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차 안비켜 주는 부끄러운 우리의 모습

CEO 칼럼 2010.08.10 06:57

공동체의 신뢰는 원칙 준수부터

얼마 전 퇴근 길에 있었던 일이다
. 사이렌 소리가 들려서 백미러를 보니 응급차가 저 뒤에서 오고 있었다. 그래서, 차를 황급히 옆으로 대고 비켜섰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뒤의 차가 나를 추월해 가는 게 아닌가? 계속해서 그 뒤에 오는 차들을 보는데, 어떤 승용차가 비켜주지 않아서 응급차가 답답해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응급차가 좌회전해서 병원으로 들어가면서 상황은 종료되었다.


차를 다시 출발하면서 한동안 몇 가지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만일 긴급 처치를 해야 하는 환자가 그 차에 타고 있었다면? 인간은 몇 초만 산소가 부족해도 생명이 끊어지는 연약한 존재가 아닌가? 사람의 목숨보다 자기가 몇 분 먼저 가는 게 그리도 중요한가?

국가적 경사인 G-20의 개최를 앞두고 우리 나라는 존경받는 선진 국가로 도약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바로 그런 우리 나라 도심 한복판에서 버젓이 벌어진 광경이다. 응급차가 길이 막혀서 못 가는 뉴스는 하도 많이 들어서 새롭지도 않다. 더 한심한 것은 환자도 없는데 가짜로 사이렌을 울리면서 달리는 응급차도 많다는 것이다.

존경받는 국가가 되기 위한 요건

우리는 단순히 돈이 많은 부자라고 해서 존경하지는 않는다
. 돈을 번 과정과, 그 돈을 어떻게 사용하는가 하는 그 행위를 존경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번지르르한 빌딩에 하이테크를 즐기는 삶을 산다고 해서 존경받는 국가가 되지는 않는다. 사회 구성원이 공통 규범을 따르고 원칙이 있는 공동체를 이룰 때매력있는 국민과 살기 좋은 국가로 인정을 받는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 단순히 이익을 많이 내고 멋진 사무실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존경받지는 않는다. 투명한 과정과 진지한 노력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주목을 받는다. 경영적 관점에서 지속적인 성장은 좋은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꾸준히 이노베이션을 추구해야 가능하다. 더 나아가 그 기업을 중심으로 관계를 형성하는 종업원, 투자가, 고객, 협력사가 합리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기업 경영에는 수많은 결정 과정이 동반된다. 다양한 자료와 통계가 동원되지만, 결국 결정을 내리는 것은 인간이다. 기업의 비전과 방향을 정하는 것도 인간이다. 인간은 얼마든지 주관적 오류에 빠질 수 있고, 인간적 편견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그래서, 좋은 기업들의 공통 요소가  ‘원칙에 따른 경영이다.

대부분 기업들이 좋은 경영 철학과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직원에게 교육을 시킨다 한들, 그 조직의 리더와 직원들이 진심으로 이 원칙을 따르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기업의 철학과 원칙이 흔들리면 불신감으로 그 조직은 깨지게 마련이다.

경제가 발전하고 사회가 복잡다단해지면서 수많은 법과 정책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사회 구성원하나하나가 진정으로 그 뜻을 이해해서 준수하지 않는 한 아무리 좋은 원칙도 탁상공론에 그치게 마련이다. 권력을 가졌다고, 지위가 높다고, 시장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고, 돈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해서 원칙을 무너뜨린다면 공동체의 신뢰성도 함께 무너진다.

 

국가나, 사회단체나, 기업이나 예외가 없다. 구성원들의 원칙 준수와 지도자의 투명함이 있어야 신뢰가 생기고, 그러한 신뢰가 조직의 건강함과 발전을 보장하는 열쇠다.

          (한국일보에 기고한 컬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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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어메이징' 한국 칭찬 받아보니

Global View 2009.11.15 09:52

필라델피아의 날씨는 을씨년스러웠다. 6년 전 왔을 때에도 그랬던 것 같다. 경기가 안 좋아서인지 거리의 표정도 밝지는 않아 보인다. 나의 지나친 느낌일까? 그래도 미국 역사의 시작이 이루어졌고 정가의 중심인 지역이라 그런지 정장을 한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솔직히 이번 출장에는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비록 파트너 사와 오랜 기간 제품 평가에 이은 협상 과정을 진행하고 있었지만 미국이라는 시장이 그렇게 만만치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기업 중에는 말만 앞서고 신뢰하지 못할 기업들도 많다.


