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한국에서 성공하기 힘든 이유

IT와 세상 2010.04.20 06:15

미국에서 대성공 거둔 페이스북이 한국에서 안되는 이유

얼마 전 소셜네트워크 전문가인
KAIST 한상기 교수와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다.


,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페이스북(Facebook)이 한국에서는 맥을 못 추는 것일까요?”

한 교수는 문화적 요인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어느 사회든지 인적 네트워크가 실력과 가치를 나타내는 척도이지요. 서구 문화에서는 그러한 네트워크를 오픈해서 과시할수록 주변에서 인정하지요. 반면 한국에서는 그것을 공개하는 순간 가치는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한마디로 자기만이 아는 폐쇄적인 네트워크인 거지. 그러니, 페이스북같은 개방형 서비스를 좋아하겠어요?”

순간 아! 맞다. 이러한 문화적 배경이 작용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Facebook의 성공 스토리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
(Mark Zuckerberg)가 대학 동료들과 하버드 대학 기숙사에서 개발한 페이스북(Facebook)은 세계 일류 기업의 반열에 올랐다.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페이스북은 하버드 대학에서 스탠포드, 콜롬비아, 예일로 확대되고, 이어서 아이비리그 대학들로, 그 후 미국의 대학 사이트로 발전해 나갔다. 페이스북은 대학 생활의 일부가 되었고, 이는 일반 사회로 확대되어 갔다. 

구글이 검색 엔진을 통해 네트워크 관문 자리를 차지했다면
, 페이스북은 사이버 공간에서 휴먼 네트워크의 승자라고 비유할 수 있다. 최근 미국에서 동사화된 회사 이름이 2가지가 있는데 바로 구글과 페이스북이다. 누구에 대해 검색할 때 "I googled you!"라고 하고, 누구에게 친구 관계를 신청했을 때 "I facebooked you"라고 한다. 이렇게 보통명사화 되었다는 자체가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보여 준다.

 

대표적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사실 페이스북이 나올 당시 이미 몇몇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었다. 비슷한 취미를 가진 이들이 모인 마이스페이스(MySpace), 커리어를 공유하는 링크드인(Linkedin), 디지털 사진을 공유하는 사이월드가 그 대표적 예다. 뒤늦게 출발한 페이스북이 이들을 치고 나가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원인이 제기되지만, 그 중 하나로 초창기에 신원이 확실한 회원들로 참가 제한을 둔 것이 지적된다.


이를테면 마이스페이스
(MySpace)의 경우 참여의 제한이 없었다. 한 사람이 여러 개의 ID를 가지거나 익명을 쓰는 경우가 흔해지다 보니 신뢰도가 떨어졌다. 그에 비해
페이스북에 회원이 되기 위한 조건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대학 ID, .edu의 이메일 주소로 가입해야 했다. 어떻게 보면 차별적 대우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페이스북의 초창기에 그 대상은 대학 사회라는 테두리로 한정되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상대방의 신원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안심이 되었고, 그런 신뢰를 기반으로 개인에서 친구로, 친구의 친구로, 학과 동료로 친구 커뮤니티는 급속도로 퍼져 갔다. 어떻게 보면 실명제가 자연스럽게 적용되었다고나 할까?

이렇게 제한된 사이버 공간에서 탄탄한 결집력을 구축한 것은 큰 뿌리가 되었다. 고등학생들이 페이스북을 하기 위해 대학을 빨리 가고 싶어한다는 우스갯 소리가 나올 정도였으니, 어느 정도 기대감도 부풀어 있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후 페이스북은 대학 커뮤니티에서의 절대적 위상을 바탕으로 고등학생, 일반을 대상으로 확장되어 나갔다. 그후 소셜 네트워크의 입체적 구조에 힘입어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지금은 페이스북 회원이 되는데 아무런 제한이 없다.

멤버쉽 증가 곡선 (Source: comScore)

소셜미디어에 등장하는 온라인 소매점 (Source: eMarketer)

 

페이스북의 성공 사례는 캐즘(Chasm) 이론 관점에서도 설명된다. 한 시장 영역에서 확실히 고객 기반을 구축한 이후 다음 시장으로 확대하는 볼링레인(Bowling Lane) 전략은 신생 벤처 기업들의 교과서적 접근 방식이다. 대학 커뮤니티에서 충성도 높은 고객을 마련한 페이스북은 검증된 시스템을 바탕으로 모든 사람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수 있었다.

