 과거로부터의 브랜드 이미지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지만, 미국인 경영 체제에서 소니의 창업 정신과 철학마저 훼손되어 가는 생각이 든다. 중국 제품은? 중국은 아무리 값이 싸도 품질 차이가 너무 나서 고객들에게 외면당하는게 적어도 현재의 실상이다.

 

나도 전자공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우리의 전자 산업이 이렇게 발전한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 특히 친구, 선후배들이 관련된 분야에 종사하고 있어서 남다른 애착도 있다.

잘 나가는 하드웨어 전문가들의 조언

그런데, 바로 그들이 미래에 대해 걱정을 털어 놓는다. “여기까지는 우리가 일본을 극복하는데 성공했고, 계속 집중력을 발휘하면 뒤지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앞으로의 경쟁은 하드웨어가 아니고 소프트웨어다. 소프트웨어와 창의적인 서비스가 사업의 성패를 결정한다. 그런데, 우리 나라는 아직도 하드웨어 잘 만들기에만 집중한다.” 이미 컨버전스(Convergence)는 진행되고 있는데...

 

한국 IT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생각하면 할수록 미래가 불안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컨버전스(Convergence)의 키워드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다. 그런데, 글로벌 스탠다드와 동떨어져 가는 인터넷 서비스, 소프트웨어 산업 현장은 나중에 우리에게 걸림돌이 될 것이다. 단지 앱스토어(AppStore)를 흉내낸다고 문제가 해결되는게 아니다. 소프트웨어에 대한 통찰력으로 사업의 중심을 옮길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IT 산업이 한국, 미국, 일본, 중국에 걸쳐 바뀌는 지형도는 흥미롭다. 우리도 현재까지 선전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앞으로다. 중소기업과 소프트웨어가 받쳐 주지 못하면, 이 지형도는 다시 바뀔 것이다. 치밀하게 준비해야 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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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마케팅 시대 - IT와 콘텐츠의 결합

책으로 보는 세상 2009.06.29 08:31

해외 사업을 하다 보면 우리에 대해 가지고 있는 외국인들의 보편적 인식을 피부로 느낀다. 안랩의 해외 사업을 뛰다가 부딪히는 장벽을 몇 가지 정리해 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   한국에 대한 지식 (북한과 88올림픽 밖에 모르는 경우 힘이 빠진다)

-   한국에서는 IT가 발달했고, 실생활에 접목이 많이 되어 있다?

-   한국에는 정보 보안의 핵심기술이 있다?

-   안랩(AhnLab)은 누구이며,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


물론 한국에 대해 아주 잘 아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생각했던 이상으로 인식의 벽은 두껍다. 이런 열악한 국가 이미지와 회사의 브랜드를 극복하고 안랩의 기술을 알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러자면 우리의 걸어온 과정을 스토리로 설명하는게 효과적이다.

한국이 영세한 후진국에서 짧은 기간에 눈부신 발전을 하게 된 역사, 산업시대를 거쳐 빠르게 정보화 시대로 넘어간 과정, IMF 경제 위기를 극복하면서 벤처 산업이 나오게 된 배경, 생활속에 자리잡은 IT의 현황과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의 문화, 인터넷 중심으로 가면서 정보 보안 기술을 가지게 된 이유 등등. 우리의 기술력이 뛰어난 이유를 스토리를 통해 설명해야 어느 정도 설득이 된다.

아마 해외 사업을 하는 중소기업 CEO, 또한 대기업들 마저도 비슷한 고민을 할 것이다. IT나 글로벌 사업만의 문제도 아니다. 국내에서도 신상품과 서비스를 전달할 때 멋있는 스토리로 고객의 마음을 잡으려고 애를 쓴다. 짧은 시간에 어필할 수 있는 스토리의 효과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스토리텔링 마케팅을 소개한 책 : 이야기가 세상을 바꾼다
 

어떻게 좋은
 스토리를 만들어야 할까 고민하던 차에 이야기가 세상을 바꾼다; Storytelling Marketing)”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홍사종 교수는 적자에 헤매던 정동극장을 완전히 탈바꿈시켜 새로운 문화 산업의 돌파구를 제시한 선구자다. ‘이야기 마케팅의 전도자(evangelist)이며, 기업과 기관, 학교에서 개혁적이고 창의적인 모델을 여러 모로 입증시킨바 있다. 평소 홍 교수의 소신과 자신감에 감복해 왔던 나로서는 이 책을 보자 무척 반가웠다.

이 책에서는 그가 평소에 주장하던 내용이 정연한 논리와 해박한 지식으로 정리되어 있다
. 그의 이야기론은 시대적 코드와 문화에 대한 통찰력을 엿보게 한다. 일단 책을 들면 단번에 읽어나갈 수 있을 정도로 쉽고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다.

냉장고의 개념을 바꾼 대기업 간의 마케팅 전쟁 이야기가 나오는데, 냉장고 광고 카피가 어떻게 진화해서 꿈을 파는 스토리로 업그레이드 되었는가를 단계별로 설명하고 있다. 


소리가 나지 않는다…. 소리가 나지 않는 냉장고

남자들은 모른다. 주부가 갖고 싶은 냉장고 oo ‘

‘oo은 사랑입니다

여자라서 행복하다

 

마케팅에서는 제품을 Feature-Benefit-Value로 구분하여 분석하는 기초 개념이 있다. 쉽게 말해서 마케팅은 기능(feature)으로 갖추어진 제품을 어떻게 고객 관점의 가치(value)로 타겟팅하여 전달할 수 있는 가에 달려있다.

위의 광고 카피를 보게 되면, 냉장고의 기능(feature)에 머물렀던 하드웨어 광고가 어떻게 가치(value)전달의 수준을 넘어서 스토리를 통해 꿈을 팔게된 변천 과정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냉장고라는 기계가 주부들의 감성을 건드려서 가정의 생활 문화로서 자리잡았다. 제품에 문화가 결합해서 설득력을 갖는 이른바 컬덕트(CULture+proDUCT)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냉장고 광고의 변천


최근 해외 백화점에 가 보면 한국의 가전 제품들이 인기가 높다. LCD TV, 휴대폰은 말할 것도 없고, 냉장고, 세탁기 등도 한국 제품이 진열대 앞에 나와 있다. 세탁기와 건조기(dryer)의 시장을 연 미국의 업체들은 내구성과 튼튼함으로 오랜 기간 사업을 영위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품질과 견고함은 기본이지 그 자체만으로 좋은 평가를 받던 시대는 지났다.

그 자리를 예쁘고 아늑한 이미지의 우리 제품이
차지하기 시작했다. 한때 한국에서 가전산업은 일본 제품보다 디자인이나 품질이 떨어지고 수익성도 나쁜 사업으로 밀려나고 있었다. 그러나, 스토리를 통해 화려하게 거듭나며 고부가 생활 공간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물론 대기업 위주의 사업으로 인해 중소기업이 압박을 크게 받는 현실도 개선해야 하지만, 적어도 마케팅적인 성공은 인정해야 한다.

글로벌한 이야기 전쟁 

 

하얀거탑 (한국/일본판) a-bori.com/blog/

또한 이 책에서는 영화, 연극, 오페라, 소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전쟁 시대를 실감있게 묘사하고 있다. 유대인들로 장악된 헐리우드의 예에서 보듯이 문화의 침투력은 엄청나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비난만 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이럴수록 우리의 무구한 역사와 재미있는 스토리들을 풀어낼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창의력이다.

 한편 스토리가 글로벌하게 하이브리드(hybrid)화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의 이야기인 <시월애>, <엽기적인 그녀>, <괴물>과 같은 이야기가 헐리우드에 팔려 나갔다. <미녀는 괴로워>, <올드보이> 영화는 거꾸로 우리가 원작을 사와서 성공한 경우다. 화제가 되었던 드라마 <꽃보다 남자>는 일본 만화이고, <결혼 못하는 남자>, <하얀 거탑>은 일본 드라마와 소설이 원작이다. 드라마를 더 잘 만들어 일본으로 역수출하는 것도 활발하다. 이야기와 콘텐츠의 창의성과 질이 중요하지, 원작이나 시장의 국경은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이런 현상에 대한 홍사종 교수의 제언은 상당히 현실적이다.


'우리끼리만 통하는 문화적 DNA글로벌 모드로 바꾸어나가는 일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의 나라 이야기에도 빨대를 꽂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정보통신과 문화의 시너지는 이야기로 꽃을 피운다

 

특히 인터넷과 전자상거래, IT 산업으로 형성된 디지털경제로의 패러다임 변화로 인한 인간소외감을 두 가지 측면에서 지적하고 있다. 하나는 급진적, 단절적 시대변화에 불안감을 느끼며 살아가면서 자연과의 분리와 디지털 혁명으로 인한 피로감이다. 그 다음은 정보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나가지 못하는 이들의 소외감과 이로 인한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문화적 복지, 일탈문화의 제공, 카타르시스 제공을 통한 사회적 갈등해소를 제안하고 있다. 오히려 지금이 정보기술과 문화의 결합이 중요한 시점임을 강조한다.

"디지털 경제환경을 거꾸로 읽으면 지금이야말로 정보산업 경쟁력과 더불어 사회적 일탈욕구와 소외문제를 풀어줄 건강한 이야기산업의 육성을 위한 중요한 시점임을 알 수 있다."


