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한국에서 성공하기 힘든 이유

IT와 세상 2010.04.20 06:15

미국에서 대성공 거둔 페이스북이 한국에서 안되는 이유

얼마 전 소셜네트워크 전문가인
KAIST 한상기 교수와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다.


,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페이스북(Facebook)이 한국에서는 맥을 못 추는 것일까요?”

한 교수는 문화적 요인에서 그 원인을 찾았다. “어느 사회든지 인적 네트워크가 실력과 가치를 나타내는 척도이지요. 서구 문화에서는 그러한 네트워크를 오픈해서 과시할수록 주변에서 인정하지요. 반면 한국에서는 그것을 공개하는 순간 가치는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한마디로 자기만이 아는 폐쇄적인 네트워크인 거지. 그러니, 페이스북같은 개방형 서비스를 좋아하겠어요?”

순간 아! 맞다. 이러한 문화적 배경이 작용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Facebook의 성공 스토리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
(Mark Zuckerberg)가 대학 동료들과 하버드 대학 기숙사에서 개발한 페이스북(Facebook)은 세계 일류 기업의 반열에 올랐다.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페이스북은 하버드 대학에서 스탠포드, 콜롬비아, 예일로 확대되고, 이어서 아이비리그 대학들로, 그 후 미국의 대학 사이트로 발전해 나갔다. 페이스북은 대학 생활의 일부가 되었고, 이는 일반 사회로 확대되어 갔다. 

구글이 검색 엔진을 통해 네트워크 관문 자리를 차지했다면
, 페이스북은 사이버 공간에서 휴먼 네트워크의 승자라고 비유할 수 있다. 최근 미국에서 동사화된 회사 이름이 2가지가 있는데 바로 구글과 페이스북이다. 누구에 대해 검색할 때 "I googled you!"라고 하고, 누구에게 친구 관계를 신청했을 때 "I facebooked you"라고 한다. 이렇게 보통명사화 되었다는 자체가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보여 준다.

 

대표적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사실 페이스북이 나올 당시 이미 몇몇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었다. 비슷한 취미를 가진 이들이 모인 마이스페이스(MySpace), 커리어를 공유하는 링크드인(Linkedin), 디지털 사진을 공유하는 사이월드가 그 대표적 예다. 뒤늦게 출발한 페이스북이 이들을 치고 나가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원인이 제기되지만, 그 중 하나로 초창기에 신원이 확실한 회원들로 참가 제한을 둔 것이 지적된다.


이를테면 마이스페이스
(MySpace)의 경우 참여의 제한이 없었다. 한 사람이 여러 개의 ID를 가지거나 익명을 쓰는 경우가 흔해지다 보니 신뢰도가 떨어졌다. 그에 비해
페이스북에 회원이 되기 위한 조건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대학 ID, .edu의 이메일 주소로 가입해야 했다. 어떻게 보면 차별적 대우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페이스북의 초창기에 그 대상은 대학 사회라는 테두리로 한정되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상대방의 신원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안심이 되었고, 그런 신뢰를 기반으로 개인에서 친구로, 친구의 친구로, 학과 동료로 친구 커뮤니티는 급속도로 퍼져 갔다. 어떻게 보면 실명제가 자연스럽게 적용되었다고나 할까?

이렇게 제한된 사이버 공간에서 탄탄한 결집력을 구축한 것은 큰 뿌리가 되었다. 고등학생들이 페이스북을 하기 위해 대학을 빨리 가고 싶어한다는 우스갯 소리가 나올 정도였으니, 어느 정도 기대감도 부풀어 있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후 페이스북은 대학 커뮤니티에서의 절대적 위상을 바탕으로 고등학생, 일반을 대상으로 확장되어 나갔다. 그후 소셜 네트워크의 입체적 구조에 힘입어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지금은 페이스북 회원이 되는데 아무런 제한이 없다.

멤버쉽 증가 곡선 (Source: comScore)

소셜미디어에 등장하는 온라인 소매점 (Source: eMarketer)

 

페이스북의 성공 사례는 캐즘(Chasm) 이론 관점에서도 설명된다. 한 시장 영역에서 확실히 고객 기반을 구축한 이후 다음 시장으로 확대하는 볼링레인(Bowling Lane) 전략은 신생 벤처 기업들의 교과서적 접근 방식이다. 대학 커뮤니티에서 충성도 높은 고객을 마련한 페이스북은 검증된 시스템을 바탕으로 모든 사람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수 있었다.

스마트폰과 더불어 생태계를 구성해야

 

아이폰 충격으로 스마트폰 얘기가 소란스럽다. 그런데, 스마트폰을 단지 휴대 전화의 연장선상으로 보고 있다면, 그것은 마치 코끼리를 더듬는 장님의 우를 범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 성공할 수 있었던 시대적 배경에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있었고, 그 중에서는 소셜네트워크도 한몫 했다. Facebook. Linkedin, MySpace, Twitter 등에 이르는 다양한 소셜네트워크가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었기에, 그러한 사용자들에게 스마트폰은 시간과 공간의 한계로부터 자유로움을 선물했다. 그런 점에서,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 위치기반 정보의 시너지는 환상적인 결합이었다.