스마트폰과 더불어 생태계를 구성해야

 

아이폰 충격으로 스마트폰 얘기가 소란스럽다. 그런데, 스마트폰을 단지 휴대 전화의 연장선상으로 보고 있다면, 그것은 마치 코끼리를 더듬는 장님의 우를 범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 성공할 수 있었던 시대적 배경에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있었고, 그 중에서는 소셜네트워크도 한몫 했다. Facebook. Linkedin, MySpace, Twitter 등에 이르는 다양한 소셜네트워크가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었기에, 그러한 사용자들에게 스마트폰은 시간과 공간의 한계로부터 자유로움을 선물했다. 그런 점에서,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 위치기반 정보의 시너지는 환상적인 결합이었다.

 

한편 소셜네트워크의 생태계를 보면 탄탄한 미래가 엿보인다. FarmVille이라는 페이스북 게임으로 유명한 징가(Zynga)라는 회사는 창업 4년 만에 벌써 스타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기업들이 소셜네트워크 플랫폼 위에서 스타를 꿈꾸고 있다. 과연 한국의 인터넷 기업들이 이러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가?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플랫폼에 대한 논의가 무성하다. 그러나실리콘 밸리와 같은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와 콘텐츠에 초점을 모으고, 진정으로 윈-윈 하겠다는 사업 모델의 구현, 또한 생태계의 성공이 자신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절실함이 수반되어야 한다. 기존의 산업 구조의 틀을 깨는 환골탈태의 정신으로, IT 생태계를 밑바닥부터 만들어야 하는 숙제를 우리는 안고 있다.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구독+해 주세요

신고

일본 양판점에 한국 TV를 찾기 힘든 이유는?

Global View 2009.09.13 09:29

미국과 멕시코 출장에서 돌아온 지 채 2주가 안 되어서 일본 출장을 가게 되었다. 일본에 갈 때마다 가능하면 아키하바라의 요도바시 카메라에 들른다. 최신 전자 제품 양판점에서 IT 제품의 판매 현장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우리 일본 법인이 가까이 있어서, 짬을 내서 갈 수 있다는 편리함도 있다. 미국에 가도 베스트바이(Best Buy)라는 IT 양판점에 잠깐이라도 들르려고 노력한다. 마침 미국과 일본의 양판점을 2주의 시차를 두고 보게 되어 생생하게 비교할 기회가 생겼다.


미국과 일본 양판점의 공통점과 차이점
 

매장 전경(요도바시카메라 홈페이지)

컴퓨터 매장에 가 보면 미국이나 일본에서 공통으로 느끼는 것이 많다. 최근에는 미니 노트북(Mini Notebook), 소위 넷북(NetBook)이 진열장에서 눈에 띄게 포진했다. 일반 노트북과 스마트폰의 경계선을 묘하게 파고 드는 느낌이다. 하드웨어, 통신의 번들 판매도 눈에 띈다. 

여전히 노트북은 각종 할인 프로그램으로 디스카운트를 해 주지만, 소프트웨어는 정가대로 구매한다. 소프트웨어는 제대로 돈 주고 사야 한다는 인식이 형성되어 있는 것이 부럽다. 미국의 노트북 양판점 CEO에 따르면 영업 사원이 판매할 때마다 가져 가는 인센티브만 보면, 소프트웨어가 노트북보다 더 크다고 한다. 회사 차원에서도 소프트웨어 제품의 수익률이 더 좋고

 

디지털 카메라 매장에 가 보면 캐논, 소니와 같은 일본 제품이 주류를 이루는 것도 양국이 비슷하다. 역시 렌즈 기술이 발달한 일본의 위상을 느낄 수 있다. 오디오의 경우 애플의 아이포드 계열의 제품과 각종 액세서리 매장이 붐빈다. 애플의 아이팟, 아이터치는 MP3 시장을 독식해 가고 있다. 오디오 제품에 아이팟을 꽂는 슬롯은 거의 기본 기능이 되어 간다.

 

iPod 슬롯이 있는 오디오

휴대전화에서는 아이폰이 초창기에 버그(bug)가 많아서 품질에 대해 까다로운 일본인들에게 외면을 받아서 미국만큼 선풍적이지는 않다. 일본 휴대폰 업체들이 해외에서는 잘 못해도 일본 시장에서는 잘 먹히고 있는 것도 원인이 될 것이다. 그래도 꾸준히 아이폰 사용자가 늘어나는 추세는 있다. 미국 대학에 가 보면 아이폰(iPhone), 페이스북(FaceBook)이 캠퍼스 생활의 중요한 도구다.