홍사종 교수의 정동극장 이야기

 

홍사종 교수

그는 잊혀져 가던 정동극장의 극장장이 되면서 틈새 시장을 개척했다. 책에도 설명되어 있듯이 극장의 입장에서 상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전략이 아니라 거꾸로 수요를 만들고 이를 자극해서 극장 안으로 끌어들이는 방법이었다.”

국악 장터
, 돌담길 추억이 있는 음악회, 동창회나 친목회를 위해 커스터마이즈 해 주는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또한 젊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점심 시간을 이용한 공연은 공연은 밤에 한다는 인식을 깨뜨리고, 공연 관점에서 죽은 시간인 낮 시간을 적극 활용했다.

이런 판단에는 다음과 같은 그의 소신이 반영되었다.

"기능과 품질은 산업화 패러다임의 덕목이다. 정보화, 감성화 패러다임에서는 기능과 품질이라는 기본위에 이야기라는 궁극의 덕목을 의식적으로 추가해야 한다."

 
우리 회사의 마케팅 참조 도서

마침 이 책을 읽고 마케팅을 담당하는 간부에게 주었더니
, 이미 제품기획, 인터넷 마케팅 부서에서 다음 주제로 선정해서 읽고 있다고 한다. 이제 안랩과 같은 기술 회사도 기술 제품과 서비스를 스토리로 전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이미 형성되어 있었던 터라 나와 거의 동시에 책을 선택하게 된 것 같다.

 

기술과 아이디어가 범람하는 시대에 설득력있는 스토리는 수많은 정보의 범람으로 혼란스러운 고객의 마음을 정조준 할 수 있다. 아울러 문화와 콘텐츠는 IT의 바탕 위에 꿈을 파는 가치로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 이 책은 나에게는 그런 확신을 가지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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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잠을 설치며 프리미어 축구를 보는 이유

Global View 2009.06.15 14:09
왜 밤새 유럽 축구에 열광하는가?

영국 프리미어 리그(Premier League)에 어떤 팀과 어떤 선수들이 있는지도 몰랐던 팬들이 박지성이라는 스타 덕택에 맛을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제는 밤을 지새우며 실시간으로 경기를 시청하는 세상이 되었다. 더 나아가 챔피언스 리그, 유럽컵을 밤잠을 설치면서 볼 정도로 열성적인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밤늦게까지 경기를 보고 나서 월요일 점심 시간에 얘기의 꽃을 피우는 것도 새로운 풍속도다.

골을 넣는 박지성 (www.ohmynews.com)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스널의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전 때의 일이다. 새벽 3시 45분에 경기가 시작했는데, 박지성이 전반 7분만에 첫 골을 넣고, 곧 이어 호나우두가 예리한 프리킥으로 11분에 두번째 골을 넣었다. 이로써 승부는 났다. 나는 전반 30분까지 보고 더 이상 볼 필요가 없는 것같아 다시 잠이 들었다. 그런데, 어떤 직원은 늦게 깨는 바람에 전반 15분에서야 TV를 틀었다고 한다. 결국 결정적인 2골이 들어가는 장면은 보지 못한 채 잠도 못 자서 더 피곤하다며 푸념하는 모습이 안스러웠다. 이런 해프닝은 밤낮이 바뀐 세계의 스포츠를 시청해야 하는 우리에게 흔히 발생할 수 있다.


프리미어리그와 비교되는 K-리그

한편 프리미어 리그의 빠르고 수준있는 플레이에 한국의
프로축구 K-리그는 상대적으로 비교되기 마련이다. "K-리그의 경쟁 상대는 한국 프로 야구가 아니라 영국의 프리미어 리그다. 그래서, 더욱 긴장해야 한다" 라는 컬럼을 본 적이 있는데, 아주 적합한 지적이다. 프리미어 리그를 처음 접하면 마치 핸드볼을 보는 것처럼 스피디하다. 여기에 익숙해지게 되면 K-리그가 슬로 사커처럼 답답해 보인다. 눈높이가 달라진 관중들을 만족시키려면 실력 차이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

프리미어 리그는 더 이상 영국인들 만의 스포츠가 아니다. 아스널(Arsenal)은 주전 선수 대부분이 외국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른 구단도 영국인은 소수에 머무른다. 구단주도 다양한 국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첼시는 러시아, 맨체스터 시티는 아랍에미레트, 리버풀은 미국 국적의 오너가 대주주다. 게다가 삼성, LG를 비롯한 세계 각 나라의 기업들이 스폰서로 나선다.

축구 전쟁 -1969 (출처-blog.chosun.com)

렇게 축구라는 스포츠가 글로벌화 되고 투자가 집중되면서 프로 클럽 경기가 더 주목을 끌고 있다. 각 클럽은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선수를 리쿠르트(recruit)하며 팬클럽을 운영한다. 너무 돈에 의해 좌우되어 본래의 클럽 정신을 훼손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수익을 추구하는 프로팀을 뭐라고 하겠는가?


클럽의 위상이 커지고 세계화할수록 국가별 대항 경기의 관점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축구 전쟁이 있을 정도로, 축구 경기는 반 전쟁의 분위기였다. 그러나, 점점 해외 유명 선수들의 얼굴을 익히게 되면서 상대방의 선수들도 친숙해졌다. 유명한 감독들은 여러 국가를 옮겨 다니며 자신의 고국과 경쟁을 한다. 그러면서, 점점 애국심보다 즐김의 스포츠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미국에서 축구가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

미국에 온 펠레 (k.daum.net)

미국에서도 1970년대에 축구를 활성화시키려고 했다. 이미 한물간 펠레, 베켄바워, 에우제비오와 같은 세계적 슈퍼 스타들을 영입해서 붐을 일으키려고 애썼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농구, 야구, 미식축구 만큼의 위상을 가지는데 실패했다. 다른 나라에서 축구는 최고의 인기 스포츠인데, 미국에서는 왜 안될까?  원인으로 여러 가지가 지적되지만 다음 2가지가 인상적이다.

첫째, 축구는 45분 동안 쉼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광고를 집어 넣을 틈이 없다. 그런 점에서 중간 브레이크 타임이 많은 농구, 야구, 미식축구, 아이스하키가 제격이다. 괜히 축구 경기 중간에 광고를 넣었다가 그 사이 골이 들어가거나 결정적인 장면을 놓치게 되면서 소비자들의 원성을 받았다
. 당연히 광고주는 효과가 없다며 난색을 표명했다. 스폰서가 없는 프로 스포츠는 활성화되기 어려웠다.
 
둘째, 미국에서는 국가 대항의 스포츠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 미국이 다민족 국가이고 개인주의가 강한 배경이 한몫한다. 블로그 "미국 축구의 오해와 진실" 에서도 그 현상을 다음과 같이 잘 묘사하고 있다.

"다른 나라들이 국가간에 벌어지는 축구 경기를 통해, 월드컵 등 세계적인 축구대회를 통해 축구의 묘미에 한껏 빠져드는 사이 미국인들은 국내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스포츠에 더 많은 관심을 쏟았다. 미국이 발달시켜온 스포츠인 야구, 미식축구, 농구, 아이스하키 등을 보면 축구처럼 국제적인 스포츠라기보다는 미국과 일부 국가에서만 국지적으로 발달해온 종목임을 쉽게 알 수 있다."


물론 미국인들도 올림픽이나 국가 대항 경기에서 열심히 응원하고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그러나미국에서 올림픽 중계를 잘 보면 경기 자체보다 선수의 스토리를 더 클로즈업한다. 예를 들어, 미국이 금메달을 딴 장면보다 마이클 펠프스와 같은 개인의 인간 승리를 부각한다. 1990년 초까지만 해도 축구가 월드컵을 비롯한 국가 대항 성격으로 비추어졌기 때문에, 미국인들이 거부감을 느낀 것은 일리가 있다.


국가 단위보다 개인에 초점이 가는 스포츠의 글로벌화

그러나, 앞으로 다국적 팀이 많아질수록 국가 대항보다 클럽 축구, 국가보다 개인이 부각될 것으로 생각한다. 나만 해도 박지성 선수가 먼 거리를 와서 시차를 극복하면서 A-매치 경기를 하는 것 보다, 현지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주전으로 나서서 좋은 플레이를 보여 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월드컵같은 중요한 경기라면 모르지만, 단순한 친선 경기에 굳이 무리할 필요가 있을까? 팀웍을 맞추기 위해서라지만, 현지에서 주전 경쟁하기에도 벅찬 선수들의 몸관리를 생각해야 주어야 한다.

패배한 상대팀을 격려하는 히딩크 (sungsooin.koreanblog.com/36)

또한 많은 선수들이 세계 시장을 상대로 자신의 꿈을 키웠으면 한다. 우리 나라 대표팀에서 초대를 받지 않았던 추신수 선수가 맹활약을 하는 것이나, 국내에서 주목을 받지 못했던 박지성 선수가 일본에서 인정을 받은 것을 보면서, 국내에서 인맥과 기반이 없어도 실력만으로 승부할 수 있는게 세계 시장이다. 선진 축구를 TV로 접하면서 어린 선수들도 수준이 높아지는 계기가 된다.