 

한편 소셜네트워크의 생태계를 보면 탄탄한 미래가 엿보인다. FarmVille이라는 페이스북 게임으로 유명한 징가(Zynga)라는 회사는 창업 4년 만에 벌써 스타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기업들이 소셜네트워크 플랫폼 위에서 스타를 꿈꾸고 있다. 과연 한국의 인터넷 기업들이 이러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가?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플랫폼에 대한 논의가 무성하다. 그러나실리콘 밸리와 같은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와 콘텐츠에 초점을 모으고, 진정으로 윈-윈 하겠다는 사업 모델의 구현, 또한 생태계의 성공이 자신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절실함이 수반되어야 한다. 기존의 산업 구조의 틀을 깨는 환골탈태의 정신으로, IT 생태계를 밑바닥부터 만들어야 하는 숙제를 우리는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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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가 아이폰 출시를 환영하는 3가지 이유

CEO 칼럼 2009.11.25 11:47

미국 출장 중 비행기 옆 좌석에 앉은 미국인이 아이폰을 가지고 있었다.아이폰 사용하기 괜찮습니까?”고 묻자 모바일 기기로서 더 이상 바랄게 없다. 웹 검색, e-메일은 물론 이동 중에 구글맵을 활용하면 아주 편리하다. 모바일 환경에서 내가 원하는 것은 다 있다. 게다가 애플리케이션이 많아서 필요한 건 언제든지 구할 수 있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애플 제품과 아마존 킨들


마침 근처에 있는 외국인이 아마존의 킨들(Kindle)로 책을 보고 있어서 그 옆 자리에 있던 다른 분이 킨들이 어떠냐고 물으니, “책을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어서 너무 좋다. 신문도 여기에서 볼 수 있다라며 킨들 예찬론을 편다.

안타깝게도 아이폰과 킨들
, 이 두 가지 모두 한국에서는 서비스가 되지 않는다. 적어도 현재로서는.. 아마존에서 킨들의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전세계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한다고 10월에 발표했다. 그런데, Korea를 선택하면 죄송합니다. 킨들 콘텐츠를 한국에는 배달할 수 없습니”라고 나온다. 물론 안 되는 국가가 꽤 있다. 그렇지만 중국은 그렇다 치고 몽고, 베트남에서도 되는 서비스가 왜 한국에서는 안 될까?


아이폰의 출시를 환영하는 이유는
?

 

아이폰(iPhone)이 출시된다고 한다. 소프트웨어 업계의 CEO로서 적극 환영한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라고나 표현해야 할까? 왜 세계 곳곳에서 화제를 일으키면서 사용되는 제품을 우리 나라에서는 구경도 할 수 없는가? 나의 개인적 기호 때문이 아니다. IT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제품을 한국에서 사용해 볼 수도 없다는 상황이 가슴 아프다.

 

IT의 키워드는 개방과 글로벌성이다. 그런데, 많은 블로그에서 지적되고 있듯이 한국은 IT의 갈라파고스가 되고 있다. 이웃 나라 중국의 경우와 비교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중국은 미국과 여러 면에서 힘겨루기를 하고 있고 정치적 문제 때문에 개방에 한계가 있다.

 

반면에 우리는 자원이 부족한 탓에 수출을 해야 하는 작은 나라다. 산업의 기반은 하드웨어지만 IT를 접목해서 부가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IT 강국이라고 스스로 자처하는 나라는 우리 밖에 없다. 그런데, 문을 걸어 잠그고 우리끼리만 잘 하자는 것은 우리에게 적합한 방향이 아니다.

 

아이폰이 우리 나라 문화와 맞지 않다느니, 소비자들이 익숙하지 않다느니 하며 부정적 목소리가 크다. 그러나, 그것은 소비자가 선택할 문제이지 업계나 언론, 정부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일단 선택권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가 중요하다.

 

아이폰의 사업 구조


현재 IT 업계에서 탁월한 리더로서 가장 존경받고 있는 CEO는 스티브 잡스(Steve Jobs). 그가 만든 아이팟(iPod)은 음악 분야의 콘텐츠 플랫폼을 장악했으며, 더 나아가 아이폰은 스마트폰 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런 선구자적 마인드와 도전 정신 때문에 찬사를 받고 있는 것이다.

아이폰의 사용 편의성과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

아이폰은 손 끝 하나로 인터넷의 콘텐츠와 서비스를 바로 접속하는 개념을 구현했다. 이러한 독창적 포지셔닝으로 이동통신사가 영향력을 좌우하는 휴대폰 시장의 권력 구도를 바꾸어 놓았다
. 어느 통신사가 전화가 잘 터지느냐보다 내가 원하는 서비스와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사용 편의성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아이폰은 최초로 휴대폰 회사가 이통사로부터 돈을 받는 사업 모델을 만들었다.
 
아이폰을 휴대폰에 단순히 부가 기능이 더해진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면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의 핵심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아이폰의 사상(philosophy)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과 콘텐츠가 공급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오히려 모바일 통신은 소프트웨어의 부가 기능으로 활용될 뿐이다. 이를 바탕으로 기하급수적으로 급증하는 어플리케이션과 콘텐츠는 실시간으로 전세계 사용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앱스토어(AppStore)가 출시되면서 아이폰 단말기가 급증하는 통계는 아이폰의 개념이 통하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그림 참조). 기존에 휴대 전화와 통신 서비스만이 주연으로 간주되던 통신 사업이었다. 이를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관통해서 중심축을 옮긴 것이 아이폰의 핵심이다. 이러한 통찰력은 스마트폰 산업에 불을 당겼다.

출처:산은경제연구소

출처:LG경제연구소

 

아이폰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독보적이 될지, 단지 한 시대를 풍미한 히트 상품에 머무를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이미 아이폰의 혁신성과 창의력, 그리고 통찰력은 충분히 가치를 인정 받을 만하다. 국내에서 출시되고 있는 휴대폰들이 터치 스크린, 아이콘 레이아웃(lay out), 스크린 키 입력방식에서 아이폰을 모방하고 있다. MP3 음악을 취급하는 서비스도 아이튠스(iTunes)와 흡사하다. 이는 누가 창조하고 누가 모방하는지, 누가 이 시대의 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 준다. 매년 스티브 잡스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소프트웨어 산업으로 변모하는 이동 전화 시장

스마트폰의 핵심은 소프트웨어다. 아이폰의 영향으로 스마트폰 관련 기업들이 앱스토어(AppStore)를 통해 소프트웨어와 콘텐츠가 소통되는 플랫폼을 구성하기 시작했다. 이는 소프트웨어 인력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왜나 하면,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력만 갖추면 전세계를 상대로 비즈니스를 할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 별도의 유통 채널도 필요 없다. 앱스토어(AppStore)에서 사용자의 눈길을 사로 잡으면 된다. 패기에 찬 젊은 소프트웨어 인력들이 해외에서 많은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다. 대기업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고 정부 정책을 기다려야 할 이유도 없다.

