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불편함으로 돈 버는 얄팍한 상술

Global View 2009.08.27 12:04

어떤 미국 회사 사장으로부터 들은 얘기다. 그 분은 10년 동안 사업을 착실히 해서 소유하고 있는 건물의 은행 빚을 말끔하게 갚았다. 부채가 전혀 없는 건물이다 보니 금융기관에서 좋은 조건에 대출을 해 주겠다고 계속 연락이 왔다.

마땅히 돈 쓸 곳이 없어서 거절하다가,
드디어 작년 말에 좋은 지역에 사업을 확장할 기회를 발견해서, 지점을 내기 위해 이 빌딩을 담보로 돈을 좀 빌리려고 은행에 갔다가 보기 좋게 거절당했다고 한다. 작년 9월 금융 위기 이후 정책적으로 모든 부동산 대출은 아주 엄격하게, 아니 거의 불가능하게 되었다는 이유다. 그 분은 돈은 엉뚱한 데서 날리고, 착실하게 사업하는 사람들에게 화풀이한다라며 원칙도 없는 은행 정책을 맹비난했다.

 

미국의 금융 시스템을 망가뜨린 것은 일류 대학 출신 금융 엘리트들의 탐욕 때문이다. 일반인들에게서 받은 돈으로 화려한 금융 상품을 내세워 위험 관리를 하지 않고 무모하게 달려 든 결과다. 회사를 망가뜨려서 국가로부터 보조도 받게 했으면서, 자신들의 보너스는 챙겨가는 철면피도 있다. 정작 피해를 받는 것은 전문 경영 지식은 부족해도 현장(Street)에서 착실히 사업을 해 온 이들이다.

 

수익 창출을 위한 치졸한 수법

 

그런데, 은행이 대출을 안 해 주면 은행은 어디서 수익을 얻는가? 은행의 가장 기본적인 수익원은 예대마진 아닌가? 좋은 대출을 해 주어야 수익을 얻는 것은 자명하다.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함인지 최근에는 은행들이 부쩍 고객들이 잘 모르는 계약 내용을 이용해서 금융 비용(finance charge)을 부과하는 방법을 강화했다고 한다.

 

미국 월가의 상징 둥 하나인 황소 동상


어떤 사람은 어느 한도 이상의 금액을 유지해야 하는지 몰랐다가 낭패를 본 적이 있었다. 자주 이용할 때는 넉넉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다른 은행을 이용하게 되면서 한 동안 신경을 덜 쓰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월간 사용내역을 편지로 받고 나서 소스라치게 놀랐다. 금융 비용(finance charge)의 명목으로 약 15불씩 여러 번 부과되어 빠져나간 것이다. 최소 예치 금액 밑으로 떨어지면 매 거래(transaction)가 일어날 때마다 비용이 발생한다는 약관이 있었다고 한다. 이미 약관에 동의한 것 아니냐며 은행 측은 냉담했다.

 

신용카드를 취소하기가 어려운 사회

 

한국에서도 신용카드 대란이 난 적이 있지만, 미국에서도 신용카드를 발급해 주겠다는 달콤한 편지가 오프라인, 온라인으로 많이 배달된다. 첫 해는 연회비도 없고 파격적인 이자도 부여한다. 그러나, 6개월-1년 뒤부터는 조건이 확연하게 바뀐다. 문제는 카드를 말소(termination)하는 것이 아주 어렵게 되어 있다는 점이다.

 

어떤 미국 친구로부터 자기가 카드를 말소하기 위해 30분을 싸운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말소하기 위해 안내 전화를 걸면, 일단 자동 응답기로 연결된다. 몇 개의 메뉴를 인내를 가지고 들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주요 메뉴가 새로운 상품 소개에 할애된다. 겨우 안내원과 연결되는 메뉴에 들어가면, 또 다시 몇 분을 대기하면서 기다려야 한다. 한참을 설명하고 나서 관련 부서의 승인이 필요하다며 돌려 주고, 또 몇 분씩 기다리는 과정을 거치면 드디어 카드를 종료시킬 수 있다. 앞으로 절대로 새로운 카드를 안 만들겠다고 다짐하는 그를 보며, 합법적이지만 기업 윤리가 실종된 현장을 볼 수 있었다.