앞으로도 물론 월드컵과 유럽컵은 더욱 큰 이벤트가 될 것이다. 스타 플레이어들이 총출동하고 큰 돈이 오고 가니까.. 그러나, 경기를 보는 관점은 국가 중심에서 각 선수 중심으로 바뀔 것 같다. 스타들이 국가별로 헤쳐 모여서 벌이는 다른 각도의 게임 조합, 국가라는 정체성보다 개인의 실력과 감독의 용병술을 즐기는 형태로 바뀌어 나가지 않을까?  한국이 한일 월드컵에서 승리하는 날, 히딩크 감독이 스페인이나 포르투갈 선수들을 개인적으로 위로하는 모습은 이미 선수들과 게임 자체가 중심이 되는 현상을 보여준다.

이제 스포츠에서도 다국적 기업이 중심이 되어서 전세계의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시장이 형성되었다. 그럴수록 지역별 시장, 국가 대항전보다 개인의 실력이 중심이 되는 형태로 바뀔 것이다. 글로벌화에 따라 평평해지는, 즉 플랫(flat)화 되는 현상이 이미 전개되고 있다. 정보통신과 IT 기술의 발달은 스포츠를 더욱 흥미로운 글로벌 콘텐츠로 만들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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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자가 쓴 세계화 재해석 '제국의 미래'와 민주주의는 관용에 달렸다

책으로 보는 세상 2009.06.06 12:17
관용의 정신으로 세계화 역사를 해석한 '제국의 미래'

두꺼운 책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은 시대다. 인터넷을 통해 정보가 빠르게 소통되다 보니 지식의 깊이보다 폭이 선호되는 느낌이다. 그러나, 어떤 주제를 중심으로 많은 자료를 통해 이를 입증하는데 충실하다보면 두껍게 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책은 저자의 오랜 고민이 반영되어 있어 사고의 틀을 형성하는데 좋다. 그 관점에 동의하든지 안 하는 것은 각 개인의 문제일 뿐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법학자가 쓴 역사서, 제국의 미래

 

솔직히 제국의 미래(Day of Empire)’라는 책에 눈이 간 것은 ‘CEO가 휴가 때 읽을 책!’이라는 선전 문구였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 책을 출판한 회사의 마케팅 효과는 적어도 나에게는 먹힌 셈이다. 또한 저자인 에이미 추아(Amy Chua)가 국제법 박사 학위 소지자라는 점도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법학자가 역사서로 보이는 책을 저술했다고 하는데 어떤 시각으로 바라 보았을까? 저자가 내가 공부했던 대학 도시에서 자라났다는 것도 개인적으로 친밀감을 느끼는데 한몫 했다.

 

"제국의 미래" 책 표지

에이미 추아 (예일대 법대 교수)

책의 내용은 마침 내가 궁금했던 '제국이 형성되고 몰락되는 과정'을 저자의 시각으로 기술하고 있다.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중국계 2세라는 점이 서양과 동양의 역사를 균형있게 바라 보는 관점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미국인이 저술한 책 중에 당(), 몽고, () 등의 중국 국가를 로마, 영국, 미국 등과 동일한 잣대로, 또한 풍부한 사료(史料)를 바탕으로 설명한 책을 보기 힘들었다.

 

이 책의 키워드는 관용(寬容)’이다. 어떤 제국이든 관용을 보일 때 가장 융성했고, 관용이 사라질 때 몰락되어 갔다는 주장이다. 자체적으로 허물어지든지, 아니면 외부의 침입에 속절없이 무너지든지.. 이 책이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침공을 한 이후 미국이 늪에 빠져 헤메는 시점에 출간되어서인지, ‘관용이라는 단어는 미국의 권력 교체 시점과도 맞아 떨어졌다. 어쨌든, 저자는 관용이라는 공통 키워드를 추출해 내기까지 꽤 오랜 기간 동안 자료 수집과 분석을 수행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했었다는 저자의 사견도 적혀있다.

 

관용의 제국을 연 페르시아

 

보통 이런 종류의 역사서는 그리스 로마 시대로 시작한다. 왜냐 하면, 그리스 로마의 정신이 서구 문화의 뿌리이기 때문에, 서구 문명 중심으로 역사를 설명할 때 그 이전의 국가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 그러나, 이 책은 페르시아를 첫 제국의 모델로 선정한다. 당시 페르시아의 지역적 팽창이나 영향력으로 볼 때에 페르시아가 패권 국가라는 사실은 명약관화하다.

 

어떤 이들은 페르시아는 실제로 지배를 했다기 보다 영향력을 통해 그 지역 주민을 그냥 놓아 두었기 때문에, 이들을 직접 통치한 제국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페르시아는 그 지역의 종교, 습속, 문화를 그대로 유지할 것을 존중했다. 구약에서도 페르시아의 키루스 왕(성경에서는 고레스왕으로 번역됨)은 이스라엘 백성을 바벨로니아 유수로부터 돌아오게 한 중요한 역사적 터닝 포인트를 만들었다. 저자는 이러한 다양성의 인정, 즉 관용의 철학이 페르시아를 제국의 위상으로 끌어 올렸으며, 그것이 사라지고 독선이 자리잡으면서 제국이 무너지게 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당태종 이세민

 

세계화된 중국의 모습 당()나라

 

중국에서는 당나라가 중국 역사상 가장 화려한 국제적 위상을 갖추었음은 자명하다. 우리 나라 역사에서는 당나라가 그다지 좋은 이미지로 설명되지 않는 느낌이다. 요동 정벌로 고구려를 침공하고 신라와 손잡고 고구려를 멸망시킨 역사가 우리 피부에 와 닿기 때문일까? 그러나, 신라방의 예에서 본 것처럼 당나라는 국제적으로 가장 개방적인 시대를 열었다. 모든 길은 장안(長安)’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말은 결코 허세가 아니었다.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불리우는 당태종 이세민은 그 유명한 정관지치(貞觀之治)의 시대를 열었다. 비록 자기 형과 동생을 죽이고 쿠데타를 일으킨 잔인한 권력 찬탈의 과정을 겪었지만, 이러한 콤플렉스를 이기기 위해서인지 황제로서 보여 준 그의 정치력은 놀라웠다. 무엇보다 인내를 가지고 반대파의 핵심인 위징을 포함한 많은 인물들을 정치의 현장으로 끌어들였다. 반대 의견을 귀담아 듣고 반영해서 백성 중심의 정치를 편 것은 모든 정치 지도자가 본받아야 할 정신이다. 백성들을 위하는 긍휼한 마음보다 권력 쟁취와 자기들만의 세계를 만든 뒤, 그에 따른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악한 정치인들의 모습이 한심할 뿐이다.

 

당현종

암흑 시대인 측천무후 시대를 거쳐 정관지치의 국가적 틀을 국제적 개방화로 이끌어 낸 당 현종 시대(개원의치)의 당나라는 단연 세계의 중심이었다. 한국은 물론 아라비아, 유럽의 상품이 활발히 거래되고, 각종 종교와 문화가 받아들여졌다. 수천 년 중국 시사(詩史)에 있어서 가장 돋보인 당시(唐詩)의 대표격인 이백, 두보, 왕유가 모두 이 시대에 출현한 것은 문화적으로 융성했음을 보여준다.

 

반면에 명나라는 정화(鄭和)라는 인물을 통해 대형 선박 군단을 이끌고 아프리카까지 세계적 위상을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 철저하게 폐쇄적으로 바뀐다. 결국 만주족에 의해 멸망당한 후, 제국주의 시대에 속절없이 무너진 중국의 모습을 관용이 사라진 탓이라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비즈니스 마인드로 강대국이 된 네덜란드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reciculous.textcube.com)

서구 국가 중에서는 네덜란드가 눈길을 끌었다. 암스테르담을 방문했을 때 개방적인 사고를 지닌 네덜란드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흔히 동성애와 개방적인 성문화로 표현된 네덜란드의 모습은 그 일편일 뿐이다. 그만큼 네덜란드는 개인주의가 당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특정 종교를 강요하는 국가로부터 도피한 사람들로 구성된 네덜란드는 비즈니스 마인드로 세계적으로 팽창한 독특한 케이스다. 바로 이런 점이 폐쇄적 국가 일본의 문을 열고 들어간 비결이기도 하다. 또한 미국이라는 신천지를 연 청교도 정신, 국제화 도시 뉴욕을 만들어 낸 원천이기도 하다.

 

물론 이 책에서는 로마, 대영제국, 몽고 등 대표적 제국들을 많은 비중을 가지고 분석하고 있다. 또한 진정한 제국으로 위상을 끌어올리지 못한 오스만, , 무굴, 또한 그릇된 편견과 착각으로 역사상 최악의 국가가 된 히틀러 시대의 독일과 2차 세계 대전의 원흉인 일본도 언급되어 있다. 저자는 관용이라는 잣대로 역사의 전반을 훑고 있으며, 세계화의 과정도 이를 통해 설명한다.