 

그래서, 나는 아이폰의 도입을 환영한다. 우리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인력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접목해 갈 수 있도록 많은 글로벌 환경과 플랫폼이 제공되어야 한다. 직접 만져보고 체험해 보아야 아이디어가 나올 것 아닌가? 해외에서 나온 서비스나 제품을 베껴서 한국에 장사하기 보다 한국적인 서비스를 창출해 내어야 한다. 그런 소프트웨어를 가지고 세계로 뻗어가야 한다.

일부 대기업이 정보와 자원을 독점해서 해외 사업을 주도하던 시대는 끝나고 있다. 이와 같이 개방적이고 세계인들과 호흡하는 비즈니스 플랫폼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일자리는 창의력과 기술력으로 창출된다. 진취적인 아이디어로 세계에서 인정받는 소프트웨어가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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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는 비용이 아니고 가치다 - SW 인력 시리즈 2

IT와 세상 2009.11.12 07:36

"소프트웨어는 비용(cost)이 아니고 가치(value)다"

 

국내 대기업에 근무할 당시 컴퓨터 사업에 관여했다. 컴퓨터 제품이다 보니 연구개발(R&D) 부서에는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하드웨어 인력보다 더 많았다. 그런데, 그 곳에서 오래 근무한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바람은 매우 단순했다. ! 메인(Main) 프로그램 한번 만들어 보고, 직접 설계해 봤으면…” 메인 모듈은 전체 소프트웨어의 중심이 되는 프로그램이다. 건물에 비유하면 기초 공사를 정의하고 중심 기둥을 놓는 것과 같다. 그러면, 메인 프로그램을 만들 기회가 없는 것일까?

 

하드웨어 사업의 초점은 하드웨어 박스 자체이다. 제품 기획은 하드웨어 사양(specification)을 정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CPU 채택, 메모리 용량, 목표 성능, I/O 포트 숫자, 외장 기구 형태, MTBF 등등. 나도 전자공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이런 기술이 개발하기 어렵고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안다. 하드웨어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으면 얼마나 난감한가? 그러나 궁극적으로 사용자가 진정 원하는 것이 이 박스 자체일까?

 

새로운 하드웨어가 정의되면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업무는 라이센스된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활용해서 개발된 하드웨어를 구동할 소프트웨어, 디바이스 드라이버(Device Driver)를 만들고 튜닝(tuning)하는 게 대부분의 일이었다. 그래서 소프트웨어는 개발이 아니라 포팅(porting)이라고 불렀다. 한 마디로 하드웨어 스펙이 먼저 정해진 다음, 그 하드웨어에서 어떤 소프트웨어가 동작할지 찾는 게 일이었다.


컴퓨터를 구매하는 기준은?
 

그러나, 컴퓨터를 구매할 때 중요한 기준 중의 하나는 내가 원하는 소프트웨어가 돌아가느냐이다. 아무리 멋있고 내구성이 좋은 제품이라 하더라도 소프트웨어가 없으면 왜 사용하겠는가? 당연히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유통업체(ISV; Independent Software Vendor)들은 잘 알려진 플랫폼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MS-DOS

Sun Micro의 워크스테이션


초창기 PC의 운영체제(OS) 플랫폼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워크스테이션 분야에서는 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오픈 컴퓨팅 환경을 통해 수많은 응용 소프트웨어가 돌아가게 하는데 주력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선마이크로가 독보적 위치를 가지진 것이 제품의 성능과 스펙 때문이었는가? 그 플랫폼에서 사용가능한 소프트웨어의 양과 질에 의해 승부가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같이 미국 기업들이 IT를 이끌게 된 비결은 OS와 소프트웨어의 플랫폼을 장악해 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나 대만에서 PC나 서버의 호환 기종의 하드웨어를 만드는 데만 급급한 사이에 실익은 소프트웨어가 챙기고 있었던 것이다. 현재 스마트폰의 플랫폼을 아이폰(iPhone), 안드로이드(Android) 가 장악해 가고 있는 현실은 PC 플랫폼 전쟁의 재판()이다.


각종 기기에서 커지는 소프트웨어의 역할

소프트웨어가 중요해지는 각종 제품들

이제 소프트웨어는 범용 컴퓨터뿐 아니라 정보 기기, 통신 시스템, 가전 제품에도 들어간다. 이런 장비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는 일반 컴퓨터용 소프트웨어와 완전히 다를까? 최근 이런 제품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는 웬만한 컴퓨터에서 사용되는 수준과 맞먹는다. 임베디드 시스템이라고 불리는 시스템 소프트웨어의 구조는  대동소이하다.

관건은 얼마나 소프트웨어를 잘 설계하고 사용해서 소프트웨어 원가를 줄이고 전체 제품의 이익률을 높이느냐에 달려있다
. 그런데, 하드웨어 사업만 영위해 온 이들은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드웨어 원가에 들어가는 비용 정도로만 산정한다. 비용의 항목은 투입된 인건비와 개발 장비다. 결국 창의력과 고급 전문성이 필요한 지식 산업을 시간당 계산하는 노동 집약적 산업으로 격하시킨 꼴이다. 게다가 소프트웨어의 기본 사상과 특성을 모르고 있다. 이를 테면,


  • 소프트웨어의 장점은 재사용(reuse)에 있다. 여러 장비에 걸쳐서 비슷한 기술을 사용하면, 필요한 부분을 패키지화해서 적절히 재사용함으로써 원가를 몇 분의 일로 절감할 수 있다. 더욱이 검증된 코드를 재사용할 경우 품질 수준도 크게 높일 수 있다. 
  •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 제품의 품격을 높인다. 사용자가 결국 사용하는 것은 콘텐츠와 소프트웨어다. 제품의 디자인이 예쁘고 가격이 싼 것도 중요하지만, 융합 즉 컨버전스 시대에는 개인 위주로 서비스가 특화(personalized service)되기 마련이다. 이 모두가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소프트웨어가 결정한다.