IT 본고장에서의 조심스런 시장 접근
 

파트너 서명식 현장

8월에 미국에서 시장 진입을 발표하자 많은 이들이 우려를 표시했다. 우리가 어떻게 거대 업체들을 상대로 IT의 본고장에서 승부하려고 한다는 것인가? 당시 나는 틈새 시장(niche market)을  중심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이미 몇 개의 파트너 사와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 중 하나는 캘리포니아를 기반으로 개인 고객 중심의 판매망을 가진 양판점으로 10월에 본격적인 영업 활동이 시작되었다.

또 다른 하나가 동부에서 공공 시장을 상대로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업체인 사이버소프트였다
. 이번 출장의 주요 목적은 이 회사와의 계약을 마무리하는 것이었다. 

경제적 불황기에는 정부가 가장 안정적인 고객이다. 특히 사이버 보안은 늦출 수 없는 분야라서 오바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예산이 늘었다고 한다. 부시 정부에서도 사이버 보안은 우선 순위가 높았지만 워낙 전쟁 비용에 돈이 많이 들어가다 보니 예산이 부족했다고 한다.


신뢰 구축은 글로벌 사업의 기반 


나는 글로벌 사업에서 터놓는 대화로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그래서, 비록 나로서는 처음 방문이었지만 이 회사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CEO 및 임원들과 저녁 늦게까지 하루 종일 대화를 나누었다. 사업적인 얘기부터 회사의 성장 과정, 사업 전략, 시장의 요구 사항은 물론 개인적인 얘기까지 오고 갔다. 20년 가까이 보안을 가지고 정부를 상대로 한 경험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고객의 애로 사항과 원하는 것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

 

실제의 사이버 위협 상황과 보안 업체들의 동향에 대한 정보도 값진 성과였다. 확실히 직접 필드를 뛰는 사람들의 얘기는 생생하다. 비록 작은 기업이지만 기술적 전문성과 보안에 대한 애착과 진지함을 가진 모습을 보면서 현란한 세일즈 언어로 무장한 전형적인 미국의 기업과는 다른 느낌을 가진다. 서로 간의 진정성과 철학이 비슷함을 공감할 수 있었다.

 

사업의 결과에 대해서 속단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좋은 팀웍으로 재미있게 같이 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지가 있어야 설사 어려움에 부닥치더라도 같이 극복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로펌에서의 조촐한 서명 행사
 

계약서 서명 행사는 법률 사무소(law firm)에서 이루어졌다. 나는 공증이 필요해서 다운타운까지 가야 하나 보다 했다. 그런데, 법률 사무소에 들어서니 우리를 위한 조촐한 파티가 준비되어 있었다. 나름대로 지역의 유력 지도자들이 모여 들었다. 이런 모임이 우리의 파트너쉽을 공표하면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효율적 수단이라고 귀띔한다.


VIP와 함께

리셉션에서 환담하는 모습


참석한 사람 중에는 주 상원의원(Anthony Williams), 대표 변호사들, 언론사 오너, 기업 CEO, 대기업 임원, 정치인 참모, 대학 교수 등 다양했다. 적은 인원이지만 오피니언 리더와 지역의 유지, 잠재 고객이 모두 어우러져 네트워킹이 되는 자리다. 서로 간에는 이미 오래 알고 지낸 사이로 보였다.

이날의 주인공은 단연 우리였고 주 상원의원의 축사에 이어 나도 스피치를 요청받았다. 무엇을 얘기할까 고민하던 중 보안은 신뢰와 관계를 바탕으로 합니다. 안철수연구소는 단순히 제품을 팔고 돈을 받아가는 벤더가 아닙니다. 15년 간 고객과의 소통하는 채널이 우리의 사업의 존재 근거이고 고객의 신뢰가 우리 사업의 철학입니다. 미국에서도 그런 정신을 이어갈 겁니다라는 주제로 몇 마디 얘기했다.


