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언론사 CEO의 스마트폰 충격 반응은?

경영 이야기 2010.04.12 11:57
금요일 저녁 걸려온 한통의 전화




각종 스마트폰 세미나

지난 금요일 저녁 8시경, 퇴근하려고 준비 중인데 휴대폰이 울렸다. "금요일 이 시간에는 보통 연락이 없는데.." 하면서 번호를 보니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어느 언론사 대표였다. 오랫만의 전화라서 혹시 무슨 일이 있나 했는데 그냥 안부 전화였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어수선한 최근의 심경을 털어 놓았다. "너무 정신없네요. 내부적으로 스마트폰 신규 사업 준비하느라 정신없는데,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요.. 이번 주만 해도 아이패드 발표 소식에 트위터나 블로그에서 난리가 났던데요. 스마트폰이나 소프트웨어 이슈 때문에 여기저기서 강의 부탁이나 문의도 많고, 위원회다 협의회다 해서 부르는 곳도 많고. 그런데, 모두 안절부절하는 느낌이예요. 한마디로 카오스(chaos 혼돈) 같습니다."

언론사 대표의 즉각적인 답변은, "지금 다 그래요. 뭐를 해야 하는데, 불안하기도 하고 그런 것 같아요".
"글로벌 기업은 좀 낫지 않아요? 아이폰이 어제 오늘 얘기인가? 우리 나라나 늦게 들어왔지."
"이 정도일 줄 몰랐나봐요. 휴대폰 제조 대기업도 크게 당황하고 있어요"
"통신사는 더 고민이 많겠네요?"
"그 10배쯤 되어 보입니다."

"인터넷 혁명 때와 틀리네요? 지금 포털, 게임 등 대형업체로 성장한 사람들 많이 만나곤 했잖아요? 그래도 지금처럼 혼란스럽지는 않았었던 것 같은데.."
"그렇지요. 그때에 비하면 마치 쓰나미가 몰려온 느낌이지요"
"한 5년 뒤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되어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걸리겠어요? 1-2년 내에 엄청난 변화가 예상됩니다"

"산업 구조, 시장 지배력, 사업 모델 등 모두가 바뀌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비즈니스 권력의 변화 아닐까요? 안주해 왔던 권한과 영역을 뺏기는 것에 대한 불안감은 있겠지만, 사업 기회도 있지 않겠어요? 사장님도 고민이 많으시지요."
"그래서, 답답한 마음에 이 시간에 전화하는 것 아닙니까? 언제 소주나 한잔 하시지요."


지축을 흔드는 변화

'지축을 흔드는 변화'는 전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3-5년 뒤의 세계가 크게 바뀌어 있을 것은 명약관화하다. 그 변화가 한참 진행형이라서 지금 분주하고 어수선할 뿐이다. PC와 인터넷 혁명 시기와는 규모나 질적으로 차원이 다르다. 전화를 마치고 현재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서 곰곰히 몇 가지 키워드를 생각해 보았다.


첫째, 산업 전반의 사업 모델을 흔들고 있다. 2009년도 언론사 매출은 온라인 오프라인 합쳐서 2008년도 대비 27% 감소했다고 한다. 모든 미디어의 수익 모델인 광고의 방향이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 시대에는 바뀌고 있다. IT는 어떠한가? 하드웨어와 통신 비용은 급속히 떨어지는 반면 에너지 비용에 더 신경써야 한다. 클라우드가 인기를 끄는 이유다. 개성을 존중한 개인화(Personalization)에 맞추지 못한 대량(Mass-*)에만 익숙한 기업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이런 변신을 위해서 경영자 관점에서는 기존 조직은 끊임없는 개혁의 대상이 될 것이다.

둘째, 과거의 축적된 기술적, 문화적 자원들이 응집력을 발휘하고 있다.
컴퓨터가 정보 기기로 진화하면서 인터넷, 통신 기술은 보통 사람들의 생활 속에 자리 잡았다. 디지털화된 세상 속에 살면서 수많은 정보와 콘텐츠를 우리는 이미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스마트폰, 모바일 인터넷, 3D 디스플레이, 클라우드, 소셜네트워크 등의 연구 개발된 기술들이 폭발적 모멘텀을 발휘하고 있다. 마치 마그마가 응집되어 폭발하는 것처럼 별개로 준비된 과정들이 한꺼번에 폭발하는 느낌이다.  