 

시대가 바뀌었다 - 하드웨어 마인드에 젖어 있는 경영 방식

대기업에서 같이 근무했던 후배를 만난 적이 있다
. 그 기업에서 여전히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하던 그는 이제는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은 좀 달라졌지?”라는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여전히 소프트웨어 개발은 하드웨어의 로드맵 이후에 고려된다는 것이다. 그는 “경영진에서는 소프트웨어의 특성을 모르기 때문에 실적은 하드웨어 제품을 얼마나 팔았느냐에만 연연한다.”라고 푸념했다.

그러고 보니, 외람된 얘기지만 대기업 고위층에서 소프트웨어에 대한 통찰력을 가진 분을 찾기가 힘들다. 여전히 하드웨어 박스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심지어는 동일한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데, 하드웨어 사업 부문별로 별도의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고 있다고 한다. 재사용(reuse)이라는 소프트웨어의 사상을 전혀 모르니 소프트웨어가 가치(value) 창출이 아닌 단순 비용(cost) 처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

 

생각이 바뀌는 데는 시간이 걸리게 마련이다. 몇 십 년을 고수해온 사업 방식을 바꾼다는 게 쉬운 일인가? 아무리 애플, 구글의 스토리를 책이나 강의로 접해도 직접 체험하지 않는 한 사용자에게 미묘한 변화를 일으키는 소프트웨어의 특성을 이해하기란 어렵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세상은 급변하고
, 이런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면 차별화라는 기업의 영원한 숙제를 해결할 수 없다. 차별화를 해야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하드웨어 원가 절감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당연히 수익을 높이는 소프트웨어와 창의적 서비스로 중심축을 옮겨야 한다.

(아이뉴스24에 기고한 칼럼을 보완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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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껍데기 뿐인 IT강국인가?

IT와 세상 2009.06.10 07:40

IT 선진국으로 가는 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에 달려있다.

방송통신위원장이
IPTV 서비스를 구성하는 제품 안에 한국 기업의 기술이 별로 없는 것을 보고 장탄식을 했다고 한다. IT 강국이라고 자랑하는 우리의 참모습을 발견하게 되어 씁쓰레하다. 그러나, 실망하기보다는 두 가지 관점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IPTV 전시회 (etnews.co.kr)


1. 핵심적인 부품과 기술이 부족하다는 것은 허약해진 중소기업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


대기업은 브랜드와 시스템으로
, 중소기업은 요소 기술과 집중력으로 승부를 한다.
각각 집중하는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수평적인 윈윈 관계를 이루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직적 종속 관계가 심화되면서 중소기업 층은 더욱 엷어졌다

중소기업이 가능성을 제시한 분야에 대기업이 진정으로 관심이 있으면 M&A를 하면 된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 그러한 M&A(인수합병) 사례는 아주 적다. 오히려 대기업은 경쟁 제품을 만들어 중소기업과 경쟁하니, 중소기업은 First-Mover의 장점을 살릴 수가 없을 뿐더러 국내에서 마저 대기업과의 불공정 거래와 출혈 경쟁에 힘이 부친다. 그러니, 어느 세월에 세계에 나가 경쟁하겠는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비중이 높은 것은 어느 나라나 공통적이다. 문제는 중소기업이 어떤 경쟁력과 위상을 지니고 있느냐이다. 일본과 대만이 탄탄한 부품 기술을 보유하게 된 것은 기술에 확고한 뿌리를 내리고 있는 중소기업 덕택이다. 반면에 우리는 대기업에만 집중하고 중소기업을 육성하지 못해 결국 수많은 부품과 요소 기술을 일본과 대만에서 수입해야 하는 냉혹한 현실에 처했다.

소프트웨어 분야는 더 심각하다. 소프트웨어는 인건비 장사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어서, 아이디어나 기술력에 대한 가치가 들어갈 틈이 없다. 그러니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는 하청업체로 전락하게 되었다. 혁신과 창의력을 생명으로 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이런 대접을 받으니 글로벌 기업으로 커 나갈 여력이 없다.
이제라도 과오를 반성하고 중소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

2. IPTV와 같은 비즈니스 플랫폼을 보유한다는 계획 자체에서 희망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플랫폼에서 돌아가는 소프트웨어와 콘텐츠가 결국 핵심 부가가치다. 애플사의 아이포드(iPod)가 성공한 이유는 아이튠스(iTunes)라는 음악 서비스와 직관적인 디자인을 갖춘 단말기의 절묘한 결합에 있다. 어떤 국내 대기업 임원이 애플 제품의 디자인만 놓고 얘기하는 것을 보고 딱해 보인 적이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진행되는 서비스 플랫폼과 풍부한 콘텐츠 제공 모델을 간과해서는 절대로 애플을 뛰어넘을 수 없다.

이 제품이 진화한 아이폰(iPhone)이라는 결합 서비스 상품으로 애플사는 통신사와 단말기 업체가 절대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이동통신 시장을 관통했다. 그 결과 출시된지 2년만에 스마트폰 시장에서 윈도우 모바일을 제치고 심비안(Symbian), 블랙베리(Blackberry) 다음으로 3위를 차지했다. 출사표를 내고 쫓아오는 구글의 앤드로이드(Android), 잠시 시장에서 밀리는 형태를 보이지만 무시할 수 없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모바일이 스마트폰 플랫폼 장악을 위해 필사적인 전쟁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이미 애플 매니어와 풍부한 협력업체로 아성을 구축한 아이폰의 위상은  확고하다. 닌텐도도 가정용 오락 플랫폼의 절대적 위상을 차지한 전형적 예다.