연설을 경청하는 모습

주 상원의원의 축사

연설하는 모습


한국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

여러 사람들과 얘기를 하면서 한국 업체에 대한 불신이 별로 없고 오히려 기대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단순히 내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치켜 세우는 것은 아니었다. 법률 사무소의 대표 변호사 중의 한 분은(Harris Baum) 한국을 광적으로 좋아한다. 그의 사무실에 들어가니 한국 국기가 놓여 있었다. 한국인들의 밝고 친절한 모습이 너무나도 좋다고 한다. 50대의 나이에 태권도 검은 벨트를 땄다

정치의 본고장답게 펜실베니아를 중심으로 한 이곳 지역에서 80만부 가량이 배포되는 'The Public Record'라는 정치 전문 신문이 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정치적 영향력이 크다고 한다. 이 언론사의
 회장은 자신이 6.25 당시 직접 목격한 한국의 모습을 얘기하면서 한국의 발전상이 “어메이징(Amazing)”하다면서 방문할 때마다 놀라고 자랑스럽다고 한다. (이 신문은 우리 기사를 1면에 다루어서 우리에게도 큰 홍보 효과가 되었다.)

'The Public Record' 1면에 실린 모습

양사의 협력을 기대하는 기사


IT를 통해 빠르게 도약한 한국에서 배워야 한다는 분위기도 있었다. 오히려 말로만 고객을 위한다고 하면서 이익만 추구하는 미국의 IT 기업들에 대해서 실망해 하는 얘기들도 나왔다. 몇 년 전에는 전혀 인정하지 않던 한국의 IT가 이제는 미국에서도 호기심으로 바라보고 있다. 서비스 품질(quality of service)이 관건이라는 점에는 의견이 일치했다.

한국의 음식에 대해서도 모두들 잘 알고 있었고 문화와 역사에 대해서도 많은 질문을 받았다. 한편 나는 미국 역사가 시작한 필라델피아와 동부의 지역 문화 및 역사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글로벌 사업의 묘미는 이런 재미에 있다. 서로 간의 다른 문화와 성격을 깨달으면서 이해해 가야 진정한 사업이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2010년은 이번 파트너쉽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 무거운 숙제를 안고 오면서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러나, 새로운 사업 개척에 대한 즐거움 속에 피곤함이 힘들지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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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이민자의 급증과 문제점 세가지

보안 이야기 2009.05.19 12:13

발단(Trigger) IV-(5): 정보의 디지털화와 정보 보안

(전회에 이어서)

디지털 이민자
(Digital Immigrant)
계층이 사회적 다수가 되고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가 사회로 진출해 가면서 많은 변화와 활기를 주고 있다. 예를 들어 오픈 마켓의 성장이나 소셜 네트워킹은 이들에 의해 폭발적으로 성장한 분야이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많은 변화와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


컴퓨터, 인터넷, MP3와 같은 디지털 환경을 태어나면서부터 생활처럼 사용하는 세대(generation)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혹은 디지털로 태어난 세대(Born Digital)라고 부른다. 이와 대비해서 후천적으로 디지털 기술에 적응해 간 세대를 디지털 이민자(Digital Immigrant)라고 부른다. 또한 디지털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세대를 아날로그(Analog) 세대라고 분류한다.



개인정보보호(privacy), 불법 복제, 유해 정보 등과 같은 문제들이 이미 부각되어 있는 상황이지만, 디지털 네이티브의 속성이 사회의 보편적 현상이 되면서 더욱 복잡한 문제들이 야기될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개인으로서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이루어가는 덕목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몇 가지 현저한 이슈들을 짚어 본다.

 

냅스터에서 아이튠스로 진화한 디지털 콘텐츠의 유통

 

첫째, 디지털 콘텐츠의 유통 문제다. 디지털 음악에 쉽게 접근하기를 원했던 한 대학생의 흥미가 냅스터(Napster)라는 P2P를 만들어 내었다. N냅스터는 순식간에 MP3 파일 유통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켰고, 음악 CD 판매는 급강하했다. 급기야 음반 제작업체들은 법적 제재에 나서기 시작했다.

사실상 음악을 업로드
(upload)한 주체들은 일반 사용자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또한 음반을 구매하는 고객이기도 했다. 따라서, 그들을 모두 적으로 만들기에 부담을 느낀 제작업체들은 이러한 인프라를 제공한 냅스터로 소송 대상을 압축했다
. 예상되었듯이 연방 법원의 최종 판결에서 냅스터는 완전 패소였고, 그 결과 냅스터는 파산했다.