셋째, 사회 전반적으로 입체적으로 영향을 준다.
지금의 문제는 IT 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다.기업 경영의 전략, 개인의 라이프스타일, 시민 서비스 등 각 개인이 먹고 사는 문제와 삶의 질 측면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개인의 지식과 정보력과 힘이 강해지면서 기업과 정부의 역할도 재조명되고 있다. 경제적 위기와 환경이 중요해진 시대에 정부의 역할은 커졌지만, 실질적 영향력을 받쳐 주기 위한 재정 건전성과 투명성은 많은 감시에 시달리게 된다. 산업 시대에 적합했던 교육 체제도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이와 같이 클라우드, 스마트폰, 소셜네트워크, 인터넷 등이 만들어 내는 혁명의 현장은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기존에 지배하던 인프라와 정보력을 통해 편안하게 사업하던 시기는 끝나고 있다. 사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편리하게 플랫폼과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 민간이든 정부이든 개인이든 상관이 없다.

얼리어답터들이 정신없이 쏟아내는 정보에 어리둥절하게 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차분하게 개인이나 기업이나 중심을 잡는 것이다. 기업은 자신의 업(業)의 본질과 사업 모델을 고민해야 하고, 개인은 이런 변화 코드에 자신의 역량을 맞추어 기회로 바꾸어야 한다. 정부는 글로벌 사회 변화에 한국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역할 재조명을 해야 한다.

주말에 이런저런 생각해 본 결과, CEO로서의 나의 역할은 중심을 잃지 않는 마음가짐이라고 다짐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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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가 트위터의 매력에 빠져든 이유는?

IT와 세상 2010.03.15 07:43

트위터에 대한 관심은 약 1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느 미국 회사에 방문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던 중 앞으로 트위터(Twitter)를 적극 활용하려는 마케팅 계획을 듣게 되었다.

 

미국 시장에서 톱 블로거의 지지(endorsement)가 중요하다는 것은 현지 전문가들을 통해 익히 알고 있었다. 신제품이나 신기술을 시장에 선보일 때 커뮤니케이션PR의 첫 번째 목표가 블로그 커뮤니티, 그 다음이 가트너와 같은 시장 분석기관이다. 전문지나 언론은 그 다음이다. 그래도 트위터(Twitter)는 아직 생소했다. 트위터에 대한 책도 사 보면서 개념을 깨우쳤지만 동조하는 이들이 주위에 적어서 직접 활동하지는 않았다.

100억 Tweet의 돌파 (2010. 3. 5)

최근 급증하는 트윗 숫자

 

한국에서도 언제부터인가 얼리어답터와 일부 언론인, 정치인들이 트위터를 사용한다는 뉴스를 접하게 되었다. 마침 나는 작년 초부터 시작한 개인 블로그에 한참 재미를 붙이고 있었다. 업무를 마친 밤 늦은 시간이나 새벽에 블로그를 하다 보니 별도로 시간을 낸다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게다가 한국에서 트위터는 일상적인 채팅이나 협소한 분야에 머무르는 것 같았다. 물론 그것도 의미가 있는 활동이지만, 그러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그러던 중 내부 보고 자료가 빠르고 정확하게 업데이트 되는 것을 보고 비결을 묻자 트위터 덕택이라고 하는 것 아닌가? 가벼운 메시지 위주로 시작하던 트위터가 전문 콘텐츠의 소통과 담론으로 분화되어 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전 세계의 수많은 자료가 빠른 속도로 공유되고 있었다.

 

아이폰 출시후 급성장한 트위터 사용자수

특히 스마트폰의 도입은 트위터 성장에 영향을 주었다. 10만 정도에서 소강 상태를 보이던 트위터 인구는 아이폰의 출시를 계기로 증가폭이 커졌다. 내 느낌으로는 이 통계 이상으로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시간과 장소에 제한없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서
, 혹은 순간순간 느꼈던 생각들을 알리기에는 트위터가 제격이다. 스마트폰으로 교체할 때 이미 나는 트위터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트위터 세계로 들어간 과정

그러나
, 기업에서 4사분기 말과 1사분기 초는 가장 바쁜 기간이다. 사업 전략 및 계획 준비하랴, 전직원 교육하랴 정신 없는 기간을 보냈다. 그 후 더 미룰 수 없다는 생각에 2월 말에 조용히 트위터 세상에 발을 들여 놓았다 (@hongsunkim).

초반에는 트윗
(Tweet)을 보내지 않고 그냥 팔로우(follow)만 하려고 했다. 그런데 1시간이 채 되지 않아 평소 블로그로 알고 지내던 광파리(http://blog.hankyung.com/kim215) 님께서 내가 트위터에 들어온 것을 공표해 버렸다. 순간 수십 명의 팔로워가 붙어 당황스러웠다. 이렇게 된 이상 숨어 지낼 수 없어서 인사의 메시지를 트윗(Tweet)으로 날려 보았다. 그러자 반응이 오기 시작했고, 여러 지인들로부터 격려의 메시지가 쇄도했다. 예전에 알고 지냈던 이들, 옛 직원들도 팔로워로 들어 왔다. 소통의 스피드는 짜릿했다.

