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너쉽'에 해당되는 글 2

  1. 2009.11.15 미국에서 '어메이징' 한국 칭찬 받아보니 (13)
  2. 2009.06.25 실리콘밸리의 연구개발이 사라진 이유 (8)

미국에서 '어메이징' 한국 칭찬 받아보니

Global View 2009.11.15 09:52

필라델피아의 날씨는 을씨년스러웠다. 6년 전 왔을 때에도 그랬던 것 같다. 경기가 안 좋아서인지 거리의 표정도 밝지는 않아 보인다. 나의 지나친 느낌일까? 그래도 미국 역사의 시작이 이루어졌고 정가의 중심인 지역이라 그런지 정장을 한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솔직히 이번 출장에는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섰다. 비록 파트너 사와 오랜 기간 제품 평가에 이은 협상 과정을 진행하고 있었지만 미국이라는 시장이 그렇게 만만치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기업 중에는 말만 앞서고 신뢰하지 못할 기업들도 많다.


IT 본고장에서의 조심스런 시장 접근
 

파트너 서명식 현장

8월에 미국에서 시장 진입을 발표하자 많은 이들이 우려를 표시했다. 우리가 어떻게 거대 업체들을 상대로 IT의 본고장에서 승부하려고 한다는 것인가? 당시 나는 틈새 시장(niche market)을  중심으로 조심스럽게 접근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이미 몇 개의 파트너 사와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 중 하나는 캘리포니아를 기반으로 개인 고객 중심의 판매망을 가진 양판점으로 10월에 본격적인 영업 활동이 시작되었다.

또 다른 하나가 동부에서 공공 시장을 상대로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업체인 사이버소프트였다
. 이번 출장의 주요 목적은 이 회사와의 계약을 마무리하는 것이었다. 

경제적 불황기에는 정부가 가장 안정적인 고객이다. 특히 사이버 보안은 늦출 수 없는 분야라서 오바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예산이 늘었다고 한다. 부시 정부에서도 사이버 보안은 우선 순위가 높았지만 워낙 전쟁 비용에 돈이 많이 들어가다 보니 예산이 부족했다고 한다.


신뢰 구축은 글로벌 사업의 기반 


나는 글로벌 사업에서 터놓는 대화로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그래서, 비록 나로서는 처음 방문이었지만 이 회사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CEO 및 임원들과 저녁 늦게까지 하루 종일 대화를 나누었다. 사업적인 얘기부터 회사의 성장 과정, 사업 전략, 시장의 요구 사항은 물론 개인적인 얘기까지 오고 갔다. 20년 가까이 보안을 가지고 정부를 상대로 한 경험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고객의 애로 사항과 원하는 것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

 

실제의 사이버 위협 상황과 보안 업체들의 동향에 대한 정보도 값진 성과였다. 확실히 직접 필드를 뛰는 사람들의 얘기는 생생하다. 비록 작은 기업이지만 기술적 전문성과 보안에 대한 애착과 진지함을 가진 모습을 보면서 현란한 세일즈 언어로 무장한 전형적인 미국의 기업과는 다른 느낌을 가진다. 서로 간의 진정성과 철학이 비슷함을 공감할 수 있었다.

 

사업의 결과에 대해서 속단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좋은 팀웍으로 재미있게 같이 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지가 있어야 설사 어려움에 부닥치더라도 같이 극복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로펌에서의 조촐한 서명 행사
 

계약서 서명 행사는 법률 사무소(law firm)에서 이루어졌다. 나는 공증이 필요해서 다운타운까지 가야 하나 보다 했다. 그런데, 법률 사무소에 들어서니 우리를 위한 조촐한 파티가 준비되어 있었다. 나름대로 지역의 유력 지도자들이 모여 들었다. 이런 모임이 우리의 파트너쉽을 공표하면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효율적 수단이라고 귀띔한다.


VIP와 함께

리셉션에서 환담하는 모습


참석한 사람 중에는 주 상원의원(Anthony Williams), 대표 변호사들, 언론사 오너, 기업 CEO, 대기업 임원, 정치인 참모, 대학 교수 등 다양했다. 적은 인원이지만 오피니언 리더와 지역의 유지, 잠재 고객이 모두 어우러져 네트워킹이 되는 자리다. 서로 간에는 이미 오래 알고 지낸 사이로 보였다.

이날의 주인공은 단연 우리였고 주 상원의원의 축사에 이어 나도 스피치를 요청받았다. 무엇을 얘기할까 고민하던 중 보안은 신뢰와 관계를 바탕으로 합니다. 안철수연구소는 단순히 제품을 팔고 돈을 받아가는 벤더가 아닙니다. 15년 간 고객과의 소통하는 채널이 우리의 사업의 존재 근거이고 고객의 신뢰가 우리 사업의 철학입니다. 미국에서도 그런 정신을 이어갈 겁니다라는 주제로 몇 마디 얘기했다.


