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양판점에 한국 TV를 찾기 힘든 이유는?

Global View 2009.09.13 09:29

미국과 멕시코 출장에서 돌아온 지 채 2주가 안 되어서 일본 출장을 가게 되었다. 일본에 갈 때마다 가능하면 아키하바라의 요도바시 카메라에 들른다. 최신 전자 제품 양판점에서 IT 제품의 판매 현장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우리 일본 법인이 가까이 있어서, 짬을 내서 갈 수 있다는 편리함도 있다. 미국에 가도 베스트바이(Best Buy)라는 IT 양판점에 잠깐이라도 들르려고 노력한다. 마침 미국과 일본의 양판점을 2주의 시차를 두고 보게 되어 생생하게 비교할 기회가 생겼다.


미국과 일본 양판점의 공통점과 차이점
 

매장 전경(요도바시카메라 홈페이지)

컴퓨터 매장에 가 보면 미국이나 일본에서 공통으로 느끼는 것이 많다. 최근에는 미니 노트북(Mini Notebook), 소위 넷북(NetBook)이 진열장에서 눈에 띄게 포진했다. 일반 노트북과 스마트폰의 경계선을 묘하게 파고 드는 느낌이다. 하드웨어, 통신의 번들 판매도 눈에 띈다. 

여전히 노트북은 각종 할인 프로그램으로 디스카운트를 해 주지만, 소프트웨어는 정가대로 구매한다. 소프트웨어는 제대로 돈 주고 사야 한다는 인식이 형성되어 있는 것이 부럽다. 미국의 노트북 양판점 CEO에 따르면 영업 사원이 판매할 때마다 가져 가는 인센티브만 보면, 소프트웨어가 노트북보다 더 크다고 한다. 회사 차원에서도 소프트웨어 제품의 수익률이 더 좋고

 

디지털 카메라 매장에 가 보면 캐논, 소니와 같은 일본 제품이 주류를 이루는 것도 양국이 비슷하다. 역시 렌즈 기술이 발달한 일본의 위상을 느낄 수 있다. 오디오의 경우 애플의 아이포드 계열의 제품과 각종 액세서리 매장이 붐빈다. 애플의 아이팟, 아이터치는 MP3 시장을 독식해 가고 있다. 오디오 제품에 아이팟을 꽂는 슬롯은 거의 기본 기능이 되어 간다.

 

iPod 슬롯이 있는 오디오

휴대전화에서는 아이폰이 초창기에 버그(bug)가 많아서 품질에 대해 까다로운 일본인들에게 외면을 받아서 미국만큼 선풍적이지는 않다. 일본 휴대폰 업체들이 해외에서는 잘 못해도 일본 시장에서는 잘 먹히고 있는 것도 원인이 될 것이다. 그래도 꾸준히 아이폰 사용자가 늘어나는 추세는 있다. 미국 대학에 가 보면 아이폰(iPhone), 페이스북(FaceBook)이 캠퍼스 생활의 중요한 도구다.


그런데
,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던 곳은 가전 제품 매장이다. 미국의 베스트바이(Best Buy)에 가 보면 LCD TV중에 5-60%가 한국 제품이다. 10년 전에 한국 제품을 찾아볼 수가 없어서 안타까워 했던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당시 삼성전자에서 해외 영업을 담당하던 분으로부터 미국 양판점에 진열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하소연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지금은 한국 제품이 주도한다. LED TV는 아예 한국 제품밖에 없다.


Best Buy 영업 사원의 한국 기업에 대한 지식
 

베스트바이의 판매원에게 삼성과 LG 제품 중에 어떤 것이 좋으냐?”고 물으니, “두 회사가 사실 같은 회사다라고 하는 게 아닌가? 한술 더 떠서 삼성이 LG를 조만간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다라고 한다. 어이가 없기도 했지만, 한편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회사에 대해 외국인은 이 정도로 무관심한가라는 생각에 씁쓸했다. 그나마 그 판매원은 삼성과 LG가 한국 회사라는 것을 아는 게 다행이었다. 일전에 유럽에 가니 일본 회사라는 이들도 있고 대만 회사라는 이들도 있었으니까..