그렇게 나는 트위터 세상에 몸담게 되었다. 트위터는 블로그와는 다른 차원의, 그러면서도 보완적(complimentary)인 수단이다. 아직 나는 초보 단계다. 시간이 모자람도 절감한다. 왜 이리도 세상은 빨리 변하고 있는가? 지금 이 시간에도 온 세상 정보를 트위터와 블로그로 알리는 이들의 열정이 놀랍다. 그래서, 트위터의 매력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첫째, 글로벌 커뮤니티 속에서 입체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진다. 비록 140자 이내라는 짧은 글이지만, 오히려 단편의 문장 속에서 그 사람의 진정한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손정의 사장의 메시지를 어디에서 이렇게 생생하게 읽을 수 있겠는가? 사실 짧은 글 속에 중요한 요지가 더 함축되어 잘 담아질 수 있다. (아래 cartoon 참조)

The Evolution of Communication, Mike Keefe, The Denvor Post, March 27, 2009


둘째
, 타임라인(Timeline)
이라는 시간적 차원이 추가되었다. 정보는 더 이상 저장(store)되고 관리(manage)되는 정적인 요소에 그치니 않는다. 방대한 정보가 떠 돌아 다니며 타임라인이라는 시간축과 팔로워라는 소셜 네트워크 축을 통해 입체적으로 퍼져간다. 이 정보를 어떻게 잡아내어 자신의 가치(value)로 만드느냐가 열쇠다. 끊임없이 고급 정보는 역동적으로 생성되어 흘러가며, 이는 실시간(real-time)으로 소통되고 있다.

셋째, 트위터는 컨버전스 시대에 판단 기준을 삼을 수 있는 도구다. 각종 기술과 콘텐츠, 아이디어가 융합되어 가고 있다. 기존의 생각과 틀이 바뀌고 있고, 그 변화 속도는 너무나도 빠르다. 경험적이고 학구적인 이론이나 기존의 사업 모델이 적용되지도 않는다. 그럴 수록 전문가(Guru)의 통찰력과 감각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트위터에서 논의되는 전문가의 의견은 상식 수준의 정보와 차원이 다르고 맥을 잘 잡는다.

 

여러 장점 중에서 전문가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점이 나에게는 큰 매력이다. 우리가 현재 경험하고 있는 변화는 패러다임 이동 수준이 아니다. 지축이 흔들리는 구조적 탈바꿈이다. 사업 모델의 충돌, 기술과 콘텐츠의 집합(aggregation), 여기에 소셜 미디어와 문화 코드의 복합성이 뒤엉켜 있다. 산업화 시대의 규율과 통제의 기업 문화와 훈련된 역량으로는 풀어갈 수가 없다.

 

창의력과 혁신성이 중요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역량을 필요로 한다. 홍수처럼 떠돌아 다니는 정보와 지식의 구름 속에서 전문가와 리더의 생각을 읽는 것이야말로 아주 중요하다. 또한 스스로 전문가가 되어 세상과 소통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그런 시대에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 미디어는 입체적으로 우리를 도와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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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연구소 CTO로서의 첫 당부사항 공개 (2)

경영 이야기 2009.06.21 13:37
(전회에 이어)
지난 2008년 2월 CTO가 된 후에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입니다. 그 동안 많은 변화가 이루어졌고 아직도 연구개발, 조직문화, 해외사업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CEO이지만 당시 CTO 시기에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가 다른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공개해 드립니다.

안철수연구소 CTO가 된 후 첫 메시지 공개 (1) [첫편 링크]

3. 당부사항

 

저는 개인적으로 "꿈을 꿀 수 있고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춘 하드워커(hard-worker)"를 좋아합니다. Hard-worker라 함은 회사에 오래 앉아 있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열정적으로 일에 몰입할 수 있는, 끊임없이 의지를 불태우는 사람을 말합니다. 물론 여러분이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되기를 강요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제 오랜 경험으로는 이런 분들이 보람과 행복을 많이 가져가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젊음, 결코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이 시간을 소중하고 값지게 보냅시다. 실패도 훈련이고 좌절도 훈련입니다. 그러나, 시도도 해 보지 않은 시간은 무의미할 뿐입니다. 구글(Google)에서는 나이스(nice)하게 실패하는 것을 장려한다고 합니다 (Google encourages to fail nicely). 그만큼 창의적인 노력을 최대의 가치로 둔다는 점입니다. 꿈을 이루어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몇 가지 첨언하면,

1) 스스로 일류가 되도록
 
노력합시다

 

우리의 영역을 국경이 지켜주지 못합니다. 글로벌하게 하나의 시장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경쟁 상대는 한국 내의 다른 기업에 있는 친구나 선후배들이 아닙니다. 구글(Google), 시만텍(Symantec),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에서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인도에서, 중국에서, 러시아에서 우리의 경쟁자들은 꿈을 불태우고 실력을 연마하고 있습니다. 저도 그 회사의 CTO와 경쟁해야 하고, 팀장들은 그 회사의 팀장들과기술자들은 그 회사의 기술자들과, 마케터는 그 회사의 마케터를 경쟁 상대로 삼아야 합니다여러분 각자가 일류가 되어야 안철수연구소가 일류기업이 됩니다. 일류가 되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 안철수연구소의 동료들로부터 배웁시다. 저도 여러분들의 경험과 전문성을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2) 자기의 제품과 서비스에 자신감(confidence)을 가집시다.

