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가 치명적 약점을 극복한 방법은?

책으로 보는 세상 2010/02/06 06:37

회사에서 어떤 사람에 대한 평가를 좋지 않게 내릴 때마다 나는 그 사람이 잘 하는 일이 무엇이냐고 관리자에게 물어 본다. 그러면 잘 모르겠다라는 태도를 보이거나 그게 왜 내가 상관할 바인지 어리둥절해 하는 이들을 본 적이 있다. 성과가 안 좋다고 해서 그 사람의 강점을 무시해 버리는 처사다.

 

20년 간 회사 생활을 해 본 경험으로는 어느 누구든지 강점과 약점이 있다는 것을 나는 믿는다. 단지 그 사람이 잘 하는 일이 조직 내에서 발휘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특정 업무에 대해 일을 잘 하고 못 하고는 그 사람의 태도와 자세, 역량도 중요하지만 그 사람이 진정으로 하고 싶어하고 잘 하는 일이냐에 따라 좌우된다.

 

산업화 시대에는 개인이 튀는 것보다는 조직의 규율과 논리에 맞도록 훈련되는 것이 조직원으로서의 기본 자질이었다. 그러나, 창의력과 지적 호기심이 중요시되는 지식 기반 사회에서는 그 사람의 강점을 얼마나 살리느냐가 중요한 관건이다. 물론 회사가 그 사람의 강점을 반드시 살리기 위해서 희생을 할 이유는 없다. 기업의 고유 목적과 각 개인의 원하는 바가 맞지 않는 경우는 허다하기 때문이다. 허나 그 사람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기업과 직원 모두에게 중요하다.

 

강점과 약점에 대한 예리한 분석을 한 책

마커스 버킹엄의 저서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 혁명의 저자로 유명한 마커스 버킹엄의 책 나를 가슴 뛰게 하는 에너지 강점은 내가 책을 사서 단숨에 읽어 버린 책이다. 너무나도 가슴에 와 닿도록 시원해서 우리 회사 임원들에게 다음날 나누어 주었고, 전직원 교육을 할 때에도 예를 들어가며 적극 추천했다. 강점혁명 2.0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누구든지 가진 강점과 약점에 대한 저울질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었다.

저자는 두루두루 잘 해야 하는 우리의 교육 시스템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이를테면 수학은 잘 하는데 사회 과목을 잘 못할 경우 약점인 과목을 집중 공부해서 약점을 없애야 성공한 사람으로 취급 받는다. 또한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은 약점이 별로 없는, 그래서 학벌과 고른 실력을 갖춘 모양새 좋은 사람을 선발하는데 주력한다.

 

그러나, 저자는 분명하게 지적한다. 취약한 부분은 아무리 노력해도 최고 수준까지 성장할 수 없다. 모든 사람에겐 자기만의 재능이 있다. 모든 사람의 성공은 그들의 강점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약점을 강점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은 성공할 수 없으며, 그 시간에 강점을 더욱 키우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몇 가지 예가 소개되어 있는데, 유명인들의 얘기라서 우리와 거리가 있지만 메시지가 명확해서 여기에 일부 소개한다.

 

사례 1. 타이거 우즈가 골프의 황제가 된 과정은?

세계
1위의 골퍼인 타이거 우즈의 호쾌한 드라이버 샷, 정교한 아이언샷, 정확한 퍼팅 실력은 아무도 범접하지 못한다. 너무도 뛰어나서 골프장 설계를 타이거 우즈 때문에 바꾼다고 한다. 최근 스캔들로 스타일은 완전히 구겼지만 골프 실력 만큼은 인정해야 한다. 대부분의 PGA 경기가 '타이거 우즈 대(對) 누구'라는 대결로 구도가 잡혀 있으니 흥행에 절대적 영향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

포효하는 타이거 우즈

타이거 우즈의 벙커샷하는 모습

 

그런데, 그에게도 치명적 약점이 있으니 바로 벙커샷이다. 그가 벙커에서 탈출하는 실력은 PGA에서 80위권 밖이다. (물론 PGA 프로들과의 비교이니 평범한 우리들과는 비교도 안 된다. 그러나, 한 타에 몇 백 만 불이 오가는 것이 PGA 경기니 경기 결과에 영향력이 크다). 그는 약점인 벙커샷 연습에 집중했을까? 아니다. 오히려 그는 그의 강점인 드라이버, 아이언, 퍼팅에 집중했다. 그 결과 벙커에 빠뜨리지 않도록 더 조심했고, 약점을 능가하는 강점의 발휘로 세계 최대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사례 2. 샤킬 오닐을 명 센터로 키운 명장의 비법은?
 

샤킬 오닐은 미국 NBA에서 센터로서 명성을 날린 선수다. 그러나, 그에게도 치명적 약점이 있으니 자유투다. 자유투 성공률은 50%도 안 되었고 가장 나쁠 때는 42% 정도에 머물렀다. 골 밑에서 활동하는 센터는 슛 동작에서 파울을 얻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유투가 아주 중요하다. 골밑슛을 허용하면 2점이지만 파울을 걸어 자유투를 하면 1점이나 0점에 그칠 수 있기 때문에 자유투를 못하는 센터는 상대방에게 반가운 존재다.