 

훌륭한 인재를 포용할 수 있는 환경이 강()함의 비결


훌륭한 인재가 중요시되는 세상이 강대국이 되는 덕목이라고 설명하는 저자의 관점에 나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부를 창조하는 가장 큰 동력은 약탈과 몰수가 아니라 교역과 혁신이라는 것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다. 또한 한 사회가 세계적으로 우수하고 똑똑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정복이 아니라 이민으로 대체되면서, 전략적인 관용의 양상 역시 달라지고 있다. (책에서 인용)

 

알버트 아인슈타인

이를 가장 잘 실현한 예가 '이민자의 국가'인 미국이다. 미국이 지역 강국에서 세계적 강국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첨단 기술과 과학이 자리잡고 있다. 과학의 비약적 발전은 아인슈타인과 같은 망명한 물리학자,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건너온 유진 클라이너가 건설한 실리콘밸리의 벤처자본주의가 자리잡고 있다. 그 외에도 헝가리 출신으로 인텔을 이끈 앤디 그로브, 러시아 출신으로 구글의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과 같은 이민자들이 수많은 미국인들과의 합력으로 정보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개인이 국가를 선정할 수 있는 시대에 있어서 좋은 인재를 확보하고 양성하는 것은 국가의 최우선과제다. 우물 안 개구리의 좁은 국가 의식으로는 강대국으로의 길은 꿈도 꿀 수가 없다. 기업이든 국가든 열린 마음으로 인재를 확보하고 좋은 조직을 만드는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게 역사가 가르쳐주는 교훈이다.

 

법학자가 이렇게 역사서를 저술할 수 있는 자유로운 학문적 분위기도 인상적이다. 국제법이라는 전공을 확대해서 세계화의 과정을 조명할 수 있는 지적 포용성이 부럽다. 법학과 역사의 전문성이 결합되어 더욱 빛이 나는 느낌이다. 이 책에 대해 일부 비판적인 평가도 있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역사적 사실을 통해 하나의 중요한 틀을 형성하게 해 주었다.

 

다양성과 창의력을 존중하는 기업을 구상하며...

 

이 책을 읽으면서 CEO로서 회사의 바람직한 모습을 여러 모로 생각해 보았다. 평소에 내가 생각하는 회사의 중요한 키워드는 다양성이다.

다양성은 창의력의 산실이다. 다양성이 없을 경우 그 회사는 윗사람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단순한 조직이 될 뿐이다. 이런 조직은 규율과 통제, 분업과 숙련화와 같은 속성에 기인한 산업 시대의 산물이다. 그러나, 네트워크 경제에서는 개인의 공헌 가치가 극대화해야 하고, 창의력에 따라 가치의 척도가 달라진다. 농업이나 제조업이든 서비스업을 막론하고 현대 산업의 시대 정신이다.

 

그런 점에서, 자신의 잠재된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조직 문화가 필수적이다. 그러려면 다양성이 포용되고 존중되어야 한다. 다양한 의견이 활발히 제시될 수 있고 토론에 의해 합의점을 도달할 수 있는 문화가 성공하는 기업의 필요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국가나 사회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진정한 민주주의와 공정한 경쟁이 승리하는 것이 아닐까? 다양성이 인정되고 관용이 중심이 되는 공동체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경쟁력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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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과 간판보다 기본 소양이 중요한 이유 : 사교육 논의를 바라보는 시각(3)

CEO 칼럼 2009.05.21 06:35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은 누구나 똑같다. 자식이 좋은 학교에 가는게 잘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사교육 열풍이 부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자식을 진정으로 위한 것인지, 자식을 통해 부모로서의 자신의 성공 여부를 인정받고 싶어서인지는 엄밀히 구분해야 한다. 이나미 정신과전문의의 지적(칼럼)은 자뭇 통렬하다.

 

벌써부터 기업체에서는 부모의 재산이 많고 강남 출신이거나, 전적이 불확실한 유학생들은 채용을 꺼리는 분위기다. 매뉴얼 달라면서 과외 받으러 착각해 시키는 일이나 간신히 하는, 학벌은 좋은데 추진력이 부족한 부잣집 자제들 때문에 상사들은 골치가 아프다. (중략) 학벌은 좋은데 혼자 생각은 애초에 없는 젊은이가 너무 많다.

 

이나미 정신과전문의 (article.joins.com)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를 좋은 대학에 입학시킨 부모들을 성공적 인물로 미화하는 매스컴도 우습다. 자녀를 좋은 대학에 보낸 어머니들에 대한 찬사 뒤에는, 학벌이 앞으로의 자녀 인생을 좌우할 것이고 자녀 인생은 어머니가 결정한다는 집단 최면이 숨어 있다. 곱게 자라 좋은 간판 자녀들이 사회에 적응 못하고 부모를 함부로 대하는 뒷얘기들을 정말 그리 모르는지.”

 

자식에 대한 부모의 교육열은 비단 우리 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한국 부모들이 유난을 떤다고 비하할 일은 아니다. 오히려 소 팔아서 대학 보내는 교육에 대한 열정이 이 나라를 발전시킨 원동력이기도 했으니까. 미국에서도 중국인, 베트남인들의 교육열은 한국 부모보다 더 열성적이다. 미국인 부모들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미국의 텍사스 주에서 연구원으로 있을 당시였다. 우리 가족이 살던 곳은 백인들이 주로 거주하던 동네였다. 그런데, 근처 유치원 (Kindergarten)이 유명하다고 들었다. 그래서인지 내년도 입학생을 선착순으로 뽑는다고 하니까 백인 부모들이 밤새 밖에서 진을 치고 줄 서 있는 것이 아닌가? 아예 비치(Beach) 의자를 놓고 온 가족이 자는 것도 보았다. 우리 아이는 적령기가 아니어서 이 광경을 방관자의 입장에서만 보았지만, 미국 백인 사회에서도 자식 교육에 대한 열정이 결코 약하지 않다는 것을 내 눈으로 처음 확인했다.

 

교육이 지향하는 최종 목적은

이와 같이 자식이 좋은 삶을 살기를 원하는 부모의 마음은 세계 어느 곳이나 똑같다
. 그러나, 교육열이 지향하는 최종 목적에 대해서는 차이가 있다. 자식의 장래를 진정으로 생각하는 것인지, 부모의 어깨를 으쓱하게 해 주는 자식의 간판 즉 학벌을 원하느냐 하는 것인지다. 자식이 자신의 적성을 찾아서 노동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 주고, 자신의 공헌을 통해 보람을 느끼게 하고, 이 사회에 즐겁게 적응해 가는 게 옳다는 것은 평범한 진리다. 이를 알면서도 자식의 간판에 대한 미련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

 

현재의 부모 세대는 스스로 대학 입시라는 과정을 경험해 보았다. 그것이 어떤 결과이었든 간에 마치 이제 2세들을 통해 2차전을 진행하고 있는 것과 같다. 1차전과 다른 점은 이미 스스로 경험해 보았기에, 자식들을 더 효율적으로 몰아 부치는 방법을 안다. 1차전에서 우리 부모 세대가 이해하지 못했던 것 (예를 들면 어떻게 공부하는 척하면서 다른 짓을 하는지) 을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기에, 우리의 아이들은 더욱 숨이 막힌다.

 

대학은 삶의 과정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는 없다. 더욱이 글로벌 지식 기반 사회에서 4년이라는 짧은 대학 생활에서 배운 지식으로 인생이 결정된다면 그건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 이러한 내용을 인정하면서도 오늘도 대입이라는 전쟁에 말려들고 있다. 간판이 아직도 우선시되고, 일을 하는 것보다 일을 시키는 사람이 존경받는 전근대적인 한국 사회의 풍토도 한몫 한다.

 

우리 나라의 입시 제도를 들여다 보면 일류 대학 위주다. 새로운 입시 제도에 대한 갑론을박도 SKY 대학의 총장이나 사무총장의 목소리가 우선적으로 매스컴을 장식한다. 또한 6-70년대에는 대학별로 어느 정도 특성과 차별점이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전공에 관계 없이 모든 대학이 서열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기만의 색깔이 크게 퇴색했다. 건물은 현대화되고 강의장은 최신 시설이 되었지만, 다양성과 개성, 전통이 없어진 대학의 모습은 무미건조한(dry) 느낌이다.


대학 입시 설명회 사진(출처 : 연합뉴스)


인력의 전반적 포트폴리오에 대해 우선 고민해야 

일부 뛰어난 리더(leader) 10000명을 먹여 살린다라고 엘리트 교육을 강조한다. 전혀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이 시대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력의 포트폴리오에 대해 먼저 고민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첫째, 뛰어난 리더가 누구인지를 명확하게 정의해야 한다. 리더가 일류 학교를 나온, 수능 시험에서 거의 만점을 맞은 사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외국어만 잘하면 엘리트인가? 외국어를 잘 하는 것은 리더의 요건이 아니라 기본 소양일 뿐이다.

리더는 창의력과 실력, 그리고 자기 원칙에 충실한 마음가짐에서 나온다.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제대로 된 인격이 형성이 안 되어 있을 경우, 또는 그런 의지가 약할 경우 10,000명을 먹여 살릴 지도력은 나오지 않는다.