 

저는 지는 것을 아주 싫어합니다. 안철수연구소의 제품과 서비스가 타사보다 못하다는 얘기는 듣고 싶지 않습니다. 프라이드(Pride)가 없는 제품을 만들 생각을 하지 마십시오. 과거에 어떻게 했든 모두 잊어 버리고, 이제부터 우리가 만드는 제품과 서비스는 '명품'을 만든다는 각오로 정성을 기울여야 합니다. 남들이 하는 것 흉내내지 말고, 고객이 찡할 수 있는 가치를 전달(delivery)합시다.

 

3) 완벽을 기합시다.

 

안철수연구소의 최대 가치는 믿음과 신뢰입니다. '보안'업체이기 때문에 고객들이 믿는 것이고, 깨끗하고 투명한 기업 문화 덕택에 신뢰를 받습니다. 우리는 그에 보답하는 치밀함과 섬세함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사소한 문제라도 남에게 던지지 마십시오. 누군가 챙기겠지 하지 마시고, 여러분의 손끝에서 고객이 사용할 제품과 서비스가 탄생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한번 더 파이널 터치(final touch)를 하십시오. 여러분의 노력 덕택에 고객은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고, 그 모습에서 희열을 느끼십시오. 

 

다시 한번 같이 일하게 된 계기를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저와 언제라도 대화를 원하시면 제 문은 항상 열려 있고, 이메일이든 메신저이든 환영합니다. 여러분이 신나게 일할 수 있는 것이라면, 최선을 다해서 돕겠습니다.

 

일부 부서는 오늘부터 주말 기간에 이사를 준비하느라 바쁘시겠습니다. 편안한 주말 보내시고 월요일 아침부터는 새로운 각오로 재미있게 일해 봅시다. 10층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김홍선


이 메시지 하나로 기업 문화가 하루 아침에 바뀌기는 힘들겠지만, 적어도 나는 이런 변화가 필요하다고 확신했고, 현재도 그런 원칙으로 경영에 임해왔다. 나는 조직의 관료화는 반드시 도려내야 할 암적인 존재라고 생각한다.

회의 문화가 첫번째 개혁 대상이었다. 우선 내가 주재하는 회의 시간을 30분으로 조정하고, 준비 자료는 3 페이지가 넘지 않도록 했다. 절대로 파워포인트 잘 만드느라 시간 낭비하지 않도록 당부하며.. 그 후 안철수연구소에는 회의실마다 다음 그림과 같은 표어와 시계가 비치되어 있다. 


굳이 여러 부서가 다함께 모여야 하는 안건을 제외하고는 직원들의 자리에서 선 채로 바로바로 결정이 되도록 유도했다. 나는 직원들을 사무실로 불러서 보고받는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사무실에 돌아다니면서 실무자의 자리에서 서서 결정하는게 가장 정확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항상 모자랐던 회의실이 지금은 여유가 있다. 점차 회의실 공간을 더 효율적인 방안으로 활용하고 있다. 

안철수연구소는 고객으로부터 외면을 받고 불평을 들었던 이유를 처절하게 깨달아야 했다. 나는 고객을 모르는 엔지니어는 프로가 아니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직장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만들어 자족하는, 그런 취미 생활하는 곳이 아니다. 

한편 연구개발(R&D) 직원들도 현장의 고객 사이트로 나가도록 독려했다. 영업부에서는 R&D의 반발이 클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지만, '자신이 만든 제품이나 기술을 다른 사람이 사용하는 것을 보았을 때의 기쁨' [관련 블로그 링크]을 느낄 줄 알아야 진정한 엔지니어라는 내 소신을 바꾸지 않았다. 내가 만난 톱클래스 엔지니어들은 모두가 고객의 목소리에 적극 귀를 기울이는 자세를 가졌다.


아직도 안철수연구소의 개혁은 진행형이며, 앞으로 영원한 미래형이 될 것이다. 안랩의 핵심가치를 직원들이 체화(體化)시키면서 세계 시장에서 실력으로 승부하겠다는, 아니 해야만 한다는 현실을 철저히 깨달을 깨닫도록 계속 매진해야 한다. 

내가 얼마나 안철수연구소의 CEO로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CEO로 있는 동안 CTO로서 보낸 첫 메시지를 간직하며 살 것이다. 안랩을 글로벌하게 성공한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는 나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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