 

일본 요도바시 카메라 매장에서의 풍경은 확연히 달랐다. 일본의 유통망인 전자제품 양판점에서는 한국 제품이 안 보인다. 반면에 이름도 모르는 일본 자국 브랜드가 아주 많다. AQUOS, DIGA, VARDIA. TV에 그다지 열광하지 않는 나에게는 생소한 브랜드다. 그런데, 이런 제품들이 앞에 진열되어 있었다. 워낙 상가가 복잡해서 다 돌아 볼 수는 없었지만, 세계 어느 곳에 가도 가장 많이 진열되어 있는 한국 TV가 여기 일본 양판점에는 드물다. 세탁기, 건조기도 미국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인기에 비하면 여기에서는 천대받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는 자국 전자제품을 최고라고 생각하고 외산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한다.

 

Best Buy

요도바시 카메라

일본 제품이 고립되어 가는 이유

TV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분과 얘기한 적이 있다. 그의 얘기에 의하면, 일본은 고객들이 아주 까다롭고 고급 사양 위주로 찾다 보니, 일반 사용자에 맞춘 보급형 제품 시장에서 근거를 잃고 있다고 한다. 일본 제품에 대한 자부심과 일본식이 세계 표준이 된다는 자만심도 작용했다. 그 위치를 삼성과 LG와 같은 한국 업체들이 파고 들어서 성공했다. 소니가 그나마 과거로부터의 브랜드 이미지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지만, 미국인 경영 체제에서 소니의 창업 정신과 철학마저 훼손되어 가는 생각이 든다. 중국 제품은? 중국은 아무리 값이 싸도 품질 차이가 너무 나서 고객들에게 외면당하는게 적어도 현재의 실상이다.

 

나도 전자공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우리의 전자 산업이 이렇게 발전한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 특히 친구, 선후배들이 관련된 분야에 종사하고 있어서 남다른 애착도 있다.

잘 나가는 하드웨어 전문가들의 조언

그런데, 바로 그들이 미래에 대해 걱정을 털어 놓는다. “여기까지는 우리가 일본을 극복하는데 성공했고, 계속 집중력을 발휘하면 뒤지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앞으로의 경쟁은 하드웨어가 아니고 소프트웨어다. 소프트웨어와 창의적인 서비스가 사업의 성패를 결정한다. 그런데, 우리 나라는 아직도 하드웨어 잘 만들기에만 집중한다.” 이미 컨버전스(Convergence)는 진행되고 있는데...

 

한국 IT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생각하면 할수록 미래가 불안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컨버전스(Convergence)의 키워드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다. 그런데, 글로벌 스탠다드와 동떨어져 가는 인터넷 서비스, 소프트웨어 산업 현장은 나중에 우리에게 걸림돌이 될 것이다. 단지 앱스토어(AppStore)를 흉내낸다고 문제가 해결되는게 아니다. 소프트웨어에 대한 통찰력으로 사업의 중심을 옮길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IT 산업이 한국, 미국, 일본, 중국에 걸쳐 바뀌는 지형도는 흥미롭다. 우리도 현재까지 선전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앞으로다. 중소기업과 소프트웨어가 받쳐 주지 못하면, 이 지형도는 다시 바뀔 것이다. 치밀하게 준비해야 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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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프트웨어산업에 대한 편견 세가지와 해결 방법

IT와 세상 2009.04.13 01:51

주말에 인터넷을 뒤적거리다가 의외의 뉴스를 접하게 되었다. 미국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제대로 산업 취급도 받지 못하고 3D 업종 취급당하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던 소프트웨어가 대표적인 통신업체 수장들에 의해 언급된 기사였기 때문이다.