Symbian(노키아)

BlackBerry

아이폰



비즈니스 플랫폼은 전략적 요소

이와 같이, 비즈니스 플랫폼을 가진다는 것은 엄청난 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적 리더쉽을 보유하고 있음을 입증한다. 역사적으로 새로운
IT 패러다임 변화는 신기술을 개발하고 창의력을 불태우는 모멘텀을 제시해 왔다. 만일 우리 플랫폼이 세계적으로 앞선다면, 여기에서 입증된 기술은 세계적으로 뻗어갈 기회를 선점할 수 있다.

우리가 껍데기뿐인 인터넷 강국이라고 자조의 목소리가 있다. 하드웨어 장비, 그것도 알맹이는 외산 장비가 장악한 현실에서 허울뿐인 표어라는 것이다. 그러나,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앞선 인터넷 환경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을 실험할 수 있는 중요한 플랫폼이다. 인터넷 뱅킹, 온라인 거래, 모바일 인터넷, 정보 보안, 온라인 게임에서 개발된 기술은 세계적으로 독보적이며 이는 우리의 IT 환경과 문화 턱을 톡톡히 보았다.

단순히 기술력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는 이런 IT 서비스를 생활과 문화 속으로 정착시킨 하이테크의 선진국이다. 충분히 자부심을 갖추고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사실이다. 이와 같이, 우리가 하드웨어적 시각에서 소프트적 마인드로 시선과 발상을 바꾸면 우리의 엄청난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기에 새로운 IT 플랫폼에 시선을 고정하고, 그 뿌리 위에서 꽃을 피울 준비를 해야 한다. 플랫폼의 방향을 정확하게 잡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역할 분담을 통해 윈윈(Win-Win)하는 환경이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다. 특히 글로벌 진출의 선봉을 집중력과 차별적 기술로 발 빠르게 움직이는 중소 IT 기업이 담당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중소기업이 제 역할을 하려면 역동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결국 공정한 거래가 핵심이다. 그래야 젊은 기업가들이 원대한 꿈을 가지고 달려들 것이며, 열정을 가지고 해외로 마음껏 뻗어나갈 수 있게 된다.

(한국일보 컬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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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생활혁명, 아마존은 왜 성공했을까?

보안 이야기 2009.04.25 08:53

 

발단(Trigger) III-(1): 생활혁명

 

90년대에 들어서면서 한국 가정에 케이블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뉴스, 영화, 스포츠와 같은 전문 채널들이 나오면서 공중파방송에만 의존했던 소비자들은 보다 다양한 컨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그 중에서 기존의 방송과는 다른 형태로 등장해 많은 관심을 끈 것이 바로 홈쇼핑 채널이다. 쇼 호스트의 설명을 듣고 전화로 주문해서 소포로 상품을 받게 되는 방식이 한국에서는 흔치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백화점에서 통신판매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보조 상품 정도에 그치고 있었다.

 

당시에 홈쇼핑 사업에 선정되어 준비하는 업체나 일반 국민이나 “저 사업이 과연 잘 될까” 하는 호기심 반 우려 반의 불확실성이 있었다. 필자도 홈쇼핑이든 전자상거래든 물건이 우편으로 배달되는 형태가 한국에서 정착하기 어렵다는데 한 표 던졌다. 엄연히 존재하는 문화적인 차이를 극복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국에는 편지주문(Mail Order)이라는 방식이 오래 전부터 자리 잡았다. 워낙 땅덩어리가 큰 나라여서 가까운 백화점에 가려고 해도 차로 20-30분 이상을 가야 하는 경우가 흔했다. 맘 먹고 가더라도 사이즈, 색깔, 스타일에 맞는 상품을 찾기 힘들고, 설사 있다 하더라도 재고가 있다는 보장이 없었다. 당연히 몇 주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 소비자들의 인내를 필요로 했다. 그에 비해 집에서 카탈로그를 받아보고 상품을 골라 원하는 상품을 주문하고 우편으로 받는 형태는 미국의 지리적 특성이나 국민성에 잘 맞는 쇼핑 방법이었다.

 

어떤 상품은 일부러 메일로만 주문을 받기도 했다. 소비자에게 브랜드만 각인되어 있다면, 직거래를 통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고, 때로는 희소가치도 느끼게 할 수 있었다. 우체국 이외에 페더럴 익스프레스(Federal Express), UPS와 같은 발달된 택배 시스템도 큰 도움이 되었다. 일본에서도통신판매라는 형태로 카탈로그 쇼핑, 텔레 마케팅(Tele-Marketing) 개념이 일찍이 정착했다. 흥미로운 것은 케이블이 발달하지 않은 일본에서는 공용 TV에서 특정 상품을 짧은 시간에 집중 판매하는 단발성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다.

 

한국에서도 통한 홈쇼핑 문화

 

그러나, 과연 이런 상거래 형태가 우리 나라에서도 통할까? 인근 백화점에서 수시로 셔틀 버스로 실어 나르고, 집으로 친절하게 배달해주는 등 서비스 경쟁이 치열하고, 백화점이 쇼핑만 하는 게 아니고 만나서 밥 먹고, 차 마시고, 정보를 교환하는 장소의 역할도 하는 게 한국 아닌가? 과연 옷을 만져 보지도 않고 살 수 있을까? 게다가 택배 시스템은 아직 낙후되어 있지 않은가?

 

그러나, 이러한 나의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현재 홈쇼핑 채널은 공중파방송 사이 사이에 들어가 있다. 심지어는 일반 채널도 지역 광고 시간에 단발성 홈쇼핑을 내보낸다. 이렇게 홈쇼핑 문화는 빠르게 우리 사회에 자리 잡았다. 물론 판로 개척을 위해 마진을 거의 포기하면서 홈쇼핑에 물건을 내놓는 업체들의 출혈 영업도 한 몫 했고, ‘신용카드 대란을 일으킨 신용카드의 과다 발급으로 인해 과소비 형태가 조장된 면도 없지 않다. 그래도 일상 상거래 행위를 통신과 물류의 공간으로 확장하는 실험을 빠른 속도로 체화(體化)한 한국인의 역동성이 잘 드러난 사례로 해석할 수 있다.