연설을 경청하는 모습

주 상원의원의 축사

연설하는 모습


한국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

여러 사람들과 얘기를 하면서 한국 업체에 대한 불신이 별로 없고 오히려 기대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단순히 내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치켜 세우는 것은 아니었다. 법률 사무소의 대표 변호사 중의 한 분은(Harris Baum) 한국을 광적으로 좋아한다. 그의 사무실에 들어가니 한국 국기가 놓여 있었다. 한국인들의 밝고 친절한 모습이 너무나도 좋다고 한다. 50대의 나이에 태권도 검은 벨트를 땄다

정치의 본고장답게 펜실베니아를 중심으로 한 이곳 지역에서 80만부 가량이 배포되는 'The Public Record'라는 정치 전문 신문이 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정치적 영향력이 크다고 한다. 이 언론사의
 회장은 자신이 6.25 당시 직접 목격한 한국의 모습을 얘기하면서 한국의 발전상이 “어메이징(Amazing)”하다면서 방문할 때마다 놀라고 자랑스럽다고 한다. (이 신문은 우리 기사를 1면에 다루어서 우리에게도 큰 홍보 효과가 되었다.)

'The Public Record' 1면에 실린 모습

양사의 협력을 기대하는 기사


IT를 통해 빠르게 도약한 한국에서 배워야 한다는 분위기도 있었다. 오히려 말로만 고객을 위한다고 하면서 이익만 추구하는 미국의 IT 기업들에 대해서 실망해 하는 얘기들도 나왔다. 몇 년 전에는 전혀 인정하지 않던 한국의 IT가 이제는 미국에서도 호기심으로 바라보고 있다. 서비스 품질(quality of service)이 관건이라는 점에는 의견이 일치했다.

한국의 음식에 대해서도 모두들 잘 알고 있었고 문화와 역사에 대해서도 많은 질문을 받았다. 한편 나는 미국 역사가 시작한 필라델피아와 동부의 지역 문화 및 역사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글로벌 사업의 묘미는 이런 재미에 있다. 서로 간의 다른 문화와 성격을 깨달으면서 이해해 가야 진정한 사업이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2010년은 이번 파트너쉽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 무거운 숙제를 안고 오면서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러나, 새로운 사업 개척에 대한 즐거움 속에 피곤함이 힘들지만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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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의 연구개발이 사라진 이유

보안 이야기 2009.06.25 06:07

발단(Trigger) V-(2): 글로벌화(Globalization)와 정보 보안

 

실리콘 밸리에서 오랫동안 생활하신 분을 만나서 인상적인 말을 들었다. “최근 5년 간 실리콘 밸리는 크게 변했다. 더 이상 여기는 R&D(연구개발)가 중심이 되는 장소가 아니다. 실리콘 밸리에는 최고 경영진과 마케팅, 사업 개발, 그리고 핵심 기술 설계자(Chief Architect)만 있으면 된다. 아무래도 정보의 교류와 투자(funding), 시장 개척이 이곳에서 이루어지니 IT의 중심 역할은 계속 한다. 그러나, 개발과 생산, 서비스의 대부분은 인도나 중국에서 수행된다.

 

그러고 보니 그 분을 만나기 직전에 방문했던 다른 회사도 분위기는 썰렁했는데, 알고 보니 80% 이상의 개발이 인도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기업이 비용 효율화를 위해 보다 저렴한 지역을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렇게 R&D의 중심마저 옮겨가는 것은 큰 변화다. 그렇다고 실리콘 밸리가 이제 볼 것이 없다고 생각하면 완전한 착각이다여전히 사업의 핵심 요소, 즉 기술의 소유권, 지적 재산권, 사업 주체, 마케팅, 자금 관리는 실리콘밸리에서 권한을 쥐고 있다. 아니, 더 집중적으로 관리한다고 할 수 있다. 

실리콘밸리 전경 (www.etnews.co.kr)

인도 델리의 벤처 거리 (www.etnews.co.kr)


이러한 글로벌 협력의 현장은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지난 10여 년 간 중국과 인도의 30억 인구가 여러 형태로 세계 경제 활동에 참여해왔다. 미국에 유학을 가서 미국 기업에 정착한 인력들이 모국(母國)과 좋은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프로젝트의 글로벌 재배치를 가속화하고 있다. “핵심(core)은 지키고 핵심이 아닌 업무는 아웃소싱(outsourcing)하라”는 명제가 1990년대 말부터 모든 기업에서 글로벌 재배치를 추진하는 명분이었다.
 

