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성'에 해당되는 글 2

  1. 2012.09.18 전환기를 이끄는 기업가 정신 (2)
  2. 2010.03.15 CEO가 트위터의 매력에 빠져든 이유는? (20)

전환기를 이끄는 기업가 정신

CEO 칼럼 2012.09.18 13:33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어느 벤처 기업의 최고책임경영자(CEO)와 대화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는 그 기업의 창업자는 아니었다. 창업자가 추구했던 사업 모델은 실패해서 창업자는 이미 떠난 후였다. 대주주였던 벤처캐피털은 기업을 살리기 위해 그를 전문경영인으로 영입했다. 벤처캐피털이 그에게 요구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보통의 경우라면, 하루빨리 경영을 정상화하고 재정 상태를 흑자 구조로 바꾸라고 주문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에게 주어진 과제는 달랐다. 필요한 자금을 투자할 터이니 새로운 도전을 해보라는 것이었다. 당시 인력들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 신제품이든, 기존의 기술을 향상시킨 것이든, 남과 다른 무엇(to-be-something)이 되라는 게 전부였다고 한다.

 

 

 

 

<사진출처: 구글 검색>

             

그는 기업의 전열을 다시 정비하고 열정적으로 노력한 결과, 혁신적인 제품을 출시하는 데 성공해서 주목할 만한 틈새 기업(niche player)’으로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비록 흑자 전환은 하지 못했지만, 그 기술의 잠재력을 인정한 대기업에 의해 인수되었다. 대기업의 포트폴리오에 편입된 그 제품은 현재 전세계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이노베이션과 차별화가 기업의 가치를 얼마나 좌우하는지 잘 대변해주는 스토리다. 벤처캐피털 역시 좋은 인력과 네트워크 형성을 도와주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정보 보안 산업은 1990년대 중반부터 수많은 벤처 기업의 탄생을 촉발했다. 혁신적인 기술이 연이어 발명되었고, 투자는 활발했다. 그런데, 2006년 이후 그 열기가 크게 줄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수백 건의 인수합병이 2005년까지 대부분 마무리되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대기업 제품이 되면서 매출과 시장은 성장하고 있었지만, 이노베이션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흥미로운 것은, 그로부터 1~2년 후 창업 열풍이 다시 불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오랜 친구 중에, 벤처 기업을 대기업에 성공적으로 매각해서 큰 부를 거머쥔 이도 있었다. 그는 자신의 기업을 매수한 대기업에서 고위급 임원으로 재직했다. 수많은 청중 앞에서 기조 연설을 할 정도로 유명 인사도 되었다. 그러던 그가, 어느 날 갑자기 명예와 직장을 내던지고 조그마한 벤처 기업을 창업했다.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도 없고, 평생 먹고 살 만한 재력도 확보한 그가 다시 창업의 가시밭길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질문을 한 게 필자뿐이었겠는가? 그의 대답은 의외로 아주 간단했다.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카드 빚으로 컴퓨터 장만해서 사업을 시작했을 때는, 재정은 쪼들려도 세상에 보탬이 되는 제품을 만든다는 기쁨에 충만했다고 한다. 그런데, 수많은 회의와 연설, 인터뷰로 점철된 업무는 지루하고 시간 낭비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인수 후 대기업으로 편입됐던 직원들 대부분이 의무 복무 기간이 끝나자 창업을 하거나 작은 회사로 옮겼다고 한다.

 

이 친구의 이야기를 통해 미국의 정보기술(IT) 산업 속에서 대기업과 벤처 기업의 역할 분담을 실감할 수 있다. 수많은 창업 기업들이 혁신적인 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그 중 성공하는 기업들은 대기업에 인수된다. 대기업은 외부의 이노베이션(벤처 기업)을 수혈해서 자신들의 강점인 체계적인 사업 인프라 속에 집어넣는다. 대기업은 혁신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이러한 신선한 피를 받아들임으로써 관료화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스스로를 자극하는 것이다.