그런데
,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었던 곳은 가전 제품 매장이다. 미국의 베스트바이(Best Buy)에 가 보면 LCD TV중에 5-60%가 한국 제품이다. 10년 전에 한국 제품을 찾아볼 수가 없어서 안타까워 했던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당시 삼성전자에서 해외 영업을 담당하던 분으로부터 미국 양판점에 진열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하소연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지금은 한국 제품이 주도한다. LED TV는 아예 한국 제품밖에 없다.


Best Buy 영업 사원의 한국 기업에 대한 지식
 

베스트바이의 판매원에게 삼성과 LG 제품 중에 어떤 것이 좋으냐?”고 물으니, “두 회사가 사실 같은 회사다라고 하는 게 아닌가? 한술 더 떠서 삼성이 LG를 조만간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있다라고 한다. 어이가 없기도 했지만, 한편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회사에 대해 외국인은 이 정도로 무관심한가라는 생각에 씁쓸했다. 그나마 그 판매원은 삼성과 LG가 한국 회사라는 것을 아는 게 다행이었다. 일전에 유럽에 가니 일본 회사라는 이들도 있고 대만 회사라는 이들도 있었으니까..

 

일본 요도바시 카메라 매장에서의 풍경은 확연히 달랐다. 일본의 유통망인 전자제품 양판점에서는 한국 제품이 안 보인다. 반면에 이름도 모르는 일본 자국 브랜드가 아주 많다. AQUOS, DIGA, VARDIA. TV에 그다지 열광하지 않는 나에게는 생소한 브랜드다. 그런데, 이런 제품들이 앞에 진열되어 있었다. 워낙 상가가 복잡해서 다 돌아 볼 수는 없었지만, 세계 어느 곳에 가도 가장 많이 진열되어 있는 한국 TV가 여기 일본 양판점에는 드물다. 세탁기, 건조기도 미국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인기에 비하면 여기에서는 천대받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는 자국 전자제품을 최고라고 생각하고 외산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한다.

 

Best Buy

요도바시 카메라

일본 제품이 고립되어 가는 이유

TV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분과 얘기한 적이 있다. 그의 얘기에 의하면, 일본은 고객들이 아주 까다롭고 고급 사양 위주로 찾다 보니, 일반 사용자에 맞춘 보급형 제품 시장에서 근거를 잃고 있다고 한다. 일본 제품에 대한 자부심과 일본식이 세계 표준이 된다는 자만심도 작용했다. 그 위치를 삼성과 LG와 같은 한국 업체들이 파고 들어서 성공했다. 소니가 그나마 과거로부터의 브랜드 이미지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지만, 미국인 경영 체제에서 소니의 창업 정신과 철학마저 훼손되어 가는 생각이 든다. 중국 제품은? 중국은 아무리 값이 싸도 품질 차이가 너무 나서 고객들에게 외면당하는게 적어도 현재의 실상이다.

 

나도 전자공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우리의 전자 산업이 이렇게 발전한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 특히 친구, 선후배들이 관련된 분야에 종사하고 있어서 남다른 애착도 있다.

잘 나가는 하드웨어 전문가들의 조언

그런데, 바로 그들이 미래에 대해 걱정을 털어 놓는다. “여기까지는 우리가 일본을 극복하는데 성공했고, 계속 집중력을 발휘하면 뒤지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앞으로의 경쟁은 하드웨어가 아니고 소프트웨어다. 소프트웨어와 창의적인 서비스가 사업의 성패를 결정한다. 그런데, 우리 나라는 아직도 하드웨어 잘 만들기에만 집중한다.” 이미 컨버전스(Convergence)는 진행되고 있는데...