 

또한 우리 교육 제도의 맹점은 주어진 정답을 잘 풀어가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점이다. 한 문제라도 실수하면 급전직하하는 교육 시스템으로는 창의적인 인물이 발굴되기는 힘들다. 풀리지 않는 수학 문제 하나를 가지고 밤새 씨름도 해 보고, 책을 통해 여러 선인들의 지혜와 고민을 자기 입장해서 반문하는 고민의 훈련 과정이 리더를 만든다. 또한 삶의 현장 속에서의 진정한 체험, 도전과 좌절을 격려하는 문화 속에서 진정한 리더가 나온다. 역사상 위대한 지도자들은 좋은 교육을 받은 양가집 환경보다 고뇌하는 치열한 삶을 살은 사람들, 특히 좌절을 겪었던 이들 속에서 탄생했다. 


둘째
, 뛰어난 한 사람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나머지 인력들의 역량이다.
적어도 교육 정책의 관심사는 뛰어난 천재 1명보다 나머지 9999명의 교육에 맞추어져야 하는 것 아닌가? 설사 몇 명의 실력있는 천재가 양성되었다고 하자. 그런데, 그 사람이 다른 나라 일류 기업에 스카우트 되어가면 이를 위해 희생한 나머지 인력은 무엇인가? 오히려 천재는 수입해올 수 있지만 이 사회의 기반이 되는 저변 인력을 탄탄하게 갖추는게 국가의 우선 순위가 아닐까?

 

관점을 바꾸어 생각하면 리더가 나머지 인력과 환경의 도움없이 혼자서 나올 수 있을까? 수많은 과학 기술은 주어진 환경과 조력자, 같이 고민하는 분위기 속에서 탄생했다. 그래서, 오히려 몇 명의 리더, 그것도 간판만 원하는 기능적 우등생보다 사회 전반적인 인력의 실력과 소양이 업그레이드 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초중등 교육이 밑바탕이 되어야 이 사회의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유명한 Junior college (www.buyusa.gov)

미국 사회의 저력은 얼마든지 무료로 다닐 수 있는 전문대학(Junior College)에 있다. 여기에는 부족한 기술을 보충하려는 직장인, 커리어를 바꾸어 보려는 사람, 또한 자신의 적성을 찾기 위해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는 젊은이, 혹은 대학에 갈 등록금이 없어서 다니는 사람 등 다양한 부류가 있다. 심지어는 종합대학에 다니다가 몇 과목을 보강하기 위해서 전문 대학에서 학점을 이수하기도 한다.


일류대학 출신 금융 엘리트들이 망가뜨린 미국을 지탱하는 것은 이렇게 전문대학에서 필요한 기술을 배워서 열심히 노력하는 보통 사람들에게 있다. 바로 이 순간에도 자신의 가족을 위해
,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무엇보다 먹고 살기 위해 새로운 교육을 받고, 산업 현장에 뛰어드는 소시민들이 국가의 중요한 바탕이다. 

 

학벌 위주의 사고는 우리 사회를 위해 바람직한 인력 포트폴리오의 방향을 왜곡시킨다. 일류 대학보다 중요한 것은 이 사회가 필요로 하는 기본 소양과 전문 기술을 지속적으로 훈련시킬 탄탄한 중등 교육 기관이다. 우리 나라 대다수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양질의 교육에 더 많은 신경과 예산이 배정되어야 한다. 보통 사람들을 충실히 재교육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져야, 양질의 일자리도 역동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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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네이티브와 오바마 리더십 살펴보니

보안 이야기 2009.05.18 07:43

 발단(Trigger) IV-(4): 정보의 디지털화와 정보 보안


디지털 네이티브가 사회의 주도 세력이 된다

우리는 타국으로 이민을 간 1 세대를 이민자(immigrant)라고 하고, 이민을 가서 현지에서 태어난 자녀들을 2세라고 한다. 2세들은 그 나라에서 태어나서 그 나라의 언어와 환경에 더 익숙하기 때문에 원어민(native)이라고 한다. 

한편 이민을 간 경우도 언제 갔느냐에 따라 구분하기도 한다. 초등학교나 청소년 시절에 이민간 사람들은 1.5세, 성인이 되어 이민간 사람들은 1세로 분류한다. 세대를 분류해서 보는 이유는 어느 쪽 문화와 언어에 더 중심이 있느냐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어가 네이티브면 영어가 먼저 생각날 것이고, 1세대에게는 모국어가 훨씬 자연스럽다. 1세대나 2세대는 아니더라도 1.5세대는 양쪽 언어를 비슷하게 구사한다.

이런 분류 방식을 디지털 세계에 적용해 보는 것은 흥미롭다. 컴퓨터, 인터넷, MP3와 같은 디지털 환경을 태어나면서부터 생활처럼 사용하는 세대(generation)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혹은 디지털로 태어난 세대(Born Digital)라고 부른다. 이와 대비해서 후천적으로 디지털 기술에 적응해 간 세대를 디지털 이민자(Digital Immigrant)라고 부른다. 또한 디지털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세대를 아날로그(Analog) 세대라고 분류한다.


디지털 네이티브, Born Digital의 개념은 톱 블로거인 Josh Spear나 교육학자인 Marc Prensky에 의해 제시되었고, 이미 가트너에서도 모델의 틀로 이용하고 있다. 한편 "디지털로 태어나서(Born Digital)"와같은 책을 통해 의미있는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만큼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기술로 바뀌는 것은 마치 역사와 문화가 전혀 틀린 타국에 이민 간 것과 같은 충격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집만 해도 나는 디지털 이민 세대에 속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디지털 네이티브고,부모님은 아날로그 세대다. 아마 이런 가정이나 공동체가 상당히 많을 것이다.

 

디지털 네이티브를 어느 연령대라고 규정하기는 힘들다. 그들이 자라난 환경, 부모가 디지털 세계를 받아들인 시점, 국가적 IT 수준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동일한 20세 연령이라고 해도 IT가 발달한 한국에서 자라났느냐, IT가 뒤떨어진 국가에서 자라났느냐에 따라 세대 구분은 틀릴 수 밖에 없다.

또한 개인별로도 디지털을 받아들인 수준에 따라 차이가 있다. 단지 컴퓨터를 게임 용도로만 사용한다면, 디지털 기술을 이해하고 있다가 보다 별도의 게임기를 가지고 있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디지털 커뮤니티를 창의적이고 합리적인 논의의 장으로 삼는게 아니라 남을 비방하는 악플로 스트레스 푸는데 전념한다면 IT를 아날로그적 행위로 사용할 뿐이다. 반면 MP3, 온라인게임에는 서툴러도, 스스로 컴퓨터 정보를 체계화해서 관리하는데 익숙하다면 디지털 세대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디지털 네이티브 (Digital Native) 세대

 

“디지털로 태어나서(Born Digital, John Palfrey & Urs Gasser)”에서 디지털 네이티브의 속성을 설명한 것을 몇 가지만 열거해 본다.

창의적이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구별하지 않고, 자신들과 동질감을 가지는 어떤 이들과도 메신저를 통해 음악이나 사진을 공유한다. 그들은 신문을 사지 않지만, 신문의 정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어떤 주제에 대해 연구 도서관에서 책을 찾는 것보다 구글과 위키피디어를 검색하는 것을 더 자연스럽게 생각한다. 그들에게 있어서 디지털 콘텐츠는 비디오, 사진, 음악을 막론하고 자기 맘대로 변형해서 새롭게 창조해 갈 수 있는 대상이다.


 

우리 사회는 아날로그 세대, 디지털 이민 세대, 디지털 네이티브가 어울려 살고 있다. 확실한 것은 디지털 네이티브가 생각하는 방식과 행동 양식은 그 전 세대, 심지어는 컴퓨터와 인터넷을 잘 사용하는 디지털 이민 세대와도 확연하게 다르다는 점이다. 이미 디지털 네이티브는 사회의 주도 세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앞으로 디지털 기술은 더욱 급속도로 발전할 것이고, 디지털 네이티브적 사고가 사회의 지배적 개념이 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디지털 네이티브의 심리와 생각을 적극 수용해야 바람직한 사회의 틀로 유지 발전시킬 수 있다.

직접 체험하지 않으면 이해가 되지 않는 디지털 문화

특히 디지털 환경은 직접 체험하고 즐기지 않으면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다. 미국의 대통령으로 선출된 오바마 당선자가 블랙베리(BlackBerry)의 마니아이고 웹 2.0을 즐기는 사람이라는 점이 젊은 층과 호흡할 수 있는 비결이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이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은 책이나 교육을 통해 익힐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블랙베리를 사용중인 오바마대통령(www.gadgetroundup.com)

따라서, 산업 시대를 이끌었다고 할 수 있는 아날로그 세대가 디지털 시대와 IT의 역할을 이해하는 것은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설사 노력해서 디지털의 개념을 깨닫고 열심히 배운다고 해도 디지털 네이티브의 심리를 이해하기에 한계가 있다.

그렇기에 이러한 격차는 기존의 법 체계나 사회문화와 상충이 될 수 있고, 기득권과의 세대 차로 인한 사회적 긴장감을 조성할 수 있다.
특히 농경 사회, 산업 사회, 정보화 사회, 지식 기반 사회를 한 세대에 경험한 우리 나라의 경우 이런 가치관의 혼란은 더욱 극심할 수 밖에 없다. 