 

물론 한국에도 이런 경우는 종종 일어난다. 그러나, 한국은 작은 사회이다 보니 이런 일이 벌어지면 시끄러워져서 오히려 낭패를 볼 수 있다. 또한 금융 기관이 비교적 지척거리에 있어 직접 찾아가 항의할 수가 있다. 상대적으로 땅덩어리가 큰 미국은 비즈니스가 전화와 편지에 의해 주고 받는 경제이고, 개인이 스스로 잘 챙겨서 살아야 하는 사회이다. 그러니, 억울한 일을 당해도 자기 책임이다. 특히 영어가 서투른 이민자들은 더 곤경을 겪게 된다.

 

나도 오래 전 AOL(America Online)을 탈퇴할 때 비슷한 경험을 했다. 앞서 경우처럼 인내를 가지고 안내 전화 시스템과 씨름한 끝에 20여분 만에 마무리할 수 있었다. 미국 서비스 업체에서는 이렇게 잘 사용하지 않는 휴면 계좌 (idle account)가 많다고 한다. 마침 TV에서 AOL의 성공을 연일 보도하는 내용을 보면서, “이렇게 돈을 뺏어 가면서 최고 경영자들은 화려한 사무실에서 자기 보너스를 세고 있겠지하는 생각에 씁쓸했다.


나눔과 인간미가 넘치는 사회를 만들어야
 

경제가 어려워지다 보니 더욱 각박해지고 있음을 이번 미국 출장에서 느낄 수 있었다. 여유롭고 인간미가 있었던 문화가 기계로 대체되고 끝없는 이익만을 추구하는 탐욕에 의해 건조해 지는 것을 보니 안타깝다. 법의 테두리라는 명목으로 소비자를 우롱하는 기업은 결국 버림받게 될 것이다.


혹자는 미국처럼 M&A를 통해 덩치들을 키워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의 대기업이 M&A를 하는 방식 중에 경쟁자들을 모두 인수해서 죽여버리는 전략이 있다. 그런 다음에는 서비스 비용을 올려 버린다. 항상 이런 게임의 패자는 소비자다. 서비스 품질은 좋아지지 않으면서 비용만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문적인 중소기업이 균형을 맞추어져야 건전한 경제가 된다.
 

우리 나라는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가? 글로벌화는 나눔의 문화를 허물고 빈부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다. 그렇지만, 글로벌화는 역행할 수는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글로벌화를 빌미로 일부 기업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중소 기업과 소비자가 피해를 받는다면 이 사회를 받치는 중요한 주축이 무너지게 된다. 글로벌 시대를 맞이해서 한국인 특유의 협동과 집중력, 어울려 사는 문화를 살려가는 지혜와 공감대가 절실하다.

 

실리콘밸리의 연구개발이 사라진 이유

보안 이야기 2009.06.25 06:07

발단(Trigger) V-(2): 글로벌화(Globalization)와 정보 보안

 

실리콘 밸리에서 오랫동안 생활하신 분을 만나서 인상적인 말을 들었다. “최근 5년 간 실리콘 밸리는 크게 변했다. 더 이상 여기는 R&D(연구개발)가 중심이 되는 장소가 아니다. 실리콘 밸리에는 최고 경영진과 마케팅, 사업 개발, 그리고 핵심 기술 설계자(Chief Architect)만 있으면 된다. 아무래도 정보의 교류와 투자(funding), 시장 개척이 이곳에서 이루어지니 IT의 중심 역할은 계속 한다. 그러나, 개발과 생산, 서비스의 대부분은 인도나 중국에서 수행된다.

 

그러고 보니 그 분을 만나기 직전에 방문했던 다른 회사도 분위기는 썰렁했는데, 알고 보니 80% 이상의 개발이 인도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기업이 비용 효율화를 위해 보다 저렴한 지역을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렇게 R&D의 중심마저 옮겨가는 것은 큰 변화다. 그렇다고 실리콘 밸리가 이제 볼 것이 없다고 생각하면 완전한 착각이다여전히 사업의 핵심 요소, 즉 기술의 소유권, 지적 재산권, 사업 주체, 마케팅, 자금 관리는 실리콘밸리에서 권한을 쥐고 있다. 아니, 더 집중적으로 관리한다고 할 수 있다. 