 

한국 IT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생각하면 할수록 미래가 불안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컨버전스(Convergence)의 키워드는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다. 그런데, 글로벌 스탠다드와 동떨어져 가는 인터넷 서비스, 소프트웨어 산업 현장은 나중에 우리에게 걸림돌이 될 것이다. 단지 앱스토어(AppStore)를 흉내낸다고 문제가 해결되는게 아니다. 소프트웨어에 대한 통찰력으로 사업의 중심을 옮길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IT 산업이 한국, 미국, 일본, 중국에 걸쳐 바뀌는 지형도는 흥미롭다. 우리도 현재까지 선전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앞으로다. 중소기업과 소프트웨어가 받쳐 주지 못하면, 이 지형도는 다시 바뀔 것이다. 치밀하게 준비해야 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신고

디지털 이민자의 급증과 문제점 세가지

보안 이야기 2009.05.19 12:13

발단(Trigger) IV-(5): 정보의 디지털화와 정보 보안

(전회에 이어서)

디지털 이민자
(Digital Immigrant)
계층이 사회적 다수가 되고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가 사회로 진출해 가면서 많은 변화와 활기를 주고 있다. 예를 들어 오픈 마켓의 성장이나 소셜 네트워킹은 이들에 의해 폭발적으로 성장한 분야이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많은 변화와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


컴퓨터, 인터넷, MP3와 같은 디지털 환경을 태어나면서부터 생활처럼 사용하는 세대(generation)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혹은 디지털로 태어난 세대(Born Digital)라고 부른다. 이와 대비해서 후천적으로 디지털 기술에 적응해 간 세대를 디지털 이민자(Digital Immigrant)라고 부른다. 또한 디지털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세대를 아날로그(Analog) 세대라고 분류한다.



개인정보보호(privacy), 불법 복제, 유해 정보 등과 같은 문제들이 이미 부각되어 있는 상황이지만, 디지털 네이티브의 속성이 사회의 보편적 현상이 되면서 더욱 복잡한 문제들이 야기될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개인으로서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이루어가는 덕목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몇 가지 현저한 이슈들을 짚어 본다.

 

냅스터에서 아이튠스로 진화한 디지털 콘텐츠의 유통

 

첫째, 디지털 콘텐츠의 유통 문제다. 디지털 음악에 쉽게 접근하기를 원했던 한 대학생의 흥미가 냅스터(Napster)라는 P2P를 만들어 내었다. N냅스터는 순식간에 MP3 파일 유통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켰고, 음악 CD 판매는 급강하했다. 급기야 음반 제작업체들은 법적 제재에 나서기 시작했다.

사실상 음악을 업로드
(upload)한 주체들은 일반 사용자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또한 음반을 구매하는 고객이기도 했다. 따라서, 그들을 모두 적으로 만들기에 부담을 느낀 제작업체들은 이러한 인프라를 제공한 냅스터로 소송 대상을 압축했다
. 예상되었듯이 연방 법원의 최종 판결에서 냅스터는 완전 패소였고, 그 결과 냅스터는 파산했다.

 

그 이후에도 음반 업체들은 불법 유통을 하는 인프라를 제공한 업체와 심지어는 업로드한 사용자들을 상대로 법적 제재를 가했다. 그러나, 변호사들만 돈을 벌었지 새로운 시대에 맞는 사회적 공감대를 이루어 내지 못했다. 예상치도 않게 해결의 실마리는 하드웨어 제조업체인 애플(Apple)이 제시했다.

아이튠스
(iTunes) 서비스와 결합한 아이포드(iPod)는 실질적인 MP3 플레이어의 표준이 되었고, 곡당 $0.99를 받는 아이튠스는 최대의 음악 유통업체가 되었다.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질서와 사업 모델을 만들어 낸 것이다.

 

둘째, 사이버 공간의 문화 정착이다. 여배우가 자살한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인터넷 공간에서의 비방과 근거 없는 소문 때문이라고 한다. 가뜩이나 스트레스를 받는 공인의 위치인 사람들에게는 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수원대 언론정보학과 김유정 교수는 저서
디지털 촌수, 변화하는 인간관계에서 비언어적 요소가 배제되고 참여자의 정체가 불명확한 사이버 공간의 특성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신분이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편안한 상태에서 사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거리낌 없이 표현할 수 있는 반면, 익명성을 가면으로 잘못 인식하여 무책임한 비방과 험담을 하여 긍정적인 관계를 훼손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우리 나라는 인터넷을 지식 노동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보다 엔터테인먼트와 비업무 목적으로 사용하는 편향성이 있다. 물론 사이버 커뮤니티를 통해 특정 목적을 중심으로 빠른 시일 내에 공감대를 형성해 가는 효과가 여러 번 입증된 바 있다. 그러나, 끼리끼리 모여서 남의 얘기나 하는 험담 문화가 인터넷 공간에서 지나치게 활성화된 듯하다.
 