 

이석채. 정만원 "통신 살 길은 SW"

 

연합뉴스 (2009. 4. 12)

 

통신 맞수인 이석채 KT 회장과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이 나란히 통신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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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석채 KT 회장은 공.사석에서 "한국 IT산업은 하드웨어적인 'T'에는 강해도 소프트웨어적인 'I'에는 매우 취약하다"면서 KT의 정보사업부문을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도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몸통은 SK텔레콤이 하고 날개나 꼬리는 솔루션 및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협력업체가 참여해 함께 해외에 소프트웨어를 팔겠다"며 통신소프트산업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모바일 플랫폼이나 무선인터넷 서비스 부문에서 우리나라가 앞서있는 만큼 각국 소비자들의 수요와 문화, 특성을 파악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유.무선 통신서비스 시장이 성장정체에 빠지고 해외 통신서비스 시장 진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살아남으려면 통신소프트웨어 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 회사가 역사상 중요한 변곡점을 지나치고 있음은 주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인터넷의 영향으로 매출의 대부분을 자랑하는 통신 요금은 급속하게 떨어지고 있다. 통신 업체가 관련 서비스를 독점하던 시대는 막을 내리고 있다. 인터넷이 통신 인프라의 골격이 되면서 유선 음성 통신은 인터넷 전화로 대체되어 가고 있고, 무선 통신은 플랫폼, 콘텐츠가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음성 서비스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SK텔레콤 정만원 사장(좌)과 KT 이석채 회장



이를테면 애플은 아이포드(iPod)로 오디오 플랫폼을 장악한데 이어 아이폰(iPhone)으로 무선 통신 플랫폼의 한 영역을 차지하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앱스토어(AppStore)를 통해 세계의 수많은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개발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소셜네트워크(SNS) 선두 주자인 페이스북(FaceBook)에 하루에도 수많은 어플리케이션과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는 것도 플랫폼 장악의 한 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Andriod), 심비안(Symbian), 블랙베리(BlackBerry), 모두 나름대로 모바일 플랫폼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플레이어들이다.

 

이렇게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시점에 소프트웨어에 대한 의지를 최고 경영층이 보인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적극 환영할 일이다. 허지만 소프트웨어를 성장 동력으로 삼는다는 그 취지에는 전적으로 동감하지만,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나온 내용만으로는 파악하기가 힘들다.

대략 키워드를 요약하면 SI, 모바일 플랫폼, 세계 시장 공략이 차기 전략이다. 그러나, 여기 제시된 키워드 하나하나가 큰 사업이고 상당한 고민과 자체적인 변신을 필요로 하고 있다. 또한 이들이 각각 어떻게 연결이 되어 전체적 그림이 되어 갈지 감이 잘 잡히지 않는다. 그래도 일단 의지를 표시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소프트웨어 산업에 종사해 왔기에 앞으로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동안 느꼈던 우리의 잘못된 인식 몇 가지를 나누고자 한다.


편견 1: 대기업이 하면 소프트웨어 마케팅에 도움이 된다?
 

우선 대기업의 힘을 빌리면 소프트웨어의 글로벌 마케팅을 잘 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현재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영세해서 대기업의 리더쉽이 필요한다는 것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대기업 임원이나 정부의 관계자들과 얘기해 보면, 대기업이 나서야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그 실체를 들여다 보면 근거가 약하다. 대기업 위주로 경제가 운용되다 보니 막연한 기대감으로 접근하는 것 같다.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

 

우리가 언뜻 생각하면 글로벌하게 인정받는 브랜드를 이용하면 효과가 있다고 인식할 수 있다. 물론 삼성, LG, 현대와 같은 브랜드는 세계적으로 알아준다. 그러나,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아느냐도 중요하다.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에 의혀면 미국의 대학생 중에서 삼성을 한국 기업으로 아는 사람이 10%, 일본 기업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58%라고 한다 (앤드슨애널리스트 조사 결과). 물론 어느 회사의 국적이 중요하느냐는 별개의 문제지만, 일단 한국의 IT 강국 이미지와 일본의 기업 이미지는 잘 들어맞지 않는다. 특히 일본 기업은 소프트웨어와 거리가 멀다고 인식하는게 보편적이라서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다. 따라서, 이들 한국 기업의 글로벌 브랜드와 한국의 연결 고리가 약하다고 할 수 있다.