 

전자상거래의 열풍

 

위에서 언급한 문제들은 새로운 서비스를 늦게 시작해 급하게 좇아감으로 인해 생긴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고 파는전자상거래는 인터넷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벌어진 글로벌 패러다임 변화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사실 인터넷 버블은 전자상거래에 대해 과도한 기대로 연결된 적이 있었다. 금방 모든 물리적 공간이 사이버 쇼핑몰이라는 형태로 갈 거라고 IT 업체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어떤 IT 벤처 기업 CEO는 대기업 경영진과의 대담에서 굴뚝산업은 벤처 기업의 온라인 거래로 모두 바뀔 거라고 호언장담하기도 했다.

 

그러한 꿈은 단시일 내에 이루어지지않았다. 그러나, 분야별로 준비가 된 것부터 하나씩 실현이 되어 갔다. 아마존(Amazon)이 인터넷 서점으로, 이베이(Ebay) C to C(Customer-to-Customer 소비자간 거래) 거래 중개 사이트로, 아이튠스(iTunes)가 음악 파일 판매 사이트로 대표적 브랜드가 되었다. 이들을 세계적인 서비스 업체로 만든 것은 이들을 생활 속으로 받아들인 소비자들이었다.



 

아마존(Amazon)이 책을 첫 상품으로 정한 것은 참으로 현명한 결정이었다. 책은 다른 상품에 비해 배달 과정에 손상될 위험이 적었고, 표준화되어 있었고, 경제적으로 부담이 적었다. 또한 지식의 추구라는 인터넷 검색의 목표와 책의 근본 목적은 서로 부합한다. 아마존은 책이라는 상품 거래를 통해 인터넷 상거래를 위한 인프라를 차근차근 구축해 갔다. 결제 시스템, 데이터베이스화, 서평(Book Review), 평가 등급 등.

 

그러나, 무엇보다 아마존이 돋보였던 것은 보안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킨 것이었다. 아마존에서 책을 검색하다가도 결제를 걱정하던 이들에게, “당신은 아마존을 믿어도 됩니다”라는 짤막한 메시지를 전함으로써 걱정과 망설임에 머뭇거리는 시간을 단축시켰다.

실제로 아마존은 철저한 보안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 보안 인력과 시스템에 아낌없는 투자를 했다
. 보안에 대한 불안이 걷히면서 신규 고객과 아마존 사이에는 끈끈한 신뢰가 구축되어 갔다. 상거래의 기본인 공
급자와 구매자의 신뢰가 구축되니 지속적인 구매가 일어났고 이를 바탕으로 아마존은 취급 상품을 확대했다. 오늘날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제공하여 다른 인터넷 상인(Merchant)들을 돕는 웹 2.0의 선도 업체 중의 하나가 되었다.

 

생활혁명의 현장

 

엄청난 생활의 변화가 온 것은 전자상거래만이 아니다. 특히 우리 나라는 인터넷 뱅킹 서비스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했다. 인터넷 뱅킹을 본격적으로 구축하던 시기가 90년대 말이니, 10년이 채 안 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은행에 가서 직접 송금하고 돈을 찾으면 이상한 사람처럼 느껴질 정도로 일반화되었다.

 

고객의 은행 이용 패턴이 바뀌면서 은행의 구조도 바뀌었다. 예전에는 은행에 들어서면 사람의 모습이 먼저 들어왔다. 그러나, 오늘날 은행에 가면 처음 만나는 것은 현금출납기다. 인터넷 뱅킹으로 하기 어려운 현금인출 같은 서비스가 대부분 여기에서 이루어진다. 그래도 해결이 안 되면 비로소 은행 직원을 찾게 된다. 따라서, 은행은 예전처럼 많은 직원과 조직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되었다. 물론 IMF 이후 금융권의 합병과 구조 조정 노력도 있었지만, 사용자의 습관이 대부분의 서비스를 인터넷 뱅킹으로 해결하는 쪽으로 크게 바뀐 것이 주효했다.

 

그 외에도 이루 말할 수 없는 많은 변화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났다. 인터넷으로 개인들이 직접 주식을 거래함에 따라 수수료에 의존하던 증권회사는 수익 모델과 내부 구조를 바꿔야 했다. 과거에 여행사는 해외 여행 정보를 제공하고 티켓 판매로 돈을 벌었다. 이제는 각 개인이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여행지를 정하고 원하는 호텔을 가장 저렴한 값에 직접 예약한다.
 
항공사는 경쟁적으로 각 소비자를 겨냥한 직접 프로모션을 전개한다. 여행사가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든다. 그런가하면 과거에는 본적이 지방인 사람이 호적등본을 떼려면 본적지에 거주하는 친척이나
지인에게 부탁해서 편지로 며칠이 걸려 받아야 했다. 지금은 가까운 동사무소에서 가거나 인터넷으로 신청할 수 있다.

 

신뢰의 플랫폼을 이끄는 보안

 

혁명이란 기득권이 무너지고 새로운 패러다임이 들어서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 질서가 무너질 때 피해를 보는 세력과 이득을 보는 계층이 교차한다. 기존 정치적 권위를 몰아내는 과거의피의 혁명과 달리, 인터넷을 통한생활 혁명은 우리 각 개인의 삶의 현장과 문화 속에서 조용하면서도 신속하게 진행되었고, 계속 진행 중이다.