실리콘밸리 전경 (www.etnews.co.kr)

인도 델리의 벤처 거리 (www.etnews.co.kr)


이러한 글로벌 협력의 현장은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지난 10여 년 간 중국과 인도의 30억 인구가 여러 형태로 세계 경제 활동에 참여해왔다. 미국에 유학을 가서 미국 기업에 정착한 인력들이 모국(母國)과 좋은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프로젝트의 글로벌 재배치를 가속화하고 있다. “핵심(core)은 지키고 핵심이 아닌 업무는 아웃소싱(outsourcing)하라”는 명제가 1990년대 말부터 모든 기업에서 글로벌 재배치를 추진하는 명분이었다.
 

우리 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환율이 높아져도 수출 경쟁력이 바로 살아나지 않는 이유는, 실제로 우리의 기술과 생산의 글로벌 배치가 된 것도 원인중의 하나다. 국내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에서 납품 받아 완제품을 생산하여 해외로 수출하는 단순 사업 모델은 크게 퇴색했다. IT의 발전으로 디자인은 유럽, 기술 개발은 한국, 생산은 중국, 이런 형식의 글로벌 협업이 가능해졌다. 따라서, 70년대 방식의 수출 개념으로 단순한 환율 정책으로 접근하면 낭패하기 쉽다.

 

경쟁력을 갖춘 나라에 자원을 배치하고 사업을 전개하는 글로벌 사업의 옵션이 보편화 된 것이다. 이런 협업(collaboration)의 성공 여부는 회사 내부적으로, 회사와 협력 업체 간, 회사와 고객 간의 커뮤니케이션 채널과 정보 교류 네트워크에 달려 있다. 당연히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정보 기술의 활용이 정보 교류를 원활하게 한다. 그러나, 정보 보안 문제는 글로벌 사업의 또다른 리스크가 된.

 

글로벌 협업(Global Collaboration)의 취약점 (1) - 신뢰 지수

 

협력 업체를 선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금융 분야에서는 투자 대상을 분류할 때 재무 수준과 신용 이력에 따라 신용 등급을 매긴다. 마찬가지로 업무를 같이 수행하는 협력사를 정할 때에도 신뢰 등급의 기준을 정할 수 있다. 보통 재무 건전성, 거래 이력, 전문성의 수준을 그 척도가 삼는다. 하지만, 최근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요소로 부각된 것이 보안 지수다. 왜냐하면, 협력 과정에서 기업의 중요한 정보가 일정 부분 노출될 수밖에 없고, 이런 정보를 스스로 지킬 수 없다면 굉장히 큰 문제에 봉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에서 핵심 업무를 아웃소싱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 문제는 핵심 업무와 그렇지 않은 업무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업무를 대행하는 인원들이 그 기업에 파견되어 일을 한다면, 다시 말해서 단순히 파견에 의한 용역이라면 문제는 비교적 단순하다. 그러나, 그 업무가 기업 밖에서 이루어지거나 다른 국가에서 하게 된다면 일정 수준 이상의 신뢰가 형성되어 있지 않을 경우 위험성은 증폭된다.

하물며 핵심인
R&D(연구개발)
업무를 비용 절감 목적에서 오프쇼어링(
해외 아웃소싱)으로 처리한다면 보안 리스크는 더욱 커진다.
글로벌 사업이 국내 사업보다 어려운 점은, 서로 얼굴을 맛대어 보지 않고 일을 하기 때문에 탄탄한 신뢰가 받쳐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일단 믿음이 깨지게 되면 계속적인 관계를 가져가기가 힘들다. 또한 서로간의 문화적 차이로 인해 오해가 생길 여지도 크다.


또한 국가의 신인도와 정치적 안정성도 중요하다. 글로벌 기업들은 협업을 국가별로 보안 등급을 관리한다. 예를 들어, 협력하려는 기업의 소속 국가와 외교적으로 어느 정도 신뢰 관계가 형성되어 있는지, 정치적으로 불안하지는 않은지, 사회적으로 범죄 행위의 수준은 어떤지 등 국가의 정치적 상황도 등급을 결정하는 요소가 된다. 이 모두가 보안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대책이다.