열린 마음의 리더십 필요

또한 분야별로 디지털 개념에 대한 격차가 나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정치지도층은 대부분 아날로그적 사고에 머무르고 있다. 관료화된 조직들도 그 속성상 디지털 사고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정부가 정책적으로 추진중인 유비쿼터스, 그린 IT와 같은 성장 동력은 모두 디지털 세대의 마인드로 추진할 사항이다. 만일 법과 정책을 결정하는 이들이 디지털 세대를 무시하고 과거의 경험에만 의존해서 추진할 경우, 혼란과 갈등의 원인이 된다. 

게다가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20세기에 가장 큰 영향력을 구축한 언론과 미디어의 개념도 바꾸고 있다. 이미 미국에서는 PR을 수행할때 가장 영향력이 있는 사람으로 전문 블로거와 가트너와 같은 분석가가 꼽힌다. 언론 매체는 그 다음 순위다. 그만큼 종이로 전달되는 신문과 잡지, 일방향으로 전달되는 TV의 영향력은 소통 수단으로서의 위력이 크게 쇠퇴하고 있다. IPTV가 무엇인가? 콘텐츠를 사용자가 선택하는 세상 아닌가? 그러면 TV 프로그램 중간에 넣어서 효과를 얻었던 광고의 개념도 바뀌는 것은 당연하다. 바로 디지털 네이티브가 만들어 가는 세상이다.

이런 사회적 변화에 대해 통찰력을 가질 수 있어야 아날로그, 디지털 이민, 디지털 네이티브를 아우르는 리더십을 가질 수 있다. 앞으로 우리 나라의 인문학자들이 이런 중요한 이슈를 심도있게 연구했으면 한다. 사회학적, 심리학적, 역사적 요소가 모두 가미된 심층있는 연구가 되어야 이러한 세대적 변환 과정을 잘 극복할 수 있는 지혜가 생긴다. 또한, 지도층이 이 역사적 세대 교체의 기회를 열린 마음으로 이끌어 주었으면 한다.

디지털 세대가 주력이 되는 사회를 만드는 과정

디지털 이민자(Digital Immigrant) 계층이 사회적 다수가 되고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가 사회로 진출해 가면서 많은 변화와 활기를 주고 있다. 예를 들어 오픈 마켓의 성장이나 소셜 네트워킹은 이들에 의해 폭발적으로 성장한 분야이다. 앱스토어(AppStore), 블로거, Web 2.0과 같은 개방적 글로벌 라이프스타일은 디지털 주도 세력이 이끌어가는 세상의 단면이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많은 변화와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privacy), 불법 복제, 유해 정보 등과 같은 문제들이 이미 부각되어 있는 상황이지만, 디지털 네이티브의 속성이 사회의 보편적 현상이 되면서 더욱 복잡한 문제들이 야기될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개인으로서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이루어가는 덕목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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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하이브리드 렌터카 시승해보니

Global View 2009.04.27 08:18

텍사스에서 온라인으로 예약한 렌터카를 찾으러 갔다. 셔틀 버스나 택시로 이동할까, 렌터카를 이용할까 망설였다. 그러나, 텍사스에 2년간 살아본 기억으로는 이 주(State)는 땅 덩어리가 워낙 넓어서 고속도로가 널찍하게 설계되어 있다.

또한 대도시 다운타운과 달리 건물들도 띄엄띄엄 떨어져 있어서 택시값도 만만치 않다.
 내 기억에는 텍사스에서 택시를 별로 본 기억이 없다. 이용하는 사람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 불편하다는 얘기다. 게다가 일정이 빡빡해서 기동성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번 방문은 텍사스에 어울리지 않는 도시 2개 중의 하나인 오스틴(Austin)이다. 주정부가 위치해 있는 오스틴(Austin)은 사방이 사막이고 유전 시설을 볼 수 있는 텍사스 대부분 지역의 모습과 달리 언덕과 초목이 잘 어우러진, 마치 북부 캘리포니아의 풍경이다.

또 다른 하나는 도시 한 가운데로 하천(creek)이 굽어 흘러 낭만적인 풍경으로 정취를 자아내는 샌 안토니오(San Antonio). 아무리 그래도 텍사스는 텍사스다

 


▲텍사스 오스틴 (upload.wikimedia.org) 


미국에 올 때마다 느끼는 건데
, 온라인으로 예약(reservation), 확인(confirmation), 상태 점검(status check) 하는 시스템이 잘 되어 있다. 차 선택 옵션에서는 자주 이용해 보았던 도요타 캠리(Camry)를 선택했다.

 

사실 나는 자동차에 대해 관심이 높지 않은 편이다. 주위에서 보면 새로운 스타일의 자동차를 좋아하는 이들을 보게 된다. 차에 대한 지식도 많고 스피드 카를 모는 것을 취미로 가진 이들도 있다. 그러나, 나의 자동차에 대한 인식은 그냥 나와 짐을 옮겨 주는 운송 수단(vehicle)의 성격이다. 사람인 이상 좋은 차에 대한 동경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그렇게 우선 순위에 있지는 않다는 얘기다.

 

유학 중의 경험한 나의 첫 자동차

아마 처음 자동차를 접한 과정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 내가 자동차를 처음 구매한 것은 23년 전의 유학 시절이었다. 그 당시 유학간 대학은 대도시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시골 한 가운데 대학을 통해 도시가 형성된 타운이었다. 공공 교통이 흔치 않기 때문에 자동차 없이는 슈퍼에 가기도 힘들었다.

 

당시 유학생들이 새 차를 산 다는 것은 언감생심이었고, 나도 8년쯤 된 중고 자동차를 3000불에 구입했다. GM사의 Buick Century 모델이었는데, 6개월쯤 지나니까 온갖 문제들이 터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그럭저럭 고치면서 살고 있었는데 1년 지난 여름 바로 옆 주(State)에 있는 일리노이 대학을 가다가 고속도로에서 연기가 나면서 서 버렸다.

그 당시 뙤약볕에서 고생했던 악몽은 지금도 생생하다
. 더 안타까웠던 것은 갓난 애기였던 큰 아이가 온 몸에 땀띠가 나면서 고생했다. 중서부의 여름은 무척 덥다. 너무 고생을 한 탓에 자동차에 대한 믿음이 사라졌다.

 

그 이후로 차를 구매할 때마다 나의 선택 기준은 고장 나지 않는 튼튼한 차다. 미국 자동차는 한 번도 리스트에 오른 적이 없다. 미국 회사 다닐 때에 중고 볼보 자동차를 가진 적이 있었는데, 이것도 전기(Electricity) 문제로 가끔 길 가에서 서서 애타게 했었다. 당시 볼보차의 전문가에게 갔었는데 고치기는 했지만 서지 않는다고 보장(guarantee)은 못하겠단다. 이런 경우가 어디 있단 말인가?

미국에서 도로에 서 버리면 정말 난감하다
. 특히 외딴 벌판 한 가운데 서면 몇 시간 고생해야 한다. 그래서, 실용성을 갖춘 차가 나의 첫번째 선택 기준이지, 모양이 멋있거나 잘 나가는 것은 그 다음 문제다.


하이브리드 카를 제시한 렌터카 데스크 


텍사스에 도착해서 렌터카 데스크에 갔다
. 그런데, 마침 내가 예약한 자동차가 아직 안 들어왔다고 한다. 분명히 온라인으로 확인했는데.. 옆에 서있던 매니저가 오더니 나보고 한 단계 위의 '프리우스'가 있으니 그것이면 어떻겠느냐고 물어 왔다. 40불이 더 비싸지만 나에게는 같은 가격에 주겠다는 것이다. 이게 웬 행운인가 하면서 “OK”했다.

 

그런데, 프리우스가 들어본 적이 없다니까 설명하기를 그게 하이브리드카(Hybrid Car)라고 한다. 순간 하이브리드카가 뭐더라?”하면서 갑자기 멍해졌다. 내가 하이브리드(Hybrid)?”하니까 담당원이 의아해 하면서 하이브리드카가 뭔지 모르세요?”라고 물어온다. 물론 정의야 알지만 차에 관심이 적다 보니까 깊이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한 번도 타 본 적이 없다고 하니 이번 기회에 시도해 보란다. “좋다고 하고 돌아서면서 , 이런 촌스럽기는..”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이브리드카 (전면)

하이브리드카 (후면)



어쨌든 기대를 가지고 렌터카를 세워놓은 주차장에 갔다
. 차를 가져오는데 무척 작다. 아니 이렇게 작은 차가 40불이나 더 비싸다는 말인가?”하면서 일단 시승했다. 일단 타고 나서 열쇠를 꽂는 것까지는 성공했는데 어떻게 시동을 걸어야 할지 잘 모르겠다. ‘부릉하고 걸리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다. 나중에 깨달았는데 그게 시동이 걸린 상태였다. 기어도 스위치처럼 되어 있어서 '덜컥' 바뀌는 느낌이 별로 없다. 그 스위치를 바꾸고 그냥 앞으로 나가면 되는 것이다.

 

마침 내 차가 옆에서 나가려는 차를 막고 있었다. 그런데, 시동을 거는 방법을 잘 모르겠고, 도움을 요청하려고 해도 서비스 요원은 이미 차를 주고 가 버렸다. 부랴부랴 자동차 안에 비치된 퀵매뉴얼(Quick Manual)에서 시동거는 방법만 찾아서 차를 약간 뒤로 빼 주었다. 렌터카 빌릴 때 이렇게 당황하기도 처음이다.