 

그 이후에도 음반 업체들은 불법 유통을 하는 인프라를 제공한 업체와 심지어는 업로드한 사용자들을 상대로 법적 제재를 가했다. 그러나, 변호사들만 돈을 벌었지 새로운 시대에 맞는 사회적 공감대를 이루어 내지 못했다. 예상치도 않게 해결의 실마리는 하드웨어 제조업체인 애플(Apple)이 제시했다.

아이튠스
(iTunes) 서비스와 결합한 아이포드(iPod)는 실질적인 MP3 플레이어의 표준이 되었고, 곡당 $0.99를 받는 아이튠스는 최대의 음악 유통업체가 되었다.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질서와 사업 모델을 만들어 낸 것이다.

 

둘째, 사이버 공간의 문화 정착이다. 여배우가 자살한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인터넷 공간에서의 비방과 근거 없는 소문 때문이라고 한다. 가뜩이나 스트레스를 받는 공인의 위치인 사람들에게는 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수원대 언론정보학과 김유정 교수는 저서
디지털 촌수, 변화하는 인간관계에서 비언어적 요소가 배제되고 참여자의 정체가 불명확한 사이버 공간의 특성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신분이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편안한 상태에서 사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거리낌 없이 표현할 수 있는 반면, 익명성을 가면으로 잘못 인식하여 무책임한 비방과 험담을 하여 긍정적인 관계를 훼손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우리 나라는 인터넷을 지식 노동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보다 엔터테인먼트와 비업무 목적으로 사용하는 편향성이 있다. 물론 사이버 커뮤니티를 통해 특정 목적을 중심으로 빠른 시일 내에 공감대를 형성해 가는 효과가 여러 번 입증된 바 있다. 그러나, 끼리끼리 모여서 남의 얘기나 하는 험담 문화가 인터넷 공간에서 지나치게 활성화된 듯하다.
 

물론 인터넷 공간은 다양해야 한다. 지적 담론도 있어야 하고 재미를 추구하는 창의적 문화도 필요하다. 그러나, 무절제한 언어와 반지성적 행태로 인해 퇴행하지 않도록 바람직한 문화를 같이 만들어 가야 한다.

 

개인정보보호와 문화적 변화

 

셋째, 개인정보보호 유출의 문제다. 디지털 정보가 무분별하게 저장되고 재활용되면서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일이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에게 맞고 적합한 개인정보보호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지켜갈 필요가 있다. 우리의 개인정보는 이미 어느 정도 노출이 되어 있다고 가정해야 한다. 실제로 특정 정보를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나 기업에 제공하는 것에 거부감이 없는 경우도 흔하다.

 

브루스 슈나이어(www.schneier.com)

문제는 어떤 사람의 정보가 저장되어 활용되는 범위에 대해서 그 사람이 관여할 권한이 없다는 점이다. 보안 전문가인 브루스 슈나이어(Bruce Schneier) 문제는 비밀(secrecy)이 아니라 제어(control)이다. 정부 기관이나 사기업이 각 개인에 관한 디지털 조서(Digital Dossier)를 구축한 후에 각 개인은 모르는 상태에서 자신들 마음대로 정보를 판단하고 분류하는 행태에 문제의 심각함이 있다고 설명한다.

 

프라이버시를 활용한 페이스북의 역전 전략

때로는 약간의 프라이버시 제공은 장점으로 부각될 수도 있다
. 소셜 네트워크 분야에서
페이스북(FaceBook)이 마이스페이스(MySpace)보다 늦게 출발했으면서도 더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원인 중의 하나가 여기에 있다. 페이스북은 인터넷에서 아무나 자신에게 접근해 오는 것은 거부감이 들 수 있기에, 회원들에게 자신이 속한 그룹을 한정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 대학생이라면 자신의 대학 도메인 내에 속한 사람만이 자신에게 접근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 자그마한 정책이 대학가에서 페이스북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한 비결이었다.
런 규칙은 1차로 검증된 그룹에게만 자신을 공개하겠다는 지극히 작은 발상이었다. 지금은 대부분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정책이 대동소이하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개화하던 초창기에 작은 프라이버시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큰 효과를 거둔 예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디지털 네이티브는 어떤 목적을 위해서라면, (그것이 온라인 콘텐츠를 받는 것이든 사이버 친구와 메시지를 교환하기 위한 것이든), 자신의 개인 정보를 주는 데 별 주의를 하지 않는다. 또한 자신이 얼마나 많은 사이트에 등록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 과정에 자신이나 심지어는 자신의 가족들의 정보도 쉽게 등록한다.