 

또다른 문제는 브랜드를 어떻게 인식(Perception)하고 있느냐다.


삼성, LG의 대표적인 상품은 TV, 휴대폰이라서 외국인들은 가전업체(Consumer Appliance)로 인식한다. 삼성과 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에 강한 것을 아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부품 산업이라 소프트웨어와 동질감이 적다. 현대는 일본의 도요타, 혼다를 추격하고 있는 자동차 업체로 안다. 그러면 이렇게라도 인식하는 브랜드가 소프트웨어 산업에도 도움이 될까?

 

보통 브랜드로 인해 떠오르는 인식(perception) 1-2가지를 벗아나기 힘들. 그래서, 글로벌 업체들은 백화점 식으로 사업을 하지 않는다. IBM, HP는 컴퓨팅 업체, Oracle은 데이터베이스 및 인프라 소프트웨어, 시스코는 스위치, 노키아는 휴대폰, 구글은 인터넷 검색, 이런 식이다.

 

과연 우리 대기업들의 앞선 브랜드로 소프트웨어를 제시할 때 고객들이 받아들일까? 물론 전혀 모르는 브랜드보다 나을 수 있다. 그렇지만 가전제품을 연상하는 고객에게 소프트웨어를 어필하기는 쉬운일이 아니다. 입장을 바꾸어 놓고 생각해 보자. 예를 들어 소니(Sony)나 도요타(Toyota)에서 소프트웨어를 여러분에게 팔려고 한다고 하면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도요타의 정보시스템 계열사는 상당히 규모가 큰 IT 서비스 업체다. 그러나, 내부 시스템 관리 이외에 외부 사업을 거의 벌이지 않는다. 왜냐 하면, 도요타 내부 업무도 워낙 많을 뿐더러, 자동차 업체라는 고정된 인식으로 인해 IT 브랜드로 자리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편견 2. 마케팅 능력은 쉽게 극복할 수 있다.
 

글로벌 마케팅을 위해 반드시 고려할 요소는 마케팅 자원과 경험의 문제다,


소프트웨어는 고객이 원하는 내용을  치밀하게 분석해서 공급하는 커뮤니케이션 제품이다. 따라서, 집중적이고 유연한 마케팅 능력이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 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마케팅 기능은 아주 취약하다. 고객에 전달하는 가치(value)를 정량화하는 틀이 잘 안 되어 있고, 다양한 마케팅 기법이 잘 발달되지 않았다. 왜 그럴까?

무엇보다 역사가 짧은게 가장 큰 흠이다.
소프트웨어 가치에 대한 인식이 낮고, 유통 체계가 잘 형성되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학연, 혈연, 인맥에 의한 상거래 질서가 허물어짐이 다반사다. 이런 요소들이 프로다운 마케팅을 구사하기 힘든 환경이 된다. 따라서, 글로벌 마케팅을 할 만한 인적 자원과 경험이 부족하다는 현실을 인식해야 한다. 문제는 이런 경험이 시행착오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단시일 내에 극복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편견 3: 한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을 통해 마케팅을 한다?