 

차가 달릴 때에는 보통 차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가운데 LCD에서 에너지가 어떻게 공급되고 있는 지를 계속 보여주고 있다. 하이브리드(Hybrid)라는 말에 걸맞게 상황에 따라 에너지 공급 방법을 바꾼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런 것이 발전해서 전기 자동차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에너지 공급 상황을 보여주는 LCD

Dashboard



에너지 IT 소프트웨어와 융합되는 미래의 자동차

소니의 회장이 디트로이트에 있는 미국 자동차 회사에서 사외이사를 맡고서
6개월 전후해서 그만 두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다. 디트로이트 근처에 전자 회사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향후 자동차의 트렌드는 전기, 전자, 컴퓨터, 네트워크와의 융합인데 아직도 기계만 만지는 자동차 회사에 비전이 없다는 이유라고 예측된다. 어쨌든 우리도 이런 혁명의 흐름을 놓치지 말아야 하겠다.

 

시간이 좀더 있었으면 텍사스 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려 봤을텐데.. 미팅 후 바로 공항으로 가야 하는 스케줄이 아쉬웠지만, 좋은 경험했다는 생각을 하면서 처음 시승한 하이브리드카를 되돌려 주었다. 역시 연료비는 현저하게 적게 나온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 그린 에너지가 패러다임 변화의 핵심인데 공부를 좀 해야 하겠다. 사실 나도 전자공학이 전공이라서 에너지가 남의 일이 아닌데...  속의 소프트웨어도 더욱 지능화될 것을 생각하니, IT의 역할이 점점 깊게 접목되어 갈 것으로 생각한다.


귀국하는 아시아나 비행기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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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RSA 보안컨퍼런스 현장 직접 가보니

Global View 2009.04.24 11:49


RSA 컨퍼런스(Conference)는 세계 정보보안 분야에서는 가장 정평이 나 있는 행사다. RSA도 보안 회사 중의 하나이지만, 오래 전부터 보안 업종을 대표하는 세미나와 전시회로 인식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RSA 컨퍼런스는 경쟁이든 아니든 관계없이 정보 보안에 관련된 많은 업체들과 전문가들이 모이는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인터넷이 바꾼 전시회 문화

사실 인터넷이 나온 이후로 컴퓨터 관련 전시회는 예전 같이 성황을 이루지는 않는다. 그 이전에는 신제품, 새로 개발된 소프트웨어의 시연, 제품에 관한 질의응답(Q&A)이 대부분 전시회에서 이루어졌다. 삼성전자에 근무하던 시절인 1990년대 초반에는 카탈로그와 모니터까지 들고 미국으로 출장와서 전시회를 준비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해서 첫 접촉이 이루어지고 대리점 개척을 추진하게 된다. 미국 회사에 있던 1994년만 해도 우리 소프트웨어를 찜해서 실제 데모를 보려고 부스를 찾아온 사람들이 있었다. 이렇게 전시회는 미국에서 고객과 파트너를 만나는 시작점이었다.

그러나, 인터넷은 이런 업무 스타일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제품 스펙(specification), 특장점은 물론 데모도 인터넷으로 볼 수 있다. 질의응답(Q&A)은 웹 사이트에서 FAQ(자주 묻는 질문의 답변)를 본 후에 그래도 궁금한 내용은 이메일로 물어보면 된다. 더 이상 종이 카탈로그는 필요 없다. 10년 전만 해도 전시장을 나서는 이들이 수많은 카탈로그와 기념품을 들고 나오는 풍경을 볼 수 있었지만, 이젠 들어갈 때의 모습과 나오는 모습이 별반 다르지 않다.

전시회가 의미가 있는 이유는 수많은 미팅을 한 장소에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RSA는 보안 관련자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만남을 가질 수 있다. 나도 하루 반 나절 정도 있었는데 고객과의 만남, 이미 예약된 새로운 파트너와의 미팅, 즉석에서 연결된 만남, 그리고 전시회 관람 2시간 정도로 비교적 알차게 보낼 수 있었다. 전시회 관람은 우리 제품과 기술의 판로가 되어 줄 업체는 없는지, 우리 경쟁이 될 만한 개념의 제품은 없는지, 기술적으로 제휴할 만한 기업은 없는지 하는 목적에 집중한다.



RSA에서 느낀 점 - 서비스 중심의 보안 테마


전반적으로 돌아 보면 최근의 테마를 느낄 수 있다. 최근 IT 트렌드인 가상화, 클라우드 컴퓨팅은 큰 틀에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고, 보안은 서비스 중심으로 가고 있다는 점을 확신할 수 있었다. 이미 일상 제품(commodity)이 된 기술들도 당연히 나왔지만, 고객의 관점에서 쉽게 보안을 보장해 줄 수 있는 기술과 서비스의 조합 모델이 눈길을 끌었다. 전혀 새로운 기술의 개념이라기 보다 실제 환경에 접목해 가고 각종 규제와 정책에 맞추어 가는 컴플라이언스(compliance)가 기업의 주요 관심사다.


제품을 공급하는 벤더(vendor)의 경우 고객의 선택 옵션이 많다는 점에서 지위가 다소 우월한 성격이지만(반드시 그런 것도 아닌데 우리 나라는 좀 심한 경우), 서비스 파트너가 될 경우 대등하면서도 상호 의존적인 관계가 된다. 결국 사용자의 서비스가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운영되는게 성공의 척도이므로, 보안 전문 업체는 사용자의 서비스 모델을 잘 이해해서 사용하기 쉽고 각종 위협에 종합적으로 대응하는 인프라와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끊임없이 창출되는 신규 서비스 모델과 기하급수적으로 증대하는 위협 사이에서 보안기술과 경험은 서비스 형태로 자연스럽게 접목되는게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다. 서비스 중심으로 이미 변환한 우리 회사의 사업 방향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제 어떻게 글로벌 시장에서 길을 열어갈 지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우리 회사도 MITM(Man-in-the-middle), MITB(Man-in-the-browser), 자체보호(Self-protection)에 중점을 둔 온라인 보안서비스 기술들이 글로벌하게 잘 인정받고 있어서 이런 기술을 어떻게 포장해야 할까 고민하던 차에,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역시 기술보다는 고객 관점에서 생각해야 가치(value)가 극대화된다.

통합 보안 - 플랫폼(Platform) 장악 경쟁

서비스 마인드를 확연히 느낄 수 있는 곳은 대형 기업의 부스였다. 이들은 이미 판매하고 있는 제품의 전시보다, 자신들의 제품 및 서비스와 어울리는 여러 형태의 파트너쉽(Partnership),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을 선보였다. 결국 자신들은 플랫폼(platform)의 역할을 하는게 사업 모델이다. 

현재 IT의 화두는 플랫폼 싸움이다. 구글(Google)은 검색,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아이폰(iPhone)은 모바일, 닌텐도는 게임 등. 모두가 나름대로 플랫폼이라는 왕국을 건설하려고 한다. 그 위에 다양한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파트너를 한 편으로 만들기 위해 혈안이다. 보안도 결국 통합 보안이라는 플랫폼 경쟁이라는 점을 RSA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보안 플랫폼을 통해 네트워크, 엔드포인트, 서버, 어플리케이션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통합 보안, 역시 이것이 화두다. 누가 이런 통합 플랫폼을 장악하느냐에 혈안이 되어 있고, 그런 점에서 중소 기업들에게도 많은 기회가 있다고 본다. 우리 회사의 포트폴리오와 메시지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의 경제 불황은 IT와 보안에도 예외가 아니다. 많은 업체들이 투자를 받지 못해 고민하는 흔적을 보면서, 이럴수록 더욱 적극적으로 글로벌로 나아갈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주 괜찮은 개념과 기술을 가지고 있는 한 업체를 소개 받았는데, 아직 창업 초기이지만 모두가 열정에 차 있었다. 아쉬운 것은 이들이 가지고 있는게 서비스 모델이라 인터넷 연결이 필요했는데, 컨퍼런스 장 주위에서 연결이 잘 안 되어서 라이브 데모는 볼 수 없었다. 사람이 많다 보니 셀룰러 모뎀(Cellular Modem)도 잘 안 터졌고, Wi-Fi도 잡기가 힘들었다. 인터넷 서비스 모델은 데모를 위해 반드시 인터넷 커넥션이 필요하다는게 아쉽기는 하다.

끊임없이 생성되고 진화하는 보안 기술

그래도, 보안 분야는 끊임없이 신생 업체가 탄생하고 있는게 고무적이다. 이미 힘들고 어려운 분야로만 인식되어 있는 우리 나라와 다르다. 보안은 전문가들만의 전유물이라는 인식도 강하다. 공격과 악성코드(Malware)가 글로벌하고 복잡다단해졌기 때문에 지능성이 요구된다, 기업과 개인에게 금융적 피해가 구체적으로 나타나므로 수요는 끊임없다. 정보 보안(Information Security)는 사회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영원한 숙제임에 틀림없다.