물론 인터넷 공간은 다양해야 한다. 지적 담론도 있어야 하고 재미를 추구하는 창의적 문화도 필요하다. 그러나, 무절제한 언어와 반지성적 행태로 인해 퇴행하지 않도록 바람직한 문화를 같이 만들어 가야 한다.

 

개인정보보호와 문화적 변화

 

셋째, 개인정보보호 유출의 문제다. 디지털 정보가 무분별하게 저장되고 재활용되면서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일이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에게 맞고 적합한 개인정보보호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지켜갈 필요가 있다. 우리의 개인정보는 이미 어느 정도 노출이 되어 있다고 가정해야 한다. 실제로 특정 정보를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나 기업에 제공하는 것에 거부감이 없는 경우도 흔하다.

 

브루스 슈나이어(www.schneier.com)

문제는 어떤 사람의 정보가 저장되어 활용되는 범위에 대해서 그 사람이 관여할 권한이 없다는 점이다. 보안 전문가인 브루스 슈나이어(Bruce Schneier) 문제는 비밀(secrecy)이 아니라 제어(control)이다. 정부 기관이나 사기업이 각 개인에 관한 디지털 조서(Digital Dossier)를 구축한 후에 각 개인은 모르는 상태에서 자신들 마음대로 정보를 판단하고 분류하는 행태에 문제의 심각함이 있다고 설명한다.

 

프라이버시를 활용한 페이스북의 역전 전략

때로는 약간의 프라이버시 제공은 장점으로 부각될 수도 있다
. 소셜 네트워크 분야에서
페이스북(FaceBook)이 마이스페이스(MySpace)보다 늦게 출발했으면서도 더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원인 중의 하나가 여기에 있다. 페이스북은 인터넷에서 아무나 자신에게 접근해 오는 것은 거부감이 들 수 있기에, 회원들에게 자신이 속한 그룹을 한정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 대학생이라면 자신의 대학 도메인 내에 속한 사람만이 자신에게 접근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 자그마한 정책이 대학가에서 페이스북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한 비결이었다.
런 규칙은 1차로 검증된 그룹에게만 자신을 공개하겠다는 지극히 작은 발상이었다. 지금은 대부분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정책이 대동소이하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개화하던 초창기에 작은 프라이버시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큰 효과를 거둔 예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디지털 네이티브는 어떤 목적을 위해서라면, (그것이 온라인 콘텐츠를 받는 것이든 사이버 친구와 메시지를 교환하기 위한 것이든), 자신의 개인 정보를 주는 데 별 주의를 하지 않는다. 또한 자신이 얼마나 많은 사이트에 등록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 과정에 자신이나 심지어는 자신의 가족들의 정보도 쉽게 등록한다.

이렇게 등록된 정보들은 제공한 사람의 의지와 관련 없이 사용될 수가 있다
. 더욱이 정보가 일단 등록되면 잘 소멸되지 않는 속성도 이미 설명한 바 있다. 따라서, 개인 정보에 대한 문제는 우리 사회에 가장 적합한 형태가 무엇인지 규정하는 데에서 시작해야 한다.

 
사이버 공간의 신뢰를 저버리는 불법적 행위

한편, 위에 언급한 세 가지 이슈 외에도 사이버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 예를 들어, 온라인 게임 산업의 규모가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여기에서 거래되는 가상 무기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도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이를 해킹하는 집단은 거의 기업화했으며, 공격 기술도 메모리 해킹과 같은 고도의 기법을 사용한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정체(Identification)와 자원이 오프라인과는 별도로 사용되면서 강력한 금융 대체 수단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정보 보안의 범위를 좀더 폭넓게 보면, 사이버 공간의 신뢰를 훼손하는 문제들이 모두 해당된다.

 

끊임없이 기술이 발전하고, 그러한 기술들이 혁신적으로 사업화되면서, 디지털 세대와 아날로그 세대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법 체계, 개인 심리, 유통 구조, 교육 등 다각적인 면에서 이 변화에 대해 중심을 가지고 대처해 나가야 한다. 기존의 틀을 바꾸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이루어가는 자기 혁신(innovation)의 마인드가 디지털 세대를 살아가는 지혜다.

 

신고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