이렇게 등록된 정보들은 제공한 사람의 의지와 관련 없이 사용될 수가 있다
. 더욱이 정보가 일단 등록되면 잘 소멸되지 않는 속성도 이미 설명한 바 있다. 따라서, 개인 정보에 대한 문제는 우리 사회에 가장 적합한 형태가 무엇인지 규정하는 데에서 시작해야 한다.

 
사이버 공간의 신뢰를 저버리는 불법적 행위

한편, 위에 언급한 세 가지 이슈 외에도 사이버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 예를 들어, 온라인 게임 산업의 규모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여기에서 거래되는 가상 무기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도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이를 해킹하는 집단은 거의 기업화했으며, 공격 기술도 메모리 해킹과 같은 고도의 기법을 사용한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정체(Identification)와 자원이 오프라인과는 별도로 사용되면서 강력한 금융 대체 수단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정보 보안의 범위를 좀더 폭넓게 보면, 사이버 공간의 신뢰를 훼손하는 문제들이 모두 해당된다.

 

끊임없이 기술이 발전하고, 그러한 기술들이 혁신적으로 사업화되면서, 디지털 세대와 아날로그 세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법 체계, 개인 심리, 유통 구조, 교육 등 다각적인 면에서 이 변화에 대해 중심을 가지고 대처해 나가야 한다. 기존의 틀을 바꾸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이루어가는 자기 혁신(innovation)의 마인드가 디지털 세대를 살아가는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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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생활혁명, 아마존은 왜 성공했을까?

보안 이야기 2009.04.25 08:53

 

발단(Trigger) III-(1): 생활혁명

 

9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국 가정에 케이블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뉴스, 영화, 스포츠와 같은 전문 채널들이 나오면서 공중파방송에만 의존했던 소비자들은 보다 다양한 컨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그 중에서 기존의 방송과는 다른 형태로 등장해 많은 관심을 끈 것이 바로 홈쇼핑 채널이다. 쇼 호스트의 설명을 듣고 전화로 주문해서 소포로 상품을 받게 되는 방식이 한국에서는 흔치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백화점에서 통신판매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보조 상품 정도에 그치고 있었다.

 

당시에 홈쇼핑 사업에 선정되어 준비하는 업체나 일반 국민이나 “저 사업이 과연 잘 될까” 하는 호기심 반 우려 반의 불확실성이 있었다. 필자도 홈쇼핑이든 전자상거래든 물건이 우편으로 배달되는 형태가 한국에서 정착하기 어렵다는데 한 표 던졌다. 엄연히 존재하는 문화적인 차이를 극복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국에는 편지주문(Mail Order)이라는 방식이 오래 전부터 자리 잡았다. 워낙 땅덩어리가 큰 나라여서 가까운 백화점에 가려고 해도 차로 20-30분 이상을 가야 하는 경우가 흔했다. 맘 먹고 가더라도 사이즈, 색깔, 스타일에 맞는 상품을 찾기 힘들고, 설사 있다 하더라도 재고가 있다는 보장이 없었다. 당연히 몇 주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 소비자들의 인내를 필요로 했다. 그에 비해 집에서 카탈로그를 받아보고 상품을 골라 원하는 상품을 주문하고 우편으로 받는 형태는 미국의 지리적 특성이나 국민성에 잘 맞는 쇼핑 방법이었다.

 

어떤 상품은 일부러 메일로만 주문을 받기도 했다. 소비자에게 브랜드만 각인되어 있다면, 직거래를 통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고, 때로는 희소가치도 느끼게 할 수 있었다. 우체국 이외에 페더럴 익스프레스(Federal Express), UPS와 같은 발달된 택배 시스템도 큰 도움이 되었다. 일본에서도통신판매라는 형태로 카탈로그 쇼핑, 텔레 마케팅(Tele-Marketing) 개념이 일찍이 정착했다. 흥미로운 것은 케이블이 발달하지 않은 일본에서는 공용 TV에서 특정 상품을 짧은 시간에 집중 판매하는 단발성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다.