싱가포르, 독일이 단체 부스로 나온 것이 특이했다. 이 두 나라는 보안 분야에서 별로 등장하지 않던 국가다. 싱가포르는 전자상거래를 위한 암호 솔루션, 온라인 서비스 기술들이, 독일 부스에는 컴플라이언스에 맞춘 기술과 제품의 인상이 강했다. 앞서 지적한 것처럼 단순한 솔루션(commodity)라기보다는 전체 서비스를 지원하는 형태의 인프라 모듈이다. 역시 아시아와 서구 문화를 융합한 싱가포르의 이미지와 규정(regulation)이 발달한 EU의 특성을 잘 나타내는 것 같다.

전시된 제품과 서비스에서 차이가 느껴진 점은 환경에 대한 가정이 다르다는 것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사용자가 개인이든 기업이든 필수적인 보안 제품, 즉 바이러스 백신, 방화벽 등은 잘 구비하고 있고, 스스로 보안 관리를 어느 정도 잘 하고 있다는 가정이다. 따라서, 사업 모델은 이를 보완하는 데 집중되어 있었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는 그런 가정이 잘 통하지 않는다. 물론 잘 하는 개인이나 기업도 많다. 그러나, 많은 경우 보안 업체나 서비스 제공업체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기대한다. 고객의 보안 수준이 천차만별이라는 얘기다.

이렇게 다양한 스펙트럼의 고객을 상대로 제품 기획을 하려면 시장 세분화(Market Segmentation) 단계에서 애를 먹게 된다. 국내형과 글로벌 형을 다르게 기획하자니 제품이 여러 버전이 생기는 효율성이 나빠지고.. 그런 애로 사항을 글로벌하게 사업을 하는 기업들은 모두 가지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격차(gap)는 IT에 대한 인식과 보안에 대한 마인드의 문제라서 빠른 시일 내에 좁혀 들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환경의 차이는 국내와 글로벌 사업을 병행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다.

2시간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컨퍼런스 장을 나서면서 느꼈던 것은 10년 전 이 장소에서 내가 느낀 것과는 확연히 달랐다. 10년 전에는 어떤 기술이 나왔나, 어떤 것을 보고 비슷하게 만들까 하는 것이 주요 관심사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아, 이렇게 데모나 세일즈킷(Sales Kit)를 만들면 되겠구나", "저 기술은 이런 위협에는 어떻게 대응할까?", "저런 파트너들과 일을 하면 시장에 접근할 수 있구나" 하는 식의 비즈니스전개(Business Development)적인 생각이 많이 떠오른다. 오랫만에 기술적 통찰력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다양한 아이디어와 열정을 듣다보니, 절로 의욕도 생겼다.

보안은 기술을 알아야 대화라도 할 수 있는 기술 중심의 비즈니스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객과 저녁 약속이 있어 서둘러 장소를 떠났다. 그래도 세미 정장을 해야 하니 호텔에 들러서 옷을 갈아 입어야 한다.

<RSA 컨퍼런스가 열리는 미국 현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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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인 나, 미국 비행기에서 노트북을 켠 이유

Global View 2009.04.23 10:03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텍사스 오스틴(Austin)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노트북을 이용해 이 블로그의 글을 쓰고 있다. 미국에서는  모바일(mobile) 업무에 익숙해야 한다. 연이은 미팅, 다음 미팅 장소로의 이동, 전화 컨퍼런스, 틈날 때마다 무선랜(Wi-Fi)이 제공되는 장소를 찾아서 이메일 처리 등.
 

이렇게 정신없이 보내다 보면 비행기 안이 전혀 간섭을 받지 않고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 다행스럽게도, 비행 시간이 3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고 하니, 시간은 넉넉한 것 같다.

 

미국에서는 여기 저기에서 노트북을 열고 업무를 하는 사람이 무척 많다. 우리 나라에서는 노트북을 보는 사람을 보기가 흔치 않다. CEO인 나만 해도 업무 현장에 노트북을 가져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확실히 업무 스타일이 틀린 것 같다. 일단 우리는 대도시에 비즈니스가 집중되어 있어서 그런가 보다.
 
또한 우리는 직접 얼굴을 마주 보고 얘기를 해야 더 설득력이 있는 문화다. 얼굴 한 번 보지 않고도 주문서가 오갈 수 있는 미국 문화와는 확연히 틀리다. 또한 한국에서는 주문, 재고 파악, 가격 협상, 기술 검토, 이런 업무들을 이동 중에 처리해야 할 필요도 적다.

 

문자 메시지와 블랙베리

 

RSA 전시회장에 있는 나에게 다른 주에 있는 지인(知人)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어떤 사람이 나하고 만나고 싶어 하는데 마침 같은 공간에 있다는 거다. 블랙베리(BlackBerry)로 이메일을 보내 주겠다고 하는데, ‘나는 없는데..’ 하니까 난감해 했다. 한국 같으면 문자 메시지로 보내주면 되는데.. 미국의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휴대폰보다 블랙베리가 통용된다. 휴대폰 문자는 주로 어린 애들이 친구들하고 대화할 때 사용하는데 한국보다 비싸다.

 

무엇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키보드 입력 방식에 있는 것 같다.

한글은 한 번의 키 입력(one key stroke)으로 자음, 모음을 입력할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언어다.


그 덕택에 휴대폰에 있는 숫자들의 조합만으로도 자음, 모음이 1-2 번에 입력된다. 그러나, 영문 알파벳은 그 조합이 사용하기 불편하다. 예를 들어 ‘C’를 입력하려면 숫자 ‘2’를 누르고 두번 shift해야 한다. 일본이나 중국에서 한자를 입력하는 것은 더 큰 인내를 필요로 한다. 그러니, 미국에서는 알파벳 키보드가 나열된 블랙베리 스타일을 더 선호한다.

 

한산한 Union Square (샌프란시스코)


경제적 불황을 느낄 수 있는 삭막한 환경


확실히 경제적 불황은 미국에 와 보면 실감할 수 있다
. 일단 길 가에 사람이 별로 없다. 미국은 일자리를 잃게 되면 생활에 바로 영향이 오게 된다. 누구에게 돈을 빌린다는 것은 보편적이지 않다.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에 몇 번 왔었지만 이렇게 한산한 것은 처음 본다. 그나마 컨퍼런스가 있는 모스코니 센터(Moscone Center) 근처는 많이 붐볐다.

 

짐 서비스의 비효율성

 

비행기 회사들은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기내식을 스낵 형태로 원하는 승객에게만 판매하는 것은 이미 오래 된 일이지만, 짐을 부칠 때(Check-in Luggage)마다 돈을 부과하는 것은 작년부터 시행되었다. 처음 짐은 $15, 두 개는 $25 이런 식이다. 다행히 마일리지가 많이 쌓인 나에게는 별도의 비용이 없었다. 오늘(4/22) USA Today를 보니 델타 항공은 국제선도 2번째 짐부터는 50불의 별도 비용을 부과한다고 한다.

그런데, 화가 나는 것은 그로 인해 보안 검색 (Security Check)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짐 부치는 비용을 아끼려고 짐을 몇 개씩 들고 타게 된다. 한 사람이 여러 개의 짐을 검색대에 올려 놓으니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건 자명하다
 

어차피 그 짐은 같은 비행기에 오르게 되지 않는가? 짐칸에 있느냐, 승객 좌석 위 선반(cabin)위에 놓이느냐의 차이다. 종합적으로 보면 이건 시간 낭비요 정력의 낭비다. 승객은 무거운 짐을 계속 끌고 다녀야 하니 불편하고, 지금 이 비행기처럼 꽉 찬 경우 선반에 짐을 더 이상 넣을 수 없어서 승무원은 일부 짐은 다시 내려서 화물칸으로 옮겨야 한다고 소란스럽다. 그러면, 시간은 또 소모되고, 정말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 비행기 회사는 짐 부치는 비용만 생각하지 이런 종합적인 서비스 질(quality)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는 걸까? 짐을 부치는데 소모되는 비용이 그렇게 클까? 고객 위주로 생각해서 항공회사, 공항, 보안 안전 요원이 종합적 방안을 마련하면 안 되나?

 

다시 비행기 안에서..

 

옆에 앉은 젊은 캐나다 친구가 블랙베리에 있는 자기 여자 친구 사진을 보여주며 "너무 예쁘지 않느냐?"며 자랑한다. 내가 들고 있는 아이터치를 보더니 자기도 아이폰으로 바꾸려고 하는데 어떠냐고 집요하게 물어온다. 한국에서 왔다니까 ‘South or North’라고 묻더니, 서울에서 왔다니까 싱가포르도 한국의 도시가 아니냐고 하지 않는가?

어이가 없어서
 마침 좌석에 마련된 비행기 잡지를 꺼내서 아시아 지도를 펼쳐 들고 아시아의 도시들을 쭉 설명해 주었더니 아주 관심있게 듣는다. “이렇게 기본 상식도 없단 말인가?” 하면서도, 입장을 바꾸어 놓고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아시아가 글로벌 세계의 중요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분이 나쁘지 않다.

 

어떻게 된 비행기가 승객은 꽉 찼는데, 단 두 개인 화장실 중 하나가 고장이란다. 여러 명 줄 서있는 것을 보니 그냥 참아야 하겠다. 미국의 국내선 비행기, 정말 서비스가 맘에 안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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