레이커스 시절의 샤킬 오닐

필 잭슨 감독

샤킬 오닐의 치명적 약점 자유투


특히 경기 종료가 가까워져서 팀파울에 걸리면 상대방은 자유투를 가장 못 하는 선수에게 고의적으로 파울을 건다. 그렇다고 농구에서 센터를 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러니 자유투를 못하는 것은 센터로서는 치명적 결함이 아닐 수 없다. 막상막하의 LA 레이커스 경기를 볼 때마다 경기 막판에 자유투 라인에 선 그가 측은하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첫 프로팀인 올랜도 매직에서 샤킬 오닐은 하루 종일 자유투 연습을 했지만 실력은 나아지지 않았다. 그런데, LA 레이커스로 옮기면서 NBA의 전설인 필 잭슨 감독을 만났다. 필 잭슨은 마이클 조던 시절 시카고 불스를 우승으로 이끈 최고의 감독이다. (흔히 마이클 조던만 생각하지만, 사실 필 잭슨의 지도력으로 훌륭한 선수들과 조직력을 갖추었기에 시카고가 훌륭한 업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LA에 온 그는 오닐의 연습 방식을 철저히 뜯어 고쳤다
. 오히려 약점인 자유투 연습은 한 시간으로 줄이고 센터로서 골 밑에서의 경기력 향상에 집중시켰다. 강점을 철저히 살린 것이다. 그 결과 샤킬은 뛰어난 리바운드, 골 밑 플레이어로서 최고의 센터라는 명성을 차지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자유투 성공률도 상승했다. 강점을 살린 것이 콤플렉스를 벗어나는 계기가 되었다고나 할까?


Self-Leadership이 중요한 시대
 

개인의 리더쉽이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기업의 가치를 결정하는 척도도 바뀌고 있다. 기업에 속한 모든 개개인이 추진력과 열정을 가지고 자신의 분야에서 강점을 살리는 지도자가 될 때에 그 기업은 최대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 CEO CEO 역할로서의 지도자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10년 전 제정한 안철수연구소의 핵심 가치 중의 하나가 자기개발인 것을 너무나도 고맙게 생각한다. 자기 개발이야 말로 그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첫 단추이기 때문이다.

 

입사 면접을 할 때 자신의 강점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 하는 이들을 보게 된다. 우리 사회는 주위에서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즉 자신의 학력, 성적, 경력, 프로필과 같은 스펙에 너무 많은 신경을 쓴다. 더 나아가 부모나 친지들이 권하거나, 심지어는 장래의 배우자가 좋아할 것 같은 직업을 선택하고 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우리는 가장 급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어느 누구도 어떤 사람의 장래에 대해 이 길이 좋은 길이라고 장담할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되는 시대다. 어차피 자신의 인생은 자신의 책임이고, 그러려면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는 강점을 살리는 길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그것이 가장 재미있고 보람을 가질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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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연구소 CTO로서의 첫 당부사항 공개 (2)

경영 이야기 2009/06/21 13:37
(전회에 이어)
지난 2008년 2월 CTO가 된 후에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입니다. 그 동안 많은 변화가 이루어졌고 아직도 연구개발, 조직문화, 해외사업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CEO이지만 당시 CTO 시기에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가 다른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공개해 드립니다.

안철수연구소 CTO가 된 후 첫 메시지 공개 (1) [첫편 링크]

3. 당부사항

 

저는 개인적으로 "꿈을 꿀 수 있고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춘 하드워커(hard-worker)"를 좋아합니다. Hard-worker라 함은 회사에 오래 앉아 있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열정적으로 일에 몰입할 수 있는, 끊임없이 의지를 불태우는 사람을 말합니다. 물론 여러분이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되기를 강요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제 오랜 경험으로는 이런 분들이 보람과 행복을 많이 가져가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젊음, 결코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이 시간을 소중하고 값지게 보냅시다. 실패도 훈련이고 좌절도 훈련입니다. 그러나, 시도도 해 보지 않은 시간은 무의미할 뿐입니다. 구글(Google)에서는 나이스(nice)하게 실패하는 것을 장려한다고 합니다 (Google encourages to fail nicely). 그만큼 창의적인 노력을 최대의 가치로 둔다는 점입니다. 꿈을 이루어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몇 가지 첨언하면,

1) 스스로 일류가 되도록
 
노력합시다

 

우리의 영역을 국경이 지켜주지 못합니다. 글로벌하게 하나의 시장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경쟁 상대는 한국 내의 다른 기업에 있는 친구나 선후배들이 아닙니다. 구글(Google), 시만텍(Symantec),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에서 일하는 사람들입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인도에서, 중국에서, 러시아에서 우리의 경쟁자들은 꿈을 불태우고 실력을 연마하고 있습니다. 저도 그 회사의 CTO와 경쟁해야 하고, 팀장들은 그 회사의 팀장들과기술자들은 그 회사의 기술자들과, 마케터는 그 회사의 마케터를 경쟁 상대로 삼아야 합니다여러분 각자가 일류가 되어야 안철수연구소가 일류기업이 됩니다. 일류가 되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 안철수연구소의 동료들로부터 배웁시다. 저도 여러분들의 경험과 전문성을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2) 자기의 제품과 서비스에 자신감(confidence)을 가집시다.