 

한국에서도 통한 홈쇼핑 문화

 

그러나, 과연 이런 상거래 형태가 우리 나라에서도 통할까? 인근 백화점에서 수시로 셔틀 버스로 실어 나르고, 집으로 친절하게 배달해주는 등 서비스 경쟁이 치열하고, 백화점이 쇼핑만 하는 게 아니고 만나서 밥 먹고, 차 마시고, 정보를 교환하는 장소의 역할도 하는 게 한국 아닌가? 과연 옷을 만져 보지도 않고 살 수 있을까? 게다가 택배 시스템은 아직 낙후되어 있지 않은가?

 

그러나, 이러한 나의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현재 홈쇼핑 채널은 공중파방송 사이 사이에 들어가 있다. 심지어는 일반 채널도 지역 광고 시간에 단발성 홈쇼핑을 내보낸다. 이렇게 홈쇼핑 문화는 빠르게 우리 사회에 자리 잡았다. 물론 판로 개척을 위해 마진을 거의 포기하면서 홈쇼핑에 물건을 내놓는 업체들의 출혈 영업도 한 몫 했고, ‘신용카드 대란을 일으킨 신용카드의 과다 발급으로 인해 과소비 형태가 조장된 면도 없지 않다. 그래도 일상 상거래 행위를 통신과 물류의 공간으로 확장하는 실험을 빠른 속도로 체화(體化)한 한국인의 역동성이 잘 드러난 사례로 해석할 수 있다.

 

전자상거래의 열풍

 

위에서 언급한 문제들은 새로운 서비스를 늦게 시작해 급하게 좇아감으로 인해 생긴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고 파는전자상거래는 인터넷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벌어진 글로벌 패러다임 변화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사실 인터넷 버블은 전자상거래에 대해 과도한 기대로 연결된 적이 있었다. 금방 모든 물리적 공간이 사이버 쇼핑몰이라는 형태로 갈 거라고 IT 업체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어떤 IT 벤처 기업 CEO는 대기업 경영진과의 대담에서 굴뚝산업은 벤처 기업의 온라인 거래로 모두 바뀔 거라고 호언장담하기도 했다.

 

그러한 꿈은 단시일 내에 이루어지지않았다. 그러나, 분야별로 준비가 된 것부터 하나씩 실현이 되어 갔다. 아마존(Amazon)이 인터넷 서점으로, 이베이(Ebay) C to C(Customer-to-Customer 소비자간 거래) 거래 중개 사이트로, 아이튠스(iTunes)가 음악 파일 판매 사이트로 대표적 브랜드가 되었다. 이들을 세계적인 서비스 업체로 만든 것은 이들을 생활 속으로 받아들인 소비자들이었다.



 

아마존(Amazon)이 책을 첫 상품으로 정한 것은 참으로 현명한 결정이었다. 책은 다른 상품에 비해 배달 과정에 손상될 위험이 적었고, 표준화되어 있었고, 경제적으로 부담이 적었다. 또한 지식의 추구라는 인터넷 검색의 목표와 책의 근본 목적은 서로 부합한다. 아마존은 책이라는 상품 거래를 통해 인터넷 상거래를 위한 인프라를 차근차근 구축해 갔다. 결제 시스템, 데이터베이스화, 서평(Book Review), 평가 등급 등.

 

그러나, 무엇보다 아마존이 돋보였던 것은 보안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킨 것이었다. 아마존에서 책을 검색하다가도 결제를 걱정하던 이들에게, “당신은 아마존을 믿어도 됩니다”라는 짤막한 메시지를 전함으로써 걱정과 망설임에 머뭇거리는 시간을 단축시켰다.

실제로 아마존은 철저한 보안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 보안 인력과 시스템에 아낌없는 투자를 했다
. 보안에 대한 불안이 걷히면서 신규 고객과 아마존 사이에는 끈끈한 신뢰가 구축되어 갔다. 상거래의 기본인 공
급자와 구매자의 신뢰가 구축되니 지속적인 구매가 일어났고 이를 바탕으로 아마존은 취급 상품을 확대했다. 오늘날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제공하여 다른 인터넷 상인(Merchant)들을 돕는 웹 2.0의 선도 업체 중의 하나가 되었다.