글로벌 사업(Global Business)의 취약점 (2) - 기술 유출

쌍용차 기술 유출 파장 (ecn.co.kr)

특히 M&A나 기업간 제휴, 기술의 이전 같은 기업의 핵심 요소가 다루어질 때 이에 대한 통제는 더욱 어렵다. 조선, 정보통신, 반도체 등 핵심기술의 관리는 국가적으로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자본의 이동으로 글로벌 M&A가 쉬워진 상황에서 국가가 미리미리 통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자연히 케이스 별로 사후 관리 형태가 되고 있다.

게다가 끊임없이 신기술이 나오고 있고 글로벌하게 여러 회사가 협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디까지를 유출의 범위로 보아야 하느냐에 대해 공감대를 이루는 것도 쉽지 않다. 더 나아가 기술간의 제휴와 교류가 적기에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에서 막연하게 보안 가이드라인만을 들이대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기술 유출의 문제는 기업과 개인의 관계에 근거한 법적 문제이면서, 사안에 따라서는 국가간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도 있다. 앞으로 글로벌 제휴와 M&A에 따른 정보 유출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따라서, 문제 해결의 틀과 국가 내외적으로 조율과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사업 총괄적 관점에서 보안을 바라 보아야

글로벌 협력과 제휴, 파트너쉽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이 세계적 트렌드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추어 기업과 개인, 국가의 역할에 대해서도 변화된 인식이 요구된다. 신뢰 지수와 정보 유출이 정보 보안 관점에서 사업의 중요한 리스크가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중소기업과 상생없이 한국의 미래는 없다

경영 이야기 2009.04.04 13:54

"공정한 시장과 산업의 생태계" 

역사적으로 급격한 사회 발전의 기폭제가 되고 국민에게 혜택을 극대화한 견인차는 혁신의 정신이었다. 그리고, 항상 이러한 혁신의 중심에는 뛰어난 지도자가 있었다. 조선왕조 500년 동안 세종 대왕이 이룩한 업적이 나머지 왕들의 치세를 합친 것보다 위대하다. 세계적으로 가장 과학적이라고 인정 받는 문자를 창제하고 각종 과학 기술을 발전시킨 것은 백성을 긍휼히 생각하는 세종 대왕의 인간성과 천재성이 만들어 낸 작품이다.

비록 현재 미국 자동차 산업의 불꽃이 꺼져가는 형국이지만, 100년 전부터 전설적인 기업가들이 미국을 자동차 강국으로 만들었다.

헨리 포드는
T 모델을 통해 자동차의 보편화를 실현했고, 알프레드 슬론(Alfred Sloan)은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 구성과 고객 중심 경영(그는 회사로 가기 전  대리점으로 직접 출근해서 그곳에서 업무를 지시한 것으로 유명하다. 고객의 목소리를 회사 내로 전파하는 소위 '현장경영'을 몸소 실천한 것이다)으로 포드를 꺾고 70GM 왕국을 열었다. 혁신을 게을리한 현 경영진 때문에 이러한 선구자들의 업적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또한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기업의 창업자들은 근면함과 열정으로 굴지의 기업으로 키웠다
. 모두가 기업가 정신에 투철했고 불굴의 정신으로 아프리카보다 인정을 못 받던 나라를 세계에서 존경 받는 국가로 만드는데 크게 기여했다. 그 외에도 많은 선각자들이 곳곳에서 공헌한 덕택에 압축 성장이라는 키워드로 상징되는 한국의 산업화는 성공했다.

IT와 벤처 모델은 미국에서 직수입

정보화 시대에 들어서면서 중소 벤처 기업이 이런 정신을 이어 받는 것처럼 보였다
. 한국의 역동적인 기질에 힘을 받아 IT 강국이라는 한국 브랜드가 탄생하는데 기여했다. 한국의 재벌 구조는 일본의 게레츠(
系列)와 맥을 같이 하지만, 벤처 기업은 미국에서 직수입한 모델이다. 마치 전통 산업은 일본의 기술과 노하우 덕을 보았지만, 정보화 시대를 이끄는 IT는 미국에서 직접 들여온 것처럼 우리는 패러다임 변화를 능동적으로 수용했다.