 

<안철수의 생각>에서 저자 안철수 원장은 대기업과 함께 탄탄한 중소기업과 벤처 기업들이 육성된다면 이 축이 국가 경제의 리스크를 낮추고 안정성을 높여줄 것이라며 경제를 포트폴리오관점에서 바라보았다. 또한 5천만 국민 중 대기업에 종사할 수 있는 사람은 200만 명밖에 없기 때문에 2천만 명 이상의 일자리는 중소기업 또는 벤처 기업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인구조사 통계국의 데이터에 따르면 1980년부터 2000년까지 대부분의 고용 상승은 설립한 지 채 5년이 안 된 기업들이 만들어 냈다. (출처 : '창업국가'). 그만큼 벤처 기업과 중소기업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의 핵심 동력이다.

 

               <창업국가, 사진 출처: 구글 검색>

 

우리는 기업의 가치가 혁신성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혁신, 즉 이노베이션은 호기심과 도전 정신을 통해 이루어진다. 내가 만든 제품을 다른 사람이 사용하는 것을 볼 때의 희열은 경험한 자만이 알 수 있다. 도전 정신을 가진 많은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기대감에 힘들어도 기업가의 길을 걷는다. 기업가 정신은 전환기에 놓인 우리가 반드시 추구해야 할 시대정신이 아닐까.


[중앙일보 컬럼 기고 내용을 일부 수정해서 포스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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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가 트위터의 매력에 빠져든 이유는?

IT와 세상 2010.03.15 07:43

트위터에 대한 관심은 약 1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느 미국 회사에 방문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던 중 앞으로 트위터(Twitter)를 적극 활용하려는 마케팅 계획을 듣게 되었다.

 

미국 시장에서 톱 블로거의 지지(endorsement)가 중요하다는 것은 현지 전문가들을 통해 익히 알고 있었다. 신제품이나 신기술을 시장에 선보일 때 커뮤니케이션PR의 첫 번째 목표가 블로그 커뮤니티, 그 다음이 가트너와 같은 시장 분석기관이다. 전문지나 언론은 그 다음이다. 그래도 트위터(Twitter)는 아직 생소했다. 트위터에 대한 책도 사 보면서 개념을 깨우쳤지만 동조하는 이들이 주위에 적어서 직접 활동하지는 않았다.

100억 Tweet의 돌파 (2010. 3. 5)

최근 급증하는 트윗 숫자

 

한국에서도 언제부터인가 얼리어답터와 일부 언론인, 정치인들이 트위터를 사용한다는 뉴스를 접하게 되었다. 마침 나는 작년 초부터 시작한 개인 블로그에 한참 재미를 붙이고 있었다. 업무를 마친 밤 늦은 시간이나 새벽에 블로그를 하다 보니 별도로 시간을 낸다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게다가 한국에서 트위터는 일상적인 채팅이나 협소한 분야에 머무르는 것 같았다. 물론 그것도 의미가 있는 활동이지만, 그러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그러던 중 내부 보고 자료가 빠르고 정확하게 업데이트 되는 것을 보고 비결을 묻자 트위터 덕택이라고 하는 것 아닌가? 가벼운 메시지 위주로 시작하던 트위터가 전문 콘텐츠의 소통과 담론으로 분화되어 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전 세계의 수많은 자료가 빠른 속도로 공유되고 있었다.

 

아이폰 출시후 급성장한 트위터 사용자수

특히 스마트폰의 도입은 트위터 성장에 영향을 주었다. 10만 정도에서 소강 상태를 보이던 트위터 인구는 아이폰의 출시를 계기로 증가폭이 커졌다. 내 느낌으로는 이 통계 이상으로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시간과 장소에 제한없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서
, 혹은 순간순간 느꼈던 생각들을 알리기에는 트위터가 제격이다. 스마트폰으로 교체할 때 이미 나는 트위터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트위터 세계로 들어간 과정

그러나
, 기업에서 4사분기 말과 1사분기 초는 가장 바쁜 기간이다. 사업 전략 및 계획 준비하랴, 전직원 교육하랴 정신 없는 기간을 보냈다. 그 후 더 미룰 수 없다는 생각에 2월 말에 조용히 트위터 세상에 발을 들여 놓았다 (@hongsunkim).