 

기업은 탄탄했던 수익 모델이 무너지니 새로운 사업 모델을 모색해야 한다. 인터넷은 기존 서비스와 유통 질서를 파괴했다. 천직으로 삼았던 직업을 바꾸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기업은 새로운 환경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끝없는 변신을 해야 한다. 역사상 이렇게 전세계적으로 광범위한 계층에 충격과 변화를 준 혁명이 또 있었을까? 이 혁명은 우리가 살아가기 위한 직업의 선택, 자기계발의 방향도 계속 바꾸게 하고 있다.

 

자크 아탈리는미래의 물결에서 “끊임없이 계속되는 혁신으로 인하여 지식의 변화 속도 또한 엄청나게 빨라질 것이다. 기본 교육은 변함없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테지만, ‘고용 가능한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쉬지 않고 보충 교육을 받아 스스로를 업그레이드시키는 일이 필수적이다”라며 급변하는 교육과 직업의 모습을 예언하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 생활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혁명은 우리가 믿을 수 있는 권위와 시스템의 개념도 혼란스럽게 한다. 얼굴을 맞대고 있지 않은 상대방을 어떻게 신뢰할 것인가? 그것을 믿는 기준은 무엇인가? 이 사회 속에서 경제적, 사회적 활동을 하는 당신과 당신의 가족을 지켜주는 메커니즘은 무엇인가? 생활혁명은 보안의 주체와 범위, 프로세스를 다시 정의하게 만들었다. 아니, 보안이 중심을 찾지 못하면 사회적 신뢰의 플랫폼이 무너진다. 여기에 보안의 중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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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RSA 보안컨퍼런스 현장 직접 가보니

Global View 2009.04.24 11:49


RSA 컨퍼런스(Conference)는 세계 정보보안 분야에서는 가장 정평이 나 있는 행사다. RSA도 보안 회사 중의 하나이지만, 오래 전부터 보안 업종을 대표하는 세미나와 전시회로 인식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RSA 컨퍼런스는 경쟁이든 아니든 관계없이 정보 보안에 관련된 많은 업체들과 전문가들이 모이는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인터넷이 바꾼 전시회 문화

사실 인터넷이 나온 이후로 컴퓨터 관련 전시회는 예전 같이 성황을 이루지는 않는다. 그 이전에는 신제품, 새로 개발된 소프트웨어의 시연, 제품에 관한 질의응답(Q&A)이 대부분 전시회에서 이루어졌다. 삼성전자에 근무하던 시절인 1990년대 초반에는 카탈로그와 모니터까지 들고 미국으로 출장와서 전시회를 준비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해서 첫 접촉이 이루어지고 대리점 개척을 추진하게 된다. 미국 회사에 있던 1994년만 해도 우리 소프트웨어를 찜해서 실제 데모를 보려고 부스를 찾아온 사람들이 있었다. 이렇게 전시회는 미국에서 고객과 파트너를 만나는 시작점이었다.

그러나, 인터넷은 이런 업무 스타일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제품 스펙(specification), 특장점은 물론 데모도 인터넷으로 볼 수 있다. 질의응답(Q&A)은 웹 사이트에서 FAQ(자주 묻는 질문의 답변)를 본 후에 그래도 궁금한 내용은 이메일로 물어보면 된다. 더 이상 종이 카탈로그는 필요 없다. 10년 전만 해도 전시장을 나서는 이들이 수많은 카탈로그와 기념품을 들고 나오는 풍경을 볼 수 있었지만, 이젠 들어갈 때의 모습과 나오는 모습이 별반 다르지 않다.

전시회가 의미가 있는 이유는 수많은 미팅을 한 장소에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RSA는 보안 관련자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만남을 가질 수 있다. 나도 하루 반 나절 정도 있었는데 고객과의 만남, 이미 예약된 새로운 파트너와의 미팅, 즉석에서 연결된 만남, 그리고 전시회 관람 2시간 정도로 비교적 알차게 보낼 수 있었다. 전시회 관람은 우리 제품과 기술의 판로가 되어 줄 업체는 없는지, 우리 경쟁이 될 만한 개념의 제품은 없는지, 기술적으로 제휴할 만한 기업은 없는지 하는 목적에 집중한다.



RSA에서 느낀 점 - 서비스 중심의 보안 테마


전반적으로 돌아 보면 최근의 테마를 느낄 수 있다. 최근 IT 트렌드인 가상화, 클라우드 컴퓨팅은 큰 틀에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었고, 보안은 서비스 중심으로 가고 있다는 점을 확신할 수 있었다. 이미 일상 제품(commodity)이 된 기술들도 당연히 나왔지만, 고객의 관점에서 쉽게 보안을 보장해 줄 수 있는 기술과 서비스의 조합 모델이 눈길을 끌었다. 전혀 새로운 기술의 개념이라기 보다 실제 환경에 접목해 가고 각종 규제와 정책에 맞추어 가는 컴플라이언스(compliance)가 기업의 주요 관심사다.


제품을 공급하는 벤더(vendor)의 경우 고객의 선택 옵션이 많다는 점에서 지위가 다소 우월한 성격이지만(반드시 그런 것도 아닌데 우리 나라는 좀 심한 경우), 서비스 파트너가 될 경우 대등하면서도 상호 의존적인 관계가 된다. 결국 사용자의 서비스가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운영되는게 성공의 척도이므로, 보안 전문 업체는 사용자의 서비스 모델을 잘 이해해서 사용하기 쉽고 각종 위협에 종합적으로 대응하는 인프라와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끊임없이 창출되는 신규 서비스 모델과 기하급수적으로 증대하는 위협 사이에서 보안기술과 경험은 서비스 형태로 자연스럽게 접목되는게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다. 서비스 중심으로 이미 변환한 우리 회사의 사업 방향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제 어떻게 글로벌 시장에서 길을 열어갈 지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우리 회사도 MITM(Man-in-the-middle), MITB(Man-in-the-browser), 자체보호(Self-protection)에 중점을 둔 온라인 보안서비스 기술들이 글로벌하게 잘 인정받고 있어서 이런 기술을 어떻게 포장해야 할까 고민하던 차에,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역시 기술보다는 고객 관점에서 생각해야 가치(value)가 극대화된다.