어떤 이들은 한국에 진출한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마케팅 기법을 많이 배울 수 있지 않느냐고 생각한다. 그런데, 글로벌 기업들의 한국 진출 목표를 들여다 보면 거의 100% 한국 시장 진출이다. 일부 하드웨어 벤더들이 한국으로부터 부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업무를 하지만, 소프트웨어 분야의 아웃바운드(outbound) 사업에 있어서 글로벌 기업의 역할은 거의 없다. 한 마디로 인바운드(inbound) 비즈니스이므로 마케팅 역할은 본사에서 잘 준비된 자료를 번역해서 메시지를 충실히 전달하는 역할에 그친다. 물론 그런 자료를 통해 많이 배우게 되지만, 자신이 만든 것을 직접 포장하는 경험은 전혀 할 수 없다.


글로벌 마케팅을 위한 기본은 자기의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려고 하는 시장에 대한 분석과 제품 기획
, 그리고 포지셔닝이다. 그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마케팅 자료 (Sales Kit)가 구성되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연구개발(R&D) 기술자와 수시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 이런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기업은 대기업이나 글로벌 기업이 아니고, 그나마 부족한 자원 속에서도 몸부림 친 벤처 기업들이다. 아직 중소 소프트웨어 기업의 글로벌 성공 사례는 적지만, 벤처 붐은 그나마 우리에게 소중한 경험을 쌓을 기회를 주었다.


중소기업과의 진정한 상생 전략이 소프트웨어 사업의 열쇠


소프트웨어가 향후 성장 동력이라는 것은 자명하고, 우리의 대표적 통신업체들이 이를 방향으로 정립한 것은 너무나도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의 벽을 냉철하게 인정하고 그에 맞는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특히 소프트웨어 산업은 전시성 산업이 아니고,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서 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성장 엔진을 발굴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기업의 경험을 활용하고 협업하는 상생의 전략이 바람직하며, 그런 점에서 중소기업의 육성이 소프트웨어 전략의 핵심이다. 중소기업을 통한 소프트웨어 일자리 창출은 대기업에서 몇 천명 고용을 늘리는 것과는 차원이 틀리다는 점도 중요한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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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개방성, 정보보안의 영원한 숙제

보안 이야기 2009.04.11 08:02

발단(Trigger) I: 인터넷 보급, 그것이 시작이다 (3)

PC 통신으로 네트워크에 눈을 뜨다


한편 이렇게 구입한
PC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던 사용자들에게 ‘PC 통신이라는 서비스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하이텔, 천리안으로 대표되는 PC통신은 통신업체가 아닌 삼성도 유니텔을 오픈할 정도로 인기가 놓았다. 해외에서 AOL, Prodigy, CompuServe는 대표적인 PC 통신업체였고, 마이크로소프트도 막대한 투자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었다. (인터넷 열풍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전략을 후에 수정했다).

하이텔 텔넷 서비스 화면



PC 통신에서는 뉴스, 게임, 오락과 같은 콘텐츠(contents)를 온라인으로 볼 수 있고 가까운 이들과 전자 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차츰차츰네트워크에 눈을 뜨게 되었다. 이렇게 PC와 네트워크의 만남이 보편화되면서 인터넷 시대는 다가오고 있었던 것이다.


개인용 컴퓨터인 PC와 네트워크의 개념을 가진 PC통신으로 형성된 분위기에 불을 붙인 것이 웹(Web)이다. 오픈 플랫폼인 PC의 보급과 웹 브라우저의 결합은 폭발을 일으켰다. 누구나가 손쉽게 구입해서 사용할 수 있는 PC를 이용해 인터넷 상에서의 정보를 URL 주소만으로 찾아갈 수 있게 되었다. 컴퓨터 전문성, 조직이나 국가적 제한성과 같은 정보 접근의 벽이 허물어졌다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인터넷 사용은 공짜다. 

 

천리안 메직콜 광고 포스터


본래 정보에 대한 욕구는 인간 본성에 자리잡고 있다. 정보가 힘이고 돈인 것은 역사가 주는 교훈이다. 아울러 지식에 대한 추구, 이로 인한 즐거움은 우리의 문화다. 인터넷은 정보 접근의 공식을 새로 만들었으며, 이에 따라 우리 생활에 혁명적 변화를 일으킨 주역으로 자리잡았다.