초반에는 트윗
(Tweet)을 보내지 않고 그냥 팔로우(follow)만 하려고 했다. 그런데 1시간이 채 되지 않아 평소 블로그로 알고 지내던 광파리(http://blog.hankyung.com/kim215) 님께서 내가 트위터에 들어온 것을 공표해 버렸다. 순간 수십 명의 팔로워가 붙어 당황스러웠다. 이렇게 된 이상 숨어 지낼 수 없어서 인사의 메시지를 트윗(Tweet)으로 날려 보았다. 그러자 반응이 오기 시작했고, 여러 지인들로부터 격려의 메시지가 쇄도했다. 예전에 알고 지냈던 이들, 옛 직원들도 팔로워로 들어 왔다. 소통의 스피드는 짜릿했다.

그렇게 나는 트위터 세상에 몸담게 되었다. 트위터는 블로그와는 다른 차원의, 그러면서도 보완적(complimentary)인 수단이다. 아직 나는 초보 단계다. 시간이 모자람도 절감한다. 왜 이리도 세상은 빨리 변하고 있는가? 지금 이 시간에도 온 세상 정보를 트위터와 블로그로 알리는 이들의 열정이 놀랍다. 그래서, 트위터의 매력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첫째, 글로벌 커뮤니티 속에서 입체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진다. 비록 140자 이내라는 짧은 글이지만, 오히려 단편의 문장 속에서 그 사람의 진정한 생각을 읽을 수 있다. 손정의 사장의 메시지를 어디에서 이렇게 생생하게 읽을 수 있겠는가? 사실 짧은 글 속에 중요한 요지가 더 함축되어 잘 담아질 수 있다. (아래 cartoon 참조)

The Evolution of Communication, Mike Keefe, The Denvor Post, March 27, 2009


둘째
, 타임라인(Timeline)
이라는 시간적 차원이 추가되었다. 정보는 더 이상 저장(store)되고 관리(manage)되는 정적인 요소에 그치니 않는다. 방대한 정보가 떠 돌아 다니며 타임라인이라는 시간축과 팔로워라는 소셜 네트워크 축을 통해 입체적으로 퍼져간다. 이 정보를 어떻게 잡아내어 자신의 가치(value)로 만드느냐가 열쇠다. 끊임없이 고급 정보는 역동적으로 생성되어 흘러가며, 이는 실시간(real-time)으로 소통되고 있다.

셋째, 트위터는 컨버전스 시대에 판단 기준을 삼을 수 있는 도구다. 각종 기술과 콘텐츠, 아이디어가 융합되어 가고 있다. 기존의 생각과 틀이 바뀌고 있고, 그 변화 속도는 너무나도 빠르다. 경험적이고 학구적인 이론이나 기존의 사업 모델이 적용되지도 않는다. 그럴 수록 전문가(Guru)의 통찰력과 감각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트위터에서 논의되는 전문가의 의견은 상식 수준의 정보와 차원이 다르고 맥을 잘 잡는다.

 

여러 장점 중에서 전문가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점이 나에게는 큰 매력이다. 우리가 현재 경험하고 있는 변화는 패러다임 이동 수준이 아니다. 지축이 흔들리는 구조적 탈바꿈이다. 사업 모델의 충돌, 기술과 콘텐츠의 집합(aggregation), 여기에 소셜 미디어와 문화 코드의 복합성이 뒤엉켜 있다. 산업화 시대의 규율과 통제의 기업 문화와 훈련된 역량으로는 풀어갈 수가 없다.

 

창의력과 혁신성이 중요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역량을 필요로 한다. 홍수처럼 떠돌아 다니는 정보와 지식의 구름 속에서 전문가와 리더의 생각을 읽는 것이야말로 아주 중요하다. 또한 스스로 전문가가 되어 세상과 소통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그런 시대에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 미디어는 입체적으로 우리를 도와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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