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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랩 CEO로서 신사옥 착공이 갖는 의미는?

CEO 칼럼 2009.11.22 07:14

안철수연구소의 CEO가 되고 나서 크고 작은 각종 프로젝트와 사업에 관여하게 되었다. 그 중에서 전혀 다른 분야가 있었으니 판교에 사옥을 만드는 프로젝트다. 한평생 IT에 종사했던 나로서는 모든 내용이 생소했다. 건설업계는 IT와는 분야도 완전히 다르지 않은가? 게다가 IT 기업으로서 거래되던 규모와는 차원이 다른 자금이 동원된다.

 

공사장 전경 (1)

공사장 전경 (2)

이미 부지 선정에서 기초 작업들은 잘 준비되어 있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나의 CEO 임기 중에 조감도 확정, 시공사 선정, 착공에서 실제 건설이 모두 이루어져야 한다. 건물을 완공하고 들어섰을 때에 이 건물에 입주하는 직원은 물론 방문하는 분들이 이 건물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가지게 될까 하는 생각을 하면 많은 부담과 책임감을 가지게 된다. 나의 인생에 있어 예상하지 않았던 작품 중의 하나가 되는 것이다.

사옥 내역을 설명하는 장면

현관의 대리석, 천장 및 바닥재, 레이아웃 등 크고 작은 결정을 앞에 놓고서 아무래도 공부를 해야 하겠다는 생각에 아예 날을 잡아서 벤치마킹할만한 건물들을 돌아다녀 보았다. 평소에 많은 건물을 드나들었지만 사옥을 짓는다는 생각에서 전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니 각 건물들의 철학과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

여러 건물을 돌아 다니다 보니 의외로 서울 시내에 진정한 사옥으로 설계한 건물이 별로 없다는 실상을 깨달았다
. 부동산이나 임대 수입에 목적을 둔 건물은 사옥과 판이하게 달랐다. 우리의 사옥은 직원들이 사용할 공간이다. 또한 우리 회사는 연구소가 주축이고 24시간 깨어 있어야 하는 장소다. 그래서 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 안철수연구소가 오랜 기간 자리 잡을 장소를 만드는 것이 최우선 목표가 되었다. 일단 그렇게 원칙을 세우고 나니 의외로 많은 결정들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공정성과 투명성에 원칙을 둔 선정 과정

안철수 의장과 쏠리테크 사장과의 환담

7.7
디도스 대란으로 정신 없이 바쁘게 뛰던 7월 달에 최종 시공자를 결정했다. 건설 규모가 대형빌딩에 비해 그다지 크지 않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었음에도 의외로 많은 건설사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안철수연구소의 브랜드 가치와 현금 안정성 때문에 수익을 떠나서 의미가 크다는 얘기를 공공연하게 한다.

어떻게 보면 영업적 멘트일 수도 있고 경제가 안 좋은 상황이라 더 그럴 수도 있다. 어쨌든 수주전이 치열하다 보니 부담도 되었고 또다른 시험이라는 판단에서 중심을 잡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일단 최우선 원칙을
투명하고 공정한 선정 과정에 두었다. 안철수연구소의 이름을 걸고 깨끗한 선례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어느 탈락한 기업으로부터
떨어지기는 했지만 과정이 워낙 깨끗해서 기분이 찝찝하지 않다라는 얘기를 전해 듣고 나서, 소기의 목적은 이루었다고 자부심을 가진다. 영업을 위해 여러 채널을 동원해서 우리 회사에 접근하다가 오히려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건설업계에 떠돌았다고 한다. 그래서, 선정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해야 실력에 초점을 맞출 수가 있었다. 시작이 깨끗해야 그 다음에 후탈이 없게 된다.

 

안철수연구소 신사옥을 짓는 첫 삽을 뜨면서

드디어 지난 주에 착공식이 있었다
. 땅을 둘러보면서 아 이 곳에 우리의 둥지를 트겠구나하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 올랐다. 착공식이라는 행사에 처음 간 나로서는 모든 것이 생소했다. 테이프 커팅, 시삽을 하면서 바로 옆에 서 계신 안철수 의장이 많은 행사에 가 보았지만 우리가 주인인 것은 처음이네요라며 감회에 젖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테이프커팅

시삽


‘벤처 기업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전인 시절, 서초의 작은 사무실에서의 3명의 출발은 무모한 도전이었습니다. 당시 외부 환경은 마치 지금 이곳처럼 춥고 메마른 바람이 부는 황량한 벌판과도 같았습니다. 그렇게 불모지와 다른 없는 척박한 환경에서 불확실한 미래의 위험을 안고 첫 발을 내딛은 안철수연구소가 성공과 도약을 거듭해 오늘 자신의 사옥을 짓게 되었습니다고 과거를 잠시 회상한 뒤 이 사옥은 글로벌 기업으로서 도약하는 안철수연구소의 모태가 될 것이라는 의지를 천명하면서 연설을 마쳤다.
(연설 전문 http://blog.ahnlab.com/ahnlab/736)

마침 추운 날씨에도 많은 직원들이 참석해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사실 여의도에서 판교로 움직이게 되면 삶의 공간을 옮겨야 할 직원들이 많다. 그런 점에서 단순히 사무실을 이동하는 그런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임직원의 가족까지 관련된 2년 프로젝트다.


판교 테크노밸리의 랜드마크가 되기를 기대하며

많은 기업들이 사옥에 입주하면서 운명이 두 갈래로 바뀐다고 한다. 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서 비상(飛上)하거나 무리한 자금 동원과 초점을 잃은 사업으로 추락한다고 한다. 안철수연구소는 부동산이나 원칙에 어긋는 사업은 아예 고려하지 않을 것이므로 후자가 될 가능성은 적다. 그러나, 신사옥에 둥지를 틀어서 도약하기 위해서는 더욱 각고(刻苦)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직원들과 함께


작년에 CEO가 되고 나서 금년도에 많은 씨를 뿌리기 시작했다. 앞으로 3-5년 내에 많은 신사업과 프로젝트의 결실을 기대하고 있다. 신사옥에 입주하는 2년 뒤에는 가시적인 부분이 구체화된다. 그런 점에서 판교 신사옥은 안철수연구소의 성장 발판을 다지는 시점과 같은 시대를 걷게 된다. 다시 한번 경영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게 된다.

이 건물이 안철수연구소의 마지막 건물이 아닌 첫 건물이 되었으면 좋겠네요”라는 설립자 안철수 박사의 기대감은 CEO인 나의 목표이자 우리 임직원들의 목표이기도 하다. 안철수연구소의 새로운 모멘텀인 판교 신사옥의 주춧돌을 놓는 소임을 담당하게 된 것도 나에게는 큰 행운이다. 이 사옥이 판교 테크노밸리의 랜드마크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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