 

저는 지는 것을 아주 싫어합니다. 안철수연구소의 제품과 서비스가 타사보다 못하다는 얘기는 듣고 싶지 않습니다. 프라이드(Pride)가 없는 제품을 만들 생각을 하지 마십시오. 과거에 어떻게 했든 모두 잊어 버리고, 이제부터 우리가 만드는 제품과 서비스는 '명품'을 만든다는 각오로 정성을 기울여야 합니다. 남들이 하는 것 흉내내지 말고, 고객이 찡할 수 있는 가치를 전달(delivery)합시다.

 

3) 완벽을 기합시다.

 

안철수연구소의 최대 가치는 믿음과 신뢰입니다. '보안'업체이기 때문에 고객들이 믿는 것이고, 깨끗하고 투명한 기업 문화 덕택에 신뢰를 받습니다. 우리는 그에 보답하는 치밀함과 섬세함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사소한 문제라도 남에게 던지지 마십시오. 누군가 챙기겠지 하지 마시고, 여러분의 손끝에서 고객이 사용할 제품과 서비스가 탄생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한번 더 파이널 터치(final touch)를 하십시오. 여러분의 노력 덕택에 고객은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고, 그 모습에서 희열을 느끼십시오. 

 

다시 한번 같이 일하게 된 계기를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저와 언제라도 대화를 원하시면 제 문은 항상 열려 있고, 이메일이든 메신저이든 환영합니다. 여러분이 신나게 일할 수 있는 것이라면, 최선을 다해서 돕겠습니다.

 

일부 부서는 오늘부터 주말 기간에 이사를 준비하느라 바쁘시겠습니다. 편안한 주말 보내시고 월요일 아침부터는 새로운 각오로 재미있게 일해 봅시다. 10층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김홍선


이 메시지 하나로 기업 문화가 하루 아침에 바뀌기는 힘들겠지만, 적어도 나는 이런 변화가 필요하다고 확신했고, 현재도 그런 원칙으로 경영에 임해왔다. 나는 조직의 관료화는 반드시 도려내야 할 암적인 존재라고 생각한다.

회의 문화가 첫번째 개혁 대상이었다. 우선 내가 주재하는 회의 시간을 30분으로 조정하고, 준비 자료는 3 페이지가 넘지 않도록 했다. 절대로 파워포인트 잘 만드느라 시간 낭비하지 않도록 당부하며.. 그 후 안철수연구소에는 회의실마다 다음 그림과 같은 표어와 시계가 비치되어 있다. 


굳이 여러 부서가 다함께 모여야 하는 안건을 제외하고는 직원들의 자리에서 선 채로 바로바로 결정이 되도록 유도했다. 나는 직원들을 사무실로 불러서 보고받는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사무실에 돌아다니면서 실무자의 자리에서 서서 결정하는게 가장 정확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항상 모자랐던 회의실이 지금은 여유가 있다. 점차 회의실 공간을 더 효율적인 방안으로 활용하고 있다. 

안철수연구소는 고객으로부터 외면을 받고 불평을 들었던 이유를 처절하게 깨달아야 했다. 나는 고객을 모르는 엔지니어는 프로가 아니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직장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만들어 자족하는, 그런 취미 생활하는 곳이 아니다. 

한편 연구개발(R&D) 직원들도 현장의 고객 사이트로 나가도록 독려했다. 영업부에서는 R&D의 반발이 클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지만, '자신이 만든 제품이나 기술을 다른 사람이 사용하는 것을 보았을 때의 기쁨' [관련 블로그 링크]을 느낄 줄 알아야 진정한 엔지니어라는 내 소신을 바꾸지 않았다. 내가 만난 톱클래스 엔지니어들은 모두가 고객의 목소리에 적극 귀를 기울이는 자세를 가졌다.


아직도 안철수연구소의 개혁은 진행형이며, 앞으로 영원한 미래형이 될 것이다. 안랩의 핵심가치를 직원들이 체화(體化)시키면서 세계 시장에서 실력으로 승부하겠다는, 아니 해야만 한다는 현실을 철저히 깨달을 깨닫도록 계속 매진해야 한다. 

내가 얼마나 안철수연구소의 CEO로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CEO로 있는 동안 CTO로서 보낸 첫 메시지를 간직하며 살 것이다. 안랩을 글로벌하게 성공한 기업으로 만들고 싶다는 나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