통합 보안 - 플랫폼(Platform) 장악 경쟁

서비스 마인드를 확연히 느낄 수 있는 곳은 대형 기업의 부스였다. 이들은 이미 판매하고 있는 제품의 전시보다, 자신들의 제품 및 서비스와 어울리는 여러 형태의 파트너쉽(Partnership),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을 선보였다. 결국 자신들은 플랫폼(platform)의 역할을 하는게 사업 모델이다. 

현재 IT의 화두는 플랫폼 싸움이다. 구글(Google)은 검색,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아이폰(iPhone)은 모바일, 닌텐도는 게임 등. 모두가 나름대로 플랫폼이라는 왕국을 건설하려고 한다. 그 위에 다양한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파트너를 한 편으로 만들기 위해 혈안이다. 보안도 결국 통합 보안이라는 플랫폼 경쟁이라는 점을 RSA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보안 플랫폼을 통해 네트워크, 엔드포인트, 서버, 어플리케이션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통합 보안, 역시 이것이 화두다. 누가 이런 통합 플랫폼을 장악하느냐에 혈안이 되어 있고, 그런 점에서 중소 기업들에게도 많은 기회가 있다고 본다. 우리 회사의 포트폴리오와 메시지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의 경제 불황은 IT와 보안에도 예외가 아니다. 많은 업체들이 투자를 받지 못해 고민하는 흔적을 보면서, 이럴수록 더욱 적극적으로 글로벌로 나아갈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주 괜찮은 개념과 기술을 가지고 있는 한 업체를 소개 받았는데, 아직 창업 초기이지만 모두가 열정에 차 있었다. 아쉬운 것은 이들이 가지고 있는게 서비스 모델이라 인터넷 연결이 필요했는데, 컨퍼런스 장 주위에서 연결이 잘 안 되어서 라이브 데모는 볼 수 없었다. 사람이 많다 보니 셀룰러 모뎀(Cellular Modem)도 잘 안 터졌고, Wi-Fi도 잡기가 힘들었다. 인터넷 서비스 모델은 데모를 위해 반드시 인터넷 커넥션이 필요하다는게 아쉽기는 하다.

끊임없이 생성되고 진화하는 보안 기술

그래도, 보안 분야는 끊임없이 신생 업체가 탄생하고 있는게 고무적이다. 이미 힘들고 어려운 분야로만 인식되어 있는 우리 나라와 다르다. 보안은 전문가들만의 전유물이라는 인식도 강하다. 공격과 악성코드(Malware)가 글로벌하고 복잡다단해졌기 때문에 지능성이 요구된다, 기업과 개인에게 금융적 피해가 구체적으로 나타나므로 수요는 끊임없다. 정보 보안(Information Security)는 사회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영원한 숙제임에 틀림없다.

싱가포르, 독일이 단체 부스로 나온 것이 특이했다. 이 두 나라는 보안 분야에서 별로 등장하지 않던 국가다. 싱가포르는 전자상거래를 위한 암호 솔루션, 온라인 서비스 기술들이, 독일 부스에는 컴플라이언스에 맞춘 기술과 제품의 인상이 강했다. 앞서 지적한 것처럼 단순한 솔루션(commodity)라기보다는 전체 서비스를 지원하는 형태의 인프라 모듈이다. 역시 아시아와 서구 문화를 융합한 싱가포르의 이미지와 규정(regulation)이 발달한 EU의 특성을 잘 나타내는 것 같다.

전시된 제품과 서비스에서 차이가 느껴진 점은 환경에 대한 가정이 다르다는 것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사용자가 개인이든 기업이든 필수적인 보안 제품, 즉 바이러스 백신, 방화벽 등은 잘 구비하고 있고, 스스로 보안 관리를 어느 정도 잘 하고 있다는 가정이다. 따라서, 사업 모델은 이를 보완하는 데 집중되어 있었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는 그런 가정이 잘 통하지 않는다. 물론 잘 하는 개인이나 기업도 많다. 그러나, 많은 경우 보안 업체나 서비스 제공업체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기대한다. 고객의 보안 수준이 천차만별이라는 얘기다.

이렇게 다양한 스펙트럼의 고객을 상대로 제품 기획을 하려면 시장 세분화(Market Segmentation) 단계에서 애를 먹게 된다. 국내형과 글로벌 형을 다르게 기획하자니 제품이 여러 버전이 생기는 효율성이 나빠지고.. 그런 애로 사항을 글로벌하게 사업을 하는 기업들은 모두 가지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격차(gap)는 IT에 대한 인식과 보안에 대한 마인드의 문제라서 빠른 시일 내에 좁혀 들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환경의 차이는 국내와 글로벌 사업을 병행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다.

2시간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컨퍼런스 장을 나서면서 느꼈던 것은 10년 전 이 장소에서 내가 느낀 것과는 확연히 달랐다. 10년 전에는 어떤 기술이 나왔나, 어떤 것을 보고 비슷하게 만들까 하는 것이 주요 관심사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아, 이렇게 데모나 세일즈킷(Sales Kit)를 만들면 되겠구나", "저 기술은 이런 위협에는 어떻게 대응할까?", "저런 파트너들과 일을 하면 시장에 접근할 수 있구나" 하는 식의 비즈니스전개(Business Development)적인 생각이 많이 떠오른다. 오랫만에 기술적 통찰력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다양한 아이디어와 열정을 듣다보니, 절로 의욕도 생겼다.

보안은 기술을 알아야 대화라도 할 수 있는 기술 중심의 비즈니스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객과 저녁 약속이 있어 서둘러 장소를 떠났다. 그래도 세미 정장을 해야 하니 호텔에 들러서 옷을 갈아 입어야 한다.

<RSA 컨퍼런스가 열리는 미국 현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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