 

생활혁명의 현장

 

엄청난 생활의 변화가 온 것은 전자상거래만이 아니다. 특히 우리 나라는 인터넷 뱅킹 서비스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했다. 인터넷 뱅킹을 본격적으로 구축하던 시기가 90년대 말이니, 10년이 채 안 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은행에 가서 직접 송금하고 돈을 찾으면 이상한 사람처럼 느껴질 정도로 일반화되었다.

 

고객의 은행 이용 패턴이 바뀌면서 은행의 구조도 바뀌었다. 예전에는 은행에 들어서면 사람의 모습이 먼저 들어왔다. 그러나, 오늘날 은행에 가면 처음 만나는 것은 현금출납기다. 인터넷 뱅킹으로 하기 어려운 현금인출 같은 서비스가 대부분 여기에서 이루어진다. 그래도 해결이 안 되면 비로소 은행 직원을 찾게 된다. 따라서, 은행은 예전처럼 많은 직원과 조직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되었다. 물론 IMF 이후 금융권의 합병과 구조 조정 노력도 있었지만, 사용자의 습관이 대부분의 서비스를 인터넷 뱅킹으로 해결하는 쪽으로 크게 바뀐 것이 주효했다.

 

그 외에도 이루 말할 수 없는 많은 변화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났다. 인터넷으로 개인들이 직접 주식을 거래함에 따라 수수료에 의존하던 증권회사는 수익 모델과 내부 구조를 바꿔야 했다. 과거에 여행사는 해외 여행 정보를 제공하고 티켓 판매로 돈을 벌었다. 이제는 각 개인이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여행지를 정하고 원하는 호텔을 가장 저렴한 값에 직접 예약한다.
 
항공사는 경쟁적으로 각 소비자를 겨냥한 직접 프로모션을 전개한다. 여행사가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든다. 그런가하면 과거에는 본적이 지방인 사람이 호적등본을 떼려면 본적지에 거주하는 친척이나
지인에게 부탁해서 편지로 며칠이 걸려 받아야 했다. 지금은 가까운 동사무소에서 가거나 인터넷으로 신청할 수 있다.

 

신뢰의 플랫폼을 이끄는 보안

 

혁명이란 기득권이 무너지고 새로운 패러다임이 들어서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 질서가 무너질 때 피해를 보는 세력과 이득을 보는 계층이 교차한다. 기존 정치적 권위를 몰아내는 과거의피의 혁명과 달리, 인터넷을 통한생활 혁명은 우리 각 개인의 삶의 현장과 문화 속에서 조용하면서도 신속하게 진행되었고, 계속 진행 중이다.

 

기업은 탄탄했던 수익 모델이 무너지니 새로운 사업 모델을 모색해야 한다. 인터넷은 기존 서비스와 유통 질서를 파괴했다. 천직으로 삼았던 직업을 바꾸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기업은 새로운 환경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끝없는 변신을 해야 한다. 역사상 이렇게 전세계적으로 광범위한 계층에 충격과 변화를 준 혁명이 또 있었을까? 이 혁명은 우리가 살아가기 위한 직업의 선택, 자기계발의 방향도 계속 바꾸게 하고 있다.

 

자크 아탈리는미래의 물결에서 “끊임없이 계속되는 혁신으로 인하여 지식의 변화 속도 또한 엄청나게 빨라질 것이다. 기본 교육은 변함없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테지만, ‘고용 가능한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쉬지 않고 보충 교육을 받아 스스로를 업그레이드시키는 일이 필수적이다”라며 급변하는 교육과 직업의 모습을 예언하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 생활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혁명은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권위와 시스템의 개념도 혼란스럽게 한다. 얼굴을 맞대고 있지 않은 상대방을 어떻게 신뢰할 것인가? 그것을 믿는 기준은 무엇인가? 이 사회 속에서 경제적, 사회적 활동을 하는 당신과 당신의 가족을 지켜주는 메커니즘은 무엇인가? 생활혁명은 보안의 주체와 범위, 프로세스를 다시 정의하게 만들었다. 아니, 보안이 중심을 찾지 못하면 사회적 신뢰의 플랫폼이 무너진다. 여기에 보안의 중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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