치명적인 유혹, 인터넷

 

그러나, 인터넷과 PC가 가져다 준 엄청난 혜택의 뒤에는 근본적인 문제가 내재되어 있었다. PC와 인터넷이 추구하는 오픈성과 개방성은 생태적으로보안에 대한 고민이 결여되어 있는 것이다. 정보보안은 개방성과는 대치되는 개념이기에 우리에게 영원한 숙제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우선 오픈 플랫폼인 PC를 보자.

PC
를 통해 전문가에 의해 관리되던 컴퓨터가 일반인이 사용하는 시대로 바뀌게 되었다. 업무용 환경에서 많이 사용되던 미니컴퓨터나 워크스테이션은 여러 사용자가 공유하는 구조라서 시스템과 사용자의 영역이 철저하게 구분되어 있다. 전문가나 전문가에 준하는 지식과 경험이 없이는 시스템 내부의 접근 자체가 허락이 되지를 않았다. 메인 프레임은 철저히 훈련된 관리자들에게만 권한이 주어졌다. 그러나, PC용 운영체제인 DOS의 경우 개인용이라서 구태여 관리자와 사용자의 역할을 구분할 필요성이 약했다. 결국 시스템이 보호해야 할 영역인 파일 삭제나 복사, 특정 영역의 접근이 상대적으로 용이했고, 이것이 악성코드인 바이러스에 취약하게 된 원인이 되었다.

 

인터넷의 경우는 더 치명적이다.

본래 인터넷은 어느 정도 한정된 그룹인 과학자들이 정보를 쉽게 네트워크로 교환하기 위해 만들어 졌고, 실제로 그렇게 운영되고 있었다. 그러나, 웹에 의해 대중화된 인터넷은 본래의 의도와는 완전히 다른 용도로 확대되었다.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정보 제공, 인터넷을 통한 상거래, 기업간의 비밀 정보 교류 등은 인터넷의 설계자들이 고려하지 않았던 요소였다. 인터넷의 설계자들은 원활한 정보 소통을 위한 프레임워크(framework)를 만든 것이지, 특정 서비스나 컴퓨터에 맞는 체계를 거부하고 있었다.


한 마디로 책임을 질 사람도, 관리를 할 사람도 없는 게 인터넷이다. 그러다 보니, 인터넷을 통해 책임 있는 서비스가 이루어지려면 정보보안이 필수불가결하다.


그런데 이런 정보보안을 각 사용자들이 알아서 챙겨야 한다는 큰 문제가 존재한다
.
예를 들어, 기업의 네트워크에 인터넷을 도입하려면 관문에 방화벽(Firewall)이 필요하게 되었고, 기밀 정보가 노출되지 않게 하기 위해 암호 기술이 적용되었다. 인증과 접근 제어, 침입에 대한 방어, 정보의 무결성과 기밀성, 이런 보안의 개념들은 필요에 따라 기업이나 개인들이 갖추어야 할 덕목이 된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오픈 플랫폼인 PC와 개방성을 사상으로 가지고 있는 인터넷. 각자 지켜야 할 것은 직접 챙겨야 하는 책임의 분산. 이러한 특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 정보보안이 특정 분야에 속한 사람들의 국한된 문제에서 우리의 업무와 일상 생활로 퍼져 나오게 된 배경이다. 악성 코드가 범람하게 되었고 인터넷은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소통되기 위한 인프라가 필수적으로 요구되었다. 이 인프라의 근본은 정보보안이다. 그런 점에서 웹과 PC가 대중화된 1995년이야 말로 정보보안이 보편적인 문제로 일반화되기 시작한 역사적인 기점이다. 수요가 발생하니 산업도 본격적인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1995년을 정보보안 산업의 태동기로 보는게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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