우리 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환율이 높아져도 수출 경쟁력이 바로 살아나지 않는 이유는, 실제로 우리의 기술과 생산의 글로벌 배치가 된 것도 원인중의 하나다. 국내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에서 납품 받아 완제품을 생산하여 해외로 수출하는 단순 사업 모델은 크게 퇴색했다. IT의 발전으로 디자인은 유럽, 기술 개발은 한국, 생산은 중국, 이런 형식의 글로벌 협업이 가능해졌다. 따라서, 70년대 방식의 수출 개념으로 단순한 환율 정책으로 접근하면 낭패하기 쉽다.

 

경쟁력을 갖춘 나라에 자원을 배치하고 사업을 전개하는 글로벌 사업의 옵션이 보편화 된 것이다. 이런 협업(collaboration)의 성공 여부는 회사 내부적으로, 회사와 협력 업체 간, 회사와 고객 간의 커뮤니케이션 채널과 정보 교류 네트워크에 달려 있다. 당연히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정보 기술의 활용이 정보 교류를 원활하게 한다. 그러나, 정보 보안 문제는 글로벌 사업의 또다른 리스크가 된.

 

글로벌 협업(Global Collaboration)의 취약점 (1) - 신뢰 지수

 

협력 업체를 선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금융 분야에서는 투자 대상을 분류할 때 재무 수준과 신용 이력에 따라 신용 등급을 매긴다. 마찬가지로 업무를 같이 수행하는 협력사를 정할 때에도 신뢰 등급의 기준을 정할 수 있다. 보통 재무 건전성, 거래 이력, 전문성의 수준을 그 척도가 삼는다. 하지만, 최근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요소로 부각된 것이 보안 지수다. 왜냐하면, 협력 과정에서 기업의 중요한 정보가 일정 부분 노출될 수밖에 없고, 이런 정보를 스스로 지킬 수 없다면 굉장히 큰 문제에 봉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에서 핵심 업무를 아웃소싱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 문제는 핵심 업무와 그렇지 않은 업무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업무를 대행하는 인원들이 그 기업에 파견되어 일을 한다면, 다시 말해서 단순히 파견에 의한 용역이라면 문제는 비교적 단순하다. 그러나, 그 업무가 기업 밖에서 이루어지거나 다른 국가에서 하게 된다면 일정 수준 이상의 신뢰가 형성되어 있지 않을 경우 위험성은 증폭된다.

하물며 핵심인
R&D(연구개발)
업무를 비용 절감 목적에서 오프쇼어링(
해외 아웃소싱)으로 처리한다면 보안 리스크는 더욱 커진다.
글로벌 사업이 국내 사업보다 어려운 점은, 서로 얼굴을 맛대어 보지 않고 일을 하기 때문에 탄탄한 신뢰가 받쳐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일단 믿음이 깨지게 되면 계속적인 관계를 가져가기가 힘들다. 또한 서로간의 문화적 차이로 인해 오해가 생길 여지도 크다.


또한 국가의 신인도와 정치적 안정성도 중요하다. 글로벌 기업들은 협업을 국가별로 보안 등급을 관리한다. 예를 들어, 협력하려는 기업의 소속 국가와 외교적으로 어느 정도 신뢰 관계가 형성되어 있는지, 정치적으로 불안하지는 않은지, 사회적으로 범죄 행위의 수준은 어떤지 등 국가의 정치적 상황도 등급을 결정하는 요소가 된다. 이 모두가 보안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대책이다.


글로벌 사업(Global Business)의 취약점 (2) - 기술 유출

쌍용차 기술 유출 파장 (ecn.co.kr)

특히 M&A나 기업간 제휴, 기술의 이전 같은 기업의 핵심 요소가 다루어질 때 이에 대한 통제는 더욱 어렵다. 조선, 정보통신, 반도체 등 핵심기술의 관리는 국가적으로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자본의 이동으로 글로벌 M&A가 쉬워진 상황에서 국가가 미리미리 통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자연히 케이스 별로 사후 관리 형태가 되고 있다.

게다가 끊임없이 신기술이 나오고 있고 글로벌하게 여러 회사가 협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디까지를 유출의 범위로 보아야 하느냐에 대해 공감대를 이루는 것도 쉽지 않다. 더 나아가 기술간의 제휴와 교류가 적기에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에서 막연하게 보안 가이드라인만을 들이대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기술 유출의 문제는 기업과 개인의 관계에 근거한 법적 문제이면서, 사안에 따라서는 국가간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도 있다. 앞으로 글로벌 제휴와 M&A에 따른 정보 유출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따라서, 문제 해결의 틀과 국가 내외적으로 조율과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사업 총괄적 관점에서 보안을 바라 보아야

글로벌 협력과 제휴, 파트너쉽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이 세계적 트렌드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추어 기업과 개인, 국가의 역할에 대해서도 변화된 인식이 요구된다. 신뢰 지수와 정보 유출이 정보 보안 관점에서 사업의 중요한 리스크가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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