그러나
, 불행히도 오늘날 중소 벤처 기업은 한국에서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이라는 측면에서는 일본이나 대만에 비해 층이 두텁지 못하고, 벤처 라는 관점에서는 미국의 성공 모델이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벤처 기업의 경쟁력에도 문제가 있지만, 본질적으로 기업의 생태계가 형성되지 못한 원인이 크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로 탄생한 벤처 기업이 성공으로 마무리되는 길은 크게 두 가지다. 증권 시장에 상장하는 것과 M&A가 되는 경우다. 물론 꿈을 이루지 못하고 좌절하는 경우는 더 많다. 이러한 벤처 기업의 생명 주기를 통해 벤처 캐피탈은 투자 자금을 회수하고 연구한 기술은 더 크게 사회에 공헌하는 계기를 가진다. 특히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IT 산업은 M&A를 통해 불연속적인 성장의 모멘텀을 마련해 왔다. 수십 개의 기업을 사 들인 시스코를 비롯한, IBM, HP, 구글 등 IT 리더들에게 있어서 M&A는 중요한 성장 전략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는 중소 벤처 기업이 발전적 흡수가 되는 경우를 발견하기 어렵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M&A한 사례가 몇 개나 되는가? 그러면 벤처 기업들이 그렇게도 실력이 없거나 시장이 매력이 없어서 그랬는가? 그렇다고만 볼 수 없는 것이 벤처 기업이 형성한 시장에 대기업이 뛰어든 것을 우리는 많이 목격한다. 결국 생태계가 형성되지 않고 있는 것을 반증한다.


산업 생태계에 대한 아쉬움

아쉬운 것은 벤처 열풍이 꺼진 후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더욱 수직적 관계로 심화되었다는 점이다
. 수직적 관계에서 상생이니 시너지란 말은 추상적 구호일 뿐이다. 대기업의 영업 이익의 확대는 바로 협력사인 중소 기업의 이익 감소로 나타날 수 밖에 없는 제로섬 게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글로벌한 옵션이 많이 생긴 대기업에 있어서 인정과 사명만으로 사업을 할 수는 없는 현실이다.

자원 동원 능력 측면에서 대기업과 중소 기업은 엄연히 격차가 존재한다. 계약 과정에서의 협상력, 법적 대응 능력, 금력, 고급 인력을 끌어들이는 매력 측면에서 중소기업은 허약할 수 밖에 없다.

역사적으로 돌이켜 보면 혁신적으로 성장한 주도 세력이 나타나고 이들이 공정 거래를 유지하는 가를 감시하기 위해 강자를 견제하는 과정의 반복이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데오도르 루스벨트 대통령은 세계 최고의 부자인 록펠러의 독점 체제를 무너뜨렸다.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IT 업체들의 견제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이들은 모두 뛰어난 기업가 정신으로 성공의 상징이었지만 시장의 공정성을 원하는 미국의 법 정신은 균형과 견제를 이루는 잣대가 되었다.


전문기술과 사업적 집중력을 가진 중소기업 없이 우리 나라의 미래는 없다
. 특성상 창의력과 도전 정신이 가장 활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나카와 같은 노벨상 수상자가 일본의 중소기업에서 나왔다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90년 대에 대기업들이 구조 조정을 벌일 때에 클린턴 대통령은 소기업 창업 프로그램을 통해서 산업 구조를 재편했다.

공정한 시장 경쟁이 생태계를 만드는 필요조건

중소 기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 정책이 논의되고 있다
. 그러나, 정책이 효과가 있으려면 건강하고 투명한 시장 질서를 만드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한다. 부채만 더해 주는 지원보다 R&D가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공정한 시장 경쟁이 보장되는 것이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필요조건이다.

게다가 지금은 개방성에 기반한 네트워크 경제 체제이다. 다시 말해 전문성에 기반을 둔 수평적 관계가 세계적 추세다. 창의력과 혁신의 정신을 갖춘 전문 중소기업이 더욱 절실하며, 공정한 시장 환경 속에 기업가